[오래된 공기] 제89화 - 메움

제89화 「메움」
1. 사흘
재혁은 다섯 시 오십 분에 깼다.
소리에 깬 것이 아니었다.
어제는 천이 털려서 깼고 오늘은 아무 소리도 없어서 깼다.
침낭 안에서 한참 들었다. 천이 한 번도 안 털렸다.
재혁이 수첩을 펴고 앞장에 적어 둔 줄을 찾았다.
「바람 칸은 깃발 보기 전에 엶. 적는 것까지가 아침 일. 판정에는 안 씀.」
그 아래에 어제 적은 줄이 있었다.
「물려받은 0. 이어받은 길이 2. 이 0은 11/3에 잰 0임. 나이 이틀.」
재혁이 그 줄 끝에 손가락을 댔다가 떼었다.
오늘은 사흘이었다.
여섯 시 십 분에 바깥으로 나갔다.
깃대 둘이 거의 서 있었다. 깃발이 비스듬히 늘어져 있었다.
재혁이 각도를 열 번 읽었다.
열여덟, 열둘, 스물다섯, 아홉, 열여섯, 스물하나, 열넷, 열하나, 열아홉, 열다섯이었다.
최고가 스물다섯이었다. 합이 백육십이었고 열로 나누면 열여섯이었다.
재혁이 바람 칸에 적었다.
「11/6. 깃발 열 번. 최고 25, 평균 16.0. 여섯 시 십이 분~이십이 분. 넷째 점.
판정에는 안 씀. 최고 25 < 90이므로 막대는 「함」. 어제 최고 44, 평균 28.6. 오늘 최고 25, 평균 16.0. 바람 칸으로 넷째 점.」
적고 나서 하늘을 봤다.
해가 있었고 테두리가 또렷했다.
재혁이 손을 들어 봤다. 그림자가 설면에 떨어졌고 끝이 안 번졌다.
하늘 칸에 「갬」을 적었다.
문턱으로 적은 다섯째 점이었고 하늘 칸으로는 일곱째 날이었다.
쉘터 벽으로 가서 유리관 둘을 봤다.
왼쪽이 영하 34.9였다. 오른쪽이 영하 35.3이었다.
차가 0.4였다.
재혁이 적었다.
「11/6. 유리관 왼 −34.9 / 오른 −35.3. 차 0.4. 일곱째 점.
차 일곱 점: 0.3 / 0.5 / 0.2 / 0.4 / 0.3 / 0.5 / 0.4. 합 2.6. 평균 0.37. 흩어짐 0.11. 계기 하나 읽는 몫은 0.11 나누기 √2 = 0.08보다 크지 않음(상한). 흩어짐의 상대오차 1/√(2×6) = 0.29. 그러므로 흩어짐은 0.08에서 0.14 사이임.
어제 평균 0.37. 오늘 평균 0.37. 안 움직임. 어제는 점 하나에 평균이 0.03 움직였음. 오늘은 안 움직였음. 점이 여섯일 때 새 점 하나의 몫이 1/6이고 일곱일 때 1/7임. 그러므로 평균이 덜 움직인 것은 날씨가 가라앉은 것이 아니고 점이 쌓인 것임. 점이 적을 때 움직인 평균을 보고 날씨가 움직였다고 적으면 안 됨.」
바깥 수를 봤다.
영하 34.9였다. 왼쪽 유리관과 같았다.
재혁이 제조자가 준 몫을 위아래로 1.0 붙였다.
구간이 영하 33.9에서 영하 35.9까지였다.
시작 자 영하 34.0이 그 안에 있었다.
재혁이 적었다.
「11/6. 바깥 수 −34.9. 스물여섯째 점.
구간 −33.9 ~ −35.9. 시작 자 −34.0이 구간 안에 있음. 그러므로 「못 가름」. 통틀어 열일곱째. 이어진 줄 셋째 점.
물려받은 0. 이어받은 길이 3. 이 0은 11/3에 잰 0임. 오늘로 나이가 사흘임. 규칙에 사흘을 넘으면 물려받지 않는다고 박아 뒀음. 오늘이 사흘임. 그러므로 오늘이 이 0을 쓰는 마지막 날임. 내일은 「모름」임.」
적고 나서 연필을 들고 있다가 앞장을 다시 넘겼다.
어제 수가 영하 34.6이었다.
오늘 수가 영하 34.9였다.
차가 0.3이었다.
재혁이 그 두 수를 나란히 적어 놓고 한참 봤다.
자가 틀렸을 몫이 1.0이었다.
그런데 그 틀림은 어제도 오늘도 같은 자에서 나온 것이었다.
재혁이 적기 시작했다.
「두 날 수의 차에 대하여.
자가 2도 틀렸다고 해도, 어제 수에도 2도가 들어 있고 오늘 수에도 2도가 들어 있음. 차를 내면 들어 있던 2도가 서로 빠짐. 그러므로 차에는 자의 몫이 안 남고 읽는 몫만 남음.
읽는 몫은 유리관 둘 차로 재어 둔 것이 있음. 계기 하나 0.08보다 크지 않음. 두 날을 견주면 0.08 곱하기 √2 = 0.11. 오늘 차가 0.3임. 0.11의 두 배보다 큼. 그러므로 「어제보다 추워졌음」은 가를 수 있음.
열일곱 날 동안 못 가른 자로 오늘 가름이 하나 생김. 가른 것은 「어제보다 움직였는지」임.」
재혁이 거기서 연필을 멈췄다.
멈추고 다시 읽었다.
세 문 중 날씨 문이 묻는 것은 어제보다 추워졌는지가 아니었다.
기준보다 나쁜지였다.
재혁이 아래에 줄을 그었다.
「그런데 이 가름으로 문을 닫을 수가 없음.
차는 움직였는지를 말함. 문은 기준보다 나쁜지를 물음. 차는 높이를 말하지 않음. 어제보다 0.3 추워졌다는 것으로는 오늘이 −34.0보다 추운지를 알 수 없음. 어제가 어디 있었는지를 모르기 때문임.
평균이 높이를 말하고 방향을 말하지 않았던 것과 뒤집힌 꼴임. 차는 방향을 말하고 높이를 말하지 않음.」
여덟 시에 서진이 쉘터에서 나왔다.
서진이 깃대를 보고 하늘을 보고 재혁 쪽으로 왔다.
“바람이 죽었네.”
“스물다섯까지 갔습니다. 평균 열여섯입니다.”
“하늘은.”
“갬입니다. 테두리가 또렷합니다.”
“그럼 오늘은 하지.”
“안 합니다. 날씨 문이 0입니다.”
서진이 유리관 쪽을 봤다.
“또 물려받은 거야.”
“물려받았습니다. 오늘로 사흘입니다. 내일은 모름입니다.”
“사흘짜리 0으로 오늘 문을 닫네.”
“닫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하나 알아낸 게 있습니다.”
재혁이 수첩을 돌려서 두 수를 짚었다.
“어제 영하 34.6이고 오늘 영하 34.9입니다.”
“0.3 내려갔네.”
“그 0.3은 믿을 수 있습니다.”
서진이 눈을 들었다.
“어제 그 수는 못 믿는다고 했잖아.”
“못 믿습니다. 자가 1.0 틀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1.0이 어제 수에도 들어 있고 오늘 수에도 들어 있습니다.”
“빼면 없어진다.”
“없어집니다. 남는 건 제가 읽는 몫뿐이고 그건 0.11입니다.”
서진이 장갑을 벗지 않고 수첩을 잡았다.
“그러면 열이레 만에 하나 갈랐네.”
