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공기] 제82화 - 되뇜

제82화 「되뇜」

1. 서른셋 다섯

「10월 30일. 수요일.」

재혁은 6시 40분에 기상 쉘터 문을 열었다. 성에가 어제만큼이었다.

유리관을 봤다.

영하 33.5도였다.

눈금을 짚고 다시 읽었다.

33.5였다.

수첩에 열아홉 수를 나란히 적었다. 41, 38, 36, 37, 39, 38, 36, 35, 34.5, 32.5, 35, 37, 33.5, 35.2, 32.1, 34.6, 32.8, 31.4, 33.5였다.

모눈종이에 열아홉째 점을 찍었다. 어제 점보다 2.1만큼 내려간 자리였다.

어긋남을 넣어 구간을 적었다. 영하 32.5에서 영하 34.5까지였다.

시작 자를 짚었다. 영하 34.0이었다.

재혁이 손을 멈췄다.

자가 구간 안에 있었다.

여유 칸을 폈다. 셋째 날이었다. 어제까지 세 수가 적혀 있었다.

연필을 들었다가 내려놨다.

여덟 시에 서진이 들어왔다. 장갑을 벗고 종이 쪽으로 왔다.

“오늘은.”

“적을 수가 없습니다.”

서진이 돌아봤다.

“왜.”

재혁이 종이 위에 자리를 짚었다.

“구간이 자를 품었습니다.”

서진이 쪼그려 앉았다.

“품었다는 게.”

“어제까지는 구간이 자보다 다 따뜻한 쪽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구간 끝하고 자 사이가 여유였습니다.”

재혁이 선을 두 개 그었다.

“오늘은 구간 안에 자가 들어 있습니다. 사이가 없습니다.”

서진이 선을 봤다.

“그럼 0이야?”

“0이 아닙니다. 0이면 구간 끝이 자에 딱 닿은 겁니다.”

재혁이 연필 끝으로 자리를 짚었다.

“지금은 지나쳤습니다. 0.5만큼 지나쳤습니다.”

“그럼 마이너스 0.5라고 적으면.”

재혁이 잠깐 가만히 있었다.

“적겠습니다. 그 대신 칸 머리에 뜻을 적겠습니다.”

재혁이 여유 칸 머리에 한 줄을 적었다.

「여유: 구간 끝과 자 사이. 구간이 자를 품으면 음수로 적음. 음수는 「가깝다」가 아니고 「걸쳤다」임.」

서진이 그 줄을 봤다.

“그 둘이 뭐가 달라.”

재혁이 세 수를 적었다.

「0.2 / 0.0 / −0.5」

“0.2는 구간이 자 밖에 있고 가까운 겁니다. −0.5는 구간이 자를 타고 넘은 겁니다.”

서진이 고개를 기울였다.

“둘 다 못 가름 아냐?”

“둘 다 못 가름입니다. 그런데 다음에 할 일이 다릅니다.”

재혁이 두 칸을 그었다.

“밖에 있고 가까운 날은 자를 조금만 가늘게 하면 갈립니다. 걸친 날은 자를 아무리 가늘게 해도 안 갈립니다.”

서진이 수를 봤다.

“왜 안 갈려.”

“자리가 자 위라서 그렇습니다. 자 위에 있는 걸 가르는 자는 없습니다.”

재혁이 네 수를 나란히 적었다.

「0.9 / 0.2 / 1.6 / −0.5」

“여유 넷입니다. 필요한 수가 1.12입니다.”

서진이 넷을 짚어 갔다.

“큰 게 하나네.”

“하나입니다. 1.6뿐입니다.”

재혁이 적다가 연필을 세워 들었다.

종이를 한참 봤다.

“선생님.”

“왜.”

“열아홉 날을 다 셈해 보겠습니다.”

서진이 돌아봤다.

“어제 것까지 다 고치겠다는 거야?”

“안 고칩니다. 옆칸에 적습니다.”

재혁이 수첩을 폈다. 열아홉 수를 한 줄에 하나씩 옮겨 적었다.

옆에 여유를 달았다.

6.0이었다. 3.0이었다. 1.0이었다. 2.0이었다. 4.0이었다. 3.0이었다. 1.0이었다. 0.0이었다. −0.5였다. 0.5였다. 0.0이었다. 2.0이었다. −0.5였다. 0.2였다. 0.9였다. −0.4였다. 0.2였다. 1.6이었다. −0.5였다.

열다섯 분쯤 걸렸다.

서진이 옆에서 기다렸다.

재혁이 세 칸을 그었다. 「안」, 「못 가름」, 「밖」이었다.

하나씩 넣었다.

다 넣고 나서 세었다.

“안이 여섯입니다. 밖이 하나입니다. 못 가름이 열둘입니다.”

서진이 종이를 봤다.

“열둘.”

“열둘입니다. 열아홉 날 중에 열둘을 제가 못 가릅니다.”

둘이 잠깐 아무 말도 안 했다.

서진이 먼저 말했다.

“그동안은 뭐라고 적었는데.”

“밖이나 안으로 적었습니다. 두 칸밖에 없었습니다.”

재혁이 앞쪽 줄들을 손으로 쓸었다.

“칸이 둘이면 못 가름이 어느 한쪽으로 들어갑니다. 안 들어갈 데가 없습니다.”

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거의 다 틀린 거네.”

재혁이 고개를 저었다.

“틀린 건 아닙니다. 제가 가진 자로는 그게 다였습니다.”

재혁이 「안」 칸을 짚었다.

“여섯은 안입니다. 이건 지금 자로도 안입니다.”

“어느 날들이야.”

“처음 여섯 날 중에 다섯하고 열두째 날입니다.”

서진이 수를 봤다.

“다 초반이네.”

“초반입니다. 그때가 추웠습니다. 영하 37에서 41까지였습니다.”

재혁이 손을 멈췄다.

“열셋째 날부터는 안이 한 번도 없습니다.”

서진이 종이 아래쪽을 봤다.

“그 뒤로는.”

“못 가름이 여섯이고 밖이 하나입니다.”

재혁이 연필을 내려놨다.

“선생님. 이 자로는 이 일을 거의 못 가릅니다.”

서진이 돌아봤다.

“자가 굵다는 거야?”

“굵습니다. 재려는 게 자보다 작습니다.”

재혁이 두 수를 적었다.

“하루 흔들림이 1.0이고 자의 자가 0.51입니다. 합치면 1.12입니다.”

“그게 굵은 거고.”

“굵습니다. 자하고 수 사이가 1.12보다 떨어져야 뭐라도 말합니다.”

서진이 수들을 훑었다.

“그만큼 떨어진 날이 일곱이고.”

“일곱입니다. 열둘은 안 떨어졌습니다.”

서진이 팔짱을 끼었다.

“그럼 어떻게 해.”

재혁이 종이에 두 길을 적었다.

“하나는 자를 가늘게 하는 겁니다. 다른 하나는 날을 묶는 겁니다.”

“묶으면 가늘어지나.”

“가늘어집니다. 열흘을 평균 내면 1.0이 열의 제곱근으로 나뉩니다.”

연필이 종이를 긁었다.

“0.32입니다. 자의 자 0.51하고 합치면 0.60입니다.”

서진이 수를 봤다.

“반쯤 되네.”

“반쯤 됩니다. 그러면 지금 못 가르는 날 중에 몇은 갈립니다.”

재혁이 손을 멈췄다.

“그런데 그러면 안 됩니다.”

서진이 고개를 기울였다.

“왜.”

재혁이 두 줄을 그었다.

“열흘을 묶으면 제가 재는 게 그날 상태가 아닙니다. 열흘 상태입니다.”

서진이 잠깐 가만히 있었다.

“재는 게 바뀌는 거네.”

“바뀝니다. 자를 가늘게 하려고 날을 묶으면 가늘어진 자로 다른 걸 재게 됩니다.”

재혁이 상태 칸을 짚었다.

“이 칸은 날마다 오늘 할지 말지를 정하는 칸입니다. 열흘 평균으로는 오늘을 못 정합니다.”

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자를 가늘게 해야 하고.”

“그래야 합니다. 그런데 하루 흔들림 1.0이 어디서 왔는지를 제가 모릅니다.”

재혁이 두 칸을 그었다.

“제가 유리관을 읽는 몫일 수도 있고 그날 바깥이 실제로 흔들린 몫일 수도 있습니다.”

“둘이 다르잖아.”

“다릅니다. 읽는 몫이면 여러 번 읽어 줄일 수 있고 바깥 몫이면 못 줄입니다.”

재혁이 연필을 내려놨다.

“열아홉 날을 적으면서 한 번도 안 쪼개 봤습니다.”

서진이 유리관 쪽을 봤다.

“오늘 쪼개면 되지.”

“오늘은 막대부터 하겠습니다. 유리관은 내일 하겠습니다.”

“왜 오늘 다 안 해.”

재혁이 손을 멈췄다.

“둘을 같은 날 시작하면 둘 중 어느 쪽에서 배운 건지 헷갈립니다.”

서진이 짧게 웃었다.

“또 그 얘기네.”

“또 그 얘기입니다. 셋을 다 고치면 고친 까닭을 못 봅니다.”

재혁이 상태 칸을 폈다.

손을 멈췄다.

“선생님. 오늘 상태를 뭐라고 적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서진이 돌아봤다.

“못 가름이라며.”

“못 가름입니다. 그런데 상태 칸은 할지 말지를 정하는 칸입니다. 못 가름이면 뭘 하는지를 제가 안 정했습니다.”

서진이 선반에 기댔다.

“어제까지는 늘 둘 중 하나였고.”

“둘 중 하나였습니다. 밖이면 하고 안이면 안 합니다. 셋째 칸이 오늘 처음 생겼습니다.”

재혁이 연필을 들었다 놨다.

“지금 정하면 오늘 수를 보고 정하는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해.”

재혁이 두 줄을 적었다.

“오늘은 어제 상태를 물려받겠습니다. 어제가 「함」이니까 오늘도 「함」입니다.”

“그게 정하는 거 아냐?”

“정하는 겁니다. 그런데 어느 쪽으로도 새로 안 가는 쪽입니다.”

재혁이 상태 칸 옆에 세로금을 그었다.

“그리고 「물려받음」이라고 적겠습니다. 어제는 「물려받은 게 아님」이라고 적었습니다.”

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날이 같은 「함」인데 뜻이 다르네.”

“다릅니다. 같은 글자가 다른 수입니다.”

재혁이 적었다.

「온도 열아홉째 점. 영하 33.5(어제 영하 31.4). 어긋남 ±1.0. 구간 영하 32.5~34.5. 시작 자 영하 34.0. 구간이 자를 품음. 처음 있는 일임.

여유 −0.5. 칸 머리에 뜻을 적음: 여유는 구간 끝과 자 사이이고, 구간이 자를 품으면 음수로 적음. 음수는 「가깝다」가 아니고 「걸쳤다」임. 0.2(밖에 있고 가까움)와 −0.5(타고 넘음)는 둘 다 못 가름이나 다음에 할 일이 다름. 밖에 있고 가까운 날은 자를 조금 가늘게 하면 갈림. 걸친 날은 자를 아무리 가늘게 해도 안 갈림. 자리가 자 위이기 때문임. 자 위에 있는 것을 가르는 자는 없음. 여유 네 값: 0.9 / 0.2 / 1.6 / −0.5. 필요한 수 1.12. 그보다 큰 것은 1.6 하나뿐임.

열아홉 날을 다 셈함(열다섯 분 걸림). 앞 줄은 안 고치고 옆칸에 적음. 여유: 6.0 / 3.0 / 1.0 / 2.0 / 4.0 / 3.0 / 1.0 / 0.0 / −0.5 / 0.5 / 0.0 / 2.0 / −0.5 / 0.2 / 0.9 / −0.4 / 0.2 / 1.6 / −0.5. 셋으로 나눔: 안 여섯 / 밖 하나 / 못 가름 열둘. 안 여섯은 첫 여섯 날 중 다섯과 열두째 날임. 그때가 영하 37~41로 추웠음. 열셋째 날부터 안이 한 번도 없음. 그 뒤 일곱 날은 못 가름 여섯과 밖 하나임.

여태 칸이 둘(밖·안)뿐이었으므로 못 가름 열둘이 어느 한쪽으로 들어가 있었음. 칸이 둘이면 못 가름이 들어갈 데가 없음. 틀리게 적은 것이 아니고 가진 자로는 그것이 다였음.

새로 봄: 이 자로는 이 일을 거의 못 가름. 재려는 것이 자보다 작음. 하루 흔들림 1.0, 자의 자 0.51, 합친 자 1.12. 그만큼 떨어진 날이 일곱이고 안 떨어진 날이 열둘임.

길 둘. (가) 날을 묶음. 열흘 평균이면 1.0÷√10 = 0.32. 합친 자 √(0.32²+0.51²) = 0.60. 지금 못 가르는 날 몇이 갈림. 그러나 그러면 재는 것이 그날 상태가 아니고 열흘 상태임. 상태 칸은 날마다 오늘 할지 말지를 정하는 칸이므로 열흘 평균으로는 오늘을 못 정함. 자를 가늘게 하려고 날을 묶으면 가늘어진 자로 다른 것을 재게 됨. (나) 자를 가늘게 함. 하루 흔들림 1.0이 어디서 왔는지를 모름. 내가 유리관을 읽는 몫일 수도 있고 그날 바깥이 실제로 흔들린 몫일 수도 있음. 읽는 몫이면 여러 번 읽어 줄일 수 있고 바깥 몫이면 못 줄임. 열아홉 날 동안 한 번도 안 쪼개 봤음. 오늘은 막대만 쪼갬. 유리관은 10/31부터. 같은 날 둘을 시작하면 어느 쪽에서 배웠는지 못 가름.

상태: 「함」. 물려받음. 어제는 「물려받은 것 아님」이었음. 같은 글자인데 다른 수임. 까닭: 상태 칸에 셋째 칸(못 가름)이 오늘 처음 생겼고 못 가름인 날에 무엇을 하는지를 안 정했음. 지금 정하면 오늘 수를 보고 정하는 것이 됨. 어느 쪽으로도 새로 안 가는 쪽을 고름. 못 가름인 날의 규칙은 11월 1일에 정함(그날 수를 보기 전 아침에 정함).

표 없음 넷째. 수에서 번진 날수 0(셋째 날). 사람에서 번진 날수 0.」

2. 같은 것 세 번

열 시에 둘이 자국 밭으로 걸어갔다.

새 시작점 둘째 날이었다. 판정은 11월 7일이었다.

재혁이 가는 막대 둘 앞에 섰다.

