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공기] 제86화 - 매임

제86화 「매임」

1. 일흔둘

「11월 3일. 일요일.」

재혁은 6시 20분에 깼다.

깬 까닭도 소리였다.

밤새 끊이지 않던 소리가 끊겨 있었다. 천이 가끔 한 번씩 털렸다.

재혁이 침낭 안에서 그 간격을 세어 봤다.

열을 세고 한 번이었다.

침낭에서 나와 수첩을 폈다.

어제 적어 둔 줄을 찾았다.

「바람 칸은 11월 3일 아침에 정함. 아침에 정함을 적어 둠.」

재혁이 그 줄을 읽었다.

읽고 나서 겉옷에 손을 댔다가 멈췄다.

다시 앉았다.

연필을 들었다.

「「아침에」는 순서가 아님.

어제 저녁에 이 줄을 적을 때는 날짜를 박는다고 생각했음. 날짜는 박혔음. 그런데 아침 안에 할 일이 여럿임. 깃발을 보고, 함·안 함을 정하고, 유리관을 보고, 쉘터에 감. 그중 어디에서 바람 칸을 정하는지가 안 적혀 있음.

깃발을 보고 나서 정하면 오늘 각도를 보고 정하는 것이 됨. 각도가 작은 날에 「바람 칸에 각도를 적자」고 정하면 작은 수부터 들어감. 그러므로 깃발을 보기 전에 정함. 지금 정함.」

적고 나서 연필 끝으로 종이를 한 번 두드렸다.

「그제 선생님하고 한 날에 몰린 얘기를 했음. 날짜만 정하면 미리 정한 것이 아니라고 적었음. 그 줄을 그제 적었는데 어젯밤에 또 날짜만 박았음. 적은 줄이 다음 날 바로 안 지켜짐. 적는 것과 쓰는 것이 다름. 고침: 앞으로 날짜를 박을 때 「무엇 전에」를 같이 적음.」

재혁이 바람 칸을 폈다.

빈 칸이었다.

「바람 칸을 엶.

적을 것 — 깃발 열 번 중 제일 높은 각도, 열 번 평균, 본 시각. 안 할 것 — 이 수를 온도 판정에 넣지 않음.

까닭: 온도 판정은 수를 보기 전에 규칙을 정해야 하는 칸임. 깃발 각도는 이미 「막대를 할지 말지」를 보고 나서 정하는 데 쓰고 있음. 한 수를 두 쪽에 다 쓰면 어느 쪽이 보기 전인지가 무너짐.

그러므로 바람 칸은 「섞인 몫」 칸으로 둠. 온도 옆에 나란히 적기만 함. 나란히 놓고 보는 것은 함. 판정에 넣는 것은 안 함. 나중에 넣기로 하면 그날 새로 정하고 날짜를 적음. 오늘부터의 점만 씀.」

겉옷을 입고 나갔다.

문이 한 손에 밀렸다.

어제는 두 손이었다.

깃대까지 열 걸음이었다. 걸으면서 뺨이 시렸다.

재혁이 각도기를 들고 열 번을 봤다.

30, 42, 55, 38, 72, 61, 45, 50, 66, 48이었다.

제일 높은 것이 72였다.

재혁이 그 열 수를 적고 수평에 닿은 것이 없다고 적었다.

「함」을 적었다.

쇠자를 들고 막대 밭으로 걸어갔다.

막대 하나 앞에 쪼그려 앉아 쉰 번을 읽었다.

읽는 데 서른다섯 분이 걸렸다.

흩어짐을 냈다.

0.34였다.

재혁이 점 셋을 나란히 적었다.

0.40, 0.37, 0.34였다.

보고 나서 손을 멈췄다.

세 수 사이가 둘 다 0.03이었다.

재혁이 그 밑에 점 셋을 찍고 선으로 이었다.

곧은 내리막이었다.

일곱 시 이십 분에 서진이 시추동 들머리로 나왔다.

“오늘 했네.”

“했습니다. 깃발이 일흔둘입니다.”

“아흔이 없고.”

“없습니다. 제일 높은 게 일흔둘입니다.”

서진이 깃대를 봤다. 천이 비스듬히 늘어져 있었다.

“어제 그 바람이 어디로 갔는지.”

“갔습니다.”

재혁이 수첩을 들어 보였다.

“선생님. 점이 셋인데 세 개가 다 줄었습니다.”

서진이 수를 봤다.

“사십, 삼십칠, 삼십사.”

“0.03씩입니다.”

서진이 고개를 기울였다.

“자가 좋아지고 있네.”

재혁이 연필을 세웠다.

“자가 좋아진 게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럼.”

“제가 좋아진 겁니다.”

서진이 웃었다.

“그게 그거 아냐.”

재혁이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이 수는 쇠자로 막대를 읽을 때 얼마나 흔들리는지입니다. 그 흔들림에 제가 들어 있습니다.”

재혁이 두 칸을 그었다.

“첫날은 쉰 번 읽는 게 처음이었습니다. 어제는 두 번째입니다. 오늘이 세 번째입니다.”

“손에 익었고.”

“익었습니다. 익으면 흔들림이 줍니다.”

재혁이 종이에 가로줄을 긋고 점 셋을 올려놨다.

“그러면 이 자는 하루하루 다른 자입니다.”

서진이 점들을 봤다.

“그걸 모으면.”

“모으면 어느 날 자도 아닌 수가 나옵니다.”

재혁이 적었다.

「막대 읽는 몫 셋째 점 0.34. 11/3. 깃발 최고 72, 평균 50.7. 점 셋 0.40 / 0.37 / 0.34. 사이가 둘 다 0.03. 한 방향임.

고른 내리막은 두 가지에서 나옴. 하나는 잰 것이 참으로 고르게 변하는 것. 하나는 손에 익는 것임. 익는 것은 한쪽으로만 감. 되돌아가지 않음.

자를 모으는 동안에 자가 변하면 모인 자는 어느 날의 자도 아님. 평균을 내면 지금 자보다 큼. 큰 자는 흔들림을 더 셈하는 자임. 그러므로 틀리는 쪽은 안전한 쪽임. 안전한 쪽으로 틀리는 것도 틀리는 것이지만 어느 쪽인지를 앎.

판정일 11/7에 쓸 것을 지금 박음 — 모인 점을 다 씀. 평균을 씀. 줄어드는 꼴이면 그 꼴을 옆에 적고 마지막 두 점 평균도 같이 적음. 판정은 다 쓴 평균으로 함. 뒤 점만 골라 쓰는 것은 안 함. 고르면 오늘 꼴을 보고 고르는 것이 됨. 둘을 다 적는 것과 골라 쓰는 것이 다름. 적는 것은 지금 박아도 되고 고르는 것은 안 됨.」

적고 나서 서진을 봤다.

“선생님. 익는 것은 못 막습니까.”

서진이 장갑을 고쳐 꼈다.

“막아서 뭐 하게.”

“자가 안 변하면 좋습니다.”

“읽는 게 서툴러야 자가 안 변하는데.”

재혁이 잠깐 가만히 있었다.

“그렇습니다.”

“그러면 자를 지키자고 일을 못하게 하는 거지.”

재혁이 고개를 끄덕이고 한 줄 더 적었다.

「익는 것을 막으면 자는 안 변하고 일이 나빠짐. 자를 지키는 것과 일을 하는 것이 반대로 감. 자 쪽을 고르면 안 됨. 그러므로 변하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변한다는 것을 적음. 못 막는 것은 적고 막을 수 있는 것은 막음. 가르지 않으면 둘 다 하려다 둘 다 못 함.」

2. 서른다섯 넷

여덟 시에 둘이 기상 쉘터로 갔다.

재혁이 문 앞에서 주머니 종이를 꺼내 순서를 읽었다.

깃발을 봤고 함·안 함을 정했고 바람 칸은 보기 전에 열었다.

문을 열었다.

하늘을 먼저 봤다.

해가 설면에 닿아 있었다.

테두리가 또렷했다.

재혁이 문턱을 읽었다.

「해가 설면에 닿으면 「갬」.」

「갬」을 적었다. 넷째 날이었다.

“어제는 반이고 오늘은 갬이고.”

“갬입니다. 문턱으로 적은 둘째 점입니다.”

“어제가 첫째고.”

“어제가 첫째입니다. 앞의 둘은 문턱 없이 적었습니다.”

재혁이 하늘 칸에 작게 표를 달았다.

표가 둘, 표 없는 것이 둘이었다.

유리관으로 갔다.

왼쪽이 영하 35.4였다.

오른쪽이 영하 35.8이었다.

차가 0.4였다.

재혁이 네 수를 나란히 놓았다.

0.3, 0.5, 0.2, 0.4였다.

“넷째입니다.”

“어제보다 커졌네.”

“커졌습니다. 그런데 넷이 다 0.2에서 0.5 사이입니다.”

재혁이 평균을 냈다. 0.35였다.

흩어짐을 냈다. 0.13이었다.

서진이 수를 봤다.

“그게 두 개가 서로 얼마나 다른지고.”

“다른지입니다.”

재혁이 연필을 세웠다.

“선생님. 이게 0.13인데 저기 적힌 어긋남은 1.0입니다.”

서진이 고개를 들었다.

“열 배 가까이 다르네.”

“다릅니다.”

재혁이 두 칸을 그었다.

