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공기] 제88화 - 뽑음

제88화 「뽑음」

1. 스물여덟 마흔넷

재혁은 다섯 시 사십 분에 깼다.

천이 털리는 소리에 깼다.

어제는 털릴 것이 없어서 깼고 오늘은 털려서 깼다.

깨고 나서 침낭 안에서 소리를 셌다. 한 번 털리고 네 번 쉬고 두 번 털렸다.

재혁이 수첩을 펴고 어제 적어 둔 줄을 찾았다.

「바람 칸은 깃발 보기 전에 엶. 적는 것까지가 아침 일. 판정에는 안 씀.」

그 아래에 어제 또 적어 둔 줄이 있었다.

「점 옆에 그날 조건을 적음. 사람 수. 짐 길. 깃발. 하늘.」

재혁이 두 줄을 읽고 겉옷을 입었다.

여섯 시 십 분에 바깥으로 나갔다.

깃대 둘이 흔들리고 있었다. 어제는 거의 서 있었다.

깃발 끝이 들려서 한참 있다가 내려왔다.

재혁이 각도를 열 번 읽었다.

스물둘, 서른하나, 스물일곱, 마흔넷, 열아홉, 스물다섯, 서른여섯, 서른, 스물넷, 스물여덟이었다.

최고가 마흔넷이었다. 합이 이백여든여섯이었고 열로 나누면 스물여덟에 조금 넘었다.

재혁이 바람 칸에 적었다.

「11/5. 깃발 열 번. 최고 44, 평균 28.6. 여섯 시 십이 분~이십이 분. 셋째 점.

판정에는 안 씀. 최고 44 < 90이므로 막대는 「함」.」

적고 나서 하늘을 봤다.

해가 어디 있는지는 보였다. 테두리는 안 또렷했다.

재혁이 손을 들어 보니 그림자가 설면에 있었는데 끝이 번져 있었다.

하늘 칸에 「반」을 적었다.

문턱으로 적은 넷째 점이었고 하늘 칸으로는 여섯째 날이었다.

쉘터 벽으로 가서 유리관 둘을 봤다.

왼쪽이 영하 34.6이었다. 오른쪽이 영하 35.1이었다.

차가 0.5였다.

재혁이 적었다.

「11/5. 유리관 왼 −34.6 / 오른 −35.1. 차 0.5. 여섯째 점.

차 여섯 점: 0.3 / 0.5 / 0.2 / 0.4 / 0.3 / 0.5. 합 2.2. 평균 0.37. 흩어짐 0.12. 계기 하나 읽는 몫은 0.12 나누기 √2 = 0.09보다 크지 않음(상한).

어제 평균이 0.34였는데 오늘 0.37임. 점 하나에 평균이 0.03 움직임. 흩어짐 0.12도 점 여섯으로 낸 수이므로 상대오차 1/√(2×5) = 0.32. 그러므로 흩어짐은 0.08에서 0.16 사이임. 이 자로는 ±1.0을 못 건드림.」

적고 나서 한 줄을 띄웠다.

「평균이 움직인 것이 날씨가 움직인 것이 아님. 점이 적어서 평균이 움직임. 움직인 폭이 자보다 작으면 움직인 것이 아님.」

바깥 수를 봤다.

영하 34.6이었다. 왼쪽 유리관 수와 같았다.

재혁이 그 수에 제조자가 준 몫을 붙였다. 위아래로 1.0이었다.

구간이 영하 33.6에서 영하 35.6까지였다.

시작 자 영하 34.0이 그 안에 있었다.

재혁이 적었다.

「11/5. 바깥 수 −34.6. 스물다섯째 점.

구간 −33.6 ~ −35.6. 시작 자 −34.0이 구간 안에 있음. 그러므로 「못 가름」. 통틀어 열여섯째. 이어진 줄 둘째 점.」

적다가 연필을 멈췄다.

이어받기 규칙이 있었다. 못 가름인 날에는 어제 상태를 물려받는 것이었다.

어제는 물려받은 0이었다.

그러면 오늘 물려받는 것은 어제가 물려받은 0이었다.

재혁이 뒷장을 넘겨서 날짜를 짚었다.

0을 잰 날이 11월 3일이었다.

재혁이 돌아와서 적었다.

「물려받은 0. 이어받은 길이 2.

이 0은 11/3에 잰 0임. 오늘로 나이가 이틀임. 이어받기는 「어제 것을 씀」이라고 적혀 있는데, 어제 것도 물려받은 것이면 어제 것이 아님. 사흘이면 나흘 전 수를 오늘 칸에 적는 것이 됨. 그러므로 칸에 「이 수를 잰 날」을 같이 적음. 칸은 오늘 칸이고 든 것은 이틀 전 것임.

규칙: 이어받은 길이가 사흘을 넘으면 물려받지 않고 「모름」으로 적음. 오늘이 둘. 내일이 셋. 모레가 넘음. 그러므로 11/7에 「모름」이 붙음.」

적고 나서 11월 7일 칸을 찾아 한 줄을 더했다.

11월 7일 칸에는 이미 셋이 적혀 있었다. 막대 판정일과 핀 셋째 점과 짐 길 돌린 뒤 첫 점이었다.

재혁이 넷째 줄로 「날씨 문 모름 붙는 날」을 적었다.

여덟 시에 서진이 나왔다.

서진이 깃대를 보고 나서 재혁 쪽으로 왔다.

“오늘은 흔들리네.”

“마흔넷까지 갔습니다. 아흔은 안 됩니다.”

“그러면 막대는 읽어.”

“읽습니다.”

서진이 창고 쪽을 봤다. 상자 열둘이 두 줄로 그대로 있었다.

“오늘도 안 하지.”

“안 합니다. 곱이 0입니다.”

“날씨 문이 0이라서.”

“날씨 문이 0입니다. 그런데 그 0이 오늘 잰 0이 아닙니다.”

서진이 돌아봤다.

“어제 것 쓰는 거 아니었어.”

“어제 것 쓰는 겁니다. 그런데 어제 것도 어제가 물려받은 겁니다.”

재혁이 수첩을 내밀었다.

서진이 날짜를 짚고 한참 봤다.

“그러면 그제 거네.”

“그제 겁니다. 11월 3일에 잰 수입니다.”

“그제 수로 오늘 문을 닫는 거야.”

“닫고 있습니다.”

서진이 수첩을 돌려줬다.