“갈랐습니다. 그런데 못 씁니다.”
“왜.”
“문이 묻는 게 다릅니다. 문은 기준보다 추운지를 묻습니다. 저는 어제보다 추운지를 갈랐습니다.”
서진이 수첩을 보고 한참 말을 안 했다.
“그게 다른 거야.”
“다릅니다. 하루하루 얼마나 움직였는지는 다 압니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움직였는지를 모릅니다.”
“시작을 모른다.”
“시작을 모릅니다.”
서진이 수첩을 돌려줬다.
“그럼 차는 왜 적어.”
“쌓아 두려고 적습니다.”
재혁이 종이 끝에 짧은 금을 스물다섯 개 그었다.
“차를 스물다섯 날 치 쌓으면 모양이 다 있습니다. 올라간 데랑 내려간 데가 어디인지는 다 압니다. 자리만 없습니다.”
“자리는 언제 생겨.”
“좋은 자 하나가 한 번 오면 생깁니다. 하루만 제대로 재면 그 하루에 모양이 다 서 올라갑니다.”
서진이 그 스물다섯 개 금을 봤다.
“하루가 스물다섯 날을 세운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안 버립니다.”
재혁이 적었다.
「차 줄을 따로 만듦.
날마다 어제와의 차를 적음. 차에는 자의 계통 몫이 안 들어옴. 차를 이어 붙이면 모양이 나옴. 높이는 안 나옴. 차의 몫은 날마다 쌓임. 스물다섯 날이면 0.11 곱하기 5 = 0.55. 그래도 자 하나의 몫 1.0보다 작음. 그러므로 차 줄이 자보다 촘촘함.
뒤에 바른 자가 하루라도 생기면 그 하루를 시작점으로 삼아 지난 차를 다 세움. 시작점이 하나 생기면 지난 날들의 높이가 한꺼번에 생김. 그러므로 차 줄을 버리지 않음. 모양은 있고 자리만 비어 있음.
한계 둘. ①자의 틀림이 날마다 같아야 차에서 지워짐.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틀림은 안 지워짐. 얼음물 한 점으로만 맞춘 자는 영도 근처에서 맞고 영하 삼십 도에서 얼마나 틀리는지를 모름. 그러므로 「날마다 같음」은 아는 것이 아니고 가정임. 가정으로 적어 둠. ②읽는 몫을 유리관 둘 차로 냈음. 두 유리관은 같은 종류임. 같은 종류 둘의 차는 둘이 서로 다른 몫만 보여 줌. 둘이 같이 틀린 몫은 차에 안 나옴. 그러므로 0.08은 아래쪽 값임.」
적고 나서 서진이 물었다.
“그 차 규칙은 오늘부터 쓰는 거야.”
“안 씁니다. 오늘 수를 벌써 봤습니다.”
“그럼 언제.”
“11월 9일부터 씁니다. 그날부터 11월 12일까지는 두 가지를 같이 적습니다.”
“왜 둘 다 적어.”
“자를 바꾸면 전에 적은 것들하고 이어지지 않습니다. 겹치는 날이 있어야 이어 붙일 수 있습니다.”
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넷째 날까지 둘 다 적고.”
“둘 다 적고, 둘이 어긋나는 날이 있으면 그날을 따로 적습니다.”
재혁이 적었다.
「11/9부터 11/12까지 나란히 적음.
①지금 자: 바깥 수에 ±1.0을 붙여 시작 자와 견줌. ②차 자: 어제 수와의 차를 0.3과 견줌. 문턱 0.3은 오늘 박음(11/6, 수 보기 전).
둘이 다른 날은 「어긋난 날」로 따로 적음. 어느 쪽이 맞다고 안 적음. 규칙을 바꿀 때는 겹치는 날을 둠. 겹치는 날이 없으면 앞 기록과 뒤 기록이 다른 자의 기록이 됨. 겹치는 날 없이 바꾸면 그날 생긴 턱을 날씨로 읽게 됨.」
적고 나서 세 문을 적었다.
「11/6. 날씨 0(물려받음, 나이 사흘, 쓰는 마지막 날) / 쓸 것 1(재고 12) / 사람 4. 곱 0. 실행 「안 함」. 까닭 「날씨」 넷째 날. ㉯ 밀린 양 10 → 11. 상자 열둘 그대로.
깨고 싶었음. 11/6. 까닭: 차로는 가를 수 있는데 문을 못 닫음. 안 깸. 다섯째 줄.」
2. 한 자리에 셋
열 시에 재혁이 막대 밭으로 갔다.
짐 길에 넷이 있었다. 어제보다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다.
재혁이 왕복 횟수를 셌다. 열한 번이었다.
밟힌 횟수 칸에 적었다. 둘째 점이었고 누계가 스물다섯이었다.
재혁이 밭 가장자리로 돌아 들어가서 막대를 스물넷 읽었다.
같은 막대를 두 번씩 읽고 그 차를 셌다.
차의 흩어짐이 0.40이었다.
재혁이 적었다.
「11/6. 막대 읽는 몫 여섯째 점 0.40.
그날 조건: 사람 4. 짐 길 그대로(우회 전). 깃발 최고 25, 평균 16.0. 하늘 「갬」.」
적고 나서 여섯 점을 날짜 순으로 늘어놨다.
0.40, 0.37, 0.34, 0.36, 0.38, 0.40이었다.
재혁이 줄을 둘로 그었다.
위 줄에 사람 0인 사흘을 적었다. 0.40과 0.37과 0.34였다.
아래 줄에 사람 4인 사흘을 적었다. 0.36과 0.38과 0.40이었다.
위 줄 평균이 0.37이었다. 아래 줄 평균이 0.38이었다.
차가 0.01이었다.
재혁이 여섯 점의 흩어짐을 냈다. 0.023이었다.
셋으로 낸 평균의 몫이 0.013이었다. 두 평균 차의 몫이 0.019였다.
재혁이 그 밑에 적었다.
「사람 0인 셋 평균 0.37. 사람 4인 셋 평균 0.38. 차 0.01.
여섯 점의 흩어짐 0.023. 셋으로 낸 평균 하나의 몫 0.023/√3 = 0.013. 두 평균 차의 몫 0.013 곱하기 √2 = 0.019. 차 0.01이 0.019보다 작음. 그러므로 평균으로는 못 가름.
그런데 방향은 안 흔들림. 사람 0인 셋: 0.40 → 0.37 → 0.34. 하루 −0.03. 셋이 한 방향. 사람 4인 셋: 0.36 → 0.38 → 0.40. 하루 +0.02. 셋이 한 방향. 한 무리에서 셋이 한 방향일 몫은 셋에 하나임. 두 무리가 서로 반대로 한 방향일 몫은 더 작음. 그러므로 방향은 평균보다 센 말임.」
적다가 연필을 멈췄다.
재혁이 날짜 칸을 다시 봤다.
사람 0인 사흘은 앞 사흘이었다. 사람 4인 사흘은 뒤 사흘이었다.
겹쳐 있었다.
재혁이 종이를 돌려서 가로로 긴 네모를 하나 그렸다.
왼쪽 반에 「사람 0」을 적고 오른쪽 반에 「사람 4」를 적었다.
그 아래에 날짜를 적었다. 왼쪽 반이 앞 사흘이었고 오른쪽 반이 뒤 사흘이었다.
두 금이 같은 자리에 있었다.
재혁이 적었다.
「사람 수와 날짜가 완전히 겹침.