“둘을 견주면 서로 다른 몫만 나옵니다. 둘이 같은 쪽으로 같이 틀려 있으면 차에서 지워집니다.”

“같이 틀릴 수가 있어?”

“같은 데서 만들고 같은 자리에 걸어 뒀습니다. 같은 쪽으로 틀릴 까닭이 많습니다.”

서진이 유리관 둘을 봤다. 벽에 나란히 걸려 있었다.

“그러면 1.0을 0.13으로 못 고치고.”

“못 고칩니다. 고치면 사이가 좁아지고 사이가 좁아지면 「밖」이 많아집니다.”

“밖이 많으면 좋은 거 아냐. 스스로 정하는 날이 느니까.”

재혁이 고개를 저었다.

“스스로 정하는 날이 느는 게 아니고, 틀린 자로 스스로 정하는 날이 느는 겁니다.”

재혁이 적었다.

「유리관 둘 차 넷째 점 0.4. 네 점 0.3·0.5·0.2·0.4. 평균 0.35. 흩어짐 0.13.

흩어짐 0.13은 둘이 서로 다른 몫임. 계기 하나 몫으로 돌리면 0.09쯤임. 종이에 적힌 어긋남 ±1.0은 만든 데서 준 수임. 참에서 떨어진 몫까지 들어 있음. 둘이 같은 쪽으로 같이 틀려 있으면 차에서 지워짐. 같이 틀린 것은 둘을 견줘도 안 보임. 그러므로 ±1.0을 0.13으로 바꾸지 않음. 두 수가 다른 것을 말함.

평균 0.35는 0이 아님. 넷 다 왼쪽이 따뜻함. 치우침이 있음. 치우침은 보이는데 어느 쪽이 맞는지는 안 보임. 둘을 견주면 다른 몫은 나오고 맞는 쪽은 안 나옴. 맞는 쪽을 알려면 셋째 자가 있어야 함. 없음. 「모름」으로 둠.」

재혁이 바깥 수 칸을 폈다.

왼쪽 값을 적었다. 영하 35.4였다.

스물셋째 점이었다.

어긋남을 넣어 구간을 냈다. 영하 34.4에서 영하 36.4까지였다.

시작 자가 영하 34.0이었다.

구간 전체가 자보다 추운 쪽에 있었다.

재혁이 연필을 멈췄다.

“선생님. 밖입니다.”

서진이 돌아봤다.

“사흘 만에.”

“사흘 만입니다. 못 가름이 둘에서 끊겼습니다.”

“그런데 추운 쪽 밖이고.”

“추운 쪽입니다. 상태가 「안 함」입니다.”

재혁이 적었다.

「11/3 바깥 수 스물셋째 점 영하 35.4. 구간 영하 34.4~36.4. 시작 자 영하 34.0. 구간 전체가 자보다 추운 쪽. 사이 밖. 잰 수가 정함. 표 없음 넷째. 앞의 밖은 10/26·10/28·10/31임. 여유 0.4. 겨우 밖임. 어긋남을 ±1.4로 쓰면 구간 끝이 자에 닿고 사이가 됨. 못 가름 열넷에서 끊김. 이어받은 길이 2 → 0. 상태 「안 함」.」

서진이 쉘터 벽에 기댔다.

“어제가 33.2였지.”

“33.2였습니다. 오늘이 35.4입니다. 2.2 내려갔습니다.”

“바람이 자서 내려갔네.”

재혁이 손을 멈췄다.

종이를 한참 봤다.

“선생님.”

“왜.”

“어제 1.6 올라간 게 바람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랬지.”

“오늘 2.2 내려갔고 바람이 잤습니다. 방향이 맞습니다.”

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맞은 거고.”

“맞은 건 아닙니다.”

재혁이 두 칸을 그었다.

“오늘 내려간 2.2 안에도 날씨 몫이 들어 있습니다. 바람이 자서 내려간 몫하고 그냥 추워진 몫이 섞여 있습니다.”

“두 날로는 못 가르고.”

“못 가릅니다. 방향이 두 번 같은 것만 적습니다.”

재혁이 적다가 연필을 세웠다.

한참 종이를 봤다.

가로줄을 긋고 그 위에 두 칸을 그렸다.

왼쪽에 「날씨 문」을 적고 오른쪽에 「막대 재는 날」을 적었다.

둘 사이에 화살표를 그리고 가운데에 「바람」이라고 적었다.

“선생님.”

“왜 또.”

“바람이 세면 따뜻합니다.”

“그렇지.”

“따뜻하면 날씨 문이 열립니다.”

서진이 눈을 조금 가늘게 떴다.

“열리지.”

“바람이 세면 깃발이 수평에 닿습니다. 그러면 막대를 못 읽습니다.”

서진이 입을 닫았다.

재혁이 화살표 둘을 그렸다. 하나는 위로, 하나는 아래로였다.

“일이 되는 날에 재는 걸 못 합니다. 재는 날에 일이 안 됩니다.”

“같은 바람이 둘을 반대로 돌리네.”

“반대로 돌립니다.”

재혁이 수첩을 뒤로 넘겼다.

열하루 전에 적은 줄을 찾았다.

「둘이 서로 상관없으면 함께 열릴 몫은 각자의 몫을 곱한 것임.」

재혁이 그 줄에 동그라미를 쳤다.

“선생님. 이 줄에 조건이 하나 달려 있습니다.”

“서로 상관없으면.”

“상관없으면입니다. 상관있으면 곱이 아닙니다.”

서진이 창고 쪽을 봤다.

“상관있어?”

“날씨하고 막대는 있습니다. 한 원인에 매여 있습니다.”

재혁이 두 칸을 그었다.

“반대로 매여 있으면 같이 열리는 날이 곱보다 적습니다. 꽉 매여 있으면 영입니다.”

“영이면 영원히 없는 거고.”

“없습니다. 날을 더 써도 없습니다.”

서진이 잠깐 가만히 있다가 물었다.

“그럼 세 문도 그런 거 아냐.”

재혁이 연필을 멈췄다.

세 문 칸을 폈다.

날씨, 쓸 것, 사람이었다.

재혁이 쓸 것과 사람 사이에 선을 그었다.

“선생님. 쓸 것이 어디서 옵니까.”

“편으로 오지.”

“사람은 어디서 옵니까.”

서진이 짧게 웃었다.

“편으로 오지.”

“그러면 둘이 같은 편에 매여 있습니다.”

재혁이 화살표 둘을 같은 방향으로 그렸다.

“반대가 아니고 같은 쪽입니다. 편이 오면 둘이 같이 열리고 편이 안 오면 같이 안 열립니다.”

“그럼 같이 열릴 몫이 곱보다 많고.”

“많습니다.”

재혁이 적었다.

「10월 23일에 적은 곱 셈이 틀렸음. 두 군데가 틀렸고 방향이 서로 반대임.

하나: 날씨 문과 「막대 읽는 날」이 바람 하나에 매여 있음. 반대로 매임. 바람이 세면 따뜻해져 날씨 문이 열리고, 같은 바람에 깃발이 수평에 닿아 막대를 못 읽음. 그러므로 「일한 날의 막대 수」는 구조로 못 모음. 둘 다 한 날은 거의 없음. 다만 막대는 문이 아님. 문끼리 매인 것과 문과 다른 일이 매인 것을 가름. 문끼리 매이면 곱 셈이 틀리고, 문과 다른 일이 매이면 그 일을 언제 하는지가 틀림.

둘: 쓸 것 문과 사람 문이 같은 편에 매여 있음. 같은 쪽으로 매임. 편이 오면 둘이 같이 열림. 그러므로 같이 열릴 몫이 곱보다 큼. 열두 날 셈에서 두 문이 서로 상관없다고 보고 곱했음. 상관없지 않았음.

고침: 문마다 「무엇에 매여 있는지」를 적음. 매인 것이 같으면 같은 쪽, 반대면 반대 쪽. 곱은 아무 데도 안 매인 문들 사이에서만 씀. 매인 문끼리는 같이 열린 날을 세어서 씀.」

열한 시 오 분에 소리가 왔다.

먼저 들린 것이 아니고 발밑으로 왔다.

서진이 먼저 나갔다.

재혁이 수첩을 덮고 따라 나갔다.

활주로 쪽에서 편이 내려왔다.

눈가루가 길게 뒤로 날렸다.

문이 열리고 사람이 내렸다.

넷이었다.

재혁이 들머리 상자에 앉아 사람 칸을 폈다.

0이 일곱 줄 적혀 있었다.

여덟째 줄에 4를 적었다.

짐 내리는 데 두 시간이 걸렸다.

쓸 것이 네 상자 더 왔다.

창고 앞에 상자가 열둘이 됐다.

한 시에 재혁이 세 문을 폈다.

날씨 0이었다. 쓸 것 1이었다. 사람 4였다.

곱이 0이었다.

재혁이 실행 칸에 「안 함」을 적었다.

까닭 칸에 연필을 대고 멈췄다.

「날씨」를 적었다.

서진이 옆에서 봤다.

“까닭이 바뀌었네.”

“바뀌었습니다. 여드레 만에 처음입니다.”

“사람 왔는데 못 하고.”

“못 합니다.”

서진이 창고 쪽을 봤다. 상자 열둘이 두 줄로 쌓여 있었다.

“그냥 하면 안 돼?”