“그럼 이게 며칠까지 가.”

“사흘까지 갑니다. 사흘을 넘으면 「모름」입니다.”

“모름이면 어떻게 돼.”

“모름이면 물려받지 않습니다. 물려받지 않으면 곱에 넣을 수가 없습니다.”

“넣을 수가 없으면 어떻게 할 건데.”

재혁이 잠깐 말을 안 했다.

“그건 아직 안 적어 뒀습니다.”

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오늘 적어. 모레 적으면 모레 수를 보고 적는 거야.”

“적겠습니다.”

재혁이 서서 적었다.

「11/7에 날씨 문이 「모름」이 될 경우(오늘 미리 정함. 수 보기 전).

①「모름」은 0도 아니고 1도 아님. 곱에 넣지 않음. ②곱에 못 넣으면 그날 실행 판정은 「날씨 모름으로 보류」로 적음. 「안 함」과 다른 칸에 적음. ③보류한 날에 사람과 쓸 것은 그대로 쌓임. 밀린 양은 계속 셈. ④보류가 이틀 넘으면 자를 안 보고 하루를 씀. 쓰는 날은 11/9로 미리 박음. 까닭: 못 가름이 열엿새째인데 자를 못 바꿈. 자를 기다리면 시즌이 끝남. ⑤11/9에 쓰기로 한 하루는 「자 없이 쓴 날」로 따로 적음. 그날 수는 다른 날 수와 한 칸에 안 넣음.」

적고 나서 세 문을 적었다.

「11/5. 날씨 0(물려받음, 나이 이틀) / 쓸 것 1(재고 12) / 사람 4. 곱 0. 실행 「안 함」. 까닭 「날씨」 셋째 날. ㉯ 밀린 양 9 → 10. 상자 열둘 그대로.」

열에서 연필이 한 번 멈췄다.

어제까지는 한 자리였다. 오늘부터 두 자리였다.

재혁이 그 아래에 작게 적었다.

「어제 아홉, 오늘 열. 하나 늘었음. 종이에서는 자리가 하나 늘어서 더 많아진 것처럼 보임. 실은 하나 늘었음. 자릿수가 늘면 사람이 다르게 봄. 다르게 보는 것은 수가 아님.

깨고 싶었음. 11/5. 까닭: 밀린 양이 열이 됨. 안 깸. 넷째 줄.」

2. 셋 둘

열 시에 재혁이 막대 밭으로 갔다.

어제 내린 넷이 짐 길을 왕복하고 있었다.

재혁이 길을 건너지 않고 밭 가장자리로 돌아갔다.

막대를 스물넷 읽었다. 같은 막대를 두 번씩 읽고 그 차를 셌다.

차의 흩어짐이 0.38이었다.

재혁이 적었다.

「11/5. 막대 읽는 몫 다섯째 점 0.38.

그날 조건: 사람 4. 짐 길 그대로(우회 전). 깃발 최고 44, 평균 28.6. 하늘 「반」.」

적고 나서 다섯 점을 한 줄로 늘어놨다.

0.40, 0.37, 0.34, 0.36, 0.38이었다.

재혁이 그 밑에 줄을 둘로 그었다.

위 줄에 사람 0인 셋을 적었다. 0.40과 0.37과 0.34였다.

아래 줄에 사람 4인 둘을 적었다. 0.36과 0.38이었다.

셋을 더해서 셋으로 나눴다. 0.37이었다.

둘을 더해서 둘로 나눴다. 0.37이었다.

재혁이 연필을 놓고 두 수를 봤다.

같았다.

그런데 위 줄은 하루에 0.03씩 내려가고 있었고 아래 줄은 하루에 0.02씩 올라가고 있었다.

재혁이 적었다.

「사람 0인 셋 평균 0.37. 사람 4인 둘 평균 0.37. 두 평균이 같음.

그런데 셋은 내리막이고 둘은 오르막임. 사람 0인 셋: 0.40 → 0.37 → 0.34. 하루 −0.03. 사람 4인 둘: 0.36 → 0.38. 하루 +0.02.

평균으로 견주면 이 둘이 같음. 방향은 평균에 안 남음. 평균이 같다고 두 무리가 같은 것이 아님. 평균은 높이를 말하고 방향은 안 말함. 그러므로 무리마다 평균 말고 기울기도 적음.」

열한 시에 서진이 밭으로 왔다.

재혁이 종이를 보여 줬다.

서진이 두 줄을 번갈아 봤다.

“평균이 같네.”

“같습니다. 그런데 하나는 내려가고 하나는 올라갑니다.”

“그러면 같은 게 아니지.”

“같은 게 아닙니다. 그런데 모레 판정은 평균으로 하기로 박아 뒀습니다.”

서진이 눈을 가늘게 했다.

“몇 점 모이면 하기로 했어.”

“다섯 미만이면 못 함으로 박았습니다. 오늘 다섯째가 찼습니다.”

“그러면 모레 할 수 있는 거네.”

“점으로는 됩니다. 칸으로는 안 됩니다.”

재혁이 종이를 돌려서 아래쪽에 네모 셋을 그렸다.

“조건 칸이 셋입니다. 사람 0. 사람 4에 짐 길. 사람 4에 우회.”

재혁이 첫 칸에 점 셋을 찍고 둘째 칸에 둘을 찍었다.

셋째 칸은 비워 뒀다.

“셋째 칸이 비었습니다. 우회는 모레부터니까요.”

서진이 빈 칸을 짚었다.

“모레 돌리면 모레 점이 생기잖아.”

“생깁니다. 그런데 모레가 판정일입니다. 판정일에 생긴 점 하나로 칸을 메우게 됩니다.”

“그게 안 돼.”

“안 되는 게 아니라, 그 점만 다른 점들하고 때가 다릅니다. 앞 다섯은 판정 전에 모은 점이고 그 하나는 판정하는 날 점입니다.”

서진이 팔짱을 끼고 섰다.

“그럼 뭘 잘못 적어 둔 거야.”

“다섯이라고만 적어 뒀습니다. 어느 칸에 몇이라고는 안 적었습니다.”

“수만 적고 자리를 안 적었네.”

“그렇습니다.”

재혁이 적었다.

「11/7 판정에 대하여(오늘 미리 적음).

