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공기] 제87화 - 어긋남

제87화 「어긋남」
1. 서른 스물
재혁은 다섯 시 오십 분에 깼다.
천이 털리지 않았다.
어제는 소리가 끊겨서 깼고 오늘은 끊길 소리가 없었다.
침낭 안에서 한참 귀를 두고 있었는데 셀 것이 없었다.
재혁이 수첩을 폈다.
어제 적어 둔 줄을 찾았다.
「바람 칸은 깃발 보기 전에 엶. 적는 것까지가 아침 일. 판정에는 안 씀.」
재혁이 그 줄을 두 번 읽고 겉옷을 입었다.
여섯 시 십 분에 바깥으로 나갔다.
사람 넷이 어제 왔는데 아직 아무도 안 나와 있었다.
깃대 둘이 거의 서 있었다.
깃발은 늘어져서 끝만 가끔 들렸다.
재혁이 각도를 열 번 읽었다.
열둘, 스물, 열여덟, 스물다섯, 열다섯, 스물둘, 서른, 열아홉, 스물넷, 열여섯이었다.
최고가 서른이었다. 평균이 스물에 조금 넘었다.
재혁이 바람 칸에 적었다.
「11/4. 깃발 열 번. 최고 30, 평균 20.1. 여섯 시 십오 분~이십오 분. 둘째 점.」
적고 나서 한 줄을 띄우고 더 적었다.
「판정에는 안 씀. 오늘도 안 씀.」
하늘을 올려다봤다.
낮고 평평했다. 어제는 해 테두리가 설면에 닿아 또렷했는데 오늘은 해가 어디 있는지가 안 보였다.
밝기만 고르게 퍼져 있었다.
재혁이 하늘 칸에 「흐림」을 적었다.
문턱으로 적은 셋째 점이었다.
쉘터 벽으로 가서 유리관 둘을 봤다.
왼쪽이 영하 33.9였다. 오른쪽이 영하 34.2였다.
차가 0.3이었다.
재혁이 적었다.
「11/4. 유리관 왼 −33.9 / 오른 −34.2. 차 0.3. 다섯째 점.
차 다섯 점: 0.3 / 0.5 / 0.2 / 0.4 / 0.3. 평균 0.34. 흩어짐 0.11. 계기 하나 읽는 몫은 0.11 나누기 √2 = 0.08보다 크지 않음(상한).
어제 적은 대로 이 수로 ±1.0은 못 바꿈. 같은 쪽으로 같이 틀린 몫은 차에서 지워짐.」
여섯 시 사십 분에 바깥 수를 적었다.
영하 33.9였다. 왼쪽 유리관이 바깥 수였다.
재혁이 구간을 그었다.
영하 32.9에서 영하 34.9까지였다.
시작 자가 영하 34.0이었다.
구간 안에 자가 들어 있었다.
재혁이 상태 칸 앞에서 손을 멈췄다.
「못 가름」을 적었다.
못 가름이면 어제 상태를 물려받는 규칙이었다.
어제 상태가 「안 함」이었다.
재혁이 날씨 문에 0을 적고 옆에 「물려받은 0」을 적었다.
이어받은 길이 칸에 1을 적었다.
적고 나서 종이를 봤다.
바람이 거의 없는 날이었다. 하늘이 흐려서 해도 안 들었다.
이레 넘게 기다린 사람이 넷 와 있었다.
그리고 종이에는 0이 적혀 있었다.
여덟 시에 서진이 나왔다.
서진은 장갑을 끼면서 깃대를 봤다.
“오늘 조용하네.”
“조용합니다. 최고가 서른입니다.”
“어제는.”
“일흔둘이었습니다.”
서진이 창고 쪽을 봤다. 상자 열둘이 두 줄로 그대로 쌓여 있었다.
“그럼 오늘은 되는 거지.”
재혁이 수첩을 들어 보였다.
“안 됩니다.”
서진이 돌아봤다.
“바람이 없는데.”
“바람 칸은 판정에 안 씁니다. 날씨 문은 온도로 봅니다.”
“온도가 얼만데.”
“영하 33.9입니다.”
“자가 34.0이잖아.”
“34.0입니다. 0.1 차입니다.”
서진이 손을 내밀었다. 재혁이 수첩을 넘겨줬다.
서진이 구간 두 수를 봤다.
“구간이 32.9에서 34.9고.”
“그 안에 자가 있습니다. 못 가름입니다.”
“못 가름이면.”
“어제를 물려받습니다. 어제가 「안 함」입니다.”
서진이 수첩을 돌려줬다.
“사람 왔는데 이틀 연속으로 못 하고.”
“못 합니다. 까닭 칸이 이틀 다 「날씨」입니다.”
재혁이 밀린 양 칸을 폈다. 8이 적혀 있었다.
9를 적었다.
“아홉입니다.”
서진이 상자를 한참 봤다.
“그 이어받기, 네가 만든 거 아냐.”
“제가 만들었습니다. 10월 29일입니다.”
“오늘 그게 일을 하는 거네.”
재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처음 일을 합니다. 세 번 쓰였는데 앞 두 번은 값이 없었습니다.”
“값이 없었다는 게.”
“그때는 사람이 0이었습니다. 날씨 칸이 무엇이 나와도 곱이 0이었습니다.”
서진이 짧게 숨을 내쉬었다.
“그때 만들어 놓은 게 지금 발목을 잡는 거고.”
“공짜인 동안에 정했습니다.”
재혁이 수첩에 적었다.
「11/4. 바깥 −33.9. 어긋남 ±1.0. 구간 −32.9~−34.9. 시작 자 −34.0.
자가 구간 안. 상태 「못 가름」. 물려받음. 어제 「안 함」 → 오늘 「안 함」. 못 가름은 통틀어 열다섯째. 이어진 줄은 첫째(어제 밖이 나와 끊겼으므로). 통틀어 몇 번째와 이어서 몇 번째가 다름. 두 수를 같은 칸에 안 적음.
세 문: 날씨 0(물려받은 0) / 쓸 것 1(재고 12) / 사람 4. 곱 0. 실행 「안 함」. 까닭 「날씨」. 까닭이 「날씨」인 둘째 날. ㉯ 밀린 양 8 → 9. 상자 열둘 그대로.
이어받기는 10/29에 만들었고 오늘 처음으로 값이 붙었음. 앞 두 번은 사람 0인 날이라 공짜였음.」
적고 나서 하늘을 다시 봤다.
재혁이 연필을 세우고 한참 있었다.
“선생님.”
“왜.”
“오늘이 제일 잘 잰 날입니다.”
서진이 눈을 가늘게 했다.
“잘 재긴 뭘 잘 재.”
“흐립니다. 해가 안 듭니다.”
재혁이 쉘터 벽의 유리관을 가리켰다.
“유리관에 가림막이 없습니다. 해가 들면 유리관이 공기를 재는 게 아니고 자기를 잽니다. 맑은 밤이면 하늘로 빠져서 반대로 낮게 나옵니다.”
“그래서 흐린 날이.”
“흐린 날이 제일 작습니다. 하늘 몫이 제일 작은 날입니다.”
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못 가름이고.”
“못 가름입니다.”
재혁이 그 자리에 쪼그려 앉았다.
“자가 ±1.0입니다. 그 수는 만든 데서 준 수입니다. 하늘을 안 가릅니다.”
“하늘 좋은 날은 좀 줄여서 써도 되는 거 아냐.”
“줄이려면 하늘별로 얼마나 어긋나는지를 재야 합니다.”
“안 쟀고.”
“안 쟀습니다. 가림막이 없으니까 비교할 데가 없습니다.”
재혁이 종이에 두 줄을 그었다.
「제일 잘 잰 날에도 자는 제일 나쁜 날 것으로 적혀 있음.
자를 날마다 안 고치는 까닭: 날마다 고치면 자를 수를 보고 고르게 됨. 그래서 제일 나쁜 날에 맞춰 한 번 적어 두고 날마다 그걸 씀. 안전한 쪽임. 그 대가: 잘 잰 날의 몫이 버려짐. 좋은 날에도 구간이 2.0 폭임.