재혁이 고개를 들었다.

“하면 됩니다.”

“그럼 해.”

“하면 그 자리에서 고치는 겁니다.”

서진이 상자에 걸터앉았다.

“고치는 게 아니고 그냥 하는 거지.”

“그냥 하는 게 깨는 겁니다. 깨면 종이에 안 남습니다.”

재혁이 두 칸을 그었다.

“고치면 종이에 남습니다. 언제 왜 고쳤는지가 남습니다. 깨면 오늘 한 줄이 그대로 「안 함」인데 밖에서는 한 겁니다.”

서진이 장갑을 벗어 무릎에 놨다.

“열흘 전에는 내가 정했잖아.”

재혁이 수첩을 넘겨 그날 줄을 찾았다.

“정하셨습니다. 10월 24일입니다. 시각까지 적혀 있습니다.”

“그때는 되고 오늘은 안 돼?”

“그날은 판정이 「모름」이었습니다.”

“모름이었지.”

“수가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 아무 말도 안 하는 자리는 사람이 메웁니다.”

재혁이 두 칸을 그었다.

“오늘은 수가 말했습니다. 「안 함」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진이 잠깐 가만히 있었다.

“모른다고 한 날에 내가 정하는 거하고.”

“수가 말한 걸 뒤집는 겁니다. 둘이 다릅니다.”

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고쳐.”

“오늘은 안 고칩니다.”

“왜.”

“고치고 싶은 까닭이 사람이 왔기 때문입니다. 그건 수가 아닙니다.”

재혁이 연필을 세웠다.

“자를 고치려면 자 쪽에서 까닭이 나와야 합니다. 영하 34가 어디서 온 수인지를 보고 고쳐야 합니다.”

“그 수는 어디서 왔는데.”

재혁이 수첩을 뒤로 넘겼다.

한참 넘기다 멈췄다.

“물려받은 수입니다.”

“누구한테.”

“지지난 시즌 종이에 적혀 있습니다. 왜 34인지는 안 적혀 있습니다.”

서진이 짧게 웃었다.

“그럼 오늘 못 고치고.”

“못 고칩니다. 고칠 까닭을 모릅니다.”

재혁이 적었다.

「11/3. 세 문: 날씨 0(스스로 정한 0) / 쓸 것 1(재고 12) / 사람 4. 곱 0. 실행 「안 함」. 까닭 「날씨」. 까닭이 「날씨」인 첫날임. 10/26에 까닭 칸을 만든 뒤 여드레 동안 값이 「쓸 것」 하나와 「사람」 일곱이었음. ㉯ 밀린 양 7 → 8. 사람 0이 일곱 날로 끝남.

오늘 처음으로 날씨 칸이 값을 가짐. 여태 사람이 0이었으므로 날씨가 1이어도 0이고 0이어도 0이었음. 그 이레 동안 날씨 칸을 고치고 자를 벌리고 이어받기를 만들었음. 그중 아무것도 일을 안 일으켰음. 값이 0인 항이 있는 동안 다른 항의 규칙은 공짜였음. 공짜인 동안에 정한 규칙은 치를 값을 모르고 정한 규칙임.

오늘 보니 공짜인 날이 정하기 좋은 날이었음. 오늘 정했으면 오늘 수를 보고 정하는 것이 됐을 것임. 다만 공짜인 동안에는 그 규칙이 무엇을 막는지를 모르므로 엉뚱한 데를 조였을 수 있음. 오늘 일을 한 칸: 「여유」(10/28 신설) — 여유 0.4를 적었으므로 겨우 밖인 것이 보임. 오늘 일을 안 한 칸: 「이어받기」 — 오늘 끊겼으므로 안 쓰임. 이레 동안 두 번 쓰였고 두 번 다 값이 없었음.

깨고 싶었음. 안 깸. 「깨고 싶었음」 칸을 엶 — 날짜와 까닭을 적음. 깬 날이 아니라 깨고 싶었던 날을 적는 까닭: 안 깬 날은 종이에 아무것도 안 남고, 그러면 규칙이 쉬웠던 것처럼 보임.

10/24와 가름. 그날은 판정이 「모름」이었고 선생님이 정하셨음. ★가 붙어 있음. 수가 아무 말도 안 하는 날에 사람이 메우는 것과, 수가 말한 것을 사람이 뒤집는 것은 다름. 앞엣것은 규칙 안에 자리가 있음(모름인 날의 칸). 뒤엣것은 규칙 밖임. 그러므로 뒤집으려면 규칙을 먼저 고쳐야 하고, 고치려면 자 쪽에서 까닭이 나와야 함. 오늘 고치고 싶은 까닭은 사람이 온 것임. 그것은 자 쪽 까닭이 아님.」

재혁이 적고 나서 상자 열둘을 봤다.

“선생님. 내일 핀을 봅니다.”

“세굴.”

“사흘 주기입니다. 11월 4일입니다.”

“그건 날씨 안 보고?”

“그건 문이 아닙니다. 재는 일입니다.”

재혁이 잠깐 멈췄다가 한 줄을 더 적었다.

「앞 점 셋에 조건이 하나 더 있었음.

어제 자 이름을 「조용한 날 읽는 몫」으로 좁혔음. 앞 점 둘이 다 조용한 날이라 넘어왔음. 오늘 점도 조용한 날임. 셋이 다 들어감.

그런데 셋이 공유하는 것이 하나 더 있음. 셋 다 사람 0인 날임. 막대 밭 옆으로 사람이 안 다녔고 소리가 없었음. 오늘부터 사람이 넷임. 다니면 설면이 눌리고 막대가 흔들림.

이 조건은 이름에 안 적혀 있음. 안 변했기 때문임. 안 변한 조건은 칸이 안 생김. 이름을 좁히는 일은 변한 것만 보고 하게 됨.

고침: 이름을 또 좁히지 않음. 점마다 그날 조건을 칸으로 적음. 까닭: 이름에 넣으면 조건이 늘 때마다 앞 점이 다 들어가는지를 다시 봐야 함. 그리고 안 변한 조건은 앞으로도 또 나옴. 이름으로는 못 따라감. 이름은 그 자를 어디에 쓰는지를 가리키게 두고, 조건은 점 옆에 적음.

그리고 어제 적은 줄이 반만 맞았음. 어제 「모인 자가 조용한 날 자라서 바람 센 날에 쓰면 작다」고 적었음. 그것은 맞음. 그런데 그 자를 쓸 데가 조용한 날 막대 수임. 막대는 조용한 날에만 읽음. 그러면 모은 날과 쓰는 날이 같음. 같으면 안 틀림. 틀리는 것은 그 자를 바람 센 날 수에 쓸 때임.

바람 센 날에도 재는 수가 있음 — 온도와 유리관임. 날마다 잼. 그 수들에 조용한 날 자를 쓰면 작음. 지금 쓰고 있는지를 봄. 온도 어긋남 ±1.0은 만든 데서 준 수이고 바람을 안 가름. 만든 데는 방 안이었을 것임. 그러면 ±1.0도 조용한 쪽 자임. 바람 센 날에는 작음. 작으면 구간이 좁고 구간이 좁으면 「밖」이 쉬움. 밖이 쉬우면 스스로 정하는 날이 늚. 오늘 여유가 0.4임. 값이 붙는 날에 자의 폭이 일을 함. 값이 없는 동안에는 자가 틀려도 아무 일도 안 일어났음.」

3. 셋째 번

인천은 일요일 아침에 흐렸다.

경옥은 일곱 시에 깼다.

23년 동안 일요일 아침에 저온실을 생각한 적이 없었다.

오늘은 생각이 났다.

어제 종이에 「11/3 — 못 본 날」을 적어 뒀기 때문이었다.

경옥이 부엌에 서서 물을 끓이면서 그것을 생각했다.

적어 두지 않았으면 오늘 아무것도 안 떠올랐을 것이었다.

경옥이 식탁에 앉아 수첩을 폈다.

집에 가져온 수첩은 얇은 것이었다. 통 번호를 적어 두는 데였다.

경옥이 오늘 자리에 적었다.

「11/3 일요일. 안 나감. 수 없음. 안 잘린 통 397일째. 잘린 통 서른두째.」

적고 나서 숫자를 봤다.

397은 적었는데 무게는 안 적혔다.

경옥이 연필을 들었다.

「날수는 늘었음. 수는 안 생겼음.

아무도 안 봤는데 날수는 늘었음. 날수는 보지 않아도 가고 수는 보지 않으면 안 생김. 한 종이에 둘을 나란히 적어 두면 안 본 날에 한쪽만 늚. 그러면 종이를 멀리서 보면 줄이 안 끊김. 끊긴 것은 수고 안 끊긴 것은 날수임.

가름: 「날수 줄」과 「본 줄」을 따로 둠. 안 본 날에 날수 줄은 적고 본 줄은 비움. 비운 자리에 「안 봄」을 적음. 비워 두면 다음에 보는 사람이 적다 만 줄로 읽음.」

오후 두 시에 전화가 울렸다.

경옥이 받았다.

“여보세요.”

“선생님. 노은잽니다.”

“일요일에.”

“죄송합니다. 월요일까지 기다리면 늦을 것 같아서요.”

경옥이 수화기를 어깨에 끼고 앉았다.

“뭐가 늦어.”

“오늘이 판정일입니다.”