점 수 조건은 충족(다섯). 칸 조건은 미충족(셋째 칸 0). 둘을 다 적음. 「충족」 한 글자로 적으면 비는 칸이 안 보임. 11/7에는 평균 판정 결과와 「칸 하나가 비었음」을 같이 적음. 결론을 하나로 안 적음.

고침(앞으로): 점 수를 사전에 박을 때 「어느 칸에 몇 점」을 같이 박음. 수를 채우는 것과 칸을 채우는 것이 다름. 수는 채워도 칸이 비면 뺄 수가 없음.」

적고 나서 짐 길을 봤다.

넷이 상자를 들고 지나가고 있었다. 길이 밭 옆으로 지나갔고 밭 가장자리 눈이 반질했다.

재혁이 왕복 횟수를 셌다. 열네 번이었다.

“선생님. 밟히는 걸 세 두겠습니다.”

“모레 돌릴 거잖아.”

“모레 돌립니다. 모레까지는 밟힙니다.”

“오늘 돌리면.”

“오늘 돌리면 오늘 수를 보고 돌린 게 됩니다. 어제 0.36을 보고 모레로 박았습니다.”

서진이 길 쪽을 한참 봤다.

“기다리는 동안에 상하는 건 그대로 상하는 거네.”

“상합니다. 그래서 세어 둡니다.”

재혁이 적었다.

「11/5. 짐 길 왕복 열네 번. 밟힌 횟수 칸 신설. 11/7부터 우회. 우회 뒤 왕복 횟수도 같이 셈. 돌린 값은 한 번에 3분.

미리 박은 날짜까지는 상하는 것을 보면서 기다림. 당기면 수를 보고 당긴 것이 됨. 그러므로 당기지 않고 상한 양을 적음.」

적고 나서 한 줄을 더 적었다.

「밟힘은 읽는 몫만 바꾸는 것이 아님.

밟힌 눈은 다져지고 다져진 눈은 뒤에 굳음. 굳으면 막대가 덜 가라앉음. 그러면 바뀌는 것이 「내가 얼마나 흔들리게 읽는가」가 아니라 「막대가 얼마나 내려가는가」임. 자가 흔들리는 것과 재는 것이 바뀌는 것은 다름. 앞엣것은 점을 모으면 줄어듦. 뒤엣것은 점을 모으면 더 또렷하게 틀림. 그러므로 밟힌 날의 점은 읽는 몫 칸과 가라앉음 칸 둘 다에 표를 붙임.」

서진이 그 줄을 읽고 한마디 했다.

“밀린 건 쌓여 있어.”

“열입니다.”

“쌓인 건 나중에 해도 돼. 망친 건 안 쌓여.”

재혁이 그 말을 적었다.

적고 나서 날짜를 옆에 적었다.

3. 마지막 한 장

경옥은 여덟 시 사십 분에 저온실 문을 열었다.

은재가 먼저 와서 장갑을 끼고 있었다.

“선생님. 통이 삼백아흔아홉 일째입니다.”

“내일이 사백이네.”

“사백입니다.”

경옥이 선반을 보고 나서 고개를 저었다.

“내일 더 보지 마.”

은재가 손을 멈췄다.

“더 보면 안 됩니까.”

“사백은 우리가 만든 자리야. 통은 모르지.”

“통은 모릅니다.”

“둥근 날이라고 더 들여다보면, 그날 점만 더 자세히 본 점이 돼.”

은재가 잠깐 생각하다가 적었다.

「11/6 사백 일째. 더 재지 않음. 평소대로 봄.

둥근 수는 통에 아무 일도 안 일으킴. 둥근 날에 더 자세히 보면 그날 점이 다른 날 점과 한 칸에 안 들어감. 자세히 본 날의 수는 자세히 본 몫이 들어간 수임.」

적고 나서 봉투를 가져왔다.

봉투 안에 종이가 한 장 있었다.

은재가 봉투를 들고 서 있었다.

“선생님.”

“뽑아.”

“한 장입니다.”

“한 장이면 뽑아.”

“한 장이면 뽑는 게 아닙니다.”

경옥이 돌아봤다.

은재가 봉투를 작업대에 놓았다.

“두 장일 때는 뽑기 전에 몰랐습니다. 어제 하나가 나갔으니까 남은 건 다른 하나입니다.”

“그럼 지금 뭐가 나올지 알아?”

“압니다. 선생님이 2번과 3번, 제가 1번입니다.”

경옥이 봉투를 봤다.

“알고 꺼내는 건 뽑는 게 아니네.”

“뽑는 게 아닙니다. 고르는 것하고 같습니다.”

“고른 건 아니잖아. 넌 안 골랐어.”

“안 골랐습니다. 그런데 미리 알았습니다. 미리 알면 제가 읽기 전에 다르게 할 수 있습니다.”

“뭘 다르게 해.”

은재가 말을 찾았다.

“저는 1번을 사흘 전에 읽었습니다. 그때 수를 기억합니다. 오늘 1번인 걸 아침에 알면, 재기 전에 그 수가 머리에 들어와 있습니다.”

경옥이 장갑을 벗지 않고 작업대에 손을 얹었다.

“그래서 섞은 거였지.”

“그래서 섞었습니다.”

경옥이 봉투에서 종이를 꺼내 펴 놓았다.

“꺼내긴 해. 그런데 뽑았다고 적지 마.”

은재가 적었다.

「11/5. 배정. 경옥 2·3번 / 은재 1번.

봉투에 한 장 남음. 꺼내기 전에 결과를 알았음. 그러므로 「뽑음 아님(마지막 장)」으로 적음. 오늘 점 셋에 「배정을 아침에 미리 알았음」 표를 붙임. 가린 것이 아니므로 가렸다고 적지 않음.」

둘이 세 자리를 읽었다.

1번이 0.448이었다. 2번이 0.450이었다. 3번이 0.455였다.

세 자리로는 여섯째 날이었다.

은재가 마지막 세 날을 늘어놨다.

1번은 0.446, 0.447, 0.448이었다. 2번은 0.448, 0.449, 0.450이었다. 3번은 0.452, 0.454, 0.455였다.

“셋이 다 한 방향입니다.”

“읽은 사람은 섞였지.”

“섞였습니다. 그래서 사람 몫은 셋에 다 흩어져 있습니다.”

“그러면 올라가는 건 사람이 아니야.”

“사람이 아닐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아니라고는 못 적습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다음 거를 만들어.”

은재가 종이를 꺼냈다.