오늘 못 가름은 자가 틀려서 생긴 못 가름이 아님. 수가 자 안에 들어와서 생긴 못 가름임. 어제 적은 줄로 보면 ±1.0은 조용한 쪽 자임. 오늘은 조용한 날임. 오늘은 ±1.0이 제 자리임. 그러므로 오늘은 고칠 구멍이 없음.
고치려면 하늘별 자를 재야 하고, 그러려면 가림막을 달아야 하고, 가림막을 달면 그날부터 다른 자가 되어 앞 스물넷 점과 한 칸에 못 넣음.
깨고 싶었음. 11/4. 까닭: 사람 넷이 놀고 상자가 열둘임. 안 깸. 둘째 줄.」
재혁이 그 아래에 한 줄을 더 적었다.
「어제 적은 줄이 오늘 내 손을 막았음. 적을 때는 그런 줄인 줄 몰랐음.」
여덟 시 사십 분에 어제 내린 넷 중 둘이 나왔다.
둘이 창고 앞에 서서 상자를 봤다.
“오늘 뭐 합니까.”
재혁이 대답하기 전에 한 번 멈췄다.
“재는 일을 합니다.”
2. 백서른여섯 쉰
아홉 시에 재혁이 넷을 모아 놓고 할 일을 나눴다.
둘은 창고 상자를 세고 번호를 적는 일이었다. 하나는 쉘터 안에서 기록계를 받아 적는 일이었다.
하나는 재혁과 함께 막대 밭으로 갔다.
서진이 뒤에서 따라왔다.
“재는 건 문 안 보고 해?”
“재는 일은 문이 아닙니다.”
“문이 아니면 뭐야.”
“재는 일은 그냥 하는 일입니다. 쓸 것도 안 쓰고 날씨도 안 봅니다.”
서진이 웃었다.
“그래서 오늘 다들 자 들고 다니네.”
재혁이 걸음을 멈췄다.
멈춘 자리에서 뒤를 돌아봤다.
창고에서 막대 밭까지 설면에 길이 하나 나 있었다.
어제 짐을 내리고 상자를 옮긴 길이었다.
발자국이 길 가운데를 따라 깊게 눌려 있었다.
그 길이 막대 밭 왼쪽 끝을 스쳐 지나갔다.
재혁이 그 자리에 쪼그려 앉았다.
“선생님. 어제 짐을 이쪽으로 옮겼습니까.”
“그쪽으로 옮겼지. 창고가 거기니까.”
“막대 밭 옆으로 지나갔습니다.”
서진이 길을 봤다.
“한 번 지나간 게 뭐.”
“한 번이 아닙니다. 네 상자를 둘씩 들고 왔다 갔다 했습니다.”
재혁이 설면을 손으로 눌러 봤다.
눌린 자리는 단단했고 옆은 푹 들어갔다.
재혁이 막대 하나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쇠자를 대고 쉰 번을 읽었다.
읽는 동안 옆에 앉은 사람이 숫자를 받아 적었다.
열 번에 한 번씩 재혁이 자를 떼고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
쉰 번이 끝난 시각이 아홉 시 오십 분이었다.
재혁이 받아 적은 종이를 봤다.
흩어짐이 0.36이었다.
재혁이 손을 멈췄다.
“0.36입니다.”
서진이 뒤에서 들여다봤다.
“앞엣것들이 얼마였지.”
“0.40, 0.37, 0.34입니다.”
“그럼 올라갔네.”
“올라갔습니다.”
재혁이 종이에 점 넷을 찍었다.
내려오던 세 점 다음에 하나가 올라가 있었다.
“어제까지 0.03씩 한 방향으로 내려왔습니다.”
“손에 익어서 그렇다고 했지.”
“그렇게 적었습니다.”
재혁이 연필을 들었다가 놨다.
“오늘 올라갔습니다. 그러면 익는 게 아니거나 다른 게 들어왔습니다.”
서진이 발자국 길을 봤다.
“사람 때문이라고 하면 되잖아.”
“그러면 안 됩니다.”
“왜.”
재혁이 점 넷 아래에 두 줄을 그었다.
“오늘 바뀐 게 둘입니다. 하나는 날입니다. 나흘째라 손이 더 익었을 겁니다. 하나는 사람입니다. 어제부터 넷이 다닙니다.”
“둘 다 오늘 바뀐 거고.”
“둘이 같은 날에 바뀌었습니다. 그러면 꺾인 것이 어느 쪽 몫인지 종이에서 안 나옵니다.”
서진이 팔짱을 끼고 섰다.
“그럼 둘 중 하나는 안 바뀌게 해야 되는 거 아냐.”
“날은 못 멈춥니다.”
“사람은 멈출 수 있지. 길을 돌려서 가면 되고.”
재혁이 그 말에 고개를 들었다.
“돌리면 짐 옮기는 데 시간이 더 걸립니다.”
“얼마나.”
“한 번에 삼 분쯤입니다.”
서진이 어깨를 들었다.
“그 정도면 돌려.”
“오늘부터 돌리면 오늘 점은 섞인 점으로 남습니다.”
“남지.”
“남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재혁이 수첩을 펴고 점 옆에 새 칸을 그었다.
어제 만들어 둔 칸이었다. 어제는 적을 것이 없어서 비워 뒀다.
재혁이 그 칸에 처음으로 글자를 적었다.
「11/4. 막대 읽는 몫 넷째 점 0.36.
그날 조건: 사람 4. 막대 밭 왼쪽 끝을 짐 길이 지남(왕복 네 번). 깃발 최고 30, 평균 20.1. 하늘 흐림. 앞 점 셋 조건: 사람 0. 짐 길 없음. 깃발 최고 72(11/3) / 55(11/1) / 10/31은 최고를 안 적었음(범위만 적었음).
어제 「점마다 그날 조건을 칸으로 적음」으로 고쳤음. 그 칸이 오늘 처음 값을 가짐. 어제는 이 칸이 빈 칸이었음. 빈 칸이어서 쉬운 칸인 줄 알았음.
앞 점 셋에는 이 칸을 소급해서 못 적음 — 그날 사람이 0이었다는 것은 적어 둔 데가 있음(사람 칸). 짐 길이 없었다는 것은 적어 둔 데가 없음. 기억으로 적으면 기억으로 적은 칸임. 그러므로 앞 점 셋 조건 칸에 「사람 0(사람 칸에서 옮겨 적음)」과 「짐 길: 기억」을 가름해서 적음.」
재혁이 적다가 연필을 멈추고 셈을 했다.
네 점을 다 쓴 평균이 0.3675였다.
사람이 0이던 세 점만 쓴 평균이 0.37이었다.
재혁이 두 수를 나란히 적었다.
한참 봤다.
“선생님.”
“왜.”
“빼도 같습니다.”
서진이 종이를 봤다.
“뭐가 같아.”
“오늘 점을 빼고 셋만 평균을 내면 0.37입니다. 넷 다 넣으면 0.3675입니다. 둘째 자리에서 끝내면 둘 다 0.37입니다.”
서진이 피식 웃었다.
“그럼 뭐가 문제야.”
“문제는 지금 같다는 걸 제가 수를 보고 알았다는 겁니다.”
재혁이 종이를 짚었다.
“11월 3일에 쓸 법을 박았습니다. 모인 점을 다 쓴 평균입니다. 오늘 점을 빼는 법은 안 박았습니다.”
“그런데 빼도 같다며.”
“오늘은 같습니다. 오늘 빼 두면 다음에 다를 때도 뺍니다.”
재혁이 적었다.
「넷 다 쓴 평균 0.3675 → 0.37. 사람 0인 셋만 0.37. 둘이 같음.
같으므로 오늘은 빼도 결과가 안 바뀜. 그래도 안 뺌. 까닭: 같다는 것을 수를 보고 알았음. 수를 보고 괜찮은 것은 수를 보고 정하는 것임. 규칙을 깨도 결과가 같은 날이 있음. 그런 날에 깨 두면 다음에 다른 날에도 깨게 됨. 그 다음에는 「전에도 했다」가 까닭이 됨.
깨고 싶었음. 11/4. 둘째 번. 까닭: 빼도 같아서. 안 깸. 오늘 두 번 적음. 하루에 두 번 적은 첫날임.