“오늘부터 세 번씩 읽겠습니다.”

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말한 거.”

“어제 말한 겁니다. 읽기 몫을 따로 재는 겁니다.”

재혁이 서쪽 막대에 자를 댔다.

429였다.

자를 떼고 다시 댔다.

429였다.

한 번 더 했다.

429였다.

동쪽 막대로 갔다. 434였다. 434였다. 434였다.

재혁이 여섯 수를 적었다.

흩어짐을 셈했다.

0이었다. 둘 다 0이었다.

재혁이 손을 멈췄다.

서진이 수를 봤다.

“안 흔들리네.”

“안 흔들립니다.”

재혁이 종이를 한참 봤다.

“선생님. 이게 이상합니다.”

서진이 돌아봤다.

“좋은 거 아냐? 자가 0이면.”

재혁이 고개를 저었다.

“자가 0이면 제가 1밀리보다 가늘게 읽는다는 뜻입니다. 눈금이 1밀리입니다.”

서진이 자를 봤다.

“눈금보다 가늘게는 못 읽지.”

“못 읽습니다. 그러면 0이 나올 까닭이 둘입니다.”

재혁이 두 줄을 그었다.

“하나는 막대가 진짜로 눈금 안에서 안 움직이는 겁니다. 다른 하나는 제가 첫 수를 기억하고 있는 겁니다.”

서진이 잠깐 가만히 있었다.

“기억하면 어떻게 되는데.”

“두 번째 읽을 때 눈금이 애매하면 429 쪽으로 봅니다. 세 번째도 그렇습니다.”

재혁이 연필을 내려놨다.

“그러면 세 번이 한 번입니다. 같은 걸 세 번 적었을 뿐입니다.”

서진이 짧게 웃었다.

“세 번 읽는 게 아니라 한 번 읽고 세 번 적은 거네.”

“그렇습니다. 그러면 읽기 몫이 작게 나옵니다. 0까지 내려갑니다.”

서진이 막대 쪽을 봤다.

“그럼 어떻게 해.”

재혁이 셋을 적었다.

“첫째, 제가 적은 수를 제가 안 봅니다. 선생님이 받아 적어 주십시오.”

서진이 수첩을 받았다.

“둘째는.”

“사이를 띄웁니다. 연달아 읽지 않고 막대를 돌아가면서 읽습니다.”

재혁이 다섯 자리를 손으로 가리켰다.

“서쪽, 동쪽, 1번, 3번, 7번. 다섯을 한 바퀴 돌면 처음으로 옵니다.”

“한 바퀴가 얼마나 걸리는데.”

“한 자리에 스무 초쯤이니까 한 바퀴에 2분쯤입니다.”

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2분이면 잊어버리나.”

재혁이 손을 멈췄다.

“모릅니다. 안 잊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럼 소용없잖아.”

“덜 기억합니다. 아예 안 기억하게는 못 합니다.”

재혁이 수첩 쪽을 봤다.

“그리고 제가 수를 못 보는 게 더 큽니다. 기억해도 맞춰 볼 데가 없습니다.”

둘이 세 바퀴를 돌았다.

6분 걸렸다.

서진이 받아 적은 수를 폈다.

서쪽이 429, 430, 429였다. 동쪽이 434, 433, 434였다.

재혁이 그 수를 처음 봤다.

흩어짐을 셈했다.

“0.58입니다. 둘 다 0.58입니다.”

서진이 두 줄을 봤다.

“아까는 0이었고.”

“0이었습니다. 0.58하고 0은 같은 막대에서 나온 수입니다.”

재혁이 두 칸을 그었다.

“다른 건 제가 어떻게 읽었는지뿐입니다.”

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0은 막대 수가 아니고 네 수였네.”

“제 수였습니다. 안 흔들린 게 아니라 제가 안 흔들리게 읽은 겁니다.”

재혁이 적다가 손을 멈췄다.

“선생님. 0.58을 어제 자하고 견주겠습니다.”

“어제 뭐였지.”

“하루 차 아홉 값의 흩어짐이 0.78이었습니다.”

재혁이 두 수를 나란히 적었다.

“그런데 그냥 못 견줍니다. 하루 차는 두 수의 차입니다.”

서진이 돌아봤다.

“두 번 읽은 거네.”

“두 번 읽었습니다. 어긋남이 둘 들어갑니다. 제곱해서 더하면 두 배입니다.”

연필이 종이를 긁었다.

“0.58에 둘의 제곱근을 곱하면 0.82입니다.”

서진이 두 수를 봤다.

0.82와 0.78이었다.

서진이 먼저 말했다.

“읽기 몫이 전체보다 크네.”

재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큽니다.”

“그게 되나.”

“안 됩니다. 날 몫을 내려면 전체에서 읽기 몫을 빼야 하는데 빼면 음수가 나옵니다.”

재혁이 셈을 적었다.

“0.78의 제곱이 0.608이고 0.82의 제곱이 0.672입니다. 빼면 마이너스 0.064입니다.”

서진이 쪼그려 앉았다.

“흩어짐이 마이너스일 수는 없잖아.”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건 날 몫이 음수라는 뜻이 아닙니다.”

재혁이 두 줄을 그었다.

“두 수가 다 흔들리는 수라서 그렇습니다. 흔들리는 수에서 흔들리는 수를 빼면 0 밑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서진이 고개를 기울였다.

“그럼 뭘 아는 거야.”

재혁이 손을 멈췄다.

“날 몫이 작다는 걸 압니다. 얼마나 작은지는 모릅니다.”

“작다는 것만.”

“작다는 것만입니다. 0에서 얼마 사이라고 적겠습니다. 위쪽 끝만 압니다.”

서진이 종이를 봤다.

“위쪽 끝이 얼만데.”

“0.78입니다. 읽기 몫이 0이라고 치면 전부 날 몫이니까요.”

재혁이 그 수를 적었다.

“그러니까 날 몫은 0에서 0.78 사이입니다. 열흘 전부터 제가 그걸 0.78로 썼습니다.”

서진이 짧게 웃었다.

“제일 큰 쪽으로 쓴 거네.”

“제일 큰 쪽으로 썼습니다. 그래서 자가 컸습니다. 어제 적은 그대로입니다.”

재혁이 손을 멈췄다.

“어제 제가 자를 크게 잡았다고 적었습니다. 오늘 보니까 크게 잡은 정도가 제가 생각한 것보다 큽니다.”

“그럼 어제 판정은.”

“안 바뀝니다. 자가 더 작아지면 배수가 더 커집니다. 넘은 쪽으로만 더 갑니다.”

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방향이 같네.”

“같습니다. 어제 적은 게 오늘 수로 확인됐습니다.”

재혁이 0.58을 다시 짚었다.

“그런데 이 수도 믿을 게 못 됩니다.”

서진이 돌아봤다.

“방금 잰 건데.”

“세 번 읽어서 낸 수입니다. 세 수로 낸 흩어짐에도 자가 있습니다.”

“또 자의 자야?”

“또 자의 자입니다. 세 번이면 반쯤 틀립니다.”

재혁이 셈을 적었다.

“0.58의 반이 0.29입니다. 그러니까 0.3에서 0.9 사이쯤입니다.”

서진이 수를 봤다.

“폭이 넓네.”

“넓습니다. 0.3이면 하루 차에서 0.42이고 0.9면 1.27입니다.”

재혁이 두 수를 적었다.

“0.42면 읽기 몫이 절반쯤이고 1.27이면 읽기 몫이 전부보다 큽니다.”

서진이 팔짱을 끼었다.

“둘이 말이 아주 다른데.”

“아주 다릅니다. 세 번으로는 모자랍니다.”

재혁이 연필을 세웠다.

“몇 번 읽어야 하는지 셈해 보겠습니다.”

연필이 종이를 긁었다.

“세 번이면 반쯤, 열 번이면 넷에 하나쯤, 쉰 번이면 열에 하나쯤 틀립니다.”

서진이 수를 봤다.

“쉰 번은 못 하지.”

“못 합니다. 막대 다섯에 쉰 번이면 한 시간 사십 분입니다.”

재혁이 열을 짚었다.

“열 번으로 하겠습니다. 막대 다섯을 열 바퀴 돌면 20분쯤입니다.”

“오늘은 세 번만 했고.”

“세 번만 했습니다. 오늘 것은 첫날 것으로 그냥 두겠습니다. 내일부터 열 번입니다.”

재혁이 손을 멈췄다.

“그런데 열 바퀴를 돌면 20분이 걸리고, 그 20분 동안 눈이 조금 변합니다.”

서진이 눈 위를 봤다.

“변하나.”

“햇빛이 비치면 표면이 조금 녹거나 날립니다. 20분에 얼마나 변하는지 저는 모릅니다.”

재혁이 두 줄을 그었다.

“그러면 열 번 안에 읽기 몫하고 20분 몫이 섞입니다. 읽기 몫을 가늘게 재려다가 새 몫을 하나 넣는 겁니다.”

서진이 짧게 웃었다.

“끝이 없네.”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 바퀴마다 시각을 적겠습니다. 첫 바퀴하고 끝 바퀴가 한쪽으로 가 있으면 그게 20분 몫입니다.”

재혁이 적었다.

「막대 열한째 점. 새 시작점 둘째 날. 판정 안 함(11/7). 서 429.3(세 번 평균) / 동 434.3. 어제 서 428 / 동 432. 누적 서 1.3 / 동 2.3. 차 1.0.

읽기 몫 재기 첫날. (가) 연달아 세 번: 서 429·429·429, 동 434·434·434. 흩어짐 둘 다 0. 0이 나올 까닭 둘: 막대가 눈금 안에서 안 움직임 / 내가 첫 수를 기억함. 눈금이 1밀리이고 나는 눈금보다 가늘게 못 읽음. 그러므로 0은 「안 흔들림」이 아니라 「내가 안 흔들리게 읽음」일 수 있음. 연달아 읽으면 두 번째부터 눈금이 애매할 때 첫 수 쪽으로 봄. 세 번이 한 번이 되고 같은 것을 세 번 적는 것이 됨.

(나) 고침 둘. ①내가 적은 수를 내가 안 봄(서진이 받아 적음). ②막대 다섯(서·동·1·3·7)을 돌아가며 읽어 사이를 띄움. 한 바퀴 2분. 세 바퀴 6분. 서 429·430·429, 동 434·433·434. 흩어짐 둘 다 0.58. 같은 막대에서 0과 0.58이 나옴. 다른 것은 내가 어떻게 읽었는지뿐임. 사이를 띄워도 안 잊어버릴 수 있음. 아예 안 기억하게는 못 하고 덜 기억하게 할 뿐임. 수를 내가 못 보는 쪽이 더 큼. 기억해도 맞춰 볼 데가 없음.

읽기 몫 0.58을 하루 차에 넣음. 하루 차는 두 수의 차이므로 어긋남이 둘 들어감. 0.58×√2 = 0.82. 어제 하루 차 아홉 값의 흩어짐은 0.78. 0.82 > 0.78. 빼면 0.78² − 0.82² = 0.608 − 0.672 = −0.064. 음수. 흩어짐은 음수일 수 없음. 날 몫이 음수라는 뜻이 아님. 두 수가 다 흔들리는 수이므로 뺄셈이 0 밑으로 내려갈 수 있음. 아는 것: 날 몫이 작음. 얼마나 작은지는 모름. 0에서 0.78 사이로 적음. 위쪽 끝만 앎. 열흘 전부터 날 몫을 0.78로 썼음. 제일 큰 쪽으로 쓴 것임. 그래서 자가 컸음. 어제 판정은 안 바뀜. 자가 더 작아지면 배수가 더 커지고 넘은 쪽으로만 더 감. 어제 적은 것이 오늘 수로 확인됨.

0.58도 믿을 것이 못 됨. 세 수로 낸 흩어짐에도 자가 있음. 세 번이면 반쯤, 열 번이면 넷에 하나쯤, 쉰 번이면 열에 하나쯤 틀림. 0.58 ± 0.29 → 0.30.9. 하루 차로는 0.421.27. 0.42면 읽기 몫이 절반쯤이고 1.27이면 읽기 몫이 전부보다 큼. 두 끝이 말이 아주 다름. 세 번으로는 모자람. 고침: 10/31부터 열 번씩. 막대 다섯 × 열 바퀴 = 20분. 쉰 번은 한 시간 사십 분이라 못 함. 오늘 것은 첫날 것으로 그냥 둠(세 번).

새로 봄: 열 바퀴 20분 동안 눈이 조금 변함. 햇빛에 표면이 녹거나 날림. 20분에 얼마나 변하는지 모름. 그러면 열 번 안에 읽기 몫과 20분 몫이 섞임. 가늘게 재려다 새 몫을 하나 넣는 것임. 고침: 바퀴마다 시각을 적음. 첫 바퀴와 끝 바퀴가 한쪽으로 가 있으면 그것이 20분 몫임.」

열한 시에 재혁이 자국 셋으로 갔다.

3번이 64였다. 어제 62였다.

1번으로 갔다. 핀 사이가 48이었고 핀 밖이 왼쪽 5, 오른쪽 3이었다.

56이었다.

7번이 56이었다. 어제 55였다.

“하루 차가 2, 2, 1입니다. 어제랑 같습니다.”

서진이 세 자국을 봤다.

“또 2, 2, 1이네.”

“또 2, 2, 1입니다.”

재혁이 1번 핀 앞에 쪼그려 앉았다.

자를 세워 핀 머리에서 눈 표면까지를 쟀다.

111밀리였다.

“어제 112였습니다. 오늘 111입니다.”

서진이 와서 봤다.

“1 줄었네.”

“1 줄었습니다. 그런데 못 가릅니다.”

“왜.”

재혁이 자 눈금을 짚었다.

“제 읽기 자가 1밀리쯤입니다. 1 줄은 건 자 안입니다.”

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안 적어?”

“적습니다. 첫 차는 못 가름이라고 같이 적겠습니다.”

재혁이 「가라앉음」 칸에 둘째 값을 적었다.

“열흘 모이면 가릅니다. 하루로는 못 가릅니다.”

재혁이 3번 쪽을 봤다.

“3번 턱은 오늘 안 봅니다. 사흘 주기라 11월 1일입니다.”

“안 보면 못 보는 거 아냐.”

재혁이 고개를 저었다.

“주기를 정해 놨으니까 지킵니다. 오늘 보고 싶은 까닭이 어제 수가 커서라면 그게 수를 보고 정하는 겁니다.”

점심 전에 재혁이 가장자리 고도를 쟀다.

가장자리가 24였고 가운데 대조 자리가 22였다.

“차가 2입니다. 일곱째 값입니다.”