“두 장씩 넣으면 둘째 날이 늘 뻔합니다. 절반이 뻔합니다.”

“넷씩 넣으면.”

“넷씩 넣으면 끝 한 장만 뻔합니다. 네 날에 하나입니다. 그런데 넷 안에서 한쪽이 연달아 둘, 셋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게 왜 나빠.”

“한쪽이 연달아 셋이면 그 사흘이 한 사람 손입니다. 그 사흘에 다른 것이 같이 변하면 못 가릅니다.”

경옥이 손가락으로 작업대를 두 번 쳤다.

“날마다 동전을 던지면.”

“던지면 하나도 안 뻔합니다. 대신 고르게 안 모입니다.”

은재가 수첩에 셈을 적었다.

“열 날을 던지면 일곱 대 셋보다 더 쏠릴 몫이 셋에 하나쯤 됩니다.”

“열 날에 셋에 하나.”

“그렇습니다. 쏠리면 한 사람 점이 적어지고, 적은 쪽 자가 성깁니다.”

경옥이 한참 말을 안 했다.

“그러면 둘 다는 안 되는 거야.”

“둘 다는 안 됩니다. 고르게 모이는 것하고 미리 모르는 것은 같이 가질 수 없습니다. 묶음이 짧으면 고르고 끝 장이 보입니다. 묶음이 길면 끝 장이 안 보이고 고르지 않습니다.”

경옥이 종이를 끌어다 놓았다.

“짧은 거 긴 거 섞어.”

“섞겠습니다. 둘씩과 넷씩을 섞고, 어느 날에 어느 길이가 들었는지는 안 적습니다.”

“그걸 네가 만들면.”

은재가 손을 멈췄다.

경옥이 말을 이었다.

“네가 만들면 네가 알지.”

“압니다.”

“우리 둘뿐이야.”

“둘뿐입니다. 그러면 가릴 수 없습니다.”

경옥이 연필을 들었다.

“가릴 수 없으면 가린 척하지 마.”

은재가 적었다.

「새 제비. 스무 날 치. 묶음 길이 둘과 넷을 섞음. 길이 순서는 종이에 안 적음. 날짜 적은 봉투 스무 장에 한 장씩 넣고 봉함. 만든 날 11/5. 만든 사람 은재.

만든 사람이 내용을 봄. 그러므로 「만든 사람이 읽은 날」 표를 날마다 붙임. 둘뿐이므로 만드는 사람과 읽는 사람을 가를 수 없음. 가렸다고 적지 않고 못 가린 것을 적음. 봉하는 까닭: 만든 뒤에 내가 고치는 것을 막기 위함. 아는 것은 못 막고 고치는 것은 막을 수 있음.」

경옥이 그 마지막 줄을 두 번 읽었다.

“뽑는 게 일이 아니고 안 고치는 게 일이야.”

은재가 그 말을 적고 날짜를 옆에 적었다.

열 시 반에 둘이 네모 아홉으로 갔다.

은재가 오늘 자리와 실을 한 칸 돌렸다. 사진을 찍고 바로 각도를 댔다.

2.9도였다.

“열셋째 점입니다. 찍은 날과 댄 날이 같습니다.”

“어제처럼 묵히지 말고.”

“오늘은 안 묵혔습니다.”

은재가 아홉 칸 표를 펴 놓았다.

여덟 칸에 점이 있었다. 한 칸이 비어 있었다.

경옥이 빈 칸을 짚었다.

“여기가 안 찼네.”

“미룬 날들 때문에 안 찼습니다.”

“내일이 판정일이잖아.”

“내일입니다. 그리고 미룸 한도가 하나 남았는데, 그건 못 재는 날에만 쓰는 겁니다.”

“칸이 비는 건 못 재는 게 아니야.”

“아닙니다. 그래서 미룰 수 없습니다.”

은재가 표를 봤다.

“그런데 한 칸이 비면 자리랑 실을 따로 못 뺍니다.”

“왜.”

“아홉 칸이 다 차 있으면 자리 셋이 실 셋을 한 번씩 만납니다. 그러면 자리를 셀 때 실이 고르게 들어가서 지워집니다.”

“한 칸이 없으면.”

“한 칸이 없으면 그 줄에 실이 둘만 들어갑니다. 자리 몫을 세면 빠진 실 몫이 거기 묻어 들어옵니다.”

경옥이 표를 들여다봤다.

“그럼 내일 그 칸을 재야 하는 거네.”

“재야 합니다. 그런데 그 점은 판정하는 날에 잰 점입니다.”

“앞 여덟은 판정 전에 잰 거고.”

“그렇습니다. 열셋 중에 열둘은 아무것도 모르고 잰 거고 하나는 모자란 걸 알고 잰 겁니다.”

경옥이 연필을 들었다.

“그 하나에 표를 붙여.”

은재가 적었다.

「네모 아홉. 11/5 열셋째 점 2.9도(찍은 날 11/5, 댄 날 11/5). 아홉 칸 중 여덟 찼음. 한 칸 빔. 11/6 판정일에 그 칸을 잼.

빈 칸 하나면 자리와 실을 따로 못 뺌. 균형이 깨지면 한쪽 몫이 다른 쪽에 묻어 들어옴. 그러므로 메움. 메운 점에는 「판정일에 잰 점」 표를 붙임. 모자란 것을 알고 잰 점은 모르고 잰 점과 다름. 표 없이 섞으면 열셋이 다 같은 날의 점처럼 보임.」

열한 시에 은재가 앞 열한 점을 다시 꺼냈다.

어제 넷이 모름으로 남아 있었다. 셋은 둘 다 들어온 날이었고 하나는 10월 16일이었다.

“선생님. 셋을 입실 시각으로 좁혀 봤습니다.”

“어떻게.”

“사진에 찍힌 시각하고 카드 찍은 시각을 견줬습니다. 사진 시각보다 먼저 들어온 사람이 댄 사람입니다.”

“둘 다 먼저 들어왔으면.”

“먼저 들어온 쪽이 하나입니다. 둘 중 하나는 사진 시각보다 늦게 들어왔습니다.”

경옥이 종이를 봤다.

“그러면 셋이 다 갈라져.”

“둘만 갈라집니다. 하나는 사진에 시각이 없습니다. 그날 사진기 시계가 꺼져 있었습니다.”

“둘은 갈라졌네.”

은재가 말을 안 했다.

경옥이 그걸 보고 물었다.