경옥이 잠깐 가만히 있었다.

“오늘.”

“네모 아홉입니다. 11월 3일로 박아 뒀습니다.”

“오늘 아무도 안 나가는데.”

수화기 저쪽이 조용했다.

“그렇습니다.”

“측정을 못 하잖아.”

“못 합니다.”

경옥이 수첩을 당겨 폈다.

“그럼 또 미루는 거고.”

“셋째 번입니다.”

은재의 목소리가 조금 낮았다.

“처음에 10월 27일로 박았고 점이 모자라서 11월 1일로 밀었습니다. 11월 1일에는 재기는 했는데 잔차 자가 자리 차보다 커서 11월 3일로 밀었습니다. 오늘이 셋째입니다.”

경옥이 연필을 들었다.

“왜 오늘로 박았어.”

“종이에서 골랐습니다.”

“종이.”

“제 셈 종이에 날짜가 줄로 적혀 있습니다. 11월 1일부터 29일까지요. 거기서 이틀 뒤를 짚었습니다.”

경옥이 종이 쪽을 떠올려 봤다.

날짜만 있고 요일이 없는 종이였다.

“요일이 안 적혀 있지.”

“안 적혀 있습니다.”

경옥이 짧게 숨을 쉬었다.

“달력이 아닌 데서 날짜를 고르면 요일이 안 따라와.”

“안 따라옵니다.”

경옥이 적었다.

「11/3 판정일. 측정 불가. 미룸 셋째.

날짜를 종이에서 골랐고 그 종이에 요일이 없었음. 그래서 아무도 안 나오는 날이 박혔음. 달력이 아닌 종이에서 날짜를 고르면 요일이 안 따라옴. 고침: 날짜를 박을 때 옆에 요일을 같이 적음. 날짜 칸에 요일 칸을 붙임.」

“선생님.”

“응.”

“미룬다고 적으면서 생각했는데, 미룰 수 있으면 미리 박은 게 아닌 것 같습니다.”

경옥이 연필을 멈췄다.

“왜.”

“미루는 날에 저는 그때까지 모인 걸 보고 있습니다.”

“보고 미루고.”

“봅니다. 수가 모자라 보이면 미루고 싶고, 되겠다 싶으면 안 미룹니다.”

경옥이 종이에 가로줄을 그었다.

“그러면 날짜가 날짜가 아니네.”

“방향입니다.”

은재가 잠깐 말을 멈췄다.

“미룸에 한도를 안 두면 판정일은 날짜가 아니고 방향입니다. 늘 뒤로만 갑니다.”

경옥이 적었다.

「미룰 수 있는 날짜는 미리 박은 날짜가 아님. 미룰 때 그때까지 모인 것을 보고 미루게 됨. 미룸에 한도를 안 두면 판정일은 날짜가 아니고 방향임. 늘 뒤로 감.

고침 셋: ①다음 판정일은 자료가 생기는 날 중에서 고름. 평일. 11/6 수요일로 박음. ②미룬 횟수와 까닭을 날짜 옆에 적음. 지금 셋임(수 모자람 / 못 잼 / 사람 안 나옴). ③한 번 더 미루면 닫음. 닫을 때는 「못 함」으로 적고 왜 못 했는지를 적음. 미루지 않음.」

“선생님. 어제는 어떠셨습니까.”

경옥이 수화기를 바꿔 잡았다.

“어제 종이를 넉 장 적었어.”

“넉 장이요.”

“다섯 장이구나. 하나 더 있었어.”

경옥이 어제 일을 차례로 말했다.

제비를 안 뽑은 것, 세 수를 다 자기가 읽은 것, 11월 3일을 「못 본 시각」에서 빼서 「못 본 날」로 옮긴 것, 쪽지가 전날 뽑혀 있던 것, 사진만 찍고 각도를 안 댄 것을 말했다.

말하는 데 십 분쯤 걸렸다.

은재가 중간에 두 번 “잠깐만요” 하고 적었다.

경옥이 다 말하고 나서 덧붙였다.

“그리고 적힌 것 밖의 것이 다섯 번 나왔어.”

“제가 있으면 안 나왔을 것들입니다.”

경옥이 수화기를 조금 떼었다가 다시 댔다.

“그걸 어떻게 알았어.”

“방금 들으면서 알았습니다. 다섯이 다 제가 있으면 제가 그 자리에서 정했을 것들입니다.”

“정하고 안 적었겠지.”

“안 적었을 겁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23년 동안 내 토요일 일지가 짧았던 게 그거야.”

수화기 저쪽이 조용했다.

“사진은 찍어 두셨습니까.”

“찍었어. 뒤에 날짜하고 시각 적어서 작업대에 뒀어.”

“제가 월요일에 대겠습니다.”

“그러면 댄 사람이 같고.”

“같습니다. 열한 점을 다 제가 댔습니다.”

경옥이 연필 끝으로 종이를 짚었다.

“은재야.”

“네.”

“열한 점에 「누가 댔는지」가 적혀 있어?”

수화기 저쪽이 길게 조용했다.

“안 적혀 있습니다.”

“다 너였으니까 안 적었지.”

“안 적었습니다.”

경옥이 적었다.

「열한 점에 「각도 댄 사람」이 안 적혀 있음. 다 같았기 때문임.

안 변한 조건은 칸이 안 생김. 적을 생각이 안 남. 어제 처음으로 달라질 수 있었고 그래서 보였음. 어제 안 댔으므로 아직 안 달라졌음. 달라지기 직전에 보인 것임. 하루만 늦었으면 열두째 점부터 섞였을 것이고 그것도 몰랐을 것임.」

“선생님. 앞 열한 점에 지금 제 이름을 적어도 됩니까.”

경옥이 생각해 봤다.

“그건 기억으로 적는 거잖아.”

“기억입니다.”

“그런데 그 기간에 내가 각도기를 쓴 적이 없어.”

“없으십니까.”

“없어. 각도기가 어디 있는지도 어제 처음 봤어.”

은재가 잠깐 가만히 있었다.

“그러면 다른 데서 되찾아집니다.”

“출입 기록 있지.”

“있습니다. 당직표도 있습니다. 열한 날에 선생님이 그 시각에 저온실에 계셨는지를 보면 됩니다.”

경옥이 적었다.

「앞 열한 점의 「댄 사람」을 기억으로 적지 않음. 다른 칸으로 되찾음. 출입 기록과 당직표로 그 시각에 둘 중 누가 있었는지를 봄. 둘 다 있었던 날은 되찾아지지 않음. 그날은 「모름」으로 둠. 되찾아지는 날과 안 되는 날이 섞여 있음. 섞여 있으면 칸 하나를 다 모름으로 적지 않음.」

“선생님. 내일 아침 수 말인데요.”

“이틀 몫 뭉친 거.”

“적어 두셨습니까.”

“적었어. 둘로 안 나눠.”

“안 나눕니다. 나누면 고르게 줄었다고 적는 게 됩니다.”

경옥이 그 줄을 수첩에 옮겨 적었다.

적다가 손을 멈췄다.

“은재야. 우리 지금 정한 게 몇 개야.”

은재가 세는 소리가 났다.

“넷입니다. 판정일 11/6, 미룸 한도, 요일 칸, 댄 사람 되찾기입니다.”

“그게 다 전화에 있어.”

“네.”

“종이는 저온실에 있고.”

수화기 저쪽이 조용해졌다.

“말로 정한 건 종이에 안 남습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쪽에서 안 보이는 고갯짓이었다.

“어제 내가 적은 거랑 같은 거야. 메운 건 안 남아.”

“지금 각자 적겠습니다.”

“각자.”

“각자 적고 월요일에 두 장을 맞춰 보겠습니다.”

경옥이 연필을 들었다.

“같이 적으면 되지 뭘 따로 적어.”

“따로 적으면 다른 데가 보입니다.”

경옥이 손을 멈췄다.

“다른 데가.”

“같은 말을 둘이 적으면 두 가지로 적힙니다. 다른 데가 그 말이 덜 정해진 자리입니다.”

경옥이 적었다.

「전화로 정함 — 11/3 14:00~14:40. 문경옥·노은재. 정한 것 넷. 둘이 따로 적고 11/4에 맞춰 봄. 다른 데가 보이는 것이 둘이 적는 값임. 같은 말이 두 가지로 적히면 그 자리가 덜 정해진 자리임.

그리고 정한 날과 적은 날이 다름. 종이에는 11/4에 들어감. 종이만 보면 11/4에 정한 것으로 읽힘. 둘을 같이 적음 — 「11/3 정함 / 11/4 옮겨 적음」.」

“선생님. 하나 더 있습니다.”

“응.”

“어제 요일 칸 얘기하셨다고요.”

“했어. 평일은 세 번 열고 주말은 안 열고. 방이 셋이라고 적었어.”

“그런데 어제는 선생님이 나오셨습니다.”

경옥이 수첩을 봤다.

“나왔지. 세 번 열었어.”

“그러면 토요일이 두 가지입니다.”

경옥이 연필을 멈췄다.

“당직 나온 토요일하고 안 나온 토요일.”

“네. 11월에 토요일이 넷인데 하나는 세 번 열고 셋은 당직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습니다.”

경옥이 종이에 토요일 넷을 적고 그 밑에 물음표를 세 개 달았다.