사람 0인 날이 앞 사흘이고 사람 4인 날이 뒤 사흘임. 하나도 안 섞여 있음. 그러므로 뒤 사흘이 올라간 것이 사람 때문인지 날이 지나서인지를 가를 수가 없음. 점을 더 모아도 안 갈라짐. 모으는 점이 다 같은 꼴로 겹쳐 들어오기 때문임.
밟힘도 같이 겹쳐 있음. 짐 길이 밟히기 시작한 날이 사람 넷이 온 날임. 그러므로 겹쳐 있는 것이 둘이 아니고 셋임. 사람 수, 날짜, 밟힘. 같은 날 시작한 것들은 뒤에 수를 아무리 모아도 못 가름. 가르려면 하나만 바꾸는 날이 있어야 함.」
열한 시에 서진이 밭으로 왔다.
재혁이 네모 그린 종이를 보여 줬다.
서진이 금 두 개가 같은 자리에 있는 것을 봤다.
“같은 날 왔네.”
“넷이 온 날에 길도 밟히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둘 중에 어느 건지 모르는 거야.”
“모릅니다. 날짜까지 세 가지가 한자리에 있습니다.”
서진이 길 쪽을 봤다.
“내일 돌리면.”
“내일 돌리면 사람은 그대로 넷이고 길은 안 밟힙니다.”
“하나만 바뀌네.”
“하나만 바뀝니다. 그러면 사람 몫하고 밟힘 몫이 갈립니다.”
“날짜는.”
“날짜는 안 갈립니다. 날짜는 늘 같이 갑니다.”
서진이 팔짱을 끼고 섰다.
“그럼 내일이 중요한 날이네.”
“중요합니다. 그런데 내일 할 일이 넷입니다.”
재혁이 11월 7일 칸을 펴 보였다.
네 줄이 있었다. 막대 판정일, 핀 셋째 점, 짐 길 우회 첫 점, 날씨 문 모름이었다.
서진이 그 넷을 읽었다.
“하루에 몰렸네.”
“몰렸습니다. 그래서 순서를 오늘 정해 두려고 합니다.”
“순서가 왜 중요해.”
“판정을 먼저 하면 제가 결과를 들고 우회 첫 점을 재게 됩니다.”
서진이 고개를 들었다.
“판정에 그 점은 안 쓴다고 했잖아.”
“안 씁니다. 셈에는 안 들어갑니다. 그런데 제 손에는 들어갑니다.”
재혁이 적었다.
「11/7 순서(오늘 박음).
①아침: 깃발·하늘·바깥 수. 날씨 문 「모름」 처리(어제 적어 둔 규칙 그대로). ②오전: 핀 셋째 점. 재고 봉투에 넣음. ③오전: 짐 길 우회 첫 점(막대 읽는 몫). 재고 봉투에 넣음. ④오후: 막대 판정. 앞 다섯 점만 씀. 판정을 적은 뒤에 ②③ 봉투를 엶.
까닭: 수를 만드는 일을 먼저 하고 수를 읽는 일을 나중에 함. 그런데 먼저 만든 수를 손에 들고 읽으면 읽는 눈이 바뀜. 그러므로 만든 수를 봉투에 넣고 판정을 끝낸 뒤에 엶. 봉투는 내가 그 수를 모르게 하지는 못함. 잰 사람이 나이기 때문임. 봉투가 하는 일은 판정 적는 종이와 그 수가 같은 상에 안 놓이게 하는 것임.
판정에 적을 것 둘. ①앞 다섯 점으로 낸 평균 판정 결과. ②조건 칸 셋 중 셋째 칸이 비어 있었음. 하나로 적지 않음.」
서진이 그 마지막 줄을 읽고 한마디 했다.
“비었다고 적어 둬야 나중에 안 속지.”
“속습니다. 수가 다 차 있으면 종이는 다 찬 것처럼 보입니다.”
재혁이 11월 7일 칸에 다섯째 줄로 「순서와 봉투」를 적었다.
적고 나서 날짜를 옆에 적었다.
3. 아홉 칸
경옥은 여덟 시 사십 분에 저온실 문을 열었다.
은재가 먼저 와서 장갑을 끼고 있었다.
“선생님. 사백 일째입니다.”
“알아.”
경옥이 선반 앞을 지나가면서 통을 봤다.
평소에 보는 만큼만 보고 지나갔다.
은재가 뒤에 서 있다가 수첩을 펴고 적었다.
「11/6. 통 사백 일째. 더 안 봄. 평소대로 봄.
안 본 것을 적음. 안 봤다고 적지 않으면 뒤에 보는 사람이 사백 일째에 아무 기록이 없는 것을 보고 그날 뭔가 빠진 것으로 읽음. 안 본 것은 빠진 것이 아님.」
경옥이 작업대에 가서 톱을 걸었다.
“서른다섯째야.”
“서른다섯째 통입니다.”
은재가 날짜 봉투 묶음을 가져왔다.
스무 장이 날짜 순으로 꽂혀 있었다. 어제 은재가 만들어 봉한 것이었다.
맨 앞 장에 11월 6일이 적혀 있었다.
은재가 그 봉투를 뽑아서 들었다.
창 쪽으로 들었다.
봉투 안쪽 글자가 비쳤다.
은재가 손을 내렸다.
“선생님.”
“왜.”
“비칩니다.”
경옥이 톱을 걸던 손을 멈췄다.
“비춰 보지 마.”
“안 봤습니다. 그런데 들었을 때 보였습니다.”
경옥이 와서 봉투를 받아 들었다.
창 쪽으로 들지 않고 작업대 위에서 뒤집어 봤다.
“종이가 얇네.”
“얇습니다. 스무 장을 다 이 봉투에 넣었습니다.”
경옥이 봉투를 내려놓았다.
“그럼 열아홉 장이 다 비치는 거야.”
“다 비칩니다. 불에 들면 보입니다.”
“그럼 봉한 게 아니지.”
은재가 말을 안 했다.
경옥이 봉투 묶음을 손으로 가지런히 했다.
“다시 만들면.”
“다시 만들면 제가 또 만듭니다. 그러면 또 제가 봅니다.”
“그건 어제 적었잖아.”
“적었습니다. 아는 건 못 막는다고 적었습니다.”
경옥이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봉한 까닭이 못 보게 하려고가 아니었어.”
은재가 경옥을 봤다.
“고치는 걸 막으려고였습니다.”
“그러면 고치는 게 막혀 있으면 돼.”
경옥이 서랍에서 검은 종이를 꺼냈다.
얇은 흑지였다.
“안쪽은 뜯지 말고, 겉에 한 겹 더 씌워.”
은재가 봉투를 받아 들었다.
“겉봉을 씌우면 안쪽 봉함은 그대로 있습니다.”
“그대로 있지.”
“그러면 안쪽을 고치려면 안쪽을 뜯어야 하고, 뜯은 자리가 남습니다.”
“남아.”
은재가 흑지를 재단하기 시작했다.
“선생님. 그러면 봉함이 하는 일이 못 보게 하는 게 아니고 고친 자리가 남게 하는 겁니다.”
“그래.”
“못 하게 하는 것하고 한 걸 알게 하는 게 다릅니다.”
경옥이 톱을 손으로 한 번 튕겼다.
“우리 둘뿐인 데서는 못 하게 하는 건 못 해.”
은재가 적었다.
「11/6. 봉투 비침.
얇은 봉투는 불에 들면 안쪽 글자가 보임. 그러므로 봉함으로 못 보게 하는 것이 안 됨. 고침: 안쪽 봉함을 뜯지 않고 겉에 흑지 겉봉을 한 겹 씌워 다시 봉함. 안쪽 봉함이 그대로 있으므로, 안쪽 내용을 고치려면 안쪽을 뜯어야 하고 뜯은 자리가 남음.