“1, 1, 2, 0, 1, 2, 2네.”

“그렇습니다. 평균이 1.29입니다. 어제 1.17이었습니다.”

재혁이 셈을 했다.

“평균의 자가 2.0 나누기 일곱의 제곱근이니까 0.76입니다. 배수가 1.7입니다.”

서진이 수를 봤다.

“1.1, 1.4, 1.7이네.”

“그렇습니다. 사흘 연속 올라갔습니다.”

재혁이 손을 멈췄다.

“그런데 판정일은 11월 5일 그대로입니다.”

“올라가는데 기다려?”

“기다립니다.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날을 당기면 어제 막대에서 닫은 칸하고 같은 일이 됩니다.”

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계속 보면 넘는 날이 오고.”

“옵니다. 그래서 11월 5일에 봅니다.”

점심 뒤에 재혁이 눈굴로 내려갔다.

ㄴ 중간 읽기였다. 읽기만 하고 리셋은 안 하는 날이었다.

혼자 들어가서 3분 있었다.

기록계를 읽었다. 사흘 치 최고가 영하 41.8도였다.

올라와서 서진에게 말했다.

“사흘 치 최고가 영하 41.8입니다.”

서진이 돌아봤다.

“지난번 엿새 치가 42.4였지.”

“42.4였습니다. 그런데 못 견줍니다.”

“창이 다르니까.”

“창이 다릅니다. 사흘하고 엿새입니다.”

재혁이 손을 멈췄다.

종이에 두 줄을 그었다.

“선생님. 그런데 이번엔 견줄 데가 생깁니다.”

서진이 고개를 기울였다.

“어디.”

“11월 2일입니다. 그때 ㄴ 엿새 치 최고가 나옵니다.”

재혁이 날짜를 적었다.

“오늘 사흘 치는 10월 27일부터 30일까지입니다. 11월 2일 엿새 치는 27일부터 2일까지입니다.”

서진이 두 줄을 봤다.

“오늘 게 그 안에 들어 있네.”

“들어 있습니다. 앞쪽 반입니다.”

재혁이 두 칸을 그었다.

“그러면 같은 자리 같은 기간에서 사흘 창 최고하고 엿새 창 최고를 둘 다 갖습니다.”

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창이 두 배면 얼마나 오르는지를 재는 거네.”

“잽니다. 여태 그건 그럴듯한 말이었습니다. 제 자료로 재 본 적은 없습니다.”

재혁이 적다가 손을 멈췄다.

연필을 내려놨다.

“선생님. 제가 방금 일을 하나 망쳤습니다.”

서진이 돌아봤다.

“뭘.”

재혁이 눈굴 입구 쪽을 봤다.

“읽으려고 들어갔습니다. 3분 있었습니다.”

서진이 잠깐 가만히 있었다.

“들어간 게 기록계에 적히네.”

“적힙니다. 11월 2일 엿새 치 최고 안에 오늘 제가 들어간 몫이 들어 있습니다.”

재혁이 두 줄을 그었다.

“ㄷ은 입실이 하나였습니다. ㄴ은 오늘 하나가 더 생겨서 둘입니다.”

“그럼 ㄴ 빼기 ㄷ이.”

“사람 몫이 아닙니다. 입실 하나 더의 몫이 섞여 있습니다.”

서진이 짧게 웃었다.

“확인하려고 들어갔는데.”

“확인하려고 들어간 게 재려던 걸 바꿨습니다.”

재혁이 손을 멈췄다.

“중간 읽기를 설계에 넣을 때 이 생각을 안 했습니다.”

서진이 입구 쪽을 봤다.

“그럼 안 들어갔어야 했나.”

재혁이 고개를 저었다.

“안 들어가면 기록계가 도는지 모릅니다. 사흘 치 최고도 없습니다.”

“그럼 어느 쪽이 나아.”

재혁이 종이를 봤다.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이미 들어갔으니까 적습니다.”

재혁이 적었다.

「눈굴 ㄴ 중간 읽기. 10/30. 혼자 3분. 읽기만 함. 리셋 안 함. 사흘 치 최고 영하 41.8(10/27~10/30). ㄷ 엿새 치 42.4와 직접 못 견줌. 창 길이가 다름.

새로 봄: 11/2에 ㄴ 엿새 치 최고가 나오면 같은 자리 같은 기간에서 사흘 창과 엿새 창을 둘 다 가짐. 오늘 사흘 치(10/2730)는 11/2 엿새 치(10/2711/2) 안에 든 앞쪽 반임. 그러므로 「창이 두 배면 최고가 얼마나 오르는가」를 내 자료로 잴 수 있음. 여태 그럴듯한 말이었고 재 본 적은 없음.

망친 것: 읽으려고 들어간 3분이 기록계에 적힘. ㄷ은 입실 하나, ㄴ은 오늘 하나가 더 생겨 둘임. 그러므로 ㄴ−ㄷ은 사람 몫이 아니고 「입실 하나 더의 몫」이 섞인 수임. 중간 읽기를 설계에 넣을 때 이 생각을 안 했음. 안 들어가면 기록계가 도는지 모르고 사흘 치 최고도 없음. 어느 쪽이 나은지 모름. 칸 머리에 적음: ㄴ은 입실 둘(10/27 전 리셋 때 하나, 10/30 중간 읽기 하나), ㄷ은 입실 하나. 확인하는 일이 재려던 것을 바꿈. 확인을 설계에 넣을 때는 확인 자체가 자료에 들어가는지를 봄.

폭 여섯째 점. 3번 64(어제 62, 차 2) / 1번 56(핀 후 첫 값, 어제 54, 차 2) / 7번 56(어제 55, 차 1). 하루 차 2 / 2 / 1. 어제와 같음. 1번 「가라앉음」 둘째 값 111밀리(박기 전 112). 1 줄었으나 읽기 자 1밀리 안이라 못 가름. 「첫 차 못 가름」을 같이 적음. 3번 핀 밑동 턱 오늘 안 봄. 사흘 주기이므로 11/1. 어제 수가 커서 오늘 보고 싶다면 그것이 수를 보고 정하는 것임.

가장자리 일곱째 값. 가장자리 24 / 가운데 22. 차 2. 일곱 값 1 / 1 / 2 / 0 / 1 / 2 / 2. 평균 1.29(어제 1.17). 평균의 자 2.0÷√7 = 0.76. 배수 1.7(어제 1.4, 그제 1.1). 사흘 연속 올라감. 판정일 11/5 그대로.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날을 당기면 어제 막대에서 닫은 칸과 같은 일이 됨.

램 오늘 안 잼(셋째 점 11/2 = 지킨 반과 돌린 반 첫 견줌). 롤러 돌린 반만 돌림 셋째 날. 지킨 반 안 건드림. 비운 한 자 안 건드림. 토막 0.

세 문: 날씨 1(스스로 정한 1) / 쓸 것 1(재고 8) / 사람 0. 곱 0. 실행 「안 함」. 까닭 「사람」. 밀린 양 4 → 5. 재고 8. 사람 0 넷째 날. 다음 편 11/3.」

3. 백에 열셋

인천 저온시료동은 영하 30도였다.

경옥은 9시에 들어가 통 번호를 확인했다. 안 잘린 통은 393일째였다. 잘린 통은 스무여드레째였다.

은재가 봉투를 흔들었다. 다섯 장이 남아 있었다.

한 장 뽑았다. 2였다.

“오늘은 2번을 선생님이 읽으십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남은 네 장을 다시 접어 봉투에 두었다.

둘째 봉투에서 순서를 뽑았다. 1-3-2였다.

은재가 1번을 올렸다. 손을 떼고 시계를 봤다.

60초를 기다렸다.

0.458이었다.

3번을 올렸다. 60초를 기다렸다. 0.431이었다.

2번 차례에 은재가 물러섰다. 경옥이 통을 올리고 60초를 기다렸다.

0.447이었다.

경옥이 적어서 접었다.

“내 건 오늘 보고.”

“보십니다. 2번 평소가 0.44쯤입니다.”

경옥이 수를 봤다.

“0.007 크네.”

“0.007입니다. 자 0.031 안입니다. 다시 안 잽니다.”

은재가 적다가 손을 멈췄다.

“선생님. 그런데 0.44쯤이라는 게 어디서 나온 겁니까.”

경옥이 돌아봤다.

“네가 적은 거잖아.”

“적었습니다. 지난 스무날 치 2번 수입니다.”

은재가 연필을 내려놨다.

“그 수들은 60초를 안 기다리고 읽은 겁니다.”

경옥이 선반에 기댔다.

“오늘 건 기다렸고.”

“기다렸습니다. 그러면 오늘 수하고 평소 수가 다른 자로 잰 겁니다.”

은재가 두 줄을 그었다.

“차 0.007이 통이 달라서인지 60초 때문인지 못 가릅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말한 그거네. 자가 다르면 같은 수가 다른 뜻이고.”

“그렇습니다. 칸을 나누겠습니다.”

은재가 하루 수 칸에 가로로 금을 그었다.

칸 머리에 「60초 전」과 「60초 후」를 적었다.

“오늘부터 「60초 후」입니다. 평소 수는 「60초 전」 칸에 그대로 둡니다.”

경옥이 종이를 봤다.

“그럼 당분간 견줄 평소가 없네.”

은재가 손을 멈췄다.

“없습니다. 새 칸에 수가 쌓일 때까지는 자 밖인지 안인지를 못 봅니다.”

“며칠이나.”

“열흘쯤입니다. 열 수가 있어야 평소를 냅니다.”

은재가 연필을 들었다.

“그동안은 「60초 전」 평소로 보되 옆에 「다른 자로 잰 것과 견줌」이라고 적겠습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고치면 열흘 깜깜하고 안 고치면 계속 섞이고.”

“그렇습니다. 열흘 깜깜한 쪽을 고르겠습니다.”

열 시에 은재가 쇠 올린 빈 통을 꺼냈다.

어제 쓴 그 통이었다.

“오늘은 올리는 몫입니다. 다섯 번 올리고 내립니다.”

경옥이 다가왔다.

“어제는 한 번 올리고 다섯 번 읽었고.”

“올려놓고 안 내렸습니다. 오늘은 올렸다 내리고 또 올립니다.”

은재가 통을 올렸다. 60초를 기다렸다. 0.444였다.

내렸다. 다시 올렸다. 60초를 기다렸다. 0.467이었다.

세 번째가 0.452였다. 네 번째가 0.441이었다. 다섯 번째가 0.461이었다.

은재가 다섯 수를 적었다.

경옥이 옆에서 봤다.

“어제보다 널뛰네.”

“널뜁니다. 그리고 한 방향이 아닙니다.”

은재가 다섯 수에 화살표를 그었다. 올라가고 내려가고 내려가고 올라갔다.

“어제는 다섯이 다 올라갔습니다. 오늘은 섞여 있습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60초 기다린 게 효과가 있었네.”

은재가 손을 멈췄다.

“있어 보입니다. 다섯 번으로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왜.”

“다섯 수가 섞일 일은 흔합니다. 한 방향일 일이 예순에 한 번이었으니까 섞이는 건 거의 다입니다.”

은재가 두 줄을 그었다.

“한 방향이 나오면 흐름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섞여 나왔다고 흐름이 없다고는 못 합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한쪽으로만 말이 되는 거네.”

“한쪽으로만 됩니다. 흐름이 작으면 섞인 것처럼 보입니다.”

은재가 흩어짐을 셈했다.

“0.011입니다.”

경옥이 어제 수를 짚었다.

“어제가 0.006이었고.”

“0.006이었습니다. 오늘이 거의 두 배입니다.”

은재가 두 수를 나란히 적었다.

“오늘 0.011 안에는 읽는 몫도 들어 있습니다. 올릴 때마다 읽기도 하니까요.”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빼면 올리는 몫이네.”

은재가 연필을 들었다.

“빼겠습니다. 제곱으로 뺍니다.”

연필이 종이를 긁었다.

“0.011의 제곱이 0.000121이고 0.006의 제곱이 0.000036입니다. 빼면 0.000085입니다.”

“제곱근은.”

“0.0092입니다.”

경옥이 수를 봤다.

“올리는 몫이 0.0092네.”

은재가 그 수를 한참 봤다.

연필을 내려놨다.

“선생님. 이 수를 그대로 적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경옥이 돌아봤다.

“방금 셈했잖아.”

“셈했습니다. 그런데 0.011도 0.006도 다섯 번으로 낸 수입니다.”

은재가 두 줄을 그었다.

“다섯 번으로 낸 흩어짐은 삼 할 반쯤 틀립니다.”

경옥이 고개를 기울였다.

“그럼 0.011이.”

“0.007에서 0.015 사이입니다. 0.006은 0.004에서 0.008 사이입니다.”

은재가 네 수를 적었다.

“제일 나쁜 쪽으로 빼 보겠습니다. 0.007에서 0.008을 빼면 음수입니다.”

경옥이 손을 멈췄다.

“흩어짐이 음수야?”

“아닙니다. 0입니다. 음수가 나오면 0으로 봅니다.”

은재가 반대쪽을 셈했다.

“제일 좋은 쪽은 0.015에서 0.004를 뺍니다. 0.0145입니다.”

경옥이 두 끝을 봤다.

“0에서 0.0145.”

“0에서 0.0145입니다. 거의 아무것도 모릅니다.”

둘이 잠깐 아무 말도 안 했다.

경옥이 먼저 말했다.

“0.0092라고 적으면 아는 척하는 거네.”

“아는 척하는 겁니다. 두 수를 빼면 두 수의 자를 다 업고 나옵니다.”

은재가 두 칸을 그었다.

“그리고 두 수가 가까울수록 더 심합니다. 뺀 결과는 작아지는데 업은 자는 그대로입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작은 걸 큰 자로 재는 거고.”

“그렇습니다. 빼서 낸 수가 제일 믿을 게 못 됩니다.”

은재가 연필을 세워 들었다.

종이를 한참 봤다.

“선생님. 가르는 걸 그만두겠습니다.”

경옥이 돌아봤다.

“그만둬?”

“오늘은 그만두겠습니다. 제가 알고 싶은 건 올리는 몫 자체가 아닙니다.”

“뭔데.”

은재가 두 수를 짚었다.

“제일 큰 게 뭔지입니다. 그건 안 갈라도 알 수 있습니다.”

경옥이 선반에 기댔다.

“어떻게.”

은재가 0.011을 짚었다.

“올리고 읽는 걸 다 합친 게 0.011입니다. 이건 뺄셈 없이 그냥 잰 수입니다.”

“그래서.”

“하루 수의 자가 0.031입니다. 제곱으로 견주겠습니다.”