“그럼 요일 칸이 요일을 말하는 게 아니네.”

“사람이 나온 날을 말합니다.”

경옥이 적었다.

「요일로 적은 칸이 실은 「사람이 나온 날」이었음. 요일은 겉이고 안엣것은 문을 몇 번 여는지임. 토요일이 둘로 갈림. 고침: 「요일」 칸과 「문 연 횟수」 칸을 따로 둠. 요일로 횟수를 짐작하지 않음. 11/9부터 문 열린 시간을 재기로 어제 적었음. 횟수는 오늘부터 당직표로 되찾음.」

전화를 끊고 경옥이 종이를 봤다.

한 장이었다.

경옥이 그 종이를 수첩에 끼우고 날짜를 적었다.

적고 나서 한 줄을 달았다.

「23년 동안 일요일에 종이를 적은 적이 없음. 적을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적을 칸이 없었음. 안 적은 날과 적을 것이 없는 날이 종이에서 같아 보임. 둘 다 빈 장임. 어제 「이상 없음」에서 본 것과 같은 꼴임. 한 자리에 두 가지가 들어 있음.」

4. 서른둘에 한 번

정한은 일요일에도 평소 시각에 작업실 문을 열었다.

어제 「혼자 하는 일에는 토요일이 따로 없다」고 생각했다.

오늘 문을 열면서 일요일도 따로 없다고 생각했다.

생각하고 나서 작업대에 앉아 그것을 적었다.

적다가 연필을 멈췄다.

「날마다라고 적힌 칸이 셋임.

험 칸, 조각 칸, 우편 칸임. 험은 날마다 됨. 조각도 날마다 됨. 우편은 날마다 안 됨.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배달이 없음. 공휴일도 없음. 그런데 「안 옴」 칸에 날수만 적고 있었음.

압흔 사진 보낸 날이 9월 22일임. 오늘로 42일임. 그 사이에 일요일이 여섯, 토요일이 여섯, 공휴일이 둘(10/3·10/9)임. 올 수 있었던 날은 스물여덟임.

42는 안 오는 날을 센 수가 아니고 날을 센 수임. 기다린 날수와 올 수 있었던 날수가 다름. 둘을 가름. 「안 옴」 칸을 둘로 적음 — 지난 날수 42 / 올 수 있었던 날수 28. 스물여덟 날 안 왔는데 마흔두 날로 적어 두면 더 오래 안 온 것처럼 보임. 오래 안 온 것으로 보이면 다시 묻는 날이 앞당겨짐. 수를 잘못 적으면 할 일이 움직임.」

정한은 적고 나서 문 앞 봉투를 봤다.

어제 쓴 다섯 장이 그대로 있었다.

「어제 보냄으로 적었는데 안 나갔음.

어제가 토요일이고 오늘이 일요일임. 이틀 다 수거가 없음. 11/4 월요일에 나감. 보낸 날과 나간 날이 이틀 다름. 어제 종이에는 11/2로 적혀 있음.

「오면 할 일」의 날수는 나간 날부터 셈. 보낸 날부터 세면 이틀을 깎음. 그리고 어제 「회신이 안 오면 11/16에 한 번 더 물음」이라고 적었음. 그것도 보낸 날 기준이었음. 이틀 밀면 11월 18일임. 그리고 11/16이 토요일이라 그날 적어도 나가는 것은 11/18임. 두 길이 같은 날을 가리킴. 11월 18일 월요일로 박음.

날수로 박으면 요일이 따라옴. 요일을 안 보면 박은 날에 할 수 없는 일이 박힘. 고침: 날짜를 박을 때마다 달력에서 그날이 무슨 요일인지를 보고 옆에 적음.」

아홉 시에 정한은 선반에서 이미 넘긴 묶음 다섯을 꺼냈다.

목록을 보고 둘을 뺐다. 6월 것과 7월 것이었다. 원본이 이쪽에 없는 것들이었다.

남은 셋에 릴이 열하나 있었다.

오래된 것부터 늘어놓았다.

조각 하나에 스무 분이었다.

세 시간 사십 분이 걸렸다.

중간에 한 번 멈췄다.

네 번째 릴 파일을 열어 놓고 어디서 뜰지를 봤다.

어제 적은 줄에 「본 파일의 한 할」이라고만 적혀 있었다.

어디서 한 할인지가 안 적혀 있었다.

정한은 손을 멈추고 종이를 꺼냈다.

「조각을 어디서 뜨는지가 안 적혀 있음.

앞에서만 뜨면 뒤가 상한 것을 못 봄. 앞·가운데·끝 셋에서 뜨면 보내는 양이 세 배임.

그런데 조각으로 보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봐야 함. 저쪽에 묻는 것은 「열리는가」임. 「다 맞는가」가 아님. 열리는지는 머리만 있으면 봄. 앞 조각 하나로 됨. 다 맞는지는 검사 수로 봄. 검사 수는 본 파일에 붙여 보냄. 조각으로 볼 것이 아님.

가름: 조각은 형식 시험임. 검사 수는 상함 시험임. 둘이 다른 시험임. 한 가지로 둘을 보려 하면 둘 다 흐려짐. 그러므로 조각은 앞에서 하나만 뜸. 짧게. 뒤가 상했는지는 검사 수로 봄.」

정한은 그 아래에 줄을 긋고 한 줄 더 적었다.

「조각이 열려도 본 파일이 안 열릴 수 있음.

어제 적은 4기가 문턱임. 조각은 작아서 그 문턱에 안 걸림. 그러면 조각 시험이 통과해도 크기 쪽은 아무 말도 안 함. 조각을 크게 뜨면 크기 시험이 되는데 그러면 보내는 것이 커지고 그것이 조각을 뜨는 까닭을 없앰.

고침: 본 파일 크기를 수로 적어 같이 보냄. 파일을 못 보내면 수를 보냄. 보낼 수 없는 것을 시험하려면 수를 보냄. 저쪽에서 그 수를 보고 자기 기계가 되는지를 봄.」

정한은 열한 릴의 크기를 하나씩 적었다.

열 개가 2기가 아래였다.

하나가 4.3기가였다.

정한은 그 하나에 표를 했다.

「4.3기가 하나. 조각이 열려도 본 파일이 안 열릴 수 있는 것임. 이 하나만 토막을 미리 떠 둠. 2기가 둘로 나눔. 나눈 자리와 이은 법을 종이에 적어 같이 둠.

어제 「오면 할 일」에 적어 뒀음 — 안 열린다고 오면 토막을 떠서 보냄. 오늘 미리 떠 둠. 오면 바로 보냄. 오는 날에 생각하지 않음.」

한 시에 열한 릴이 다 끝났다.

정한은 선반 목록 세 줄 옆에 새로 적었다.

「조각 있음. 11/3에 뜸. 앞에서 한 할. 검사 수 같이 있음. 원본은 이쪽에 있음.」

다섯 시에 콘센트 앞에 앉았다.

선을 꽂고 험을 10분 받았다.

60.005였다.

정한은 다섯 수를 나란히 적었다.

60.001, 60.002, 60.003, 60.004, 60.005였다.

다섯 점이 다 한 방향이었다.

어제 적어 둔 금을 찾았다.

「스물에 한 번보다 드물면 「뜻 있음」으로 적음. 11/2에 정함.」

정한은 다섯 점으로 셈을 했다.

서른둘에 한 번이었다.

금을 넘었다.

정한은 「뜻 있음」을 적었다.

적고 나서 연필을 들고 한참 있었다.

어제 금을 정했고 오늘 걸렸다.

정한은 수첩을 뒤로 넘겼다.

방 온도 칸을 찾았다.

네 날이 적혀 있었다.

17.0, 17.5, 18.0, 18.5였다.

오늘을 쟀다. 19.0이었다.

정한은 두 줄을 나란히 놓았다.

험 다섯 점이 올라갔고 방 온도 다섯 점이 올라갔다.

같은 방향이었다.

정한은 두 줄 사이에 선을 긋고 적었다.

「둘이 같이 올라갔음. 어느 것이 어느 것을 움직였는지를 못 가름.

전기가 변해서 험이 올라간 것일 수 있음. 방이 따뜻해져서 재는 물건이 변한 것일 수 있음. 날이 추워져 난방을 더 켰음. 방이 따뜻해진 까닭은 밖이 추워진 것임. 전기하고는 상관이 없음.

하나만 바꿔야 견줌. 둘이 같이 바뀌었음. 어제 천에서 본 것과 같은 꼴임. 오늘은 하나만 바꿀 수 있음. 방을 안 바꾸고 재는 물건만 데우면 됨.」

정한은 측정기를 창가로 가져가 20분 두었다.

유리에 닿게 두지는 않고 창틀 안쪽에 두었다.

20분 뒤에 꽂아 재 봤다.

60.002였다.

정한은 그것을 적고 측정기를 스토브 옆으로 가져갔다.

10분 두고 다시 쟀다.

60.006이었다.

정한은 세 수를 나란히 적었다.

찬 데 60.002, 방 60.005, 더운 데 60.006이었다.

연필을 놓고 창밖을 한 번 봤다.

다시 들었다.

「자가 방을 탐.

재는 물건을 데우면 수가 올라가고 식히면 내려감. 전기는 그 사이에 안 변했음. 다섯 점이 한 방향으로 간 몫에 방 온도가 들어 있음.