판정일 11/7. 다섯 미만이면 「못 함」. 지금 점 넷. 11/5·11/6·11/7 중 하루라도 조용하면 다섯이 됨. 조용한 날에만 읽으므로 날씨가 정함. 11/7에는 다 쓴 평균을 씀. 조건 칸은 평균 옆에 같이 적되 평균에서 빼지는 않음. 조건 칸으로 무엇을 할지는 11/7 이후에 박음. 칸을 만든 것과 쓸 법을 박은 것이 다름.」
열 시 이십 분에 재혁이 핀 통을 들고 3번 자국으로 갔다.
사흘 주기였다. 지난번이 11월 1일이었다.
자국 양쪽에 핀 둘이 있었고 한 뼘 바깥에 셋째 핀이 있었다.
재혁이 오른쪽 핀 밑동을 먼저 봤다.
턱이 지난번보다 깊었다.
재혁이 쇠자를 꺼내 셋째 핀과 왼쪽 핀 사이를 쟀다.
“86입니다.”
서진이 수첩을 들고 있었다.
“그대로네.”
셋째 핀과 오른쪽 핀 사이를 쟀다.
“136입니다.”
“지난번에 137이었지.”
“137이었습니다.”
왼쪽 핀과 오른쪽 핀 사이를 쟀다.
“50입니다.”
“그것도 하나 줄었고.”
재혁이 세 수를 나란히 적었다.
“오른쪽을 건드린 거리 둘이 다 1 줄었습니다. 왼쪽만 건드린 거리는 안 줄었습니다.”
“지난번하고 같은 꼴이네.”
“같은 꼴입니다. 둘째 번입니다.”
재혁이 수첩을 넘겨 11월 1일 줄을 찾았다.
거기 적어 둔 조건이 있었다.
「같은 꼴이 세 번 나오면 닫고 「움직임 있음」으로 적음.」
재혁이 그 줄을 짚었다.
“세 번입니다. 오늘이 둘째입니다.”
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오늘은 안 닫고.”
“안 닫습니다.”
재혁이 적다가 손을 멈췄다.
종이를 뒤로 넘겨 그 앞 점을 찾았다. 10월 30일이었다.
그날 수가 138이었다.
재혁이 두 수를 뺐다.
138에서 136이었다.
“선생님.”
“또 뭐.”
“지난번이 아니고 그 앞 점하고 견주면 2입니다.”
서진이 종이를 들여다봤다.
“그게 뭐가 다른데.”
“차의 자가 1.0입니다. 1은 자 안입니다. 2는 자 밖입니다.”
서진이 입을 다물고 종이를 봤다.
“그럼 움직인 거네.”
“그렇게 보입니다.”
재혁이 연필을 놨다.
“그런데 이 셈은 오늘 생각났습니다.”
“생각나면 안 되나.”
“11월 1일에 박아 둔 법은 「같은 꼴 세 번」입니다. 사흘 전하고 견주는 법은 안 박았습니다.”
서진이 한숨을 쉬었다.
“또 그 얘기야.”
“또 그 얘기입니다.”
재혁이 종이에 점 셋을 찍고 사이를 벌렸다.
“사이를 넓히면 쌓이는 것은 커집니다. 흔들리는 것은 사이를 넓혀도 안 커집니다. 차의 자는 두 번 재는 거라 사이하고 상관없이 1.0입니다.”
“그럼 넓혀서 보는 게 맞는 거잖아.”
“맞습니다. 그래서 다음부터 그렇게 봅니다.”
재혁이 적었다.
「11/4 핀 셋 사흘 주기. 셋째↔왼 86(11/1 86) / 셋째↔오른 136(11/1 137) / 왼↔오른 50(11/1 51).
오른쪽을 건드린 거리 둘이 다 1 줄고 왼쪽만 건드린 거리는 안 줄었음. 같은 꼴 둘째 번. 11/1에 박은 조건은 「같은 꼴 세 번」임. 오늘 안 닫음.
오늘 생각난 셈: 10/30 ↔ 11/4 = 138 → 136. 차 2. 차의 자 1.0. 자 밖임. 사이를 넓히면 쌓이는 것은 커지고 흔들리는 것은 안 커짐. 차의 자는 두 번 재기이므로 사이와 무관함. 그러므로 쌓이는 것을 보려면 사이를 넓히는 것이 횟수를 늘리는 것보다 셈.
그런데 이 셈은 수를 본 뒤에 생각났음. 오늘 판정에는 안 씀. 11/7부터 「지난번 점(사흘 전)」과 「그 앞 점(엿새 전)」 둘 다 견주어 적는 것으로 미리 박음. 오늘 적어 둠. 오늘 적어 둔 수 2는 「오늘 생각난 것」 칸에 적음. 닫는 셈에 안 넣음.
그날 조건: 어제부터 사람 4. 짐 길이 3번 자국 옆으로 지남. 설면이 눌림. 눌리면 핀 밑동 눈이 다르게 돌아갈 수 있음. 세굴 몫과 밟힘 몫이 오늘부터 섞임. 오늘 꼴이 맞은 것이 세굴 몫인지 밟힘 몫인지 못 가름. 조건 칸에 적음. 11/7에 짐 길을 돌려 둔 뒤 점이면 조건이 또 다름. 조건이 세 가지가 됨.
11/7에 같은 날 셋이 몰림: 막대 판정 / 핀 셋째 점 / 짐 길 돌린 뒤 첫 점. 11월 1일에도 몰렸음. 날짜를 박을 때마다 사흘 뒤나 열흘 뒤로 박아서 몰리는 것을 안 셈했음. 고침: 날짜를 박기 전에 그 날짜에 이미 박힌 것이 있는지를 봄. 날짜 칸을 한 장으로 모음.」
재혁이 다 적고 일어섰다.
장갑 안이 젖어 있었다.
창고 쪽에서 상자를 세는 소리가 들렸다.
열둘까지 세고 다시 하나로 돌아가는 소리였다.
3. 넷 중 셋
인천 저온시료동은 영하 30도였다.
경옥은 여덟 시 사십 분에 들어갔다.
이틀 만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손잡이를 평소보다 천천히 당겼다.
통 번호를 확인했다.
안 잘린 통이 398일째였다. 잘린 통이 서른세째였다.
경옥이 종이에 날수를 적었다.
토요일 자리와 일요일 자리에 날수만 적혀 있고 무게 칸은 비어 있었다.
경옥이 그 비어 있는 두 칸에 「안 봄」을 적었다.
집에서 적어 온 대로였다.
은재가 아홉 시에 들어왔다.
“이틀 치가 한 점으로 나옵니다.”
“나오지.”
은재가 4번 통 앞으로 갔다.
더미 통이었다. 값을 못 내는 파편 얼음과 기록계가 들어 있었다.
은재가 저울 문을 열고 통을 올렸다.
수를 읽고 적었다.
금요일 열일곱 시 수에서 0.74가 줄어 있었다.
은재가 셈을 했다.
“금요일 열일곱 시부터 오늘 아홉 시까지 예순네 시간입니다.”
“그래서.”
“지난주에 낸 속도가 시간당 0.0191입니다. 예순네 시간이면 1.22입니다.”
경옥이 수를 봤다.
“0.74가 줄었는데.”
“반이 조금 넘습니다.”
은재가 연필을 들고 잠깐 있었다.
“선생님. 이걸 이틀로 나누면 하루에 0.37쯤입니다. 평일 하루 0.459보다 작습니다.”
“나누면 안 돼.”
은재가 고개를 들었다.
“나누면 안 됩니까.”
경옥이 4번 통을 가리켰다.
“토요일에 이 문 몇 번 열었어.”
“안 열었습니다.”
“일요일에.”
“아무도 안 왔습니다.”
경옥이 장갑 낀 손으로 저울 유리문을 두드렸다.
“평일에는 하루에 몇 번 열어.”
은재가 종이를 넘겨 봤다.
“아홉 번에서 열두 번입니다.”
“그러면 그 속도는 문 열고 들어오는 날 속도야.”
은재가 수첩을 폈다.
“그러면 주말 이틀은 문을 안 연 날입니다. 속도가 다릅니다.”
“다르지.”
“그런데 한 점으로 나왔으니까 둘을 못 가릅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를 수 있는 건 둘 다 잴 때야. 안 잰 날은 안 잰 날이고.”