봉함이 하는 일: 못 보게 하는 것이 아니고 고친 자리가 남게 하는 것. 못 하게 하는 것과 한 것을 알게 하는 것이 다름. 둘뿐인 자리에서는 앞엣것이 안 됨. 뒤엣것만 됨. 그러므로 뒤엣것으로 적음. 오늘 비쳤다는 것을 적어 둠. 겉봉 씌우기 전에 첫 장은 이미 비쳤음.」
적고 나서 봉투를 열었다.
경옥 1·2번, 은재 3번이었다.
은재가 그것을 적고 옆에 표를 붙였다.
「11/6 배정. 경옥 1·2번 / 은재 3번. 봉투에서 나옴. 만든 사람 은재. 「만든 사람이 읽은 날」 표 붙임. 첫 장은 겉봉 씌우기 전이므로 「비침 있었음」 표도 같이 붙임.」
둘이 세 자리를 읽었다.
1번이 0.449였다. 2번이 0.451이었다. 3번이 0.456이었다.
세 자리로는 일곱째 날이었다.
은재가 일곱 날을 세로로 늘어놨다.
1번이 0.443부터 0.449까지였다. 2번이 0.445부터 0.451까지였다. 3번이 0.450부터 0.456까지였다.
셋이 다 하루에 0.001씩 올라가고 있었다.
은재가 셈을 적었다.
“선생님. 일곱 날이 다 한 방향일 몫은 오천마흔에 둘입니다.”
“그럼 센 거네.”
“센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그 셈을 못 씁니다.”
경옥이 장갑 낀 손을 작업대에 얹었다.
“왜 못 써.”
“그 셈은 일곱 수를 주머니에 넣고 섞어서 하나씩 꺼낼 때 쓰는 셈입니다.”
“우리는 안 섞었지.”
“안 섞었습니다. 같은 통을 날마다 쟀습니다. 어제 수 옆에 오늘 수가 있습니다.”
경옥이 세로로 늘어놓은 수를 봤다.
“붙어 있다.”
“붙어 있습니다. 오늘 수는 어제 수에서 멀리 못 갑니다. 그러면 한 방향이 되는 게 쉽습니다.”
“쉬운 걸 어렵다고 센 거네.”
“그렇습니다.”
은재가 연필을 바꿔 쥐었다.
“남는 말은 하나입니다. 하루에 0.001씩 일정하게 갑니다.”
“그게 왜 남아.”
“흔들리면서 올라가는 것하고 한 칸씩 또박또박 올라가는 게 다릅니다.”
경옥이 자를 봤다.
“끝자리가 0.001이잖아.”
은재가 손을 멈췄다.
“그렇습니다.”
“하루에 끝자리 하나씩 가는 거면.”
“그러면 수가 가는 건지 자가 한 칸 미는 건지를 못 가릅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소리 할 줄 알았어.”
은재가 적었다.
「세 자리 일곱째 날. 1번 0.449 / 2번 0.451 / 3번 0.456. 셋 다 하루 0.001.
일곱 날 한 방향일 몫 2/5040이라고 셀 수 없음. 그 셈은 순서를 섞어 꺼낼 때의 셈임. 같은 통을 날마다 재면 날끼리 붙어 있음. 붙어 있는 수들은 한 방향이 되기 쉬움. 쉬운 것을 드물다고 셈한 것이 됨. 그러므로 「일곱 날 한 방향」은 센 말로 쓰지 않음.
센 말로 남는 것: 하루 변화가 0.001로 일정함. 그런데 0.001은 자의 끝자리임. 하루에 끝자리 하나씩 가는 변화는 자가 한 칸 미는 것과 구별 안 됨. 그러므로 「변화 있음」과 「자가 흐름」을 못 가름.
그리고 셋이 다 같은 방향임. 세 통이 같이 가는 것은 통 셋의 일이 아니고 방이나 자의 일일 수 있음. 통마다 다른 몫은 셋의 차에 나오고, 셋에 같이 들어간 몫은 셋의 차에 안 나옴. 그러므로 셋을 견주어 낸 몫은 아래쪽 값임. 셋이 같이 틀린 몫은 셋 안에서 안 보임.
고침: 오늘부터 더미 통도 같이 세 자리를 읽음. 더미 통은 값을 못 내는 파편 얼음임. 통의 일로 올라갈 까닭이 없음. 더미 통이 같이 올라가면 그것은 방이나 자의 몫임. 더미 통이 가만히 있으면 통의 몫임.」
경옥이 그 마지막 줄을 두 번 읽었다.
“더미를 자로 쓰는 거네.”
“더미가 자가 됩니다. 제 자는 하나뿐이라서 자를 하나 더 못 만듭니다. 그런데 안 변하는 걸 하나 놓아 두면 그게 자 노릇을 합니다.”
“안 변하는지는 어떻게 알아.”
은재가 잠깐 있다가 적었다.
「더미 통이 안 변한다는 것은 아는 것이 아니고 가정임. 가정으로 적어 둠. 더미 통이 올라가면 두 가지임. 방 몫이거나 더미도 변하는 것임. 그러므로 더미로 가를 수 있는 것은 「통만의 몫」이 아니고 「통과 더미의 차」임.」
열 시 반에 둘이 네모 아홉 표를 펼쳤다.
오늘이 판정일이었다.
여덟 칸에 점이 있었다. 한 칸이 비어 있었다.
은재가 어제 적어 둔 순서를 읽었다.
“선생님. 어제 박아 둔 순서가 이렇습니다. 먼저 빈 칸을 잽니다. 그 다음에 셈으로 메운 값을 냅니다. 그 다음에 둘을 견줍니다.”
“셈을 나중에 하는 까닭은.”
“셈을 먼저 하면 얼마쯤 나올지를 알고 재게 됩니다.”
“그럼 가서 재.”
은재가 세 번째 자리에 두 번째 실을 걸고 톱을 걸었다.
자른 면을 사진으로 찍고 바로 각도를 댔다.
3.0도였다.
은재가 표의 빈 칸에 3.0을 적고 그 옆에 작은 표를 붙였다.
「판정일에 잰 점. 열넷째 점. 찍은 날 11/6, 댄 날 11/6.」
적고 나서 종이를 뒤집었다.
뒤집은 자리에서 셈을 했다.
빈 칸이 든 줄의 합과 빈 칸이 든 열의 합을 쓰고, 여덟 칸 전체 합을 썼다.
그 셋으로 메운 값을 냈다.
3.3이었다.
은재가 두 수를 나란히 적었다.
“선생님. 잰 게 3.0이고 셈으로 메운 게 3.3입니다.”
경옥이 숫자를 봤다.
“0.3 차이네.”
“앞 여덟 칸이 표에서 어긋난 폭이 0.1쯤입니다. 0.3은 그보다 큽니다.”
“그럼 셈이 틀렸네.”
“틀렸습니다. 그런데 틀린 걸 아는 건 재서 아는 겁니다. 안 쟀으면 3.3이 자료가 됐습니다.”
은재가 표를 두 번 셌다.
먼저 잰 값으로 셌다.
자리 셋 평균이 2.53, 2.80, 3.00이었다. 실 셋 평균이 2.70, 2.90, 2.73이었다.
잔차 흩어짐이 0.14였다. 자리 몫 견줌 수가 8.5였고 실 몫 견줌 수가 1.8이었다.
문턱이 6.9였다.
은재가 적었다.