연필이 종이를 긁었다.

“0.000121 나누기 0.000961이면 0.126입니다. 백에 열셋입니다.”

경옥이 수를 봤다.

“어제 백에 넷이었고.”

“어제 읽는 몫이 백에 넷이었습니다. 오늘 올리고 읽는 게 다 합쳐서 백에 열셋입니다.”

은재가 손을 멈췄다.

“그러면 남은 게 백에 여든일곱입니다.”

경옥이 종이 쪽으로 왔다.

“그게 다 뭐야.”

“저울 밖에 있는 겁니다. 제가 저울을 통째로 새것으로 바꿔도 안 없어집니다.”

은재가 셈을 했다.

“저울 몫을 다 없애면 0.031이 0.029로 갑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그거 바꾸려고 저울을 사네.”

“사면 안 됩니다. 제일 큰 건 다른 데 있습니다.”

은재가 적다가 멈췄다.

“그리고 이건 뺄셈이 아닙니다. 상한입니다.”

경옥이 고개를 기울였다.

“상한이 뭐야.”

“올리고 읽는 몫이 백에 열셋보다 크지는 않다는 겁니다. 정확히 얼마인지는 몰라도요.”

은재가 두 줄을 그었다.

“모르는 채로도 말할 수 있는 게 있습니다. 가르려고 빼면 아무 말도 못 하고 안 가르면 한 마디는 합니다.”

경옥이 선반에 기댔다.

“그럼 제일 큰 건 뭐야.”

은재가 손을 멈췄다.

“후보가 넷입니다.”

종이에 넷을 적었다.

「①통마다 다른 것 ②방 온도 ③날아가는 것 ④성에.」

경옥이 셋째를 짚었다.

“날아가는 거.”

“얼음이 날아갑니다. 영하 30도에서도 날아갑니다. 녹지 않고 바로 날아갑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통이 날마다 가벼워지겠네.”

“가벼워집니다. 그게 흔들림이 아니고 흐름입니다.”

은재가 손을 멈췄다.

“어제 흐름을 처음 봤습니다. 4분 안의 흐름이었습니다. 이건 날 단위 흐름입니다.”

경옥이 수첩 쪽을 봤다.

“스무날 치가 있잖아. 그려 봐.”

은재가 수첩을 넘겨 하루 수를 쭉 적었다.

0.45, 0.46, 0.42, 0.43, 0.44가 줄줄이 있었다.

한참 봤다.

“선생님. 안 보입니다.”

경옥이 다가왔다.

“없는 거야?”

“모릅니다. 두 자리라서 안 보입니다.”

은재가 셈을 했다.

“하루에 0.0005씩 줄면 스무날에 0.01입니다. 두 자리로는 두 칸입니다.”

경옥이 수들을 봤다.

“두 칸이면 보이겠는데.”

“흔들림이 0.031입니다. 두 칸은 흔들림 안에 묻힙니다.”

은재가 연필을 내려놨다.

“그리고 두 자리로 반올림하면 계단이 생깁니다. 계단하고 기울기가 섞여서 더 안 보입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어제 안 고친 게 오늘 나오네.”

은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옵니다. 어제 지난 기록은 안 고친다고 적었습니다. 그 대가가 오늘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

“오늘부터 세 자리입니다. 서른 날쯤 모으면 보입니다.”

은재가 날짜를 적었다.

“11월 29일쯤입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 달이네.”

“한 달입니다. 그 전에는 「모름」입니다.”

은재가 적었다.

「저울 자 쪼개기 둘째 날(올리는 몫). 쇠 올린 빈 통. 다섯 번 올리고 내림. 60초 규칙 적용. 0.444 / 0.467 / 0.452 / 0.441 / 0.461. 흩어짐 0.011(어제 읽는 몫 0.006).

다섯 수가 한 방향이 아님(오름·내림·내림·오름). 어제는 다섯이 다 올랐음. 60초 규칙이 흐름을 잡은 것으로 보이나 다섯 번으로는 확실하지 않음. 한 방향이 나오면 흐름이 있다고 말할 수 있고, 섞여 나왔다고 흐름이 없다고는 못 함. 흐름이 작으면 섞인 것처럼 보임. 한쪽으로만 말이 되는 셈임.

0.011 안에 읽는 몫이 들어 있음(올릴 때마다 읽기도 하므로). 제곱으로 뺌: 0.000121 − 0.000036 = 0.000085. 제곱근 0.0092. 이 수를 그대로 안 적음. 0.011도 0.006도 다섯 번으로 낸 수이고 다섯 번으로 낸 흩어짐은 삼 할 반쯤 틀림. 0.011 → 0.0070.015. 0.006 → 0.0040.008. 제일 나쁜 쪽: 0.007² − 0.008² = 음수 → 0. 제일 좋은 쪽: √(0.015² − 0.004²) = 0.0145. 올리는 몫은 0에서 0.0145 사이임. 거의 아무것도 모름. 0.0092라고 적으면 아는 척하는 것임.

새로 봄: 빼서 낸 수는 두 수의 자를 다 업고 나옴. 두 수가 가까울수록 심함. 뺀 결과는 작아지는데 업은 자는 그대로임. 작은 것을 큰 자로 재는 것이 됨. 빼서 낸 수가 제일 믿을 것이 못 됨. 「빼서 낸 수」 칸을 둠. 이 칸의 수는 두 끝으로 적음.

가르기를 그만둠. 알고 싶은 것은 올리는 몫 자체가 아니고 제일 큰 것이 무엇인지임. 그것은 안 갈라도 앎. 올리고 읽는 것을 다 합친 0.011은 뺄셈 없이 그냥 잰 수임. 0.000121 ÷ 0.000961 = 0.126. 백에 열셋(어제 읽는 몫만 백에 넷). 남은 백에 여든일곱은 저울 밖에 있음. 저울을 통째로 새것으로 바꿔도 0.031 → 0.029임. 이것은 뺄셈이 아니고 상한임. 「올리고 읽는 몫은 백에 열셋보다 크지 않음」. 정확한 값은 모름. 모르는 채로도 말할 수 있는 것이 있음. 가르려고 빼면 아무 말도 못 하고 안 가르면 한 마디는 함.

제일 큰 것 후보 넷: ①통마다 다른 것 ②방 온도 ③날아가는 것(승화) ④성에. 얼음은 영하 30도에서도 녹지 않고 바로 날아감. 그러면 통이 날마다 가벼워짐. 흔들림이 아니고 흐름임. 어제 본 흐름은 4분 안의 흐름이었고 이것은 날 단위 흐름임.

지난 스무날 치 하루 수로 기울기를 보려 했으나 안 보임. 없는 것이 아니고 두 자리라 안 보임. 하루 0.0005씩 줄면 스무날에 0.01이고 두 자리로는 두 칸임. 흔들림 0.031 안에 묻힘. 두 자리 반올림이 계단을 만들어 계단과 기울기가 섞임. 어제 「지난 기록은 안 고침」이라고 적었고 그 대가가 오늘 나옴. 오늘부터 세 자리이므로 서른 날쯤 모으면 보임. 11/29쯤. 그 전에는 「모름」.

하루 수 칸에 가로금을 긋고 「60초 전」 / 「60초 후」로 나눔. 오늘부터 60초 후임. 2번 평소 0.44쯤은 「60초 전」 수로 낸 것이므로 오늘 차 0.007이 통 때문인지 60초 때문인지 못 가름. 새 칸에 열 수가 쌓일 때까지(열흘쯤) 자 밖인지 안인지를 못 봄. 그동안은 「60초 전」 평소로 보되 옆에 「다른 자로 잰 것과 견줌」을 적음. 고치면 열흘 깜깜하고 안 고치면 계속 섞임. 열흘 깜깜한 쪽을 고름.

묶음 무작위 둘째 날. 뽑힌 것 2. 경옥이 읽을 통 2번. 남은 네 장은 접어 봉투에 둠. 순서 봉투 1-3-2. 1번 0.458(은재) / 3번 0.431(은재) / 2번 0.447(경옥). 셋을 봉투에 넣음. 개봉 11/1. 2번 차 0.007. 자 0.031 안. 다시 안 잼. 여섯째 날 11/3에 「못 막은 것」 넷째 줄을 적음. 오늘은 안 적음.

내일(10/31) 잴 것: 같은 통을 하루 안에 세 번(아침·점심·저녁) 잼. 「하루 안 몫」과 「날 몫」을 가름. 안 잘린 통 393일째. 잘린 통 스무여드레째.」

4. 열둘 중 일곱

열한 시에 둘이 선반 끝으로 갔다.

은재가 쪽지를 뽑았다. 왼쪽에 매듭 하나, 가운데에 매듭 셋, 오른쪽에 매듭 둘이었다.

실 셋을 옮겨 걸고 사진을 찍었다. 종이 각도기를 댔다.

“왼쪽 3도, 가운데 5도, 오른쪽 5도입니다.”

은재가 손을 멈췄다.

경옥이 옆에서 봤다.

“둘이 같네.”

“같습니다. 1등이 둘입니다.”

은재가 어제 적어 둔 규칙을 폈다.

「1등이 둘이면 둘에 0.5씩 매김.」

경옥이 짧게 웃었다.

“어제 정한 게 오늘 나왔네.”

“하루 만에 나왔습니다.”

은재가 가운데와 오른쪽에 0.5씩 적었다.

“1등 누적이 일곱입니다. 가운데 4.5, 왼쪽 1, 오른쪽 1.5입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정해 놔서 그냥 적었고.”

“그냥 적었습니다. 오늘 정했으면 가운데에 줄지 오른쪽에 줄지를 제가 보고 정했을 겁니다.”

은재가 「차가 자보다 큰 날」 칸을 폈다.

“1등이 5도고 꼴찌가 3도입니다. 차가 2입니다. 자가 3입니다.”

“자 안이네.”

“자 안입니다. 오늘도 안 셉니다. 일곱 중 둘 그대로입니다.”

은재가 적다가 연필을 세웠다.

세 수를 한참 봤다.

“선생님.”

“왜.”

“동점이 왜 생기는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옥이 선반에 기댔다.

“둘이 같으니까 생기지.”

은재가 고개를 저었다.

“같게 적어서 생깁니다.”

경옥이 돌아봤다.

“같게 적어?”

은재가 종이 각도기를 들었다.

“이 눈금이 1도입니다. 그래서 제가 1도 단위로 적습니다.”

“그런데.”

“0.5도 단위로 적으면 가운데가 5.0이고 오른쪽이 5.5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동점이 아닙니다.”

경옥이 고개를 기울였다.

“그럼 3도 단위로 적으면.”

은재가 손을 멈췄다.

“거의 다 동점입니다. 셋이 다 6도쯤으로 적힙니다.”

둘이 잠깐 아무 말도 안 했다.

경옥이 먼저 말했다.

“동점이 몇 번 나오는지가 실이 정하는 게 아니네.”

“실이 정하는 게 아닙니다. 제가 몇 자리로 적는지가 정합니다.”

은재가 두 줄을 그었다.

“그러니까 동점 규칙은 자료의 성질이 아니라 적는 법의 성질입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몇 자리로 적어야 해.”

은재가 각도기를 봤다.

“눈금이 1도고 읽기 자가 3도입니다. 자보다 가늘게 적고 있습니다.”

“그게 나쁜 거야?”

은재가 손을 멈췄다.

“나쁘지는 않습니다. 가늘게 적으면 나중에 거칠게 고칠 수 있고 거칠게 적으면 못 고칩니다.”

“그럼 그대로 두고.”

“그대로 두겠습니다. 대신 칸 머리에 적는 자리를 적겠습니다.”

은재가 적었다.

「각도는 1도 단위로 적음. 종이 각도기 눈금이 1도임. 읽기 자는 3도임. 동점이 나오는 횟수는 실이 정하는 것이 아니고 적는 자리가 정함. 0.5도로 적으면 동점이 거의 없고 3도로 적으면 거의 다 동점임. 동점 규칙은 자료의 성질이 아니고 적는 법의 성질임. 「적는 자리」 칸을 둠.」

경옥이 그 줄을 봤다.

“1등 세는 것도 그런 거 아냐?”

은재가 고개를 들었다.

“그렇습니다. 가늘게 적으면 1등이 늘 하나 나옵니다.”

“하나 나오면 좋은 거 아냐?”

“좋아 보입니다. 그런데 그 1등 중에 거의 다가 자 안의 차입니다.”

은재가 수를 짚었다.

“일곱 중에 둘뿐입니다. 다섯은 자 안에서 정해진 1등입니다.”

열한 시 반에 은재가 느낌 종이를 들었다.

맹검 열다섯째 날이었다.

선반 쪽을 봤다. 「큼」에 표시하고 확신 칸에 1을 적었다.

규칙 종이를 들었다. 어제 내려갔으므로 「작음」을 적었다.

둘을 접고 온도계를 봤다.

영하 31.0이었다. 어제가 영하 31.2였다.

“올라갔습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느낌이 맞았네.”

“맞았습니다. 규칙은 틀렸습니다.”

은재가 날짜를 적었다.

“방향이 바뀐 날입니다. 다섯째입니다.”

“규칙은 바뀐 날에 약하다며.”

“약합니다. 다섯 중에 하나 맞았습니다.”

은재가 확신 칸을 봤다.

“오늘 확신을 1로 적었습니다. 제일 낮은 쪽입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제일 안 믿은 날에 맞았네.”

“맞았습니다. 확신하고 맞는 게 같이 안 갑니다.”

은재가 봉투를 꺼냈다.

선반 위에 놓고 손을 올렸다.

“오늘 뜯는 날입니다.”

경옥이 다가왔다.

“며칠 치야.”

“열세 장입니다. 10월 16일부터 28일까지입니다.”

은재가 봉투를 뜯었다.

열세 장을 펴서 날짜순으로 늘어놓았다.

옆에 그날 온도 기록을 놓고 하나씩 맞춰 갔다.

이십 분이 걸렸다.

“선생님. 셌습니다.”

경옥이 종이 쪽으로 왔다.

“몇이야.”

은재가 두 줄로 적었다.

“앞 열 장이 맞음 여섯, 틀림 셋, 모름 하나입니다.”

“모름은 빼고.”

“뺍니다. 아홉 중 여섯입니다.”

은재가 아래에 적었다.

“뒤 세 장이 맞음 하나, 틀림 둘입니다.”

경옥이 두 줄을 봤다.

“앞이 좋네.”

“좋습니다. 다 합치면 열둘 중 일곱입니다.”

은재가 손을 멈췄다.

“그런데 이게 센 수인지 보겠습니다.”