그런데 「뜻 있음」을 지우지 않음. 한 방향으로 간 것은 참임. 변한 것은 참임. 틀린 것은 「무엇이 변했나」임. 그 자리에 전기를 적을 뻔했음.

뜻 있음은 변했다는 뜻이고 무엇이 변했다는 뜻이 아님. 금은 변했는지만 봄. 무엇인지는 금이 아니고 다른 시험이 봄. 그 시험을 오늘 했음. 하나만 바꿨음.」

정한은 그 아래에 줄을 긋고 고칠 것을 적었다.

「고침 셋:

①험 칸 옆에 측정기 온도를 같이 적음. 오늘부터. ②측정기를 늘 같은 자리에 두고 10분 두고 잼. 책상 서랍 안. 그 자리 온도를 같이 적음. 자리를 묶는 것은 자를 고치는 것이 아님. 자가 타는 것을 한 가지로 묶는 것임. ③앞 다섯 점에는 측정기 온도가 안 적혀 있음. 방 온도 칸으로 되찾음. 네 날은 방 온도가 적혀 있으므로 되찾아짐. 첫날은 방 온도를 안 적었음. 그 하나는 「모름」임. 되찾아지는 날과 안 되는 날이 섞여 있음. 다섯을 다 버리지 않음.」

정한은 적고 나서 한 줄을 더 달았다.

「자를 안 바꿨다고 자가 안 변한 것이 아님.

가만히 둔 자가 방을 탔음. 가만히 둔 다섯 날 동안 방이 2.0도 올라갔음. 앞과 견줄 일이 있는 칸은 자를 안 바꾼다고 어제 적었음. 그 줄에 한 자리가 빠졌음. 안 바꾸는 것으로는 안 됨. 안 변하게 두는 것이어야 함. 자를 가만히 두면 방이 자를 바꿈. 방을 안 바꾸면 밖이 방을 바꿈. 끝까지 가면 아무것도 안 변하게 둘 수는 없음. 그러므로 변하는 것을 같이 적음.」

정한은 천 앞으로 갔다.

덮은 날수가 4였다.

어제 그은 두 줄이 그대로 있었다.

가운데 줄과 끝 줄이었다.

정한은 손을 뒤로 하고 봤다.

오늘은 건드리지 않았다.

「덮은 날수 4. 건드린 날 1(11/2). 오늘 안 건드림. 네 자리 그대로. 다시 볼 날 11/9. 그날 자리마다 먼지를 봄. 건드린 날을 세는 까닭: 건드리면 먼지가 뜨고 어디에 앉는지를 모름. 안 건드린 날이 많아야 네 자리가 서로 견줌.」

정한은 칸 수를 셌다.

어제 스물셋이었다.

오늘 「측정기 온도」, 「조각 뜬 자리」, 「올 수 있었던 날」 셋을 열었다.

스물여섯이었다.

「칸 스물여섯. 오늘 셋 엶. 「측정기 온도」는 열면서 끝을 박음 — 열 점까지 모으고 봄. 11/13. 「조각 뜬 자리」는 끝이 있음 — 넘길 묶음이 없어지면 닫음. 「올 수 있었던 날」은 「안 옴」에 붙는 칸임. 붙은 칸이 닫히면 같이 닫힘.

끝 적힌 칸 여섯 — 날짜로 박은 다섯(11/9·11/13·11/14·11/18·11/20)과 날짜 없이 끝을 박은 하나(조각: 넘길 묶음이 없어지면 닫음). 끝 모름 스물. 날짜로 박은 끝과 일로 박은 끝을 가름. 앞엣것은 요일을 봐야 하고 뒤엣것은 안 봐도 됨. 11/16을 11/18로 옮겼음. 옮긴 까닭을 옆에 적었음 — 요일.」

여섯 시에 정한은 불을 반만 켰다.

봉투 다섯 장을 문 앞 선반에 올려 두었다.

내일 아침에 나갈 것이었다.

상자 여섯이 선반 아래 그대로 있었다.

정한은 나가기 전에 측정기를 서랍에 넣었다.

서랍을 닫고 한 번 더 열어 봤다.

안이 어두웠다.

5. 자리 여섯

하람은 열한 시에 어머니 집에 닿았다.

가방에 수첩과 띠 자와 곧은 자와 돋보기가 있었다.

어머니가 문을 여셨다.

“왔네.”

“왔어요.”

“토요일인데 일찍 왔네.”

하람이 신을 벗다가 손을 멈췄다.

“네.”

하람은 그렇게만 말하고 들어갔다.

주방에 앉아 수첩을 폈다.

「선 자리」 칸에 넷째 줄 자리를 비워 두고 연필로 날짜만 적었다.

어머니가 물을 올리셨다.

하람은 가방에서 자 둘을 꺼냈다.

띠 자가 수첩 사이에서 조금 구겨져 있었다.

하람이 그것을 펴서 식탁에 놓았다.

어머니가 보셨다.

“그게 뭐야.”

“자예요. 종이로 만들었어요.”

“뭐 하게.”

하람은 잠깐 가만히 있었다.

어제 적어 둔 줄이 있었다.

물으시면 말씀드린다. 숨기지 않는다.

“엄마가 꿰맨 데가 몇 군데나 되는지 세 보려고요.”

어머니가 물을 따르시면서 말씀하셨다.

“많지도 않다.”

“그래도 세 보려고요.”

“세.”

하람은 일어나서 집 안을 돌았다.

의자에 걸린 옷의 왼쪽 소매가 있었다.

같은 옷 오른쪽 소매는 안 꿰매져 있었다.

바지 단이 있었다.

앞치마 주머니가 있었다.

베갯모가 있었다.

수건 끝이 있었다.

거실 커튼 아랫단이 있었다.

하람은 여섯을 적었다.

적고 나서 소매 앞으로 돌아갔다.

어제 적은 첫 점이 땀 열넷이었다. 어느 자리인지 안 적혀 있었다.

소매가 하나만 꿰매져 있었다.

하람은 돋보기로 땀을 세어 봤다.

열넷이었다.

수첩을 펴고 적었다.

「어제 점의 자리를 찾았다.

찾은 까닭은 소매가 하나뿐이어서다. 둘이 다 꿰매져 있었으면 못 찾았다. 옷을 뒤지지 않았다. 걸려 있던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그러므로 이 점은 「되찾음」이다. 「처음부터 적은 것」이 아니다. 되찾은 까닭을 적는다 — 자리가 하나뿐이었음. 되찾아진 것은 운이고 운은 다음에 또 오지 않는다.

그리고 어제 「자리 셈에 안 넣는다」고 적었다. 오늘 넣는다. 이것이 보고 고치는 것인지를 생각했다. 아니다. 규칙을 바꾼 것이 아니고 모름이 풀린 것이다. 새 자료가 와서 앞 점이 어느 칸인지가 정해졌다. 보고 고치는 것과 모름이 풀리는 것을 가른다. 앞엣것은 규칙이 움직이고 뒤엣것은 자료가 움직인다. 옆에 어느 쪽인지를 적는다.」

하람은 소매에 띠 자를 올렸다.

자가 소매를 따라 휘었다.

옆에 곧은 자를 나란히 놓았다.

사진을 한 장 찍고 돋보기로 땀 사이를 하나씩 봤다.

땀 열넷에 사이가 열셋이었다.

띠 자로 잰 평균이 3.6밀리였다.

곧은 자로 잰 평균이 3.5밀리였다.

차가 0.1이었다.

하람은 두 수를 다 적었다.

「띠 3.6 / 곧은 3.5 / 차 0.1.

차가 둥근 몫이다. 0.1이다. 생각보다 작다. 작으면 둥근 것이 적게 들어왔다는 뜻이다. 그것도 수다. 작다고 안 적지 않는다. 쟀으니까 적는다.」

하람은 그다음에 자리를 갈라서 봤다.

가운데 일곱 사이가 띠 자로 3.5였다.

양 끝 여섯 사이가 띠 자로 3.8이었다.

하람은 두 수를 나란히 놓고 한참 봤다.

연필을 들었다.

「끝 쪽이 넓다. 3.8과 3.5다.

어제 눈으로 「끝 쪽 벌어짐」을 봤다. 어제 저녁에 그것이 거꾸로일 수 있다고 적었다. 둥근 것은 끝 쪽이 짧게 보이기 때문이다.

자로 재 보니 끝 쪽이 넓다. 그러면 눈으로 본 것이 맞았다. 다만 맞은 것이 다가 아니다.

둥근 몫은 끝 쪽을 좁게 보이게 한다. 그런데도 넓게 보였다. 좁게 보이게 하는 것이 들어 있는데 넓게 보였으면 참 넓음은 보인 것보다 크다. 반대로 가는 몫이 들어 있으면 보인 것은 덜 보인 것이다.

띠 자로 재면 그 몫이 지워진다. 그래서 끝 쪽이 3.8로 나왔다. 곧은 자로는 끝 쪽이 3.6이었다. 두 자의 차가 끝 쪽에서 0.2고 가운데에서 0.1이다. 자리에 따라 둥근 몫이 다르다. 둥근 데가 끝 쪽이니까 그럴 만하다. 그것도 적는다.」

어머니가 찻잔을 들고 오셨다.

하람이 쓰는 것을 보고 계셨다.

“그거 다 재는 거야.”

“사이를 재요.”