「표에 넣는 점: 한 칸에 한 점. 한 칸에 점이 둘 이상인 칸은 첫 점만 씀. 나머지 점은 「같은 칸 두 번째」 칸에 따로 적음. 같은 칸을 두 번 잰 것은 칸이 둘이 아님. 같은 칸을 여러 번 재면 내 손이 흔들리는 몫은 줄지만 칸 수는 안 늘어남. 그러므로 열넷 점 중 아홉을 표에 넣고 다섯을 따로 적음.
①잰 값(3.0)으로 셈. 자리 몫 8.5 > 6.9 → 「자리 몫 있음」. 실 몫 1.8 < 6.9 → 「실은 못 가름」.」
다음에 셈으로 메운 값으로 셌다.
잔차 흩어짐이 0.11로 줄었다. 자리 몫 견줌 수가 21.7이 됐고 실 몫 견줌 수가 7.3이 됐다.
7.3이 6.9보다 컸다.
은재가 연필을 놓았다.
“선생님. 뒤집힙니다.”
“뭐가.”
“실 몫이 뒤집힙니다. 잰 값으로는 못 가르고 셈으로 메운 값으로는 갈라집니다.”
경옥이 두 줄을 번갈아 봤다.
“메운 값이 뭘 새로 가져왔어.”
“아무것도 안 가져왔습니다. 그 값은 다른 여덟 칸에서 끌어온 값입니다.”
“그런데 결론이 바뀐다.”
“바뀝니다. 그 값이 표가 이미 가진 모양을 그 칸에 그대로 다시 넣는 값이기 때문입니다.”
은재가 표의 그 칸을 짚었다.
“메운 칸은 어긋남이 0이 됩니다. 어긋남이 0인 칸을 하나 넣으면 흩어짐이 작아집니다.”
“흩어짐이 작아지면.”
“작아지면 같은 차이가 더 커 보입니다. 그러니까 두 번 틀립니다. 흩어짐을 줄이고 효과를 키웁니다.”
경옥이 작업대에 손을 얹었다.
“그럼 메운 걸 점으로 안 세면 돼.”
“안 세는 법이 있습니다. 자유도를 하나 깎습니다. 그러면 넷이 셋이 되고 문턱이 9.6으로 올라갑니다.”
“그러면.”
“그러면 셈으로 메운 값으로도 안 갈라집니다. 5.5가 나옵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재서 넣은 게 맞았네.”
“맞았습니다. 그런데 재서 넣은 점도 보통 점은 아닙니다.”
“판정하는 날 잰 거라서.”
“모자란 걸 알고 잰 겁니다. 앞 여덟은 아무것도 모르고 잰 겁니다.”
은재가 적었다.
「네모 아홉 판정. 11/6.
메운 칸을 어떻게 메우는지가 결론을 정함. ①잰 값 3.0 → 잔차 흩어짐 0.14. 자리 몫 8.5(문턱 6.9) 「있음」. 실 몫 1.8 「못 가름」. ②셈으로 메운 값 3.3 → 잔차 흩어짐 0.11. 자리 몫 21.7 「있음」. 실 몫 7.3 「있음」. ③②에서 자유도를 하나 깎으면(4→3) 문턱 9.6. 실 몫 5.5 「못 가름」.
메운 값은 새 소식이 하나도 없음. 다른 여덟 칸에서 끌어온 값임. 그 칸의 어긋남이 0이 되므로 흩어짐이 줄고, 흩어짐이 줄면 같은 차이가 커 보임. 그러므로 메우면 두 번 틀림. 작게 틀리고 크게 틀림. 메운 값으로 셈하려면 점 수는 아홉이고 자유도는 여덟인 것으로 세야 함. 칸을 메우는 것은 자리를 채우는 것임. 자유도는 안 채워짐.
적는 것: 잰 값으로 적음. 셈으로 메운 값은 별지로 보냄. 결론 — 자리 몫 있음. 실 셋은 못 가름. 그러므로 실을 바꿀 까닭이 없음. 자리는 하나로 고정함. 어제 적어 둔 「점 충족·칸 미충족」은 오늘 칸이 찼으므로 「판정일에 메운 칸 하나 있음」으로 바꿔 적음.」
경옥이 자리를 하나로 고정하는 것을 거들었다.
치구를 제일 왼쪽 자리에 대고 나사를 조였다.
“이제 자리는 안 움직여.”
“안 움직입니다. 그러면 자리 몫이 다 빠집니다.”
“빠지면 뭐가 남아.”
“남는 게 실 몫하고 날 몫입니다. 그런데 실은 셋이고 날은 날마다 갑니다.”
경옥이 손을 멈췄다.
“그것도 겹치겠네.”
“겹칩니다. 실을 날마다 바꾸면 실하고 날이 같이 갑니다.”
“그러면 어떡해.”
“실 셋을 날마다 돌려 걸면 됩니다. 사흘에 한 바퀴 돌면 실마다 앞날과 뒷날이 섞입니다.”
은재가 적었다.
「자리 고정 뒤 설계. 실 셋을 하루에 하나씩 돌려 걺. 사흘에 한 바퀴. 돌려 걸면 실마다 앞날과 뒷날이 섞임. 섞이면 실 몫과 날 몫이 갈라짐. 돌리는 순서는 미리 박음. 순서 종이는 11/6에 만들어 겉봉 씌워 봉함. 돌리는 순서를 내가 정했으므로 「만든 사람이 읽은 날」 표를 날마다 붙임.」
열두 시에 둘이 칸 종이를 펼쳤다.
어제 쉰하나였다.
오늘 넷이 늘었다. 「봉투 비침」과 「겉봉」과 「셈으로 메운 값(별지)」과 「날끼리 붙음」이었다.
쉰다섯이 됐다.
경옥이 그걸 보고 한마디 했다.
“사백 일째에 통은 아무 일도 없고 종이만 늘었어.”
“늘었습니다.”
“통은 사백 일 동안 가만히 있었지.”
“가만히 있었습니다. 종이가 사백 일을 센 겁니다.”
경옥이 장갑을 벗었다.
은재가 그 말을 적고 날짜를 옆에 적었다.
4. 셋에 하나
정한은 아홉 시에 작업실 문을 열었다.
기계가 없는 열닷새째였다.
달력에 열닷새가 세로로 그어져 있었다.
정한이 들어와서 서랍 앞에 섰다.
손이 서랍 손잡이에 가 있었다.
어제 박아 둔 것이 있었다. 재는 시각은 오후 네 시였다.
정한이 손을 떼고 적었다.
「아침에 재고 싶었음. 11/6. 안 잼. 까닭: 시각을 오후 네 시로 박았음.
어제까지는 아침에 쟀음. 아침 점은 별지로 보냈음. 박아 둔 뒤에 처음으로 안 재는 날임. 안 잰 것을 적어 둠. 박아 둔 것은 지키는 날에만 박아 둔 것이 됨.」
적고 나서 묶음표를 꺼냈다.
열한 묶음이 적혀 있었다.
어제 둘로 갈라 놓은 것이 있었다. 기계가 오면 풀리는 아홉과 와도 안 풀리는 둘이었다.
정한이 아홉 쪽을 봤다.
토막 넷의 검사 수가 적혀 있었다. 어제 네 자리씩 끊어 합을 붙여 둔 것이었다.
정한이 사본 선반을 봤다.
세 벌이 있었다. 두 벌은 하드디스크였고 한 벌은 광디스크였다.
정한이 세 벌에서 같은 자리를 떠서 검사 수를 냈다.
셋이 같았다.
정한이 그것을 적다가 손을 멈췄다.
연필을 들고 선반을 한참 봤다.
세 벌은 한 번 옮긴 것을 세 군데에 놓은 것이었다.