“안 갈라졌어?”

“갈라졌는데, 오늘 사진기 시계를 전화 시계하고 맞춰 봤습니다.”

“얼마나 틀려.”

“사 분 느립니다.”

경옥이 장갑 낀 손을 작업대에 얹었다.

“언제부터 느린 거야.”

“모릅니다.”

“그러면 지난 사진 시각은 못 고치지.”

“못 고칩니다. 그래서 여유를 봤습니다.”

은재가 표를 짚었다.

“하나는 사진 시각하고 입실 시각 차가 칠 분입니다. 사 분을 당겨도 순서가 안 바뀝니다.”

“다른 하나는.”

“이 분입니다. 사 분을 당기면 뒤집힙니다.”

경옥이 그 칸에 연필을 댔다가 떼었다.

“그러면 그건 그냥 둬.”

“그냥 두겠습니다.”

은재가 적었다.

「앞 열한 점. 11/5 다시 좁힘.

확정 여덟(어제 일곱 + 오늘 하나). 아직 모름 둘. 없음 하나(10/16).

시각으로 가르려면 시계도 자임. 사진기 시계가 전화 시계보다 4분 느림. 언제부터 느려졌는지 모르므로 지난 점의 시각을 고칠 수 없음. 그러므로 여유가 자보다 큰 점만 가름. 여유 7분은 가름. 여유 2분은 「아직 모름」 유지. 가른 하나에 「여유 7분, 자 4분」을 같이 적음. 자를 안 적으면 다음 사람이 2분도 가름.」

열두 시에 둘이 칸 종이를 펼쳤다.

어제 마흔일곱이었다.

오늘 넷이 늘었다. 「뽑음 아님」과 「만든 사람이 읽은 날」과 「잰 때」와 「사진기 시계 차」였다.

칸이 쉰하나가 됐다.

경옥이 그걸 보고 한마디 했다.

“어제는 안 나온 날에 칸이 넷 생겼다고 했지.”

“그랬습니다.”

“오늘은 나온 날에 넷 생겼네.”

“오늘은 수가 세 개 생기고 칸이 네 개 생겼습니다.”

경옥이 웃지는 않았다.

“칸이 수보다 빨리 늘어.”

은재가 그 말을 적고 날짜를 옆에 적었다.

4. 두 점

정한은 아홉 시에 작업실 문을 열었다.

기계가 없는 열나흘째였다.

달력에 열나흘이 세로로 그어져 있었다.

정한이 먼저 서랍을 열었다. 측정기가 안에 있었다.

어제 박아 둔 대로 십 분을 기다렸다.

험이 60.003이었다.

정한이 적었다.

「11/5 아침 아홉 시 십 분. 서랍 안 10분. 험 60.003.」

적고 나서 어제 점을 봤다.

어제도 60.003이었다.

두 점이 같았다.

정한이 연필을 들고 한참 있다가 적었다.

「서랍 줄 둘째 점. 어제 60.003, 오늘 60.003.

같음. 같다는 것은 안 변했다는 뜻이 아님. 자 끝자리가 0.001임. 그러므로 「0.001 칸 안에서 안 움직였음」까지만 말함. 그보다 작은 움직임은 이 자에 안 보임.

두 점으로는 방향을 못 말함. 두 점은 늘 한 방향임. 두 점으로는 흔들림도 못 냄. 점 둘로 낸 흩어짐의 상대오차는 1/√2 = 0.71임. 금은 다섯 점 한 방향임. 이름 칸은 다섯이 모일 때까지 비움.」

적고 나서 앞장을 넘겼다.

앞 줄이 있었다. 60.001에서 60.005까지 닷새 한 방향이었다.

그 줄 옆에 어제 적어 둔 것이 있었다.

「그 닷새는 측정기 온도 몫이었음. 자를 서랍 안 10분으로 고정함.」

정한이 그 줄을 보다가 멈췄다.

고정한 것을 다시 읽었다. 서랍 안. 십 분.

그 아래에 적힌 것이 없었다.

정한이 어제 점의 시각을 찾았다.

어제 점은 오후 네 시였다.

오늘 점은 아침 아홉 시였다.

정한이 연필을 내려놓고 콘센트 쪽을 봤다.

험은 집 안에서 나오는 수가 아니었다. 선을 타고 멀리서 오는 수였다.

쓰는 데가 많아지면 느려지고 적어지면 빨라졌다. 아침과 저녁이 다른 수였다.

정한이 적었다.

「고정한 것을 하나 적어 두면 안 고정한 것이 숨음.

고정한 것: 자리(서랍 안), 기다린 시간(10분). 안 고정한 것: 재는 시각, 요일.

험은 계통에서 오는 수임. 하루 중 시각에 따라 움직임. 그러므로 서랍만 고정하고 시각을 안 고정하면, 서랍 몫을 뺀 자리에 시각 몫이 들어옴. 어제 점은 오후 네 시. 오늘 점은 아침 아홉 시. 두 점은 한 줄이 아님.

고침: 재는 시각을 오후 네 시로 박음(어제 점과 같게). 오늘 아침 점은 줄에서 빼고 별지로 보냄. 버리지 않고 「시각 다름」으로 적음. 오늘 오후 네 시에 다시 재서 그것을 둘째 점으로 함.」

적고 나서 한 줄을 더 적었다.

「자를 고치는 값이 칸마다 다름.

험은 날마다 다시 잴 수 있음. 그러므로 자를 고치고 앞 점을 버려도 잃는 것이 적음. 압흔 사진은 다시 못 찍음. 그 자리는 한 번 지나갔음. 그러므로 다시 잴 수 있는 칸은 자를 고치는 값이 싸고, 한 번만 있는 것은 비쌈. 자를 고칠까 할 때 먼저 그 칸이 어느 쪽인지를 봄.」

열 시에 정한이 토막 둘을 더 떴다.

어제 둘을 떴으니 넷이 됐다. 넷이 한도였다.

넷의 검사 수를 적었다. 여덟 자리씩 넷이었다.

정한이 그 서른두 자리를 보고 손을 멈췄다.

종이에 옮겨 적다가 한 번 틀렸다. 네 자리째에서 숫자 둘을 바꿔 적었다.

정한이 그 줄을 지우고 다시 적었다.

적고 나서 적는 법을 고쳤다.

「검사 수 기재법 고침.