은재가 적었다.
「11/4 아침 수. 4번 통 금요일 17시 대비 −0.74. 사이 예순네 시간.
평일 속도로 셈하면 −1.22가 나와야 함. 안 나옴. 평일 속도의 0.6배쯤임. 까닭: 주말 이틀은 문 연 횟수 0임. 평일은 하루 아홉~열두 번임. 줄어드는 몫의 큰 쪽이 문 여닫기에 붙어 있음. 날수에 붙어 있지 않음.
그러므로 이틀 몫 한 점을 둘로 나누면 안 됨. 나누면 하루에 0.37씩 줄어든 것처럼 적히는데, 그런 하루는 없었음. 토·일 이틀을 평일 꼴로 바꿔 적는 일이 됨. 안 잰 날을 잰 날로 만드는 일임.
고침: 뭉친 점은 뭉친 점으로 적음. 옆에 사이 시간(64)과 문 연 횟수(0)를 적음. 그리고 「날수」 칸과 「문 연 횟수」 칸을 따로 둠(11/3 전화로 정한 것 중 하나). 주말 수로 평일 속도를 못 내고 평일 수로 주말을 못 냄. 두 쪽을 한 줄에 안 이음.」
경옥이 봉투를 들어 흔들었다.
두 장이 남아 있었다.
한 장을 뽑았다. 1이었다.
“오늘은 1번을 내가 읽어.”
“남은 한 장은 11월 5일입니다.”
“그다음에 다시 만들어야 하고.”
은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경옥이 1번 통을 올려 수를 읽었다.
0.447이었다.
은재가 2번과 3번을 읽었다.
0.449와 0.454였다.
열 시에 둘이 작업대 옆에 섰다.
은재가 주머니에서 접은 종이를 꺼냈다.
경옥도 가방에서 종이를 꺼냈다.
어제 전화로 정한 것 넷을 각자 적은 종이였다.
은재가 자기 것을 작업대에 펴고 손으로 눌렀다.
“선생님 것부터 읽겠습니다.”
“읽어.”
“하나. 네모 아홉 판정일 11월 6일 수요일.”
“내 것도 그거야.”
“둘. 날짜를 박을 때 요일을 옆에 적는다.”
“그것도 같고.”
“셋. 앞 열한 점의 각도 댄 사람을 출입 기록과 당직표로 되찾는다.”
“같아.”
은재가 종이에서 눈을 들었다.
“넷이 다릅니다.”
경옥이 자기 종이를 봤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미룸 한도 1. 11/6에 못 재면 닫고 「못 함」으로 적음.」
은재 종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미룸 한도 1. 11/6에 재서 판정이 안 되면 한 번 더 미룰 수 있음. 못 재면 그때 닫음.」
경옥이 두 줄을 번갈아 읽었다.
“어제 전화로 뭐라고 했어.”
“한 번 더 미루면 닫는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말했지.”
“그렇게 말했습니다.”
경옥이 연필 끝으로 자기 줄을 짚었다.
“나는 못 재는 걸 미룸으로 봤어.”
은재가 자기 줄을 짚었다.
“저는 판정이 안 되는 것도 미룸으로 봤습니다.”
둘이 잠깐 가만히 있었다.
은재가 먼저 수첩을 넘겼다.
미룬 날 셋이 적혀 있었다.
“10월 27일은 점이 모자라서 미뤘습니다.”
“그건 점이 모자란 거고.”
“11월 1일은 쟀는데 잔차 자가 자리 차보다 커서 미뤘습니다.”
“그건 재고 판정이 안 된 거고.”
“11월 3일은 아무도 안 나와서 못 쟀습니다.”
경옥이 숨을 한 번 쉬었다.
“셋이 다 다른 거네.”
“다 다릅니다.”
경옥이 작업대에 손을 짚었다.
“그걸 셋이라고 세고 있었어.”
“세었습니다. 미룸 칸에 1, 2, 3으로 적혀 있습니다.”
경옥이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한도를 어디에 붙여.”
은재가 연필을 들었다가 놨다.
“한 이름에 셋을 넣어 놓고 그 이름에 한도를 붙였습니다.”
“까닭이 다른 셋을.”
“다른 셋입니다.”
경옥이 적었다.
「11/4. 두 종이를 맞춰 봄. 넷 중 셋이 같고 하나가 다름.
다른 하나: 「미룸 한도 1」의 미룸이 무엇인지. 나 — 못 재는 것만 미룸. 은재 — 재서 판정이 안 되는 것도 미룸. 같은 수(1)를 적었는데 세는 데가 달랐음. 수가 같으면 같은 규칙인 줄 알았음.
말로 정한 것은 수가 같아도 다른 규칙일 수 있음. 두 사람이 각자 적었기 때문에 다른 데가 보였음. 한 사람이 적어서 보냈으면 다른 사람이 그걸 베꼈을 것이고 다른 데가 안 보였을 것임. 그러므로 전화로 정한 것은 각자 적고 맞춰 봄. 맞춰 보는 날을 전화 끝에 박음.
같은 셋에 대하여: 같은 셋은 아무 말도 안 함. 통화하는 동안에 둘이 같이 적었으므로 두 종이가 따로 적힌 것이 아님. 따로가 아닌 두 기록이 같은 것은 확인이 아님. 같은 자리에서 같이 적은 둘은 한 기록임. 그러므로 값은 어긋난 하나뿐임. 맞은 셋은 「어긋나지 않았음」까지만 적음.
미룬 셋의 까닭이 다 다름: 10/27 점 부족 / 11/1 판정 불가 / 11/3 측정 불가. 한 이름으로 센 셋이 까닭이 다 다르면 그 이름에 한도를 못 붙임. 고침: 미룸 칸을 셋으로 나눔 — ①측정 불가 ②점 부족 ③판정 불가. 각각에 한도를 따로 박음. ①은 한도 1(11/6에 못 재면 닫음). ②는 한도 0(10/27에 이미 한 번 썼음). ③은 한도 1. 나누면 각 칸에 점이 하나씩밖에 없음. 칸을 나누면 보이는 것이 늘고 셀 수 있는 것이 줄어듦. 그래도 나눔. 까닭: 한도는 칸 안에서만 뜻이 있음.」
은재가 그 줄을 읽고 자기 종이에 그대로 옮겼다.
옮기고 나서 옮긴 날짜를 옆에 적었다.
“선생님. 열두째 점 각도를 제가 댔습니다.”
“언제 댔어.”
“오늘 아침에 댔습니다. 사진은 토요일 것입니다.”
경옥이 고개를 들었다.
“이틀 지난 사진.”
“이틀 지났습니다. 2.6도 나왔습니다.”
“그러면 댄 날짜를 따로 적어.”
“적었습니다. 찍은 날 11/2, 댄 날 11/4입니다.”
은재가 수첩을 펴서 앞장을 넘겼다.
“앞 열한 점은 되찾아 봤습니다.”
“출입 기록으로.”
“출입 기록과 당직표 둘 다 봤습니다.”
은재가 표를 짚었다.
“열한 점 중에 일곱은 한 사람만 들어온 날입니다. 그 사람이 댄 겁니다.”
“나머지 넷은.”
“셋은 둘 다 들어온 날입니다. 누가 댔는지 안 나옵니다.”
“넷째는.”
은재가 잠깐 멈췄다.
“10월 16일입니다. 그날은 출입 기록이 아예 없습니다.”
경옥이 날짜를 떠올렸다.
“카드기 점검한 날이네.”
“그렇습니다. 하루 꺼 놨습니다.”
경옥이 연필을 들었다.
“그 두 가지를 같은 칸에 적으면 안 돼.”
“둘 다 「모름」입니다.”
“모름인 건 같은데 까닭이 달라.”
경옥이 종이에 두 칸을 그었다.
“둘 다 들어온 날은 기록이 있는데 안 갈라지는 거야. 다시 보면 다른 걸로 갈라질 수도 있어. 그날 누가 먼저 들어왔는지 시각이 적혀 있잖아.”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카드기 꺼 놓은 날은 다시 볼 데가 없어.”
은재가 적었다.