옮길 때 생긴 틀림은 세 벌에 다 들어가 있었다.
정한이 적었다.
「사본 세 벌의 검사 수가 같음. 셋이 같다는 것이 셋이 맞다는 뜻이 아님.
세 벌은 한 번 뜬 것을 세 군데에 놓은 것임. 뜨는 동안에 생긴 틀림은 세 벌에 똑같이 들어가 있음. 그러므로 벌 수는 놓아 둔 뒤에 상하는 것을 잡음. 뜨기 전과 뜨는 동안의 것은 못 잡음. 세 벌이 다 같이 틀릴 수 있음. 셋이 같은 것은 「뒤에 안 상했음」까지임.
압흔 사진도 같은 꼴임. 한 자리를 조명 세 방향으로 찍은 것은 점 셋이 아님. 자리가 하나임. 조명을 더 돌려도 자리 수는 안 늘어남. 늘어나는 것은 그 자리를 보는 눈뿐임. 그러므로 점 수는 자리 수로 셈.
표를 고침: 한 칸에 「벌 수」, 「뜬 횟수」, 「자리 수」를 따로 적음. 한 수로 적으면 셋이 다 같은 셋으로 보임. 벌 수가 셋이고 뜬 횟수가 하나이고 자리 수가 하나인 것을, 점 셋으로 적으면 안 됨.」
적고 나서 원본 없는 둘 쪽을 봤다.
7월 묶음과 6월 묶음이었다.
사본은 있었다. 원본이 없었다.
정한이 그 칸을 보다가 「원본 있음」 칸의 수를 봤다.
아홉이었다.
사본으로 칸을 메우면 열하나가 됐다.
정한이 연필로 아홉 옆에 금을 하나 그었다.
「원본 있음 아홉. 사본 있음 열하나.
사본으로 「원본 있음」 칸을 메우면 아홉이 열하나로 보임. 사본은 원본의 자리를 채우고 원본의 몫은 못 채움. 원본으로 할 수 있고 사본으로 못 하는 것이 있음. 헤드 방위각 다시 맞추기, 뒷면 잔류음 읽기, 테이프 굳은 정도 보기. 그러므로 메우지 않음. 두 칸을 빈 채로 둠. 빈 칸을 빈 채로 두는 것이 적는 일 중 하나임.」
열한 시에 정한이 11월 7일 봉투에 넣을 것을 다시 꺼냈다.
어제 네 줄을 적어 두었다.
정한이 다섯째 줄을 더했다.
「⑤사본 세 벌은 점 셋이 아님. 벌 수와 뜬 횟수와 자리 수를 따로 적어 보냄. 받는 쪽이 벌 수를 점 수로 셀 수 있음. 그러면 받는 쪽 셈이 세 배로 단단해 보임.」
적고 나서 천을 봤다.
덮은 날수가 이레였다.
정한이 천 끝에 손을 얹고 들추지 않았다.
「들추고 싶었음. 11/6. 까닭: 이레째임. 안 들춤. 셋째 줄. 다시 볼 날 11/9.」
압흔 칸을 열었다.
마흔닷새였다. 올 수 있었던 날이 서른하나였다.
정한이 두 수를 나란히 적고 되묻는 날을 봤다. 11월 18일이었다.
오후 네 시에 정한이 서랍을 열었다.
측정기를 꺼내지 않고 서랍 안에서 십 분을 기다렸다.
60.004였다.
정한이 적었다.
「11/6 오후 네 시 십 분. 서랍 안 10분. 험 60.004. 서랍 줄 셋째 점.
세 점: 11/4 60.003 / 11/5 60.004 / 11/6 60.004.」
적고 나서 세 수를 한참 봤다.
둘째와 셋째가 같았다.
정한이 아래에 적었다.
「세 점으로 방향을 말할 수 있는지.
세 점이 다 다르면 올라가는 순서가 될 몫이 여섯에 하나, 내려가는 순서가 될 몫도 여섯에 하나임. 한 방향이 될 몫은 셋에 하나임. 셋에 하나는 드문 것이 아님. 그러므로 세 점으로는 방향을 못 말함. 다섯 점이 한 방향이면 예순에 하나임. 그래서 다섯으로 박았음.
그런데 오늘은 셋 중 둘이 같음. 같은 것은 올라간 것도 아니고 내려간 것도 아님. 같은 것을 올라간 쪽에 넣으면 올라간다는 말이 수보다 먼저 생김. 그러므로 같은 자리는 셈에서 빼고 뺀 것을 적음. 빼면 남는 점이 둘임. 두 점은 늘 한 방향임. 그러므로 오늘 방향은 없음.
자 끝자리가 0.001임. 자가 성길수록 같은 수가 자주 나옴. 같은 수가 자주 나오면 셈에 쓰는 점이 적어짐. 그러므로 성긴 자는 방향을 늦게 말함. 늦게 말하는 것은 틀리게 말하는 것보다 나음.」
적고 나서 한 줄을 더 적었다.
「예순에 하나라는 셈에 대하여.
그 셈은 다섯 수를 섞어서 하나씩 꺼낼 때의 셈임. 험은 날마다 같은 선에서 오는 수임. 어제와 오늘이 비슷한 것이 당연함. 그러므로 날마다 재어 모은 다섯 점이 한 방향일 몫은 예순에 하나보다 큼. 얼마나 큰지는 모름.
남는 말: 닷새 한 방향을 봤고 그 까닭을 알았음(측정기 온도). 알고 나서 자를 고쳤고 고친 뒤에 줄을 다시 시작했음. 까닭을 아는 것이 셈보다 센 말임. 셈은 까닭을 모를 때 쓰는 것임. 이름 칸은 그대로 비움.」
정한이 칸을 셌다.
어제 서른둘이었다.
오늘 셋이 늘었다. 「벌 수·뜬 횟수·자리 수」와 「같은 수」와 「날끼리 붙음」이었다.
서른다섯이 됐다.
정한이 불을 하나 껐다.
열닷새 동안 기계가 안 왔고 묶음표는 그대로 열하나였다.
늘어난 것은 칸이었고, 오늘 늘어난 칸 셋은 다 셈을 못 하게 하는 칸이었다.
정한이 그 줄을 적었다.
「오늘 늘어난 칸 셋은 다 「이 셈을 쓰지 말라」는 칸임.
적는 칸이 늘어난다고 아는 것이 늘어나는 것이 아님. 안 되는 것을 알게 되는 것도 늘어나는 것이기는 함. 다만 그것으로 테이프 한 벌을 못 옮김.」
5. 서른에 넷
하람은 일곱 시에 집에 들어왔다.
수요일이었다. 안 가는 날이었다.
전화가 오지 않았다.
하람이 일곱 시 반에 수첩을 폈다.
어제 열한 줄을 적었다.
오늘 적을 것이 없을 것 같았다.
㉯ 칸을 열었다.
건드린 횟수가 넷이었다.
셈을 11월 30일에 하기로 박아 뒀고, 적는 것은 12월 1일로 박아 뒀다.
하람이 그 줄을 읽다가 연필을 내려놨다.
넷을 무엇으로 나눌지가 안 적혀 있었다.
하람이 종이 가운데에 선을 긋고 왼쪽에 넷을 적었다.
오른쪽을 비워 뒀다.
비워 둔 자리에 적을 수 있는 것이 셋이었다.
하나는 달의 날수 서른이었다. 하나는 전화가 있었던 날수였다. 하나는 내가 안 건 날수였다.
하람이 11월 들어 전화가 있었던 날을 셌다.