연필이 종이를 긁었다.

“아무렇게나 찍으면 열둘 중 여섯입니다. 일곱이면 하나 많습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나 많은 게 많은 거야?”

은재가 셈을 했다.

“열두 번 찍어서 일곱 이상 맞을 일이 셋에 한 번쯤입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셋에 한 번이면 흔하네.”

“흔합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은재가 앞 열 장을 짚었다.

“앞만 보면 아홉 중 여섯입니다. 이것도 넷에 한 번쯤입니다.”

“뒤 세 장은.”

은재가 손을 멈췄다.

“셋 중 하나입니다. 셋으로는 아무 말도 못 합니다.”

경옥이 선반에 기댔다.

“칸을 나눠 놨잖아.”

“나눠 놨습니다.”

은재가 두 칸을 한참 봤다.

연필을 내려놨다.

“선생님. 칸을 나눈 게 여기서 대가를 치릅니다.”

경옥이 돌아봤다.

“대가.”

“열둘을 아홉하고 셋으로 나눴습니다. 그러면 둘 다 작아집니다.”

은재가 세 수를 적었다.

“열둘로도 셋에 한 번이었습니다. 아홉이면 넷에 한 번이고 셋이면 셀 수가 없습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누면 보이는 게 늘고.”

“늘어납니다. 그런데 셀 수 있는 게 줍니다.”

은재가 두 줄을 그었다.

“여태 칸 나누는 걸 좋은 일로만 적었습니다. 오늘 반대쪽을 봤습니다.”

경옥이 종이를 봤다.

“그럼 나누지 말아야 하나.”

은재가 고개를 저었다.

“나눠야 합니다. 섞으면 틀린 말을 합니다.”

“그럼 어떡해.”

은재가 손을 멈췄다.

“나눌 걸 미리 정하고 그만큼 모읍니다. 나눠 놓고 모자란 걸 나중에 아는 게 문제입니다.”

은재가 연필을 들었다.

“몇 장이 필요한지 셈해 보겠습니다.”

경옥이 옆에 섰다.

“뭘 보려고.”

“느낌이 찍기보다 나은지입니다. 얼마나 나은 걸 보려는지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은재가 세 줄을 적었다.

“두 할 나은 걸 보려면 스물다섯 장입니다. 한 할이면 백 장입니다.”

경옥이 수를 봤다.

“열세 장으로는.”

“세 할 넘게 나아야 보입니다.”

은재가 연필을 내려놨다.

“세 할이면 열에 여덟을 맞히는 겁니다. 제가 그걸 기대한 적이 없습니다.”

둘이 잠깐 아무 말도 안 했다.

경옥이 먼저 말했다.

“처음부터 모자랐네.”

“처음부터 모자랐습니다. 모자란 줄 모르고 열세 날을 적었습니다.”

은재가 손을 폈다.

“적는 게 아까워서가 아닙니다. 열세 날을 적으면 뭔가 알게 될 줄 알았습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다시 해?”

은재가 새 봉투를 꺼냈다.

“다시 합니다. 그런데 오늘 뜯었으니까 지금부터 저는 결과를 아는 사람입니다.”

경옥이 돌아봤다.

“안다고 뭐가 달라져.”

“앞으로 적는 느낌에 오늘 본 게 섞입니다. 제가 아홉 중 여섯을 봤습니다.”

은재가 두 줄을 그었다.

“봉투는 한 번만 뜯을 수 있습니다. 뜯기 전의 저하고 뜯은 뒤의 저는 다른 사람입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그럼 새 봉투는 또 다른 사람 거고.”

“다른 사람 겁니다. 그래서 칸을 또 나눕니다. 「뜯기 전」하고 「뜯은 뒤」입니다.”

은재가 손을 멈췄다.

“그리고 이번엔 뜯는 날을 미리 정하겠습니다. 날짜가 아니라 장수로 정합니다.”

“왜 장수야.”

“날짜로 정하면 중간에 못 적는 날이 생겨서 장수가 모자랍니다.”

은재가 적었다.

“스물다섯 장입니다. 하루 한 장이면 11월 24일쯤입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 달 가까이네.”

“가깝습니다. 그 전에 뜯고 싶어질 겁니다.”

은재가 봉투를 경옥 쪽으로 내밀었다.

“선생님이 가지고 계십시오.”

경옥이 봉투를 받았다.

“내가 왜.”

은재가 손을 멈췄다.

“제가 들고 있으면 제가 뜯습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열세 번 참았잖아.”

“참았습니다. 그런데 열세 번은 뜯는 날이 가까웠습니다. 스물다섯은 멉니다.”

경옥이 봉투를 선반 안쪽에 넣었다.

은재가 적다가 한 번 더 멈췄다.

“선생님. 규칙은 안 고치겠습니다.”

“방금 틀렸잖아.”

“틀렸습니다. 그런데 오늘 결과를 보고 고치면 고친 규칙이 오늘 걸 보고 만든 겁니다.”

은재가 두 줄을 그었다.

“고칠 거면 오늘 고치고 고친 날짜를 적습니다. 그런데 고칠 길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럼 그대로 가고.”

“그대로 갑니다. 「어제 방향 그대로」를 스물다섯 장 동안 씁니다. 바꾸면 또 처음부터입니다.”

은재가 적었다.

「맹검 열다섯째. 느낌 「큼」 확신 1. 규칙 「작음」. 온도계 영하 31.0(어제 영하 31.2). 올라감. 느낌 맞음. 규칙 틀림. 방향이 바뀐 날 다섯째. 규칙은 바뀐 날 다섯 중 하나 맞음. 오늘 확신 1(제일 낮음)로 맞혔음. 확신과 맞음이 같이 안 감. 「확신」 칸을 그냥 두고 따로 셈.

봉투 뜯음. 10/16~10/28 열세 장. 날짜순으로 늘어놓고 온도 기록과 맞춤. 이십 분 걸림. 앞 열 장: 맞음 여섯 / 틀림 셋 / 모름 하나 → 아홉 중 여섯. 뒤 세 장: 맞음 하나 / 틀림 둘 → 셋 중 하나. 합 열둘 중 일곱(모름 하나 뺌).

센 수인지 셈: 아무렇게나 찍으면 열둘 중 여섯임. 일곱이면 하나 많음. 열두 번 찍어 일곱 이상 맞을 일은 셋에 한 번쯤. 흔함. 아무것도 아님. 앞 아홉 중 여섯은 넷에 한 번쯤. 뒤 셋 중 하나는 셀 수 없음.

새로 봄: 칸을 나눈 대가가 여기서 나옴. 열둘을 아홉과 셋으로 나누면 둘 다 작아짐. 열둘로도 셋에 한 번이었고 아홉이면 넷에 한 번이고 셋이면 셀 수가 없음. 칸을 나누면 보이는 것이 늘고 셀 수 있는 것이 줆. 여태 칸 나누기를 좋은 일로만 적었음. 오늘 반대쪽을 봄. 그래도 나눠야 함. 섞으면 틀린 말을 함. 할 일: 나눌 것을 미리 정하고 그만큼 모음. 나눠 놓고 모자란 것을 나중에 아는 것이 문제임.

필요한 장수 셈. 얼마나 나은 것을 보려는지를 먼저 정해야 함. 두 할 나은 것을 보려면 스물다섯 장. 한 할이면 백 장. 열세 장으로는 세 할 넘게 나아야 보임. 세 할이면 열에 여덟을 맞히는 것임. 그것을 기대한 적이 없음. 그러므로 열세 장은 처음부터 모자랐음. 모자란 줄 모르고 열세 날을 적었음.

새 봉투. 오늘 뜯었으므로 지금부터 나는 결과를 아는 사람임. 앞으로 적는 느낌에 오늘 본 것이 섞임. 봉투는 한 번만 뜯을 수 있음. 뜯기 전의 나와 뜯은 뒤의 나는 다른 사람임. 「뜯기 전」 / 「뜯은 뒤」 칸으로 나눔. 뜯는 날을 미리 정함. 날짜가 아니라 장수로 정함(날짜로 정하면 못 적는 날이 생겨 장수가 모자람). 스물다섯 장. 하루 한 장이면 11/24쯤. 봉투는 경옥이 가지고 있음. 내가 들고 있으면 내가 뜯음. 열세 장은 뜯는 날이 가까웠고 스물다섯은 멂.

규칙 안 고침. 오늘 결과를 보고 고치면 고친 규칙이 오늘 것을 보고 만든 것이 됨. 고칠 거면 오늘 고치고 고친 날짜를 적어야 하나 고칠 길이 안 떠오름. 「어제 방향 그대로」를 스물다섯 장 동안 씀. 바꾸면 또 처음부터임.

실 아홉째 점. 둘째 바퀴 둘째 날. 왼쪽 매듭 하나 3도 / 가운데 매듭 셋 5도 / 오른쪽 매듭 둘 5도. 읽기 자 ±3도. 1등 동점(가운데·오른쪽). 어제 정한 규칙대로 0.5씩. 하루 만에 쓰임. 1등 누적 일곱. 자리: 가운데 4.5 / 왼쪽 1 / 오른쪽 1.5. 「동점」 칸 첫 줄 10/30. 차가 자보다 큰 날: 1등 5도와 꼴찌 3도의 차 2, 자 3. 자 안이므로 안 셈. 일곱 중 둘 그대로. 네모 아홉 중 둘째 점이 든 칸 여섯. 판정일 11/1.

새로 봄: 동점이 나오는 횟수는 실이 정하는 것이 아니고 적는 자리가 정함. 각도기 눈금이 1도여서 1도 단위로 적음. 0.5도로 적으면 동점이 거의 없고 3도로 적으면 거의 다 동점임. 그러므로 동점 규칙은 자료의 성질이 아니고 적는 법의 성질임. 적는 자리를 안 고침. 가늘게 적으면 나중에 거칠게 고칠 수 있고 거칠게 적으면 못 고침. 칸 머리에 적는 자리와 그 까닭(각도기 눈금 1도)과 읽기 자(3도)를 같이 적음. 1등 세는 셈도 같음. 가늘게 적으면 1등이 늘 하나 나오고 그중 거의 다가 자 안의 차임. 일곱 중 둘뿐임.」

점심 전에 은재가 전화를 걸었다. 운행일지 전수 다섯째 묶음이었다.

제비로 세 날을 뽑았다. 10월 8일, 20일, 28일이었다.

두 번째 물음 둘도 같이 걸었다. 10월 5일과 17일이었다.

세 날은 다 답이 왔다. 운행이었다. 운행이었다. 운행이었다.

10월 5일은 또 못 받았다.

10월 17일 차례에 은재가 수화기를 조금 옮겨 잡았다.

끊고 나서 한참 앉아 있었다.

경옥이 돌아봤다.

“왜.”

“17일이 운행입니다.”

경옥이 달력 쪽으로 왔다.

“목요일이잖아.”

“목요일입니다. 운행했습니다.”

은재가 네 줄을 적었다.

「10/3 목 안 함 / 10/10 목 안 함 / 10/24 목 안 함 / 10/17 목 운행」

경옥이 넷을 봤다.

“목요일인데 했네.”

“했습니다. 「목요일이면 안 한다」가 깨졌습니다.”

은재가 두 칸을 폈다. 어제 나눈 칸이었다.

“어제 이 칸은 안 깨졌었습니다. 물은 목요일 셋 중 셋이 안 함이었습니다.”

“오늘은.”

“물은 목요일이 넷이고 그중 셋이 안 함입니다. 넷 중 셋입니다.”

경옥이 다른 칸을 짚었다.

“이쪽은.”

“「안 하면 목요일이다」입니다. 안 함 넷 중 셋이 목요일입니다. 넷 중 셋입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수가 같네.”

은재가 손을 멈췄다.

“같습니다. 그런데 같은 넷이 아닙니다.”

은재가 두 칸에 각각 적었다.

“이쪽 넷은 목요일 넷입니다. 저쪽 넷은 안 함 넷입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 줄로 적으면 또 섞이겠네.”

“섞입니다. 수가 같으면 더 섞입니다.”

은재가 드문 정도를 다시 셈했다.

“물은 날이 스물하나고 그중 목요일이 넷입니다.”

연필이 종이를 긁었다.

“안 함 넷을 아무렇게나 골랐을 때 그중 셋이 목요일일 건 여든여덟에 한 번입니다.”

“요일 깎으면.”

“일곱으로 나눕니다. 열셋에 한 번입니다.”

경옥이 수들을 봤다.

“어제 스물넷이었고.”

은재가 네 수를 나란히 적었다.

「286 → 40 → 24 → 13」

둘이 그 줄을 봤다.

경옥이 먼저 말했다.

“계속 약해지네.”

“계속 약해집니다. 수를 더할 때마다 약해집니다.”

은재가 연필을 내려놨다.

“처음 센 수가 제일 셌습니다.”

경옥이 선반에 기댔다.

“그게 이상한 거야?”

은재가 손을 멈췄다.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게 보통입니다.”

“보통이야?”

은재가 두 줄을 그었다.

“제가 그 모양을 처음 봤을 때 자료가 제일 적었습니다. 적은 자료에서는 센 모양이 잘 나옵니다.”

경옥이 고개를 기울였다.

“적으면 센 게 잘 나와?”

“잘 나옵니다. 셋이 다 같은 요일일 일은 흔합니다. 서른이 다 같은 요일일 일은 드뭅니다.”

은재가 수를 짚었다.

“제가 눈에 띈 건 셋이었습니다. 셋이 다 같아서 눈에 띄었습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눈에 띄려면 세야 하고.”

“세야 합니다. 그러니까 제가 고른 건 그때 제일 세 보인 모양입니다.”

은재가 손을 폈다.

“제일 세 보인 걸 고르면 그 뒤로는 약해지는 쪽으로만 갑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처음 수는 쓰면 안 되는 거네.”

은재가 두 칸을 그었다.

“쓰면 안 됩니다. 처음 열세 날은 제가 모양을 찾은 자료입니다. 그걸로 드문 정도를 세면 안 됩니다.”

“그럼 뭘로 세.”

은재가 오늘 더한 넷을 짚었다.

“모양을 찾고 나서 더한 자료입니다. 그게 시험입니다.”

“오늘 넷이.”

“어제 넷하고 오늘 넷입니다. 그중에 목요일이 하나 있었고 그게 운행이었습니다.”

은재가 연필을 내려놨다.

“시험에서는 목요일 한 번에 한 번 깨졌습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한 번에 한 번이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한 번으로는 못 셉니다. 그런데 깨진 건 깨진 겁니다.”

은재가 칸 머리를 둘로 적었다.

「모양을 찾은 자료」와 「모양을 시험한 자료」였다.