「앞 열한 점 「각도 댄 사람」 되찾기. 일곱 확정 / 넷 모름.
모름이 두 가지임. ①둘 다 들어온 날 셋 — 기록은 있고 안 갈라짐. 입실 시각으로 더 좁힐 데가 남아 있음. ②10/16 하루 — 출입 기록 자체가 없음(카드기 점검). 더 볼 데가 없음. ①은 「아직 모름」, ②는 「없음」으로 적음. 한 글자로 적으면 같아 보임. 모름을 한 글자로 적어 두면 다음에 보는 사람이 둘 다 포기한 칸으로 읽음.
되찾은 일곱에 대하여: 되찾은 것은 그 사람이 들어왔다는 것임. 각도를 댔다는 것이 아님. 한 사람만 들어온 날에는 그 사람이 댄 것이 거의 맞겠으나, 「거의」를 적음. 출처 칸에 「출입 기록으로 되찾음(11/4)」을 적음. 그날 적은 것과 가름.」
열한 시에 둘이 칸 종이를 펼쳤다.
은재 종이에 칸이 마흔셋이었다.
경옥이 집에서 적어 온 넷을 내밀었다.
“이거 네 종이에 넣어.”
은재가 받아서 보다가 멈췄다.
“선생님. 그냥 넣으면 어디서 왔는지가 없어집니다.”
“그러면.”
“머리에 적겠습니다. 어느 종이에서 왔는지, 어느 날 생겼는지를요.”
“넷 다 어제 생겼어. 집 식탁에서 생겼고.”
은재가 네 줄을 옮겨 적고 그 옆에 작게 적었다.
「11/3 집. 못 본 날에 생긴 칸.」
칸이 마흔일곱이 됐다.
경옥이 그걸 보다가 한마디 했다.
“안 나온 날에 넷이 생겼네.”
“그렇습니다.”
“나오는 날에는 수를 적고 안 나오는 날에는 칸을 적는 거야.”
은재가 그 말을 적었다.
적고 나서 날짜를 옆에 적었다.
4. 서랍 십 분
정한은 아홉 시 반에 봉투 다섯 장을 들고 나갔다.
사흘 동안 문 앞에 놓여 있던 것이었다.
우체국까지 걸어서 십이 분이었다.
접수하고 받은 종이를 접어 주머니에 넣고 돌아왔다.
작업실에 들어와서 앉은 다음에 적었다.
「11/4 월요일. 봉투 다섯 장 나감. 접수 영수증 있음.
쓴 날 11/2(토). 나간 날 11/4(월). 이틀 다름. 「오면 할 일」의 날수는 나간 날부터 셈. 쓴 날부터 세면 이틀을 깎음. 되묻기 11/18 월요일. 어제 박아 둔 대로임.
칸 신설: 「나간 날」. 쓴 날 칸과 따로 둠. 여태 쓴 날만 적고 있었음. 토·일에 쓴 봉투가 여태 몇 장인지는 세어 보지 않았음. 오늘 세어 봄 — 아홉 장. 그중 다섯이 이번 것임. 앞 넷은 날수를 이틀씩 깎아 적어 왔음. 앞 넷의 「안 옴」 날수를 이틀씩 늘려 고침. 고친 날짜를 옆에 적음.」
정한이 적다가 연필을 세웠다.
고친 자리를 다시 봤다.
「고친 것은 날수고 할 일은 이미 지나갔음. 9월 것은 되묻는 날이 벌써 지났음.
수를 잘못 적으면 할 일이 움직임. 움직인 할 일은 되돌려도 안 돌아옴. 적어 둠: 늦게 고친 칸에는 「고친 날」과 「그 사이에 한 일」을 같이 적음.」
열 시에 압흔 칸을 폈다.
사진 보낸 날이 9월 22일이었다.
오늘로 43일이었다.
올 수 있었던 날을 셌다.
지난주까지 스물여덟이었고 오늘이 월요일이라 스물아홉이 됐다.
정한이 두 수를 나란히 적었다.
「43 / 29. 오늘 안 왔음. 29로 넘김.」
열 시 이십 분에 험 칸을 폈다.
어제 다섯째 점이 60.005였다.
다섯 점이 한 방향이었다.
서른둘에 한 번 나오는 꼴이어서 금을 넘었다.
그런데 어제 하나만 바꾸는 시험에서 자가 방을 탄다는 것이 나왔다.
측정기를 찬 데 두면 60.002였고 방에 두면 60.005였고 더운 데 두면 60.006이었다.
정한이 서랍을 열었다.
측정기를 넣고 손목시계를 봤다.
오 분에 한 번 꺼내서 측정기 몸통 온도를 읽었다.
오 분에 18.6이었다. 십 분에 18.2였다. 이십 분에 18.1이었다.
정한이 세 수를 적었다.
그리고 벽에 걸린 온도계를 봤다. 방이 19.0이었다.
정한이 적었다.
「측정기를 서랍에 넣고 몸통 온도를 봄. 5분 18.6 / 10분 18.2 / 20분 18.1. 방 19.0.
십 분이면 이십 분 값에서 0.1 안에 들어옴. 끝까지 가는 데는 끝이 없음. 온도차에 비례해 느려지므로 마지막 0.1이 앞의 0.4보다 오래 걸림. 그러므로 「다 식었음」으로 안 적음. 「십 분에 0.1 안」으로 적음. 십 분으로 박음. 까닭은 십 분이면 날마다 같은 자리에 오기 때문임. 다 간 자리가 아님.」
정한이 십 분을 다시 세고 측정기를 꺼내 험을 쟀다.
60.003이었다.
정한이 손을 멈췄다.
종이를 보고 다시 수를 봤다.
다섯 점이 60.001, 60.002, 60.003, 60.004, 60.005였다.
여섯째 점이 60.003이었다.
정한이 연필을 놓고 의자에 등을 댔다.
한참 있었다.
그리고 적었다.
「여섯째 점 60.003. 앞 다섯 점과 같은 줄에 안 올림.
까닭: 오늘 자를 바꿨음. 어제까지는 측정기를 작업대에 둔 채로 잼. 작업대는 등 아래라 방보다 따뜻했을 것임. 그 온도를 안 적었음. 오늘은 서랍 안 십 분으로 박았음. 박은 날부터 다른 자임.
그러므로 줄을 끊음. 오늘이 새 줄의 첫 점임. 한 방향 셈을 1로 돌림. 수가 내려왔다고 앞 다섯 점이 없던 일이 되는 것이 아님. 앞 다섯 점은 그 자로 잰 수고 그 자로는 한 방향이었음. 그것은 참임.
「뜻 있음」은 취소 안 함. 변했다는 것은 맞았음. 틀린 것은 그 옆에 적을 뻔한 이름이었음. 어제 이름을 전기에서 측정기 온도로 바꿨음. 오늘 수는 그 바꾼 이름이 맞았다는 쪽임. 다만 한 점으로는 그것도 세게 말할 수 없음. 서랍 점을 다섯 모을 때까지 이름 칸을 비워 둠.」
정한이 적다가 마지막 줄 앞에서 멈췄다.
서랍 쪽을 봤다.
서랍은 작업대 아래 있었다. 작업대는 방 안에 있었다.
정한이 한 줄을 더 적었다.
「서랍 안 십 분은 고정이 아님.
서랍은 방을 탐. 방은 밖을 탐. 오늘 방이 19.0이고 어제도 19.0임. 어제 방이 17.0에서 19.0으로 올라갔음. 올라간 채로 있음. 서랍을 고정으로 적어 두면 방이 움직인 날에 고정이 움직임.
고정이라고 적을 때는 무엇에 대한 고정인지를 적어야 함. 서랍 안 십 분은 「방 온도에 대하여 고정」임. 밖에 대하여는 고정이 아님. 그러므로 고정으로 안 적고 날마다 적음 — 측정기 온도, 방 온도, 둘 다. 고정은 못 만들고 기재는 할 수 있음.
칸 신설: 「무엇에 대한 고정인지」. 여태 「고정」으로만 적어 둔 칸을 다 다시 봄. 다시 보니 넷임 — 측정기 십 분 / 저울 자리 / 릴 거는 자리 / 방 온도 설정. 이 중 방 온도 설정만 사람이 숫자로 잡는 것임. 나머지 셋은 방을 탐. 방 온도 설정도 밖을 탐. 어제 밖이 추워서 보일러가 더 돌았고 방이 19.0이 됐음.」
열한 시 사십 분에 정한이 선반에서 토막 떠 둔 것을 꺼냈다.