11월 1일, 11월 2일, 11월 5일이었다. 셋이었다.
셋 다 저쪽이 먼저 거신 날이었다.
하람이 그걸 적었다.
「11/6. ㉯ 분모를 안 박아 뒀음을 알았음.
분자: 저쪽이 먼저 거신 날수. 11월 들어 셋(11/1·11/2·11/5). 통틀어 넷(10월 하나 포함).
분모로 쓸 수 있는 것 셋. ①달의 날수 30 → 넷을 서른으로 나눔. ②전화가 있었던 날수 3 → 셋을 셋으로 나눔. 셋에 셋임. ③내가 안 건 날수 → 오늘까지 11월에 엿새 중 엿새.
②를 쓰면 셋에 셋이 됨. 이것은 「늘 저쪽이 먼저」라는 말로 읽힘. 그런데 ②의 분모는 내가 안 걸면 줄어듦. 내가 걸면 통화한 날이 늘고 그날은 「저쪽이 먼저」가 아님. 그러므로 ②는 내가 한 일에 따라 분모가 움직임. 내 몫이 분모에 숨음. 분모가 내 행동에 달려 있으면 그 비율은 저쪽을 말하지 않고 나를 말함.」
하람이 거기서 손을 멈추고 오늘 칸을 봤다.
오늘은 전화가 없었다.
내가 걸지 않았고 저쪽도 걸지 않았다.
하람이 적었다.
「오늘 점: 전화 없음. 내가 안 걺. 저쪽도 안 걺.
「전화 없음」을 한 칸에 적으면 둘이 섞임. 내가 안 건 날과 저쪽이 안 건 날이 겹친 날임. 그러므로 두 칸에 따로 점을 적음. 「내가 안 걺」 칸에 점 하나, 「저쪽도 안 걺」 칸에 점 하나. 오늘처럼 아무 일도 없는 날이 두 칸을 채움. 아무 일도 없는 날이 자료임.」
적고 나서 분모를 박았다.
「분모를 오늘 박음(11/6, 11/30 셈 전).
쓸 것: ①분자 넷 / 분모 달의 날수 30. ②분자 셋 / 분모 11월 통화 날수. 둘을 다 적음. 하나만 적으면 다른 하나가 숨음. 그리고 ③「내가 안 건 날수」를 날마다 셈. 이것이 ②의 분모를 깎는 수임.
분모를 11/30에 고르면 분자를 보고 고른 것이 됨. 오늘 박았으므로 수를 보고 고른 것이 아님. 박은 날을 적어 둠. 11/6.」
하람이 ㉯ 칸을 덮고 나서 작은 칸 하나를 더 열었다.
어머니가 어제 김치를 가져가라고 하셨다.
하람이 적었다.
「받아 올 것. 김치. 11/9 토요일. 말씀하신 날 11/5. 받아 온 날은 받아 온 뒤에 적음. 말씀하신 날과 받아 온 날을 한 칸에 안 적음.」
6. 다른 종이
여덟 시에 하람이 어제 쓴 장을 다시 펼쳤다.
어머니 말씀이 적혀 있었다. 그 아래에 괄호가 있었다.
괄호 안에 적힌 것이 있었다.
「(2021년 설이라고 생각함. 까닭: 내가 가진 설 사진이 그 한 장임.)」
하람이 그 장을 보다가 눈이 괄호로 먼저 갔다.
말씀보다 괄호가 먼저 읽혔다.
하람이 장을 덮고 다시 펼쳐 봤다.
또 괄호가 먼저 읽혔다.
하람이 연필을 들었다.
「11/6. 어제 장을 다시 봤음. 괄호가 말씀보다 먼저 읽혔음.
어제는 괄호를 쳐서 가른 것이라고 생각했음. 하루 지나서 보면 괄호 안이 먼저 눈에 들어옴. 숫자가 글보다 먼저 읽히기 때문임. 괄호는 자리는 가르고 눈은 못 가름.
그리고 괄호는 시간을 못 버팀. 한 해 뒤에 이 장을 보는 사람이 나임. 그때 나는 그 해를 어디서 들었는지 기억 못 함. 괄호가 떨어지면 내가 옮긴 것이 어머니 말씀으로 보임. ⑤가 ③으로 옮겨 감.
고침: 괄호 안을 뒷장 ⑤칸으로 옮김. 말씀 자리에는 「⑤에 있음」만 적음. 숫자를 그 줄에 안 둠. 내가 메운 것과 받은 것을 다른 종이에 적음. 종이를 가르면 버팀. 괄호로 가른 것은 하루를 못 버팀. 하루를 못 버티는 가름은 가름이 아님.」
하람이 뒷장에 ⑤칸을 넓게 다시 그었다.
옮겨 적고 나서 말씀 자리에서 괄호를 지웠다.
지운 자리에 「⑤에 있음」이라고 적었다.
적고 나서 11월 9일 종이를 꺼냈다.
세 줄이 박혀 있었다. 자리만 보여 드림, 대답, 그 뒤에 영수증이었다.
어제 고치지 않기로 했다.
하람이 그 종이를 고치지 않고 다른 종이를 한 장 꺼냈다.
종이 머리에 「11/9에 쓸 말」이라고 적었다.
연필을 들고 한참 생각했다.
「어느 설이요」라고 묻는 것과 「2021년 설이요」라고 묻는 것이 달랐다.
뒤엣것은 물음에 답이 들어 있었다.
하람이 적었다.
「11/9에 쓸 말(오늘 적음. 11/9에는 이 말만 읽음).
①「이 자리 기억나세요.」 ②「언제쯤이요.」 ③「그때 무슨 일 있었어요.」
해를 내가 먼저 말하지 않음. 달도 먼저 말하지 않음. 「2021년이요?」처럼 물으면 물음 안에 답이 들어 있음. 그 답을 어머니가 받아서 되돌려주실 수 있음. 그러면 내 말이 어머니 말씀으로 적힘. ③이 ⑤에서 온 말이 되고, 종이에는 ③으로 남음. 등급표가 거짓이 됨.
②는 안 좁혀질 수 있음. 안 좁혀지면 안 좁혀진 대로 적음. 안 좁혀진 대답이 좁혀진 거짓 대답보다 나음.
말을 바꾸게 되면 바꾼 말을 적음. 바꾼 까닭도 적음. 그날 입에서 나온 말과 종이에 적힌 말이 다르면 다른 것을 적음. 베갯잇 자리는 그대로 — 「이미 들음(11/5, 안 물음)」 표 유지. 11/9 말씀은 둘째 번으로 따로 적음.」
적고 나서 하람이 베갯잇을 무릎에 놓았다.
바늘땀을 다시 셌다. 열넷이었다.
자리가 여섯이었다.
한 자리를 등 쪽으로 돌려서 빛에 비춰 봤다.
땀이 두 겹이었다.
위 겹 실이 아래 겹 실을 한 번 건너 지나갔다.
하람이 그 자리를 손끝으로 눌러 봤다.
두 겹이면 꿰맨 때가 둘이었다.
하람이 적었다.
「11/6. 자리 여섯 중 하나가 두 겹임.
위 겹 실이 아래 겹 실 위를 지나감. 그러므로 순서는 보임. 위가 나중임. 때는 안 보임. 하루 뒤일 수도 있고 다섯 해 뒤일 수도 있음.
그러면 자리로 때를 세면 모자라게 셈. 자리가 여섯이라고 꿰맨 때가 여섯이 아님. 적어도 일곱임. 다른 자리도 돌려 봐야 함. 자리 수는 때 수의 아래쪽 값임.