“이걸 섞으면 자를 낸 자료로 판정하는 게 됩니다. 그러면 늘 맞습니다.”

경옥이 돌아봤다.

“맞으면 좋은 거 아냐.”

은재가 손을 멈췄다.

“맞을 수밖에 없는 게 맞은 겁니다. 그건 아무것도 안 맞은 거하고 같습니다.”

은재가 적었다.

「운행일지 전수 다섯째 묶음. 제비로 세 날(10/8 수, 10/20 월, 10/28 화). 두 번째 물음 둘도 같이 걺(10/5 토, 10/17 목). 답: 10/8 운행 / 10/20 운행 / 10/28 운행 / 10/17 운행. 10/5 또 못 받음. 누적: 물은 날 스물하나. 운행 열일곱. 안 함 넷. 두 번째 물음 하나(10/5). 안 뽑은 날 둘. 합 스물넷.

10/17 목요일이 운행임. 「목요일이면 안 한다」가 깨짐. (가) 「목요일이면 안 한다」 — 물은 목요일 넷 중 셋이 안 함. 넷 중 셋. 어제까지 안 깨졌음. 오늘 깨짐. (나) 「안 하면 목요일이다」 — 안 함 넷 중 셋이 목요일. 넷 중 셋. 어제 깨졌고 오늘도 깨진 채임. 두 수가 넷 중 셋으로 같음. 그러나 같은 넷이 아님. 하나는 목요일 넷이고 하나는 안 함 넷임. 수가 같으면 한 줄로 적었을 때 더 섞임.

드문 정도 다시 셈: 물은 날 스물하나 중 목요일 넷. 안 함 넷 중 셋이 목요일일 것은 여든여덟에 한 번. 요일 일곱 배 깎아 열셋에 한 번. 286 → 40 → 24 → 13. 수를 더할 때마다 약해짐.

새로 봄: 처음 센 수가 제일 셌음. 그것이 보통임. 모양을 처음 봤을 때 자료가 제일 적었고 적은 자료에서는 센 모양이 잘 나옴. 셋이 다 같은 요일일 일은 흔하고 서른이 다 같은 요일일 일은 드묾. 눈에 띄려면 세어야 하므로 내가 고른 것은 그때 제일 세 보인 모양임. 제일 세 보인 것을 고르면 그 뒤로는 약해지는 쪽으로만 감.

그러므로 처음 열세 날은 모양을 찾은 자료이고 그것으로 드문 정도를 세면 안 됨. 모양을 찾고 나서 더한 자료가 시험임. 어제 넷과 오늘 넷. 그중 목요일 한 번, 운행. 목요일 한 번에 한 번 깨짐. 한 번으로는 못 세나 깨진 것은 깨진 것임. 「모양을 찾은 자료」 / 「모양을 시험한 자료」 칸을 둠. 섞으면 자를 낸 자료로 판정하는 것과 같은 일이 됨.

남은 것: 안 뽑은 날 둘, 두 번째 물음 하나(10/5). 11/1에 다 물음.」

점심 뒤에 은재가 칸 머리 종이를 세었다.

어제 서른이었다.

“여섯 늘고 둘 닫았습니다. 서른넷입니다.”

경옥이 종이 쪽으로 왔다.

“여섯이 뭐야.”

“빼서 낸 수, 60초 전후, 적는 자리, 모양을 찾은 자료와 시험한 자료, 필요한 장수, 뜯은 뒤입니다.”

“닫은 건.”

“봉투 앞 열 장하고 뒤 세 장입니다. 오늘 뜯어서 다 썼습니다.”

은재가 손을 멈췄다.

“여섯 중에 다섯이 또 제가 틀린 걸 찾아서 생겼습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도 다섯이었지.”

“다섯이었습니다. 이틀 연속입니다.”

은재가 적다가 연필을 내려놨다.

시계를 봤다.

“선생님. 오늘 적는 데 얼마나 걸렸는지 재 봤습니다.”

경옥이 돌아봤다.

“얼마야.”

“한 시간 사십 분입니다.”

“재는 건.”

은재가 다른 수를 적었다.

“한 시간 오 분입니다.”

둘이 두 수를 봤다.

경옥이 먼저 말했다.

“적는 게 더 길어졌네.”

“길어졌습니다. 처음 넘었습니다.”

은재가 두 줄을 그었다.

“칸이 늘면 적는 시간이 늡니다. 적는 시간이 재는 시간을 넘으면 칸이 자료를 밀어냅니다.”

경옥이 선반에 기댔다.

“밀어낸다는 게.”

“적느라 못 재는 날이 생깁니다. 그러면 칸은 많은데 넣을 수가 없습니다.”

은재가 손을 멈췄다.

“어제 칸 수가 틀린 양이라고 적었습니다. 그건 맞습니다.”

“그런데.”

“틀린 걸 다 찾아 놓고 아무것도 못 재면 그다음엔 틀릴 일도 없습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안 하면 안 틀리고.”

“안 틀립니다. 그래서 닫는 걸 정하겠습니다.”

은재가 서른네 칸을 쭉 훑었다.

“닫는 날이 적혀 있는 칸이 여섯입니다. 나머지 스물여덟은 끝이 없습니다.”

경옥이 종이를 봤다.

“스물여덟.”

“스물여덟입니다. 끝이 없는 칸은 안 줄어듭니다.”

은재가 적었다.

“오늘부터 칸을 열 때 닫는 날이나 닫는 조건을 같이 적겠습니다. 못 적으면 「끝 모름」이라고 적습니다.”

“그러면 뭐가 달라.”

은재가 손을 멈췄다.

“「끝 모름」이 몇 개인지가 보입니다. 지금은 안 보여서 스물여덟인 줄도 몰랐습니다.”

은재가 적었다.

「칸 수 셈 다섯째 날. 칸 머리 종이 서른넷(어제 서른). 여섯 늘고 둘 닫음. 늘어난 여섯: 빼서 낸 수 / 60초 전·후 / 적는 자리 / 모양을 찾은 자료와 시험한 자료 / 필요한 장수 / 뜯은 뒤. 닫은 둘: 봉투 앞 열 장, 봉투 뒤 세 장(오늘 뜯어서 다 씀). 여섯 중 다섯이 틀린 것을 찾아 생긴 칸. 이틀 연속 다섯임.

새로 봄: 오늘 적는 데 한 시간 사십 분, 재는 데 한 시간 오 분이 걸림. 적는 시간이 재는 시간을 처음 넘음. 칸이 늘면 적는 시간이 늘고, 적는 시간이 재는 시간을 넘으면 칸이 자료를 밀어냄. 적느라 못 재는 날이 생기면 칸은 많은데 넣을 것이 없음. 어제 「칸 수는 틀린 양」이라고 적었고 그것은 맞음. 그러나 틀린 것을 다 찾아 놓고 아무것도 못 재면 그다음에는 틀릴 일도 없음.

고침: 칸을 열 때 닫는 날이나 닫는 조건을 같이 적음. 못 적으면 「끝 모름」이라고 적음. 지금 서른네 칸 중 닫는 날이 적힌 칸은 여섯이고 나머지 스물여덟은 끝이 없음. 끝이 없는 칸은 안 줄어듦. 「끝 모름」이 몇 개인지가 보여야 함. 여태 안 보여서 스물여덟인 줄도 몰랐음.

칸마다 자를 적는 일 열닷새째. 사람과 방을 따로 적는 칸 스무이레째. 「봄」도 스무이레째.」

5. 마흔일곱 스물

오정한의 작업실은 스무 평이었다.

아침 아홉 시에 정한은 수첩을 펴고 험 칸 앞에 앉았다.

「기계 없음, 여드레째.」

방 온도와 모터 온도의 차 칸에도 같은 것을 적고 「여드레째」를 달았다.

마감일이었다. 여유가 0이었다.

받침대에 3번이 걸려 있었다. 31분 20초 자리에서 멈춘 채 하루를 있었다.

정한은 어제 적어 둔 셈을 폈다.

「되감기 이십 분 + 열여섯 분 옮기기 + 이음 하나 삼십~오십 분 + 닦기 두 번. 두 시간 반쯤.」

정한은 먼저 되감았다. 재생 속도로 천천히 감았다.

시계를 봤다.

삼십이 분이 걸렸다.

정한은 손을 멈추고 수첩에 적었다.

「되감기 실제 삼십이 분. 어제 셈에는 이십 분으로 적었음. 31분 20초를 재생 속도로 되감으면 31분 20초가 걸림. 이십 분이라고 적은 것은 셈이 아니고 짐작이었음. 어제 두 시간 반이라고 적은 줄 안에 셈한 수와 짐작한 수가 섞여 있었음. 셈한 수: 옮길 길이 열여섯 분(남은 길이에서 나옴), 닦기 두 번 사십 분(어제 십오·이십오 분 기록이 있음). 짐작한 수: 되감기 이십 분, 이음 하나 삼십~오십 분. 한 줄에 섞어 적으면 전부가 셈한 수처럼 보임. 다음부터 짐작한 수에는 옆에 점을 찍음.」

정한은 그 아래에 한 줄을 더 적었다.

「이음을 삼십~오십 분으로 적었는데 어제 2번 이음이 오십오 분이었음. 그 수가 바로 앞 장에 적혀 있음. 종이를 안 본 것이 아니고 종이보다 내 생각이 먼저 나왔음. 짐작을 적기 전에 같은 일을 한 날의 수를 찾아보는 줄을 칸 머리에 넣음.」

정한은 테이프를 다시 걸었다. 레벨을 맞췄다.

십오 분이 걸렸다.

레벨이 어제 멈출 때보다 0.3 높게 나왔다.

정한은 받침대를 들여다봤다.

31분 20초 자리였다. 어제 그 자리에서 장력을 풀고 하루를 뒀다.

정한은 수첩을 폈다.

「31분 20초 자리. 어제 멈춘 자리이고 하루 눌려 있었음. 오늘 다시 걸어 레벨을 맞추니 0.3 높음.

이 0.3에 두 가지가 들어 있음. (가) 하루 눌린 몫. (나) 다시 걸면서 장력과 정렬이 달라진 몫. 둘이 같은 자리에 생겼으므로 못 가름. 가르려면 둘 중 하나가 없는 자리가 있어야 하는데 없음.

다음부터 멈출 자리를 고를 때 이음이나 단차에서 떨어진 자리를 고름. 같은 자리에 두 가지가 생기면 둘을 못 가름. 멈추는 자리는 내가 고를 수 있는 자리임.」

정한은 돌렸다.

아홉 분쯤 지나서 걸렸다.

40분 20초였다.

받침대를 돌려 그 자리를 봤다.

이음이었다. 양쪽이 다 들려 있었다.

접착제가 삭아서 옆으로 흘러나와 있었다. 가이드 쪽에 묻은 자리가 있었다.

정한은 조명 아래로 가져왔다.

이음 테이프가 비뚤게 붙어 있었다. 아래 가장자리가 0.5밀리쯤 어긋나 있었다.

정한은 수첩에 먼저 적었다.

「10/9 3번 셋째 이음. 40분 20초. 양쪽 다 들림. 접착제가 옆으로 흘러나와 가이드에 묻음. 이음 테이프가 비뚤게 붙어 있음. 아래 가장자리가 0.5밀리쯤 어긋남.

0.5밀리 어긋나면 그 자리에서 트랙이 가이드 기준에서 밀림. 이 테이프는 두 방향이 한 면에 나뉘어 있으므로 한쪽이 가장자리로 밀리고 다른 쪽이 안으로 들어옴. 밀린 쪽은 헤드를 덜 지나 작게 들리고 들어온 쪽은 옆 방향 소리를 조금 받음. 그러므로 이 자리의 좌우 차는 원본의 차가 아니고 이음을 붙인 사람의 손임. 붙인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름. 이 이음이 녹음 뒤에 붙은 것인지 녹음 전 테이프를 이어 쓴 것인지도 모름. 녹음 전이면 소리가 이음을 건너 이어지고 녹음 뒤면 이음에서 소리가 바뀜. 지나갈 때 들어 보고 적음.」

정한은 손가락으로 눌러 가며 지나가게 했다.

일흔 분이 걸렸다.

지나가는 동안 소리를 들었다.

그 자리에서 소리가 한 번 멀어졌다. 1.4초였다.

멀어진 뒤에 돌아온 소리가 앞의 소리와 이어져 있었다.

같은 말의 가운데였다.

정한은 기계를 세우고 그 자리를 두 번 더 들었다.

세 번 다 같았다.

수첩을 폈다.

「이음 자리 1.4초. 앞 두 이음(0.9초·0.9초)보다 길음. 양쪽이 다 들려 두 겹이 더 두꺼웠음. 끊김 아님. 높은 쪽이 빠짐.

멀어진 뒤 돌아온 소리가 앞 소리와 이어져 있었음. 같은 말의 가운데였음. 세 번 들었고 세 번 다 같았음. 그러므로 이 이음은 녹음 뒤에 붙은 것임. 끊어진 테이프를 다시 이은 자리임. 녹음 전 이음이면 말이 이음에서 갈렸을 것임. 세 번 들은 것을 적음. 한 번 듣고 「이어진다」고 적으면 내가 이어 들은 것일 수 있음.

좌우 차: 이 자리에서 한쪽이 작아짐. 1.4초 동안임. 0.5밀리 어긋남과 방향이 맞음. 원본의 차가 아니라고 표에 적음.」

열한 시 육 분에 정한은 닦았다.

헤드에 갈색 가루가 두껍게 앉아 있었다. 가이드에는 접착제가 묻어 있었다.

가루는 면봉으로 닦였다. 접착제는 안 닦였다.

정한은 알코올을 아주 조금 묻혀 가이드만 닦았다. 헤드에는 안 댔다.

이십 분이 걸렸다.

다시 걸었다. 레벨이 돌아왔다.

「40분 20초 단차. 넷째임. 단차 넷: 11분 00초 / 21분 10초 / 31분 20초 / 40분 20초. 31분 20초는 두 겹임(하루 눌림 + 다시 걺).

가이드에 접착제가 묻어 가루처럼 안 닦임. 알코올을 아주 조금 묻혀 가이드만 닦았음. 헤드에는 안 댔음. 까닭: 헤드에 알코올을 쓰면 안쪽 접착이 상할 수 있음. 가이드는 쇠뿐임. 안 쓰고 둘 수도 있었음. 접착제가 남아 있으면 테이프가 그 자리에서 끌림. 끌리면 늘어남. 늘어나면 높이가 바뀌고 그것은 안 돌아옴. 알코올이 헤드 쪽으로 번질 위험과 테이프가 늘어날 위험 둘 중에서 뒤쪽을 더 나쁘게 봄. 까닭: 번지면 내 기계가 상하고 늘어나면 남의 소리가 상함. 내 기계는 또 있고 이 소리는 하나임.」

점심을 사십 분 먹었다.