4.3기가 하나를 반으로 떠서 둘로 만들어 뒀다.
정한이 검사 수를 뽑아 종이에 적었다.
여덟 자리였다.
적고 나서 봤다.
「검사 수는 「같다」는 말은 세게 하고 「어디가 다르다」는 말은 못 함.
수가 같으면 그 파일이 같음. 수가 다르면 어딘가 다름. 어딘가가 어디인지는 수에 없음. 한 글자가 틀려도 수가 통째로 달라짐.
토막 둘로 뜨면 수가 둘임. 틀린 쪽 토막만 수가 달라짐. 자리가 반으로 좁아짐. 토막을 넷으로 뜨면 자리가 사분의 일로 좁아지고 종이에 적을 수가 넷이 됨. 손으로 적는 데 한도가 있음. 여덟 자리 수 넷이면 서른둘 자리임. 베끼다가 틀림. 그러므로 토막 넷까지만 함. 그 아래는 기계가 돌아온 다음에 함.
보낼 수 없는 것을 시험할 때는 수를 보냄. 어제 적어 둔 대로임. 오늘 보낼 봉투는 이미 나갔음. 수는 다음 봉투에 넣음. 다음 봉투를 쓸 날을 지금 박음 — 11/7 금요일. 금요일에 쓰면 그날 나감. 토요일에 쓰면 이틀 뒤에 나감. 쓰는 날을 요일로 고름.」
한 시에 정한이 천 덮은 받침대를 봤다.
덮어 둔 지 닷새째였다.
다시 볼 날이 11월 9일이었다.
정한이 천을 들추지 않았다.
들추지 않고 날수 칸에 5를 적었다.
그 옆 칸에 「건드린 날 1」이 그대로 있었다.
정한이 그 1을 한참 봤다.
「덮어 두기로 한 다음에 한 번 들췄음. 10월 31일임.
그날 들춘 까닭은 「궁금해서」였음. 까닭 칸에 그렇게 적혀 있음. 그 뒤로 나흘 안 들췄음. 안 들춘 날에는 아무것도 안 적혀 있음. 안 들춘 나흘이 종이에 없음. 들춘 하루만 있음.
그러면 나중에 이 칸을 보는 사람은 내가 자주 들췄다고 읽음. 들춘 횟수만 적힌 칸은 참는 일을 안 보여 줌. 참은 날은 종이에 안 남음. 안 남으면 참은 일이 없던 일이 됨.
칸 신설: 「들추고 싶었음」. 날짜와 까닭을 적음. 오늘 적음 — 11/4, 까닭: 닷새가 됐으므로.」
칸이 스물아홉이 됐다.
정한이 칸 수를 적고 그 아래에 날짜를 적었다.
작업실이 조용했다.
기계가 없는 열사흘째였다.
5. 일곱 중 둘
월요일은 안 가는 날이었다.
하람은 아침에 출근해서 오전 일을 하고 점심을 먹고 들어와 앉았다.
가방에서 어제 적은 종이를 꺼냈다.
자리가 일곱 적혀 있었다.
왼 소매, 바지 단, 앞치마 주머니, 베갯모, 수건 끝, 커튼 아랫단이 여섯이었다.
일곱째는 어머니가 꺼내 오신 베갯잇이었다.
그 옆 칸에 어제 적은 것이 있었다.
「어머니 넷 / 수선집 하나 / 나 하나. 출처: 어머니 말씀.」
하람이 그 줄 아래에 한 줄을 적었다.
「되찾기 시작. 11/4. 안 가는 날에 함.」
저녁에 집에 와서 서랍을 열었다.
영수증 상자가 거기 있었다. 어머니 집에서 작년에 들고 온 것이었다.
봉투째로 모아 둔 것이라 연도별로만 나뉘어 있었다.
하람이 2019년 봉투를 쏟았다.
영수증이 서른 장쯤 있었다. 색이 다 빠져 있었다.
하나씩 눈으로 훑다가 손이 멈췄다.
수선집 것이었다.
날짜가 2019년 3월 11일이었다.
품목에 「바지 수선」이라고 적혀 있었다. 4,000원이었다.
하람이 그걸 따로 놓고 봤다.
그리고 종이에 적었다.
「바지 단 — 수선집. 영수증 있음. 2019년 3월 11일.
종이가 닿은 첫 자리임. 어제는 어머니 말씀으로 수선집이었음. 오늘은 영수증으로 수선집임. 두 가지가 같은 쪽을 가리킴.
다만 영수증에 적힌 것은 「바지 수선」임. 단이라고 안 적혀 있음. 바지 수선에는 단 올리기, 허리 줄이기, 지퍼 갈기가 다 들어감. 그러므로 영수증은 날짜와 가게를 말하고 자리는 말하지 않음.
종이에도 빈 칸이 있음. 종이가 있다고 다 적혀 있는 것은 아님. 자리는 어머니 말씀으로 남음. 날짜는 종이로 바뀜. 한 줄 안에서 출처가 둘임. 그러므로 출처 칸을 줄 단위가 아니라 칸 단위로 적음.」
하람이 그다음에 사진을 꺼냈다.
상자 아래 앨범이 둘 있었다.
앞치마를 찍은 사진은 없었다. 앞치마를 입고 찍은 사진을 찾아야 했다.
한참 넘기다가 2021년 2월 사진에서 멈췄다.
설날이었다. 어머니가 부엌에 서 계셨고 앞치마를 입고 계셨다.
주머니 쪽이 반쯤 보였다.
하람이 돋보기를 가져와 댔다.
주머니 입구에 박음질 선이 보였다. 천 색과 실 색이 달라서 선이 보였다.
하람이 사진을 내려놓고 적었다.
「앞치마 주머니 — 2021년 2월 전에 이미 꿰매져 있었음. 사진 있음.
사진이 말한 것: 그 날짜 전임. 그보다 앞이라는 것만 말함. 언제인지는 말하지 않음. 누가 꿰맸는지도 말하지 않음.
사진은 위쪽 끝만 줌. 「2021년 2월보다 전」임. 아래쪽 끝은 없음. 끝이 한쪽만 있는 수임. 가르려고 빼면 아무 말도 못 하고 안 가르면 한 마디는 함. 상한은 「얼마다」가 아니고 「그보다 크지 않다」임. 여기서는 날짜의 위쪽 끝임. 「그보다 늦지 않음」임.
그러므로 이 자리는 「사람 모름 / 날짜 2021년 2월 이전」으로 적음. 어제 어머니 넷 안에 들어 있던 자리임. 오늘 사람 칸이 「모름」으로 바뀜. 되찾기를 하면 칸이 채워지는 줄 알았는데 비는 칸도 생김.」
하람이 그 줄을 두 번 읽었다.
그다음에 어제 가져온 실 조각을 꺼냈다.
어제 자리 여섯에서 실을 한 가닥씩 뽑아 종이에 테이프로 붙여 왔다.
붙인 자리마다 번호를 적어 뒀다.
하람이 돋보기로 하나씩 봤다.
바지 단 실은 반질반질했다. 꼬임이 고르고 굵기가 일정했다.
수건 끝 실은 무광이었다. 꼬임이 조금 풀려 있었다.
커튼 아랫단도 무광이었다. 베갯모도 무광이었다.
왼 소매는 무광인데 색이 조금 달랐다.
하람이 어머니 집 반침의 실통을 떠올렸다.
면실이 대부분이었고 상자에 담겨 있었다. 반질거리는 실은 없었다.
하람이 적었다.
「실로 가른 것: 반질 하나(바지 단) / 무광 다섯.
반질한 것은 가게 실임. 어머니 실통에 그 실이 없음. 영수증과 같은 쪽을 가리킴. 무광 다섯은 어머니 실통 실임. 그런데 나도 그 실통에서 실을 꺼내 썼음. 그러므로 무광 다섯에서 어머니와 나는 안 갈라짐. 같은 통에서 나온 실임.