고침: 자리마다 겹 수를 적음. 겹 수를 안 적으면 한 자리가 한 번으로 셈됨. 그릇은 여섯이고 든 것은 일곱임.」
하람이 여섯 자리를 다 돌려 보고 겹 수를 적었다.
두 겹인 자리가 둘이었다. 나머지 넷은 한 겹이었다.
때가 여덟이 됐다.
하람이 수첩 끝에 적었다.
「자리 여섯. 겹 통틀어 여덟. 꿰맨 때 적어도 여덟. 실은 다 같은 통임. 통은 하나이고 때는 여덟임.」
적고 나서 칸을 셌다.
어제 스물여덟이었다.
오늘 넷이 늘었다. 「메운 것은 다른 종이」와 「분모」와 「내가 안 건 날」과 「겹 수」였다.
서른둘이 됐다.
하람이 불을 끄고 누웠다.
오늘은 전화가 오지 않았다.
어머니에게 들은 것도 없고 어머니를 본 것도 없었다.
그런데 적은 것이 여덟 줄이었다.
하람이 천장을 보고 그것을 생각했다.
아무 일도 없는 날에 적은 여덟 줄은, 일이 있었던 날의 줄들이 어디까지 믿을 만한지를 적은 줄이었다.
빈 칸을 메웠다. 메운 값은 다른 칸에서 끌어온 값이었으므로 새 소식이 하나도 없었는데 결론을 뒤집었다. 메운 칸은 어긋남이 0이 되어 흩어짐을 줄이고, 흩어짐이 줄면 같은 차이가 더 커 보였으므로 메움은 두 번 틀렸다. 작게 틀리고 크게 틀렸다. 그래서 칸을 메우는 것은 자리를 채우는 일이고 자유도를 채우는 일이 아니었다. 메울 때는 메운 법을 적었고, 재서 메운 것과 셈으로 메운 것을 다른 종이에 두었다. 재서 메운 점도 보통 점은 아니었다. 모자란 것을 알고 잰 점이었다.
메운 것은 시간이 지나면 받은 것처럼 보였다. 괄호는 하루를 못 버텼다. 숫자가 글보다 먼저 읽혔으므로 괄호 안이 말씀보다 먼저 눈에 들어왔고, 한 해 뒤에 그 장을 보는 사람은 그 해를 어디서 들었는지 기억하지 못할 것이었다. 하루를 못 버티는 가름은 가름이 아니었다. 그래서 종이를 갈랐다. 내가 메운 것과 받은 것을 같은 장에 두지 않았다.
자가 틀린 것이 날마다 같으면 그 틀림은 두 날의 차에서 빠졌다. 그러므로 절대값으로 못 가르는 자가 변화로는 갈라졌다. 다만 차는 방향을 말하고 높이를 말하지 않았고 문이 묻는 것은 높이였다. 하루하루 얼마나 움직였는지는 다 알았고 어디서부터 움직였는지를 몰랐다. 차만 있으면 모양은 다 있고 자리가 없었다. 바른 자가 하루라도 오면 그 하루가 지난 스물다섯 날을 다 세울 것이므로 차 줄을 버리지 않았다. 그리고 자의 틀림이 날마다 같다는 것은 아는 것이 아니고 가정이었다. 같은 종류 둘의 차는 둘이 서로 다른 몫만 보여 주었고 둘이 같이 틀린 몫은 거기 안 나왔으므로, 그렇게 낸 수는 아래쪽 값이었다.
규칙을 바꿀 때는 겹치는 날을 두었다. 겹치는 날이 없으면 앞 기록과 뒤 기록이 다른 자의 기록이 되고, 바꾼 날에 생긴 턱을 날씨로 읽게 되었다. 그러므로 나흘을 둘 다 적기로 하고 어긋나는 날은 어느 쪽이 맞다고 적지 않기로 했다.
같은 날 시작한 것들은 뒤에 수를 아무리 모아도 갈라지지 않았다. 사람이 넷 온 날에 길이 밟히기 시작했고 날짜는 늘 같이 갔으므로 한자리에 셋이 겹쳐 있었다. 가르려면 하나만 바꾸는 날이 있어야 했다. 평균으로는 못 가르고 방향으로는 더 센 말을 할 수 있었지만, 날끼리 붙어 있는 수들에게는 그 셈의 바탕이 없었다. 섞어서 꺼낸 것이 아니라 날마다 같은 것을 잰 수들은 한 방향이 되기 쉬웠다. 쉬운 것을 드물다고 셈하면 센 말을 공짜로 얻은 것이 되었다. 세 점이 한 방향일 몫은 셋에 하나였고 다섯 점이면 예순에 하나였는데, 그 예순에 하나도 섞어 꺼낸 자리에서만 예순에 하나였다.
같은 수가 나오는 것은 올라간 것도 내려간 것도 아니었다. 같은 것을 올라간 쪽에 넣으면 올라간다는 말이 수보다 먼저 생겼으므로, 같은 자리는 셈에서 빼고 뺀 것을 적었다. 자가 성길수록 같은 수가 자주 나왔고 그러면 방향을 늦게 말했다. 늦게 말하는 것은 틀리게 말하는 것보다 나았다. 하루 변화가 자 끝자리와 같으면 수가 가는 것인지 자가 한 칸 미는 것인지 구별되지 않았고, 셋이 같이 가는 것은 셋의 일이 아니라 셋을 담은 방이나 셋을 재는 자의 일일 수 있었다.
봉함이 하는 일은 못 보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얇은 봉투는 불에 들면 비쳤으므로 못 보게 하는 쪽은 처음부터 안 되는 일이었다. 안쪽 봉함을 뜯지 않고 겉에 한 겹을 더 씌웠다. 고치려면 뜯어야 하고 뜯은 자리가 남았다. 못 하게 하는 것과 한 것을 알게 하는 것이 달랐고, 둘뿐인 자리에서는 뒤엣것만 되었다.
벌 수는 점 수가 아니었다. 세 벌은 한 번 뜬 것을 세 군데에 놓은 것이어서 뜨는 동안 생긴 틀림이 세 벌에 똑같이 들어 있었다. 그러므로 셋이 같다는 것은 뒤에 안 상했다는 말까지였다. 한 자리를 세 방향으로 찍은 사진도 점 셋이 아니었다. 조명을 돌려도 자리는 하나였고 늘어나는 것은 그 자리를 보는 눈뿐이었다. 사본은 원본의 자리를 채우고 원본의 몫은 채우지 못했으므로 빈 칸 둘을 빈 채로 두었다. 빈 칸을 빈 채로 두는 것도 적는 일이었다.
분모는 사람이 골랐다. 같은 분자를 달의 날수로 나누면 다른 수가 되고 통화한 날수로 나누면 다른 수가 되었다. 뒤엣것의 분모는 내가 걸지 않으면 줄어들었으므로 그 비율은 저쪽을 말하지 않고 나를 말했다. 분모를 셈하는 날에 고르면 분자를 보고 고른 것이 되었으므로 오늘 박고 박은 날을 적었다. 물음 안에 답을 넣어서 묻지 않기로 했다. 넣어서 물으면 내 말이 돌아와서 받은 말로 적혔고, 등급표가 거짓이 되었다.
자리 수는 때 수가 아니었다. 한 자리에 땀이 두 겹이면 꿰맨 때가 둘이었고, 위 겹이 아래 겹 위를 지나갔으므로 순서는 보이고 때는 보이지 않았다. 자리를 세면 모자라게 세었다. 그릇은 여섯이고 든 것은 여덟이었다.
통은 사백 일 동안 가만히 있었다.
사백 일을 센 것은 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