열두 시 육 분에 정한은 다시 앉았다.

40분 20초부터 돌렸다.

여섯 분쯤 지나서 레벨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46분쯤이었다.

정한은 공급 릴 쪽을 봤다. 테이프가 거의 다 풀려 있었다. 남은 것이 중심 가까이에 감겨 있었다.

기계를 세웠다.

수첩을 폈다.

「46분쯤부터 레벨이 흔들림. 남은 테이프가 릴 중심 가까이에 감겨 있음. 감긴 지름이 작아지면 같은 회전에 지나가는 길이가 줄고 장력이 커짐. 그러므로 끝 쪽 몇 분이 장력이 제일 센 구간임. 삭은 테이프가 늘어나기 제일 쉬운 자리임.

이 릴의 제일 위험한 구간이 제일 마지막에 옴. 네 시간째에 옴. 구간이 위험한 것과 내가 지친 것이 같은 때에 옴. 그것을 적어 둠.」

정한은 두 길을 적었다.

「①장력을 그대로 두고 돌림. 늘어날 수 있음. 늘어나면 소리의 높이가 바뀌고 안 돌아옴. ②손으로 공급 릴을 살짝 받쳐 장력을 줄임. 그러면 속도가 흔들림. 속도가 흔들리면 높이가 흔들림.

둘 다 높이를 건드림. 다른 점: ①은 테이프가 변하고 ②는 테이프가 안 변함. ②의 흔들림은 옮긴 파일에 들어가지만 테이프에는 안 남음. 그리고 ②는 나중에 험으로 잴 수 있음. 60헤르츠가 적혀 있는 구간이면 속도가 어디서 어떻게 흔들렸는지 나옴. ①은 잴 수가 없음. 늘어난 길이는 원래 길이를 모르면 못 냄.

②를 고름. 까닭: 되돌릴 수 있는 쪽을 고름.」

정한은 고르기 전에 험이 있는지를 봤다.

방금 받은 구간을 열어 45분에서 46분 사이를 들었다.

험이 있었다.

「고르기 전에 험이 있는지를 봄. 방금 받은 45~46분 구간에 험 있음. 무음 구간이 아님. 그러므로 속도 흔들림을 나중에 잴 수 있음. 험이 없는 구간이었으면 ②를 고를 까닭이 없었음. 보간은 짐작이고 짐작으로는 못 고침.

단서: 남은 1분 20초에 험이 있는지는 아직 못 들었음. 돌리기 전에는 들을 수가 없음. 46분까지 있었으므로 끝까지 있을 것이라고 보고 고름. 그것은 가정이고 가정을 적음. 가정이 틀리면(끝이 무음이면) 그 구간은 못 고침. 그 구간이 어디부터인지를 돌리면서 적음. 고르기 전에 고를 까닭이 있는지를 봤음. 봐야 고른 것이 됨. 다만 끝까지 본 것은 아님.」

정한은 왼손으로 공급 릴을 받치고 돌렸다.

손목에 힘이 들어갔다.

47분 20초에서 테이프 끝이 왔다.

열두 시 이십오 분이었다.

정한은 기계를 세우고 손을 내렸다.

한참 그러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닦았다.

가루가 또 앉아 있었다. 십오 분이 걸렸다.

열두 시 사십 분이었다.

정한은 수첩을 펴고 셈을 했다.

「10/9 3번 끝. 47분 20초 전부 받음. 오늘 아홉 시 시작, 열두 시 사십 분 끝. 점심 사십 분 빼면 세 시간. 어제 셈한 것이 두 시간 반. 삼십 분 넘음. 넘고도 마감 안에 들어감. 마감이 날 단위여서 들어간 것임. 시간 단위였으면 넘었음. 여유 0인 계획이 들어간 것은 계획이 좋아서가 아님.

오늘 쓴 시간: 되감기 삼십이 분, 다시 걸고 레벨 맞추기 십오 분, 돌린 시간 십육 분, 이음 하나 일흔 분, 닦기 두 번 삼십오 분, 끝 구간 험 확인 십이 분. 합 세 시간. 돌린 시간이 제일 짧음. 소리를 받는 일에 쓴 시간이 전체의 열에 하나도 안 됨.」

정한은 그 아래에 한 줄을 더 적었다.

「마감 10월 30일은 「구운 날부터 삼 주」임. 구운 날을 10월 9일로 적었음. 그 날짜는 내가 잰 것이 아니고 들은 것임. 의뢰한 사람이 「9일쯤」이라고 말했음. 「쯤」을 내가 떼고 적었음. 그러면 마감도 며칠 어긋날 수 있음. 여유 0이라고 셈한 것은 마감을 점 하나로 쓴 것임.

어긋나는 방향을 모름. 구운 날이 앞일 수도 뒤일 수도 있음. 방향을 알면 한쪽으로 몰아 쓸 수 있으나 모를 때는 둘 중 나쁜 쪽을 씀. 나쁜 쪽은 구운 날이 더 앞인 쪽임. 그러면 마감이 오늘보다 앞이었음. 그래서 오늘 끝낸 것이 맞음. 어제 하루 더 둘 수 있다고 본 것이 틀렸음. 날짜 칸에 「들은 날짜」와 「잰 날짜」를 가름. 들은 날짜에는 「쯤」을 지우지 않음.」

한 시에 정한은 「옆에 종이가 있어야 하는 파일」 표를 폈다. 넷째 날이었다.

오늘 다섯 줄을 적었다.

「40분 20초 이음 자리 1.4초 고역 빠짐. 원본 그대로임. 녹음 뒤에 이은 자리임(말이 이어짐, 세 번 들음).」 「40분 20초 좌우 차. 이음 테이프가 0.5밀리 비뚤게 붙었음. 원본의 차 아님.」 「40분 20초 단차. 헤드와 가이드를 닦은 자리임. 원본에 없던 자리임.」 「31분 20초 단차 두 겹. 하루 멈춰 눌린 몫과 다시 건 몫이 같은 자리에 있음. 못 가름.」 「46분부터 끝까지 속도 흔들림. 손으로 릴을 받쳐 장력을 줄였음. 내가 넣은 흔들림임. 험으로 잴 수 있음.」

정한은 표를 보고 한참 있었다.

「넷째 날 표가 아홉 줄이 되었음. 이 중 여덟 줄이 내가 만든 자리이고 한 줄이 원본의 자리임. 파일 하나에 옆 종이 아홉 줄이 붙음. 종이가 길어지면 안 읽힘. 읽히는 길이를 모름. 위쪽에 세 줄로 줄여 적고 아래에 전부를 적음. 줄인 세 줄에 「줄였음」을 적음. 어느 줄을 위로 올릴지는 내가 고름. 고른 사람을 적음.」

세 시에 정한은 이관 목록을 폈다.

압흔 칸에 「아직 아님, 넷째 날」이라고 적었다. 셈을 시작하는 날이 10월 31일이었다.

세 번째 파일은 회신이 11월 1일쯤이었다. 오늘도 아무것도 안 왔다.

그 칸에 「아직 아님」을 적었다.

짐작 칸은 스물여섯째였다. 다음 판단이 11월 14일이었다.

「안 지나감」은 스물두째였다. 안 보는 날이 스무날째였고 창밖 셔터를 안 적은 날이 열이레째였다.

정한은 받침대에서 3번을 내렸다.

플랜지를 빼고 테이프를 통에 넣었다. 통 옆면에 날짜와 분·초를 적었다.

선반을 봤다.

비어 있었다.

10월 9일 묶음이 끝났다. 릴 셋에 이음 다섯이었다.

정한은 마지막 줄을 적었다.

「10/9 묶음 끝. 릴 셋. 이음 다섯(1번 하나, 2번 하나, 3번 셋). 단차 아홉(1번 둘, 2번 셋, 3번 넷). 길이로는 셋 다 끝까지 받았음. 높이로는 덜 받았음. 덜 받은 몫은 구간마다 다르고 얼마인지는 모름. 쌓인 가루 때문이라고 적었으나 크기는 못 냈음. 보정본 셋을 만들고 가정을 각각 옆에 적었음. 무보정 원본 셋을 그대로 남겼음.

받은 것과 옮긴 것을 가름. 받은 것은 소리이고 옮긴 것은 파일임. 파일에는 내가 만든 자리 여덟이 들어 있음. 그것을 적어 둔 종이가 아홉 줄임. 종이가 파일보다 오래 남을지는 모름. 파일은 사본 셋이고 종이는 한 장임. 종이를 두 장 더 만들어 상자에 같이 넣음.

선반이 비었음. 칸은 다섯이 열려 있음. 그중 닫는 날이 적힌 칸이 둘임.」

6. 네 번째 울림

수요일이었다.

하람은 안 가는 날이었다. 다음 방문이 11월 1일이었다.

아침에 하람은 옆집 쪽지 칸을 폈다.

셈을 시작하는 날이었다.

「안 옴」 첫째 줄을 적었다.

적고 나서 손을 멈췄다.

어제 조사표 칸 머리에 끝나는 날을 적었다. 11월 8일이었다.

쪽지 칸 머리를 봤다. 비어 있었다.

하람은 종이를 식탁에 놓고 한참 앉아 있었다.

「어제 끝이 없는 칸은 「끝 모름」이라고 적으라고 썼다. 오늘 이 칸이 그 칸이다.

조사표는 기한을 받았다. 삼십 일 안이라고 들었고 11월 8일이 나왔다. 쪽지는 아무도 기한을 안 줬다. 내가 봉투를 넣었고 상대는 아무 말도 안 했다. 그러니까 이 칸의 끝은 내가 정하는 것이다.

정한다. 11월 9일로 정한다. 열흘이다. 까닭: 회신 봉투를 넣었으니 우편으로 사나흘이다. 사람이 집에 며칠 안 올 수도 있다. 열흘이면 넉넉하다. 넉넉하게 잡은 것을 적어 둔다. 이 수는 셈이 아니고 짐작이다. 옆에 점을 찍는다.」

하람이 적다가 멈췄다.

연필을 내려놨다.

「그런데 내가 정한 끝은 상대가 모른다.

11월 9일이 와도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 저쪽은 내가 열흘로 정한 걸 모른다. 조사표는 11월 8일에 뭔가 일어난다. 안 오면 그게 늦은 거고 저쪽도 늦은 걸 안다.

그럼 둘이 같은 끝이 아니다. 받은 끝은 그날 저쪽이 움직이는 날이고 내가 정한 끝은 그날 내가 움직이는 날이다. 칸을 둘로 나눈다. 「받은 끝」과 「내가 정한 끝」이다.

내가 정한 끝에는 그날 내가 할 일을 같이 적어야 한다. 안 적으면 그날이 와도 아무것도 안 하고 줄만 하나 더 는다.

11월 9일에 할 일: 쪽지를 한 번 더 넣지 않는다. ①로 돌아간다. ①은 센터 명단이고 21일에 한 번 했다. 다시 하면 물을 것이 다르다. 그때는 가족이 다녀갔는지였고 이번엔 옆집에 누가 사는지다. 못 할 수도 있다. 못 하면 「못 함」을 적고 이 칸을 닫는다. 닫는 것도 하는 것이다.」

하람이 조사표 칸을 폈다. 열닷새째였다.

「안 옴」이 스물두 줄이 되었다.

끝나는 날까지 아홉 줄이 남아 있었다.

하람이 어제 적은 줄을 다시 읽었다.

읽다가 손을 멈췄다.

「어제 적은 줄에 「삼십 일 안에 나갑니다」라고 있다. 「나갑니다」라고 적혀 있다.

나가는 것과 오는 것이 다르다. 11월 8일은 통보가 나가는 기한이다. 내 손에 오는 날이 아니다. 우편으로 며칠 더다. 8일에 나가면 10일이나 11일에 온다.

그러니까 「안 옴」 줄은 11월 8일에 안 끝난다. 11일쯤까지 늘 수 있다. 끝나는 날을 두 칸으로 나눈다. 「나가는 날 11월 8일」과 「오는 날 모름」이다.

어제 이 줄을 요약해 적었으면 못 갈렸다. 「삼십 일 안에 통보」라고 적었으면 나가는 건지 오는 건지 안 남는다. 들은 말을 그대로 적어 뒀더니 하루 뒤에 갈렸다. 말을 줄여 적으면 그 안에 든 갈림이 같이 없어진다. 줄일 때 무엇이 없어지는지는 줄일 때 모른다. 들은 줄은 그대로 적고 요약은 옆에 따로 적는다.」

하람이 핀 칸을 폈다.

멈춘 채였다. 셋째 날이었다.

계속할지는 11월 1일에 정한다고 적어 두었다.

하람이 미룬 횟수 칸을 봤다. 1이었다.

「오늘 미룬 횟수를 2로 적으려다 멈췄다.

어제까지는 「오늘 안 정한다」를 미룬 것으로 셌다. 오늘은 다르다. 어제 11월 1일에 정하기로 날을 박았다. 날을 박은 뒤에 그 날까지 안 하는 것은 미루는 게 아니다. 미루는 것은 정하기로 한 날에 안 정하는 것이다.

미룬 횟수 1 그대로 둔다. 11월 1일에 안 정하면 2가 된다. 칸 머리에 적는다. 「미룸은 정한 날에 안 하는 것. 정한 날까지 안 하는 것은 미룸이 아님.」 이걸 안 적으면 날을 박아 놓고도 날마다 미룬 걸로 세어 수가 늘어난다. 그러면 날을 박는 것이 손해가 된다.」

점심에 하람이 우편함을 봤다.

비어 있었다.

어제 지원팀에서 등급표를 보내 준다고 했다. 「안 옴」 첫째 날이었다.

남은 물음 칸을 폈다. 넷이었다. 둘째 바퀴였다.

하람이 넷을 다시 읽었다.

「①등급이 언제 나오는지 ②등급표가 언제 오는지 ③표를 받고 내 등급을 알면 그 금액이 그대로인지 ④표가 오는지.

④를 어제 안 적었다. 보내 준다고 했으니까 올 거라고 적었다. 오늘 ④를 적는다. 보내 준다고 한 것과 오는 것이 다르다. 세 번째 파일도 보내 준다고 했고 안 왔다. 그건 다른 일이지만 같은 꼴이다.