“그걸 재서 뭐 하는데.”

하람이 연필을 놓았다.

“고르게 꿰매시는지 보려고요.”

어머니가 소매를 보셨다.

“고르지.”

“가운데는 고르던데요.”

“끝에 가면 손이 안 가.”

하람이 손을 멈췄다.

“손이 안 가요?”

“끝에 가면 천이 둥글어서 안 잡혀. 그래서 성큼성큼 가.”

하람이 그 말을 그대로 적었다.

적고 나서 수를 옆에 적었다.

「끝 3.8 / 가운데 3.5. 어머니 말씀 — 끝은 천이 둥글어 안 잡혀서 성큼 간다. 수와 말씀이 같은 쪽을 가리킨다. 둘이 따로 나왔다. 수를 먼저 재고 그다음에 여쭌 것이 아니다. 재는 걸 보시고 먼저 말씀하셨다. 그러면 말씀이 수를 보고 나온 것이 아니다. 옆에 적는다.」

어머니가 방으로 들어가셨다.

잠깐 뒤에 베갯잇을 하나 들고 나오셨다.

“이것도 내가 했다.”

하람이 받았다.

가장자리가 꿰매져 있었다.

하람은 그것을 식탁에 놓고 수첩을 봤다.

자리가 일곱이 됐다.

하람이 손을 멈췄다.

「어제 「지금 집에 있는 자리를 다 세면 닫는다」고 적었다. 「다」가 무엇인지를 안 적었다.

여섯을 셌을 때 다 센 줄 알았다. 보이는 데를 다 센 것이었다. 장 안과 서랍 안은 안 봤다. 어머니가 하나를 꺼내 오셔서 일곱이 됐다. 자리가 는 것이 아니고 안 보이던 것이 보인 것이다.

고친다 — 「다」를 「보이는 데」로 좁힌다. 장과 서랍은 안 연다. 열면 뒤지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어머니가 꺼내 주신 것은 따로 적는다. 「받은 자리」다.

내가 찾은 자리와 어머니가 고르신 자리가 다르다. 고르신 것은 잘 꿰매신 것일 수 있다. 보여 주시려고 꺼내신 것이니까. 그러면 받은 자리만 모으면 고른 자리를 모으는 것이 된다. 어제 천 얘기는 아니지만 꼴이 같다. 손이 간 자리는 고른 자리다. 둘을 섞지 않는다. 자리 여섯과 받은 자리 하나를 따로 센다.」

하람은 적고 나서 커튼 아랫단 앞으로 갔다.

땀이 아주 고르고 작았다.

하람이 돋보기로 보고 수를 적으려는데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그건 수선집에서 했지.”

하람이 돌아봤다.

“엄마가 한 거 아니에요?”

“그걸 어떻게 해. 기계로 한 거야.”

하람이 커튼을 다시 봤다.

땀이 자로 그은 것처럼 같았다.

하람은 식탁으로 돌아와 앉았다.

그다음에 앞치마 주머니를 들었다.

“엄마. 이건요.”

어머니가 보셨다.

“그건 네가 했잖아.”

하람이 주머니를 봤다.

기억이 나지 않았다.

실 색이 조금 달랐다.

하람은 주머니를 식탁에 놓고 한참 봤다.

연필을 들었다.

「자리 여섯 중에 어머니가 꿰매신 것이 넷이다.

하나는 수선집이고 하나는 나다. 전부가 어머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종이에 그렇게 적지 않았다. 적지 않은 것이 틀린 것이 아니다. 생각을 안 한 것이다.

안 변한 조건은 적히지 않는다. 다 같으면 적을 생각이 안 난다. 오늘 섞인 것이 나와서 보였다. 안 나왔으면 끝까지 안 보였다.

고친다 — 「꿰맨 사람」 칸을 연다. 자리마다 적는다. 출처도 적는다. 커튼은 어머니 말씀, 주머니도 어머니 말씀이다.」

하람은 적다가 손을 멈췄다.

연필을 세우고 종이를 한참 봤다.

「출처가 어머니 말씀이다.

주머니는 내가 했다고 하신다. 나는 기억이 안 난다. 다른 데로 되찾을 수 있는지를 본다. 실이 우리 집에 있을 수 있다. 사진이 있을 수 있다. 커튼은 수선집 영수증이 있을 수 있다. 없을 수도 있다.

되찾아지는 자리와 안 되는 자리가 섞여 있다.

그리고 더 있다.

되찾는 데 쓴 칸이 내가 재고 있는 칸이다. 어머니 기억으로 자리를 가르고 있다. 어머니 기억이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이다. 자로 쓰는 것과 재는 것이 같다.

그래도 하나는 알게 됐다. 섞여 있다는 것이다. 섞였다는 것을 아는 데는 그 말씀이 다 맞지 않아도 된다. 넷인지 다섯인지를 아는 데는 맞아야 한다. 섞였다는 것과 몇이 섞였는지를 가른다. 앞엣것만 적는다.」

하람은 적고 나서 자리 일곱에 번호를 붙였다.

어머니가 설거지를 하셨다.

물소리가 났다.

6. 넷 중 둘

세 시에 하람은 「말 아닌 것」 칸을 폈다.

스물셋까지 적혀 있었다.

오늘이 스물넷째였다.

하람은 창 쪽을 보신 횟수를 셌다. 일곱이었다.

손을 비비신 횟수를 셌다. 넷이었다.

적고 나서 두 수를 봤다.

지난 몇 번보다 창 쪽이 적었다.

하람은 연필을 들고 한참 있었다.

「오늘은 내가 돌아다녔다.

여태 갔을 때는 앉아 있었다. 마주 앉아서 보고 셌다. 오늘은 일어나서 집 안을 돌고 자를 대고 돋보기를 들고 있었다. 어머니가 그걸 보고 계셨다. 창 쪽을 보실 시간이 줄었다.

한 칸을 재는 일이 다른 칸을 바꿨다. 자리를 세려고 돌아다닌 것이 「말 아닌 것」 수를 바꿨다. 칸들이 서로 따로가 아니다.

그리고 앞 스물세 점에 「그날 내가 한 일」이 안 적혀 있다. 여태 다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다 같아서 적을 생각이 안 났다. 오늘 처음 달라졌고 그래서 보였다.

고친다 — 점 옆에 「그날 내가 한 일」을 적는다. 앞 스물세 점에는 「앉아 있었음」을 적을 수 있다. 다 기억이 나서가 아니라 다 같았기 때문이다. 다 같았다는 것도 기억이다. 옆에 「기억으로 적음」을 단다.」

네 시에 어머니가 달력 앞에 서셨다.

하람은 식탁에서 보고 있었다.

어머니가 한참 보시다가 말씀하셨다.

“오늘 일요일이네.”

하람이 연필을 들었다.

“일요일이에요.”

“아까 토요일이라고 했지.”

“하셨어요.”

어머니가 달력에서 손을 떼셨다.

“날이 자꾸 하나씩 밀려.”

하람은 그 말씀을 그대로 적었다.

적고 나서 「선 자리」 칸을 폈다.

세 줄이 적혀 있었다.

10월 31일 금요일, 11월 1일 금요일, 11월 2일 토요일이었다.

하람은 넷째 줄 자리에 연필을 대고 멈췄다.

오늘은 점이 둘이었다.

처음에 토요일이라고 하셨고 나중에 일요일이라고 하셨다.

하람은 연필을 놓고 물을 한 잔 마셨다.

돌아와 앉아 적었다.

「한 날에 점이 둘이다.

열한 시 — 「토요일인데 일찍 왔네」. 하루 앞이다. 네 시 — 달력을 보시고 「오늘 일요일이네」. 맞다.

어느 것을 적을지가 안 정해져 있다. 앞 세 점은 다 처음 말씀이었다. 고치신 적이 없었다. 그래서 정할 일이 없었다. 또 안 변한 조건이다. 오늘 처음 둘이 됐다.

정한다 — 처음 말씀을 적는다. 고치신 것은 「혼자 고침」 칸에 따로 적는다. 까닭: 선 자리는 묻지 않았을 때 서 계신 자리다. 달력을 보신 뒤는 달력이다. 그리고 앞 세 점에 「고치신 적 없음」을 적는다. 비워 두면 안 고치신 건지 안 본 건지가 섞인다.

11/3 — 처음 말씀 토요일. 하루 앞. 네 시에 혼자 고치심.」

하람은 네 줄을 나란히 놓고 봤다.

금, 금, 토, 토였다.

실제는 목, 금, 토, 일이었다.

하루 앞이 둘이고 맞은 것이 둘이었다.

하람은 종이에 네 칸을 그리고 두 칸에 동그라미를 쳤다.

「하루 앞이 다시 나왔다.

어제는 두 날 같고 셋째 날에 하루 옮겨졌다고 적었다. 멈춘 것과 느린 것을 못 가른다고 적었다.

오늘 넷째 점이 왔다. 하루 앞이다. 자리가 따라온 날이 둘이고 하루 앞인 날이 둘이다.

멈춘 것이 아니다. 멈췄으면 10월 31일 자리에 계속 계셨어야 한다. 11월 1일과 2일에 따라오셨다. 느린 것도 아니다. 느리면 늘 하루 앞이어야 한다. 두 날은 맞으셨다.