실은 「가게냐 집이냐」를 가름. 「어머니냐 나냐」는 안 가름. 자가 가르는 데까지만 가름. 더 묻는 것은 자에 없는 것을 묻는 것임.
색이 조금 다른 하나(왼 소매)는 통 안에 색이 여럿이었으므로 아무것도 아님. 다르다고 다른 사람이 아님. 같은 통에서 다른 색을 꺼낸 것일 수 있음. 적어 둠: 「색 다름 — 뜻 없음」. 안 적으면 다음에 다시 뜻이 있어 보임.」
여덟 시에 하람이 종이를 정리했다.
일곱 자리 중에 종이가 닿은 것이 둘이었다.
영수증 하나와 사진 하나였다.
실로 갈라진 것은 하나뿐이었는데 그것도 영수증과 같은 자리였다.
남은 자리 넷은 어머니 말씀만 있었다.
받은 자리 하나도 어머니 말씀이었다.
하람이 그걸 표로 적었다.
「일곱 중 종이 둘. 그중 사람까지 나온 것은 하나.
되찾은 것이 등급이 다름. ①종이 — 오늘의 기억을 안 탐. 날짜가 찍혀 있음. 다만 칸이 비어 있을 수 있음. ②실 — 오늘 보는 것이므로 오늘의 눈을 탐. 가르는 데까지만 가름. ③어머니 말씀 — 어제 들은 것임. 어제 상태가 물들어 있음. 재고 있는 칸임. ④내 기억 — 오늘 떠올린 것임. 오늘 상태가 물들어 있음.
같은 칸에 네 등급이 섞여 있었음. 섞여 있으면 종이가 다 같은 세기로 보임. 고침: 칸마다 출처 등급을 적음. 번호로 적음. 셈할 때 등급별로 나눠 셈. 오늘 셈: ①둘 ②하나(①과 겹침) ③다섯 ④없음.」
적고 나서 하람이 전화기를 봤다.
여덟 시 반이었다. 어머니는 아홉 시에 누우신다.
하람이 전화기를 들었다가 내려놨다.
내려놓고 적었다.
「오늘 안 물음.
까닭: 오늘 물으면 오늘 대답이 어제 점에 들어감. 어제 점은 어제 들은 것임. 오늘 들은 것을 어제 칸에 적으면 날짜가 섞임. 그리고 내가 「수선집 아니었어요?」라고 물으면 그 말이 먼저 자리를 잡음. 9월에 적어 둔 것이 있음 — 짐작을 말하면 그게 먼저 자리를 잡아 나중의 진짜를 덮음.
11월 9일 토요일에 물음. 물을 말을 지금 적어 둠. ①「이 주머니 꿰맨 거 누가 했어요?」 — 자리만 보여 드리고 사람은 말하지 않음. ②대답을 들은 다음에 영수증을 보여 드림. 먼저 보여 드리지 않음. ③영수증을 보여 드린 다음의 대답은 다른 칸에 적음(보기를 준 뒤의 대답).
순서까지 적어 두는 까닭: 날짜만 박으면 그날 안의 순서를 그날 손이 정함. 그날 손은 이미 영수증을 본 손임. 날짜만 박는 것은 미리 정한 것이 아님.」
하람이 종이를 접어 가방에 넣었다.
㉯ 칸을 폈다. 어제 저녁에 어머니가 거신 전화가 적혀 있었다.
오늘은 전화가 안 왔다.
하람이 「11/4 안 옴」을 적었다.
끝나는 날이 11월 30일로 박혀 있었다.
그 옆에 「토요일」이 적혀 있었다.
어제 요일을 적어 뒀다.
하람이 그 글자를 보고 한 줄을 더 적었다.
「11/30이 토요일임. 토요일은 가는 날임. 박을 때는 날수만 보고 박았음. 그날 셈해서 적는 일이 가는 날과 겹침. 간 날에 적는 줄과 안 간 날에 적는 줄이 한 날에 섞임. 요일을 적어 뒀기 때문에 지금 보임. 안 적었으면 그날 가서 알았을 것임. 고침: 11/30에 셈은 하고 적는 것은 11/31이 없으므로 12/1 월요일에 함. 자리를 미리 비워 둠.」
6. 스물셋 중 아홉
열한 시에 하람이 다시 종이를 꺼냈다.
요일을 물은 점이 스물셋 있었다.
8월 말부터 적어 온 것이었다.
그중 넷에만 「선 자리」가 적혀 있었다. 어제 그 넷을 세어 봤다.
어제 적어 둔 줄이 있었다.
「앞 스물세 점에 앉아 계셨는지 서 계셨는지를 기억으로 적어 볼 것.」
하람이 첫 점부터 짚어 갔다.
8월 22일은 기억이 났다. 상에 앉아 계셨다. 그날 수박을 내오셨다.
8월 29일은 안 났다.
9월 5일은 안 났다.
9월 12일은 났다. 추석 전이라 둘이 전 부칠 이야기를 했다.
하람이 그렇게 스물셋을 다 짚었다.
기억이 난 것이 아홉이었다.
안 난 것이 열넷이었다.
하람이 아홉에 동그라미를 쳤다.
치고 나서 그 아홉을 봤다.
8월 22일 수박, 9월 12일 전, 9월 26일 추석 다음 날, 9월 28일 병원 다음 날, 10월 3일 비, 10월 11일 보일러, 10월 18일 손님, 10월 25일 김장 이야기, 11월 1일 감기였다.
하람이 연필을 놓고 한참 있었다.
그리고 적었다.
「기억난 아홉이 아무 아홉이 아님.
아홉을 보니 다 그날에 다른 일이 있던 날임. 수박, 전, 추석, 병원 다음 날, 비 많이 온 날. 기억이 남은 까닭이 그 다른 일임.
그러면 그 아홉은 다른 날들과 다른 날임. 명절이면 사람이 여럿 왔고, 병원 다음 날이면 어머니가 피곤하셨음. 어머니 상태도 그 아홉에서 다른 쪽이었을 수 있음.
그러므로 기억으로 메운 칸은 고르게 안 메워짐. 메워진 데가 하필 다른 날들임. 메우면 종이가 반쯤 찬 것처럼 보임. 빈 칸은 비어 있다고 보임. 메운 칸은 안 그래 보임. 그래서 메운 칸이 빈 칸보다 나쁠 수 있음.
고침: 열넷을 「모름」으로 둠. 아홉은 적되 「오늘의 기억」 칸에 따로 적음. 판정에 안 넣음. 앞 점 칸에 섞어 적지 않음. 수를 본 뒤에 떠오른 것은 떠오른 자리에 적음. 앞 점 자리에 올려 적지 않음.」
하람이 그다음에 「선 자리」 네 점을 봤다.
금요일, 금요일, 토요일, 토요일이었다.
네 번 중 두 번이 하루 앞이었다.
하람이 그 네 점 옆에 새 칸을 그었다.
「달력 보이는 자리였는지.」
어제 적기로 한 칸이었다.
첫 점은 기억이 안 났다. 어디 서 계셨는지가 안 떠올랐다.
둘째 점은 났다. 싱크대 쪽이었고 거기서는 달력이 안 보인다.
셋째 점은 안 났다.
넷째 점은 어제였다. 어제는 상 옆에 서 계셨고 거기서는 달력이 보인다.
하람이 네 칸 중 둘을 채우고 둘을 비웠다.
채운 둘을 봤다.
둘째 점은 달력이 안 보이는 자리였고 그날 요일이 틀렸다.
넷째 점은 달력이 보이는 자리였고 그날은 처음에 틀렸다가 네 시에 혼자 고치셨다.
하람이 그 둘을 나란히 놓고 봤다.
한참 보다가 적었다.
「네 점 중 둘만 채워짐. 채워진 둘이 서로 다른 쪽임.
달력 안 보이는 자리에서 틀렸음. 달력 보이는 자리에서도 처음에 틀렸음. 그러면 달력이 보이는지로는 아무 말도 안 나옴. 두 칸에 하나씩 들어가면 센 것이 아님.
그리고 네 점이 실은 둘임. 둘은 모름임. 칸을 하나 더 그으면 보이는 것이 늘고 셀 수 있는 것이 줄어듦. 오늘은 그보다 나쁨 — 소급해서 나눴기 때문임. 소급해서 나누면 자료는 안 늘고 칸만 늚. 종이가 커지고 셈이 작아짐.