여덟 자리를 네 자리씩 둘로 끊어 적음. 끊은 칸마다 그 네 자리의 합을 옆에 적음. 합이 맞으면 베낀 것이 맞음. 합이 틀리면 그 네 자리를 다시 봄. 오늘 서른두 자리를 적으면서 한 번 틀렸음. 틀린 것을 내가 찾은 것은 운이었음.

베끼는 것을 지키는 일에 끝이 없음. 검사 수를 지키려고 검사 수를 또 붙이는 것임. 어디서 멈출지는 틀릴 몫과 품을 견주어 정함. 오늘은 한 겹에서 멈춤.

여덟 자리가 우연히 같을 몫은 사십억에 하나임. 토막 넷에 묶음 아홉이면 견주는 횟수가 서른여섯임. 서른여섯 번으로는 그 몫이 안 올라옴. 그러므로 「같다」는 세게 말함. 「어디가 다르다」는 여전히 못 말함. 토막 넷까지가 자리를 좁히는 끝임.」

열한 시에 정한이 묶음표를 꺼냈다.

열한 묶음이 적혀 있었다. 아홉은 원본이 있고 둘은 없었다.

정한이 그 표 머리에 적혀 있던 글자를 봤다.

「기다리는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정한이 그 줄을 지우고 둘로 갈랐다.

「기다리는 칸을 둘로 가름.

①기계를 기다리는 칸 아홉. 기계가 오면 할 수 있음. ②기계가 와도 안 풀리는 칸 둘(7월·6월). 원본이 없음.

한 칸에 적어 두면 기계가 오는 날에 열하나가 다 풀릴 것처럼 보임. 그날 아홉이 풀리고 둘이 남음. 남을 것을 오늘 적어 둠.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 안 끝나는 것이 있음.」

열두 시에 천을 봤다.

덮은 날수가 엿새였다. 다시 볼 날이 11월 9일이었다.

정한이 천 끝을 손으로 눌러 보고 들추지 않았다.

「들추고 싶었음. 11/5. 까닭: 엿새째임. 안 들춤. 둘째 줄.」

오후 네 시에 정한이 서랍을 다시 열었다.

십 분을 기다렸다.

60.004였다.

정한이 적었다.

「11/5 오후 네 시 십 분. 서랍 안 10분. 험 60.004. 서랍 줄 둘째 점.

어제 60.003, 오늘 60.004. 두 점 한 방향. 두 점은 늘 한 방향임. 아침 60.003은 별지. 시각 다름. 오늘부터 재는 시각은 오후 네 시로 박음. 요일은 아직 안 고정. 안 고정한 것을 적어 둠.」

적고 나서 11월 7일 봉투에 넣을 것을 적었다.

「11/7 금요일 봉투에 넣을 것(오늘 적음).

①토막 넷의 검사 수. 네 자리씩 끊고 칸마다 합을 붙임. ②토막이 본 파일의 어디에서 나온 자리인지. ③본 파일 크기. ④「조각이 열려도 본 파일이 안 열릴 수 있음」 한 줄.

11/4에 나간 다섯의 되묻기는 11/18 월요일. 압흔 44일. 올 수 있었던 날 30. 두 수를 같이 적어 둔 덕에 되묻는 날이 안 앞당겨짐.」

적고 나서 칸을 셌다.

어제 스물아홉이었다.

오늘 셋이 늘었다. 「재는 시각」과 「별지로 보낸 점」과 「와도 안 풀림」이었다.

서른둘이 됐다.

정한이 칸 종이를 덮고 작업실 불을 하나 껐다.

기계가 없는 동안에 늘어난 것은 칸이었다.

정한이 그 줄을 적고 그 아래에 한 줄을 더 적었다.

「칸이 늘어난 것은 자료가 늘어난 것이 아님.」

5. 여섯 시 사 분

하람은 여섯 시에 집에 들어왔다.

화요일이었다. 안 가는 날이었다.

가방을 내려놓고 손을 씻었다.

여섯 시 사 분에 전화가 왔다.

어머니였다.

하람이 받으면서 수첩을 끌어다 놓았다.

“어, 엄마.”

“밥 먹었니.”

“지금 먹으려고.”

어머니가 잠깐 쉬었다가 말씀하셨다.

“그 베갯잇은 네가 설에 왔을 때 꿰맨 거야.”

하람이 연필을 들다가 멈췄다.

그 자리는 토요일에 보여 드리려고 적어 둔 자리였다.

하람이 묻지 않고 그대로 적었다.

“설에.”

“설에 왔을 때. 네가 들고 와서 벌어졌다고 했잖아.”

“어, 그랬나.”

“그랬어.”

하람이 그 말씀을 그대로 적었다.

적으면서 어느 설인지가 떠올랐다.

사진이 한 장 있었다. 2021년 2월 설날 사진이었다.

하람이 그 사진을 떠올린 채로 연필을 들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 줄 아래에 괄호를 쳤다.

괄호 안에 적었다.

「(2021년 설이라고 생각함. 까닭: 내가 가진 설 사진이 그 한 장임.)」

괄호를 다 치고 하람이 숨을 한 번 쉬었다.

“엄마, 밥은.”

“먹었어. 김치 담근 거 가져가라.”

“토요일에 갈게.”

“그래.”

십이 분 통화했다.

전화를 끊고 하람이 수첩을 폈다.

적을 것이 세 가지였다.

「11/5 화요일. 저녁 여섯 시 사 분. 어머니가 먼저 거셨음. 십이 분.

①먼저 온 말 — 「그 베갯잇은 네가 설에 왔을 때 꿰맨 거야.」 (말씀 그대로) 안 물었음. 자리를 내가 안 가리켰음. 그러므로 「물어서 받은 말」 칸에 안 적음. 새 칸 「먼저 온 말」. 출처 등급은 ③(어머니 말씀)이나 물음이 없었으므로 다른 칸.

②먼저 온 말의 값과 잃음. 값: 내가 고른 자리가 아님. 내가 물을 때 고르는 몫이 없음. 잃음: 왜 오늘 그 말이 왔는지 모름. 11/3에 내가 자리 일곱을 다 만지고 다녔음. 오늘이 이틀 뒤임. 그러므로 그날이 물음이었을 수 있음. 묻지 않아도 물은 것이 될 수 있음. 「내가 그 전에 한 일」 칸에 11/3 일을 적어 둠.