셋째 갈래가 있다. 들쭉날쭉이다. 들쭉날쭉이면 「언제 변했나」는 안 나온다. 「몇 날에 한 번인가」만 나온다. 그것은 날을 더 쓰면 나온다. 날로 되는 칸이다.

다만 점은 간 날과 전화한 날에만 생긴다. 날수가 아니고 횟수다. 넷 중 둘이라고 적지 않는다. 네 번 중 두 번이라고 적는다.」

하람은 적다가 손을 멈췄다.

연필 끝으로 넷째 줄을 짚고 한참 있었다.

「그리고 또 있다.

오늘은 달력을 보고 고치셨다. 달력이 거실에 있다. 어제는 전화였다. 전화기가 달력 옆에 있다. 그제와 그그제는 부엌에 계셨다. 부엌에는 달력이 없다.

그러면 점마다 달력이 보이는 자리였는지가 다르다. 그것이 안 적혀 있다. 또 안 적힌 조건이다.

오늘 세 번째다. 낮에 하나, 세 시에 하나, 지금 하나다. 세 번 다 같은 꼴이다. 다 같았던 것이 한 번 달라져서 보였다.

고친다 — 점마다 「어디에 서 계셨는지」와 「달력이 보이는 자리인지」를 적는다. 앞 네 점은 기억으로 적을 수 있다. 네 점뿐이라 기억이 남아 있다. 점이 서른이었으면 못 적었다. 지금이 적을 수 있는 때다.」

다섯 시에 하람은 가방을 챙겼다.

어머니가 현관까지 나오셨다.

“그거 다 세면 뭐가 나와.”

하람이 신을 신다가 고개를 들었다.

“모르겠어요.”

“모르는 걸 왜 세.”

“세 보면 알까 해서요.”

어머니가 잠깐 하람을 보셨다.

“그럼 세.”

하람이 문을 열었다.

“다음 주에 와.”

“토요일에 올게요.”

“토요일.”

어머니가 그 말을 한 번 더 하셨다.

하람은 돌아와서 식탁에 앉았다.

종이를 세어 봤다.

여섯 장이었다.

칸 수를 셌다.

어제 열아홉이었다.

오늘 「꿰맨 사람」, 「둥근 몫」, 「받은 자리」, 「혼자 고침」, 「그날 내가 한 일」을 열었다.

스물넷이었다.

「칸 스물넷. 오늘 다섯 열었다.

「꿰맨 사람」과 「둥근 몫」과 「받은 자리」는 「자리」에 붙는 칸이다. 자리가 닫히면 같이 닫힌다. 「혼자 고침」은 「선 자리」에 붙는다. 「그날 내가 한 일」은 「말 아닌 것」에 붙는다. 다섯이 다 붙는 칸이다. 내가 새로 정한 끝은 오늘 하나도 없다. 붙어서 생긴 끝이 일곱이 됐다. 끝 적힌 칸 열넷, 끝 모름 열이다.

오늘 연 다섯이 다 한 자리에서 나왔다. 자를 꺼내 쓴 날이다. 다섯이어도 본 자리는 하나다.

그리고 다섯 중 셋이 같은 것에서 나왔다. 다 같아서 안 적힌 조건이 오늘 처음 달라진 것이다. 꿰맨 사람, 처음 말씀인지 고치신 것인지, 그날 내가 한 일이다.

안 변하는 동안에는 그 조건이 종이에 없다. 종이에 없으면 앞 점들이 다 깨끗해 보인다. 깨끗해 보인 까닭이 다 같아서였다. 다 같은 것은 좋은 것인데 적히지 않는다. 좋은 것이 안 적히면 나중에 그것이 없어진 날을 못 찾는다.」

하람은 수첩을 덮고 한참 앉아 있었다.

식탁 위에 띠 자와 곧은 자가 나란히 있었다.

띠 자가 조금 휘어 있었다.


적어 둔 날짜가 하루 안의 순서를 말해 주지 않았다. 아침에 정한다고 적으면 아침 안에 할 일이 여럿이고, 그중 어디에서 정하는지가 비어 있었다. 비어 있는 자리는 그날의 손이 채웠고 그 손은 이미 수를 본 손이었다. 그래서 날짜를 박을 때 무엇 전에 하는지를 같이 박았다. 적어 둔 줄이 바로 다음 날 지켜지지 않는 일은 적는 것과 쓰는 것이 다른 일이기 때문이었다.

점 셋이 한 방향으로 줄어들었을 때, 줄어든 것이 재는 것인지 재는 사람인지가 한 수에 들어 있었다. 손에 익는 것은 한쪽으로만 가고 되돌아오지 않으므로, 자를 모으는 동안에 자가 변하면 모인 자는 어느 날의 자도 아니었다. 익는 것을 막으면 자는 지켜지고 일이 나빠졌다. 못 막는 것은 적고 막을 수 있는 것은 막았다. 가르지 않으면 둘 다 하려다 둘 다 못 했다.

둘을 나란히 걸어 두고 차를 보면 서로 다른 몫은 나왔고 같은 쪽으로 같이 틀린 몫은 차에서 지워졌다. 같이 틀린 것은 둘을 견줘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므로 작게 나온 수로 크게 적힌 자를 바꾸지 않았다. 두 수가 다른 것을 말하고 있었고, 작은 쪽으로 자를 줄이면 스스로 정하는 날이 느는 것이 아니라 틀린 자로 스스로 정하는 날이 늘었다.

같은 바람이 두 칸을 반대로 돌렸다. 바람이 세면 따뜻해져 문이 열렸고 같은 바람에 깃발이 수평에 닿아 읽기가 막혔다. 두 칸이 한 원인에 매여 있으면 한 칸이 열리는 날에 다른 칸이 닫히고, 둘을 다 채운 날은 날을 더 써도 생기지 않았다. 반대로 한 편에 같이 실려 오는 것들은 같이 열렸다. 서로 상관없을 때만 곱이 맞았고, 그 조건은 줄 맨 앞에 작게 붙어 있었다.

사람이 없는 동안에 날씨 칸은 공짜였다. 곱의 한 자리가 0이면 다른 자리를 아무리 고쳐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 이레 동안 자를 벌리고 이어받기를 만들고 여유를 적었는데, 그중 무엇이 일을 하는 칸이었는지는 사람이 온 날에 처음 갈렸다. 공짜인 날이 정하기 좋은 날이었다. 다만 공짜인 동안에는 그 규칙이 무엇을 막는지를 모르므로 엉뚱한 데를 조였을 수 있었고, 어느 데를 조였는지도 값이 붙는 날에야 보였다.

깨는 것과 고치는 것이 달랐다. 깨면 종이에 아무것도 남지 않고 밖에서만 일이 되어 있었고, 고치면 언제 왜 고쳤는지가 남았다. 고치고 싶은 까닭이 수에서 나오지 않고 사정에서 나왔으므로 그날은 고치지 않았다. 대신 깨고 싶었던 날을 적었다. 안 깬 날에 아무것도 안 적으면 규칙이 내내 쉬웠던 것처럼 보였다.

미룰 수 있는 날짜는 미리 박은 날짜가 아니었다. 미루는 사람은 그때까지 모인 것을 보고 미루게 되므로, 한도가 없으면 판정일은 날짜가 아니라 방향이었다. 날짜를 달력이 아닌 종이에서 고르면 요일이 따라오지 않아서 아무도 나오지 않는 날이 박혔고, 날수로 박은 날은 수거가 없는 날에 떨어졌다. 그래서 박을 때마다 그날이 무슨 요일인지를 옆에 적었다. 요일로 적어 둔 칸도 안을 열어 보면 사람이 나온 날이었다.

다섯 점이 한쪽으로 간 것은 참이었다. 틀린 것은 그 옆에 적을 뻔한 이름이었다. 뜻이 있다는 말은 변했다는 뜻이고 무엇이 변했다는 뜻이 아니었으므로, 무엇인지는 다른 시험이 봤다. 하나만 바꾸는 시험이었다. 가만히 둔 자가 안 변한 자는 아니었다. 자를 가만히 두면 방이 자를 바꾸었고 방을 가만히 두면 밖이 방을 바꾸었다. 끝까지 가면 아무것도 안 변하게 둘 수는 없었으므로 변하는 것을 같이 적었다.

같은 자리를 여러 날 재는 동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 있었다. 점마다 같았던 것은 종이에 적히지 않았다. 각도를 댄 사람이 늘 같았고, 꿰맨 사람이 늘 같았고, 그날 내가 한 일이 늘 같았고, 재는 날에 사람이 늘 없었다. 다 같은 것은 좋은 것인데 좋아서 적히지 않았다. 적히지 않으면 앞의 점들이 다 깨끗해 보였고, 깨끗해 보인 까닭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 조건은 처음 달라지는 날에 한 번 보였고, 그날 적지 않으면 그다음부터는 섞인 채로 쌓였다.

그래서 이름을 자꾸 좁히는 대신 점 옆에 그날의 조건을 적기로 했다. 이름은 그 자를 어디에 쓰는지를 가리키게 두었다. 빠진 날이 아무 날이나가 아니어도, 그 자를 쓸 날이 같은 날들이면 틀리지 않았다. 틀리는 것은 조용한 날에 모은 자를 바람 센 날 수에 댈 때였다.

안 변한 것은 적히지 않는다.

적히지 않은 것은 변하는 날에 한 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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