고침: 앞 네 점은 그대로 둠. 「달력 보이는 자리」 칸은 오늘부터 앞으로만 적음. 앞 점에 적은 둘은 「오늘의 기억」 칸으로 옮김. 그러면 앞으로 네 점이 모일 때까지 이 칸으로는 아무 말도 못 함. 못 하는 동안 못 한다고 적어 둠. 안 적으면 다음에 둘을 보고 셈하게 됨.」
하람이 적고 나서 종이 넉 장을 나란히 놓았다.
자리 칸, 꿰맨 사람 칸, 말 아닌 것 칸, 선 자리 칸이었다.
넉 장 다 오늘 날짜가 적혀 있었다. 오늘은 간 날이 아닌데 넉 장에 다 적혔다.
하람이 그 아래에 한 줄을 적었다.
「안 간 날에 적은 줄이 여덟임. 간 날에 적은 줄보다 많음.
간 날에는 보고 적음. 안 간 날에는 종이를 보고 적음. 둘이 다른 일임. 둘을 한 종이에 적고 있었음. 칸 신설: 「본 날/안 본 날」. 간 날에 적은 줄과 안 간 날에 적은 줄을 글자로 가름.」
하람이 불을 끄고 누웠다.
어제 네 시에 어머니가 달력을 보고 혼자 고치신 것을 생각했다.
「아, 일요일이지」라고 하셨다.
그 말은 어느 칸에도 없었다.
말 아닌 것 칸에도 없고 선 자리 칸에도 없었다.
하람이 어두운 데서 그걸 생각하다가 다시 일어나 불을 켰다.
종이를 꺼내 한 줄을 적었다.
「혼자 고침 — 11/3 네 시. 고치신 말씀 그대로 적음.
이 칸은 어제 만들었음. 어제 만들고 어제 안 적었음. 오늘 적으므로 「오늘 적음」을 옆에 적음. 만든 날과 처음 적은 날이 다름. 그 사이에 하루가 있음.」
불을 끄고 다시 누웠다.
같은 바람이 두 칸을 반대로 돌린 날이 어제였고, 오늘은 바람이 거의 없었다. 바람이 없는 날에 종이에는 0이 적혔다. 이레를 기다린 사람이 넷 와 있었고 상자가 열둘 쌓여 있었는데, 못 가름이었으므로 어제를 물려받았고 어제는 「안 함」이었다. 값이 0인 항이 있는 동안에 만들어 둔 규칙이 값이 붙는 날에 처음 일을 했다. 그날 일을 한 것은 그 규칙이 막으려던 것이 아니었다.
제일 잘 잰 날에도 자는 제일 나쁜 날 것으로 적혀 있었다. 흐린 날은 하늘로 빠지는 몫이 제일 작은 날이었는데, 자는 만든 데서 준 하나뿐이어서 날을 안 가렸다. 날마다 자를 고치면 자를 수를 보고 고르게 되므로 고치지 않았다. 고치지 않는 값은 잘 잰 날의 몫이 버려지는 것이었고, 버린다는 것을 적어 두는 수밖에 없었다.
한 방향으로 내려오던 점이 꺾인 날에 다른 것도 같이 바뀌었다. 손은 날마다 익고 사람은 어제부터 넷이었으므로, 꺾인 몫이 어느 쪽인지 종이에서 나오지 않았다. 날은 못 멈추고 사람은 멈출 수 있었으므로 길을 돌렸고, 돌린 날부터 조건이 또 하나 늘었다. 조건을 이름에 넣는 대신 점 옆에 적기로 한 것이 하루 만에 값이 붙었다. 어제 비워 둔 칸은 쉬운 칸이 아니라 아직 값이 없던 칸이었다.
빼도 같은 날이 있었다. 넷을 다 쓴 평균과 하나를 뺀 평균이 둘째 자리에서 같았다. 같다는 것을 수를 보고 알았으므로 빼지 않았다. 규칙을 깨도 결과가 같은 날에 깨 두면, 다음에 다른 날에도 깨게 되고 그때는 전에도 했다는 것이 까닭이 되었다. 깨고 싶었던 날을 적는 칸에 하루에 두 번을 적었다.
사이를 넓히면 쌓이는 것은 커지고 흔들리는 것은 안 커졌다. 두 번 재는 차의 자는 사이와 상관이 없었으므로, 쌓이는 것을 보려면 사이를 넓히는 것이 횟수를 늘리는 것보다 셌다. 그 셈은 수를 본 뒤에 생각났으므로 오늘 판정에는 쓰지 않고 다음 점부터 쓰기로 박았다. 미리 정하는 일은 좋은 셈을 늦게 쓰는 일이었다.
같은 수를 적어 놓고 세는 데가 달랐다. 한도가 1이라고 둘이 똑같이 적었는데 한쪽은 못 재는 것만 셈하고 한쪽은 판정이 안 되는 것도 셈했다. 전화로 정한 것을 각자 적었기 때문에 그 어긋남이 보였다. 한 사람이 적어서 보냈으면 다른 사람이 베꼈을 것이고 어긋남은 종이에 안 남았을 것이었다. 맞은 셋은 같이 적은 셋이었으므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값은 어긋난 하나뿐이었다.
한 이름으로 센 셋이 까닭이 다 달랐다. 점이 모자라서 미룬 것과 재고도 판정이 안 돼서 미룬 것과 아무도 안 나와서 못 잰 것이 미룸 칸에 1, 2, 3으로 적혀 있었다. 까닭이 다른 셋을 한 이름으로 세어 두고 그 이름에 한도를 붙이면, 한도가 무엇을 막는지가 정해지지 않았다. 나누니 칸마다 점이 하나씩밖에 없었다. 그래도 나눈 것은 한도가 칸 안에서만 뜻이 있기 때문이었다.
모름이 두 가지였다. 기록이 있는데 안 갈라지는 것과 볼 데가 아예 없는 것이 한 글자로 적혀 있었다. 앞엣것은 다시 볼 자리가 남아 있고 뒤엣것은 남아 있지 않았다. 한 글자로 적으면 다음에 보는 사람이 둘 다 포기한 칸으로 읽었다.
고정은 만들 수 없고 적을 수는 있었다. 서랍은 방을 타고 방은 밖을 탔으므로, 고정이라고 적을 때는 무엇에 대한 고정인지를 적어야 했다. 자를 바꾼 날의 점은 앞 점들과 같은 줄에 올리지 않았다. 수가 내려왔다고 앞 다섯 점이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 자로는 한 방향이었고 그것은 참이었다. 변했다는 말은 참이었고 틀린 것은 그 옆에 적을 뻔한 이름이었다.
되찾으니 채워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비는 칸도 생겼다. 영수증은 날짜를 말하고 자리는 말하지 않았고, 사진은 그보다 늦지 않다는 것만 말하고 사람은 말하지 않았다. 실은 가게냐 집이냐를 갈랐고 어머니냐 나냐는 안 갈랐다. 자가 가르는 데까지만 갈랐고, 더 묻는 것은 자에 없는 것을 묻는 일이었다. 어제 사람이 적혀 있던 칸 하나가 오늘 모름으로 바뀌었다.
기억으로 메우면 메워진 자리가 고르지 않았다. 기억이 남은 날은 그날에 다른 일이 있던 날이었고, 그래서 메워진 아홉은 아무 아홉이 아니었다. 빈 칸은 비어 보이는데 메운 칸은 그렇게 보이지 않았으므로, 메운 칸이 빈 칸보다 나쁠 수 있었다. 소급해서 칸을 나누면 자료는 늘지 않고 칸만 늘었다. 종이가 커지고 셈이 작아졌다.
안 간 날에 적은 줄이 간 날에 적은 줄보다 많았다. 간 날에는 보고 적었고 안 간 날에는 종이를 보고 적었다. 둘이 다른 일인데 한 종이에 적혀 있었다. 아무도 안 본 날에 날수는 혼자 늘었고, 날수는 보지 않아도 가고 수는 보지 않으면 생기지 않았다.
어긋난 데만 값이었다.
같은 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