③「설에 왔을 때」에 대하여. 사건으로 말한 때는 그 사건이 한 번뿐일 때만 날짜가 됨. 설은 해마다 돌아옴. 그러므로 이 말씀은 때를 안 좁힘. 좁힌 것은 「설 무렵」까지임. 내가 2021년이라고 생각한 까닭은 내게 2021년 설 사진이 있기 때문임. 있는 점 하나가 이름을 먹음. 사진이 말씀을 그 해로 끌어당김. 끌어당긴 것은 자료가 아니고 내 손임. 그러므로 괄호로 적고 말씀 칸에 안 넣음.」

적고 나서 네 줄을 더 적었다.

「되묻고 싶었음. 11/5. 「어느 설이요」를 물으려 했음. 안 물음.

까닭: 11/9 물음 순서를 미리 박아 뒀음. 자리만 보여 드림 → 대답 → 그 뒤에 영수증. 전화로 되물으면 11/9 대답이 오늘 대답을 물려받은 대답이 됨. 물려받은 대답은 두 점이 아니고 한 점임. 그러므로 안 물음. 안 물은 것을 적어 둠. 안 적으면 묻고 싶지 않았던 것처럼 보임.」

적고 나서 하람이 ㉯ 칸을 열었다.

오늘은 내가 걸지 않았다.

「㉯. 11/5 점 없음. 내가 안 걺. 오늘은 저쪽이 먼저 거신 날임. 건드린 횟수 넷째. 저쪽이 먼저 셋째 번 연달아. 셈은 11/30 토요일. 그날은 가는 날이므로 적는 것은 12/1 월요일.」

적고 나서 선 자리 칸을 열었다.

네 줄이 적혀 있었다. 금, 금, 토, 토였다.

하람이 오늘 칸을 보고 연필을 들었다가 내려놨다.

오늘은 전화였다.

전화에는 자리가 없었다.

하람이 적었다.

「선 자리. 11/5 점 없음. 전화라서 자리가 없음.

전화로 생긴 점은 「달력 보이는 자리」 칸이 늘 빔. 늘 비는 칸이 섞여 있으면, 그 칸으로 가르는 셈에서 전화 점이 조용히 빠짐. 빠지는 점이 아무 점이 아님. 전화 점은 저쪽이 먼저 거신 날과 겹침. 그러므로 전화로 생긴 점과 간 날 점을 한 칸에 안 적음.」

6. 열한 줄

여덟 시에 하람이 상자를 꺼냈다.

영수증을 더 찾아보려고 꺼냈다.

상자 둘과 서랍 하나를 봤다.

한 시간 반이 걸렸다. 나온 것이 없었다.

하람이 그걸 적었다.

「11/5. 종이 더 찾기. 상자 둘(거실 장 아래), 서랍 하나(내 책상). 나온 것 없음.

찾아본 데를 적음. 안 찾아본 데도 적음. 안 찾아본 데: 어머니 집 장롱 위 상자, 미싱 서랍, 사진첩 둘. 「없음」은 찾아본 데까지의 없음임. 찾아본 데를 안 적으면 「없음」이 어디까지의 없음인지 모름.」

적고 나서 11월 9일 종이를 꺼냈다.

세 줄이 박혀 있었다.

하나, 자리만 보여 드림. 둘, 대답. 셋, 그 뒤에 영수증.

하람이 그 종이를 한참 봤다.

베갯잇 자리를 어떻게 할지가 문제였다.

이미 들었다. 묻지 않고 들었다.

하람이 종이를 고치려고 연필을 들었다가 내려놨다.

미리 박은 것이었다.

하람이 고치지 않고 칸 하나를 옆에 붙였다.

「11/9 물음 종이. 고치지 않음.

베갯잇 자리 옆에 표를 붙임 — 「이미 들음(11/5, 안 물음). 말씀 그대로 따로 적어 둠.」 11/9에 그 자리를 보여 드렸을 때 나오는 말씀은 둘째 번 말씀으로 따로 적음. 첫째는 안 물은 말이고 둘째는 물은 말임. 두 칸에 적음.

두 번 같은 말씀이 나오면 그것은 확인이 아님. 같은 사람이 두 번 같게 말하는 것은 그 사람 안에서 흔들리지 않았다는 뜻임. 자가 안 흔들린다는 뜻이고 자가 맞다는 뜻이 아님. 흔들리지 않는 자도 처음부터 비켜서 있을 수 있음. 맞는지는 다른 데서 와야 함. 그러므로 둘이 같으면 「안 흔들림」까지만 적음. 둘이 다르면 그것은 값임.」

적고 나서 하람이 등급표를 열었다.

①종이, ②실, ③어머니 말씀, ④내 기억이었다.

하람이 그 아래에 한 줄을 더 그었다.

「⑤내가 옮긴 것.

말씀을 날짜로 옮기면 옮긴 사람의 칸이 됨. 「설에 왔을 때」를 「2021년 2월」로 적으면 어머니가 날짜를 말씀하신 것이 됨. 말씀 칸에는 말씀 그대로 적고, 옮긴 것은 ⑤에 적음. 괄호도 ⑤임. ①에서 ④까지는 받은 것이고 ⑤는 내가 만든 것임. 받은 것과 만든 것을 같은 표에 두되 줄을 그음.」

적고 나서 실 칸을 봤다.

반질 하나와 무광 다섯이었다.

하람이 실 삭음으로 때를 가를 수 있을까 하고 한참 생각했다.

실은 빛을 받으면 삭았다. 그런데 소매 겉은 빛을 받고 베갯모 속은 안 받았다.

삭은 정도는 자리에 매여 있었다.

하람이 적었다.

「실 삭음으로 꿰맨 때를 가를 수 있는지.

못 가름. 삭음은 빛에 걸려 있고 빛은 자리마다 다름. 소매 겉과 베갯모 속은 같은 해에 꿰매도 삭은 정도가 다름. 그러므로 삭음은 「언제」를 말하지 않고 「어디」를 말함. 자가 자리에 매여 있으면 그 자로 때를 못 잼.

실통에 대하여: 같은 실이면 같은 통임. 같은 통이면 한 번에 사 온 것임. 그런데 꿰맨 날은 통이 집에 있던 여러 해에 흩어져 있음. 그러므로 실로는 「같은 통」까지만 가름. 통은 하나이고 꿰맨 때는 여럿임.」

하람이 그 줄을 적고 나서 손을 멈췄다.

통은 하나이고 안에 든 것은 여러 해 것이었다.

하람이 그 줄을 다시 읽고 불을 껐다.

누워서 천장을 봤다.

오늘 적은 줄이 열하나였다. 간 날보다 많았다.

간 날에는 보고 적었고 안 간 날에는 들은 것을 적었다.

오늘은 듣지도 않고 받았다.

봉투에 한 장이 남으면 그것은 뽑는 것이 아니었다. 꺼내기 전에 결과를 알았으므로 꺼내는 일에 아무 몫도 없었다. 아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으므로 막을 수 있는 것만 봉해 두었다. 고르게 모이는 것과 미리 모르는 것은 같이 가질 수 없었다. 묶음이 짧으면 고르고 끝 장이 보였고 묶음이 길면 끝 장이 안 보이고 고르지 않았다. 둘뿐인 데서는 만드는 사람과 뽑는 사람을 가를 수 없었으므로 가렸다고 적지 않고 못 가린 것을 적었다.

물려받은 수는 날이 갈수록 오래된 수였다. 어제 것을 쓰는 규칙에서 어제 것도 물려받은 것이면 그것은 어제 것이 아니었다. 칸은 오늘 칸이었고 안에 든 것은 이틀 전 것이었다. 그래서 칸에 그 수를 잰 날을 같이 적었다. 사흘을 넘으면 물려받지 않기로 했으므로 모레에 모름이 붙을 것이었고, 모름이 붙은 날에 무엇을 할지는 수를 보기 전인 오늘 적어 두었다.

평균이 같은 두 무리가 반대로 가고 있었다. 셋은 하루에 0.03씩 내려오고 둘은 하루에 0.02씩 올라갔는데 두 평균은 둘째 자리까지 같았다. 평균은 높이를 말하고 방향은 말하지 않았다. 점이 다섯 모였으므로 수는 찼는데 조건 칸 셋 중 하나가 비어 있었다. 수를 채우는 것과 칸을 채우는 것이 달랐고, 미리 박아 둔 것에는 수만 적혀 있고 자리가 적혀 있지 않았다.

자가 흔들리는 것과 재는 것이 바뀌는 것이 달랐다. 앞엣것은 점을 모으면 줄어들었고 뒤엣것은 점을 모으면 더 또렷하게 틀렸다. 밟힌 눈은 다져지고 다져진 눈은 뒤에 굳었으므로, 밟힘은 읽는 손만 건드린 것이 아니라 재는 것 자체를 건드렸다. 미리 박아 둔 날짜까지는 상하는 것을 보면서 기다렸다. 당기면 수를 보고 당긴 것이 되었으므로 당기지 않고 상한 양을 세었다. 밀린 것은 쌓여서 기다렸고 망친 것은 쌓이지 않고 없어졌다.

둥근 수는 통에 아무 일도 일으키지 않았다. 사백 일째는 사람이 만든 자리였고, 둥근 날에 더 자세히 보면 그날 점만 자세히 본 몫이 들어간 점이 되었다. 한 칸이 비면 나머지 여덟으로는 자리와 실을 따로 뺄 수 없었으므로 판정하는 날에 그 칸을 메웠다. 모자란 것을 알고 잰 점은 모르고 잰 점과 달랐고, 표를 안 붙이면 열셋이 다 같은 날의 점처럼 보였다.

시각으로 가르려면 시계도 자였다. 사진기 시계가 넉 분 느렸고 언제부터 느렸는지는 몰랐으므로 지난 점의 시각을 고칠 수 없었다. 여유가 자보다 큰 점만 갈라졌다. 일곱 분은 갈라지고 두 분은 갈라지지 않았으며, 가른 점 옆에 여유와 자를 같이 적었다. 자를 안 적으면 다음에 보는 사람이 두 분도 가를 것이었다.

고정한 것을 하나 적어 두면 안 고정한 것이 숨었다. 서랍과 십 분을 적어 두었더니 시각이 적히지 않았고, 험은 선을 타고 멀리서 오는 수여서 아침과 오후가 다른 수였다. 두 점이 같다는 것은 안 변했다는 뜻이 아니라 자 끝자리 안에서 안 움직였다는 뜻이었다. 두 점은 늘 한 방향이었으므로 두 점으로는 방향을 말할 수 없었다. 자를 고치는 값은 칸마다 달랐다. 날마다 다시 잴 수 있는 칸은 싸고, 한 번만 지나간 자리는 비쌌다.

베끼는 것을 지키는 일에는 끝이 없었다. 검사 수를 지키려고 검사 수를 또 붙였고, 어디서 멈출지는 틀릴 몫과 품을 견주어 정했다. 여덟 자리가 우연히 같을 몫은 사십억에 하나였고 서른여섯 번으로는 그 몫이 올라오지 않았으므로 같다는 말은 세게 할 수 있었다. 다르다는 말은 여전히 어디가 다른지를 말하지 못했다. 기다리는 칸을 둘로 갈랐다. 기계가 오면 풀리는 아홉과 기계가 와도 안 풀리는 둘이었다. 한 칸에 적어 두면 기계가 오는 날에 다 풀릴 것처럼 보였고, 그날 둘이 남을 것이었다.

묻지 않아도 물은 것이 될 수 있었다. 이틀 전에 자리를 만지고 다닌 날이 물음이었을 수 있었고, 그래서 먼저 온 말은 왜 오늘 왔는지를 말해 주지 않았다. 사건으로 말한 때는 그 사건이 한 번뿐일 때만 날짜가 되었다. 설은 해마다 돌아왔으므로 좁혀진 것은 설 무렵까지였다. 내게 있는 설 사진이 한 장이어서 그 한 장이 말씀을 그 해로 끌어당겼다. 끌어당긴 것은 자료가 아니라 내 손이었으므로 괄호를 치고 내가 옮긴 것으로 적었다.

두 번 같은 대답이 나오는 것은 확인이 아니었다. 같은 사람이 두 번 같게 말하는 것은 그 사람 안에서 흔들리지 않았다는 뜻이었고, 흔들리지 않는 자도 처음부터 비켜서 있을 수 있었다. 맞는지는 다른 데서 와야 했다. 삭은 실은 때를 말하지 않고 자리를 말했다. 통은 하나였고 안에 든 것은 여러 해 것이었다.

꺼내기 전에 아는 날이 있었다.

아는 날에는 꺼내는 일이 아무 몫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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