③은 ②가 와야 열린다. 이어진 물음이다. ①은 11월 8일에 이어져 있다. ②와 ④는 지금 열려 있다. 오늘 둘 다 「안 옴」이다. ②와 ④가 다른 물음인지 한 물음인지 한참 봤다. 다르다. ②는 언제 오는지고 ④는 오는지다. ④가 아니면 ②는 없다. 그런데 ②를 물으면 ④도 같이 닫힌다. 어제 적은 「겹치는 물음」이다. 어제는 겹치는 물음을 좋게 적었다. 하나 물으면 둘 닫힌다고 적었다. 오늘은 반대쪽이 보인다. 겹쳐 있으면 하나가 안 되면 둘이 다 안 된다.」

세 시에 하람이 제비 봉투에서 여섯째 블록 열일곱째 장을 뽑아 접은 채로 수첩에 끼웠다.

차량 일지를 폈다. 9월 2일 한 줄이 남아 있었다. 닫는 날이 11월 2일이었다.

전화 칸을 폈다. 넷째 줄이었다.

안 가는 날이었다. 「걸었다」를 적을 자리였다.

저녁에 하람이 어머니께 전화를 걸었다.

울렸다.

두 번 울렸다. 세 번 울렸다.

네 번째에 받으셨다.

하람이 수화기를 조금 옮겨 잡았다.

“엄마, 저녁 드셨어요.”

“먹었다.”

“뭐 드셨어요.”

“국 끓였다.”

“무슨 국이요.”

“된장.”

하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잘하셨어요.”

“너 내일 오냐.”

하람이 손을 멈췄다.

“일요일에 갈게요.”

“일요일.”

“네. 일요일이요.”

“혼자 오냐.”

하람이 잠깐 가만히 있었다.

“혼자 가요.”

“그래.”

끊고 나서 하람이 식탁에 앉았다.

좁게 적기 종이를 폈다. 여섯째 줄 ㉯였다.

「어머니는 전화를 세 번 울리기 전에 받으신다.」

연필을 들었다.

표시를 하려다가 멈췄다.

한참 종이를 봤다.

「네 번째에 받으셨다. 깨진 걸로 적으려다 멈췄다.

「세 번 울리기 전」이 무슨 뜻인지를 내가 안 정했다. 세 번째 울림이 시작되기 전인가 세 번째 울림이 끝나기 전인가. 오늘 네 번째가 시작되고 나서 받으셨으니 어느 쪽으로 봐도 깨진 것 같다.

그런데 더 큰 게 하나 있다. 내가 센 건 내 귀에 들린 소리다. 어머니 쪽에서 울린 벨이 아니다.

내 쪽에서 들리는 건 교환기가 만들어 주는 소리다. 어머니 집 전화기가 울리는 것하고 따로 만들어진다. 둘이 같은 때에 같은 수로 울리지 않는다. 내가 세 번 들었을 때 저쪽에서 두 번 울렸을 수도 있고 네 번 울렸을 수도 있다.

그러면 이 줄은 셀 수가 없는 줄이다. 어머니가 몇 번째에 받으시는지를 나는 모른다. 내가 아는 것은 내가 몇 번 듣고 나서 받으셨는지다. 그건 다른 수다.

어제 「셀 수 있는 날수」 칸을 만들었다. 날은 셀 수 있었다. 거는 날만이고 주에 넷쯤이다. 그게 아니었다. 날은 셀 수 있고 양을 못 센다. 셀 수 있는 날수를 묻는 것으로는 이게 안 걸렸다. 「무엇을 세는지」를 따로 물어야 했다.」

하람이 종이 가장자리에 칸을 하나 더 그었다.

칸 머리에 「세는 법」이라고 적었다.

「㉯를 바꾸지 않는다. 바꾸면 이틀을 못 쓴다. 대신 줄 옆에 적는다. 「내 귀에 들린 신호 수로 센다. 어머니 쪽 벨 수와 다를 수 있다. 다른 크기는 모른다.」

그러면 이 줄은 어머니에 대한 줄이 아니고 내 전화기에 대한 줄이 된다. 어머니가 빨리 받으시는지를 보려던 줄이었다. 그건 못 보게 됐다. 이 줄로 볼 수 있는 것은 내가 몇 번 듣고 나서 소리가 바뀌는지다. 그것도 줄이다. 다만 내가 보려던 줄이 아니다.

오늘 것은 「못 셈」으로 적는다. 셈하지 않는다. 까닭: 세는 법을 오늘 정했고, 오늘 수를 보고 정했다. 오늘 수를 그 법으로 세면 법을 만든 수를 법으로 재는 것이다. 10월 31일부터 센다. 센 날수 0으로 시작한다.

어제 다섯 줄이 열엿새 중 열여섯이라고 적었고 그게 세 보이는 수였다. 오늘 알았다. 센 날수가 많아서 세 보인 게 아니라 셀 수 있는 양이 있어서 셀 수 있었던 것이다. 다섯 줄은 다 눈으로 보는 것이다. 문을 여시는지, 불을 켜시는지. 그건 내가 직접 본다. ㉯는 소리고 소리는 중간에 만들어진다. 직접 보는 것과 중간을 거친 것을 가른다. 칸 머리에 적는다. 「직접 본 것」과 「거쳐 온 것」.」

하람이 다른 종이를 폈다. 어제 만든 일·때·누구 칸이었다.

오늘 한 마디를 적었다.

「「너 내일 오냐.」

일 — 맞았다. 오는 것은 맞다. 때 — 틀렸다. 사흘 뒤인데 내일이라고 하셨다. 누구 — 물으셨다. 「혼자 오냐.」

어제는 누구가 빠져 있었다. 오늘은 물으셨다. 빠진 것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어제 그 칸이 비어 있던 것은 그 말씀을 안 하신 것이고 못 하신 게 아니었다. 하루 만에 채워졌다. 빈 칸을 「없음」으로 적지 않아서 오늘 채울 수 있었다.」

하람이 그 아래에 두 줄을 적었다.

「때가 틀린 방향을 본다.

어제: 장에 간 것은 그제인데 오늘이라고 하셨다. 지난 일을 오늘 쪽으로 당기셨다. 오늘: 오는 날이 사흘 뒤인데 내일이라고 하셨다. 올 일을 오늘 쪽으로 당기셨다.

두 번 다 오늘 쪽이다. 방향이 같다. 지난 일도 올 일도 오늘 쪽으로 온다.

둘로는 아무 말도 못 한다. 방향이 둘뿐이니까 두 번이 같을 일은 둘에 한 번이다. 셋이 같으면 넷에 한 번이고 다섯이 같으면 열여섯에 한 번이다. 다섯까지 모아야 뭐라도 말한다. 「틀린 방향」 칸을 둔다. 두 줄로 시작한다. 셀 수 있는 날은 때가 틀린 날만이다.

방향이 섞여 나오면 흔들리는 것이고 한쪽으로만 나오면 치우친 것이다. 흔들리는 것은 그날 컨디션이고 치우친 것은 다른 것이다. 둘을 가르려면 방향을 세야 한다. 여태 「맞음」과 「틀림」만 셌다. 틀린 걸 셌을 뿐 어느 쪽으로 틀렸는지는 안 셌다.」

하람이 연필을 내려놨다.

창을 봤다.

한참 있다가 다시 적었다.

「고쳐 드리지 않았다. 내일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다. 일요일이라고만 말했다.

그런데 어제는 「11월 1일」이라고 말했고 오늘은 「일요일」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인데 다른 말로 말했다.

어머니 쪽에 뭐가 남았는지 모른다. 날짜가 남았을 수도 있고 요일이 남았을 수도 있고 둘이 따로 남았을 수도 있다. 둘이 따로 남으면 두 번 오는 것이 될 수도 있다.

다음부터 같은 말로 말한다. 「일요일」로 정한다. 까닭: 날짜는 세어야 알고 요일은 안 세도 안다. 어제 전화에서 「그래」 하셨고 오늘 「내일」이라고 하셨으니 날짜는 안 남았다.

그리고 어제 적은 줄을 고친다. 어제 「11월 1일 처음 세 마디 옆에 사흘 전 전화라고 적는다」고 썼다. 오늘 또 걸었으니 사흘 전과 이틀 전, 두 번이다. 11월 1일 옆에 두 번을 다 적고 각각 무슨 말로 말했는지를 적는다. 사흘 전은 날짜, 이틀 전은 요일이다.

자료를 건드린 날이 늘면 적을 줄도 늘어난다. 한 번 건드리면 한 줄이 아니고 그다음 전부에 한 줄씩이다. 「건드린 횟수」 칸을 둔다. 11월 1일 쪽에 둘이다.」

하람이 「말 아닌 것」 칸을 폈다. 스물한째였다.

안 간 날이었다.

하람이 「안 셈」을 적었다. 날 칸에만 적었다. 시간 칸은 비워 뒀다.

밤에 하람이 오늘 적은 종이를 모아 세어 봤다.

여섯 장이었다.

하람이 마지막 줄을 적었다.

「안 간 날이다. 전화를 한 통 걸었다. 어머니다.

오늘 늘어난 칸이 다섯이다. 받은 끝과 내가 정한 끝 / 나가는 날과 오는 날 / 세는 법 / 틀린 방향 / 건드린 횟수. 다섯 중 넷이 내가 칸을 잘못 쓰고 있던 걸 찾아서 생겼다. 하나는 날을 정하면서 생겼다.

끝을 정한 칸이 둘이 되었다. 조사표와 쪽지다. 끝이 적힌 칸이 둘이고 끝 모름인 칸이 열하나다. 처음 세어 봤다.

오늘 두 번 멈췄다. 미룬 횟수를 2로 적으려다 멈췄고 ㉯를 깨진 것으로 적으려다 멈췄다. 두 번 다 적었으면 틀렸을 것이다. 적기 전에 멈추는 일이 오늘 두 번 있었다. 멈춘 까닭이 다르다. 앞은 내가 어제 날을 박아 둔 덕이고 뒤는 네 번째 울림이 이상해서였다. 앞은 종이가 멈춰 세웠고 뒤는 수가 멈춰 세웠다. 둘을 가른다.

세 번 울리기 전에 받으시는지를 나는 끝까지 모를 것이다. 그걸 알려면 어머니 집에 가서 전화기 옆에 있어야 한다. 그러면 내가 전화를 못 건다. 재는 사람이 그 자리에 있어야 재는 것이 있다. 그 자리에 가면 재려는 일이 안 일어난다.

다음에 가는 날은 11월 1일이다. 일요일이라고 말했다.」


같은 것을 세 번 읽었는데 세 수가 다 같았다. 흩어짐이 0으로 나왔고 그것은 흔들리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었다. 눈금보다 가늘게는 못 읽으므로 0이 나올 까닭은 둘이었고, 하나는 대상이 안 움직인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읽는 사람이 앞 수를 기억한 것이었다. 연달아 읽으면 두 번째부터 애매한 자리를 첫 수 쪽으로 보았다. 그러면 세 번이 한 번이 되고 같은 것을 세 번 적는 일이 되었다. 적은 수를 자기가 못 보게 하고 사이를 띄워 돌아가며 읽자 0이 0.58이 되었다. 같은 막대에서 나온 두 수였고 다른 것은 읽는 법뿐이었다. 사이를 띄워도 아예 안 기억하게는 못 했다. 덜 기억하게 할 뿐이었고, 수를 자기가 못 보는 쪽이 더 컸다. 기억해도 맞춰 볼 데가 없었다.

세 번으로 낸 자는 반쯤 틀렸고 다섯 번으로 낸 자는 삼 할 반쯤 틀렸다. 그러므로 적게 해서 낸 자로는 두 끝이 서로 다른 말을 했다. 한쪽 끝에서는 읽는 몫이 절반이었고 다른 쪽 끝에서는 읽는 몫이 전부보다 컸다. 두 자리에서 같은 모양이 나왔다. 전체에서 읽는 몫을 빼면 음수가 나왔고, 흩어짐은 음수일 수 없으므로 그것은 남은 몫이 음수라는 뜻이 아니라 두 수가 다 흔들리는 수라는 뜻이었다. 빼서 낸 수는 두 수의 자를 다 업고 나왔고, 두 수가 가까울수록 업은 자가 뺀 수보다 커졌다. 그래서 가르기를 그만두었다. 알고 싶은 것은 몫 자체가 아니라 제일 큰 것이 무엇인지였고 그것은 안 갈라도 알 수 있었다. 뺄셈 없이 그냥 잰 수로는 상한만 나왔다. 상한은 「얼마다」가 아니고 「그보다 크지 않다」였다. 모르는 채로도 말할 수 있는 것이 있었다. 가르려고 빼면 아무 말도 못 하고 안 가르면 한 마디는 했다.

문턱 하나를 열아홉 날에 처음으로 구간이 품었다. 여유를 음수로 적고 칸 머리에 뜻을 적었다. 음수는 가깝다는 뜻이 아니고 걸쳤다는 뜻이었다. 밖에 있고 가까운 날은 자를 조금 가늘게 하면 갈리고 걸친 날은 아무리 가늘게 해도 안 갈렸다. 자리가 자 위이기 때문이었고 자 위에 있는 것을 가르는 자는 없었다. 열아홉 날을 다 셈하자 못 가름이 열둘이었다. 칸이 둘뿐이던 동안 그 열둘은 어느 한쪽에 들어가 있었다. 틀리게 적은 것이 아니었다. 가진 자로는 그것이 다였다. 자가 재려는 것보다 굵었다. 날을 묶으면 자가 가늘어졌으나 그러면 재는 것이 그날이 아니고 열흘이 되었다. 자를 가늘게 하려고 날을 묶으면 가늘어진 자로 다른 것을 재게 되었다.

미리 정해 둔 규칙이 하루 만에 쓰였다. 아직 안 나온 일의 규칙을 나오기 전에 정해 두었으므로 그날은 그냥 적기만 했다. 나온 날에 정했으면 그날 수를 보고 정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동점이 왜 생겼는지를 보았더니 대상이 아니라 적는 자리가 정하는 것이었다. 가늘게 적으면 동점이 거의 없고 거칠게 적으면 거의 다 동점이었다. 규칙이 자료의 성질이 아니고 적는 법의 성질이었다. 적는 자리는 안 고쳤다. 가늘게 적으면 나중에 거칠게 고칠 수 있고 거칠게 적으면 못 고쳤다.

봉투를 뜯었다. 열두 장 중 일곱이 맞았고 그것은 셋에 한 번 나오는 수였다. 나누어 둔 칸으로 보면 아홉 중 여섯과 셋 중 하나였고, 아홉은 넷에 한 번이었고 셋은 셀 수가 없었다. 칸을 나누면 보이는 것이 늘고 셀 수 있는 것이 줄었다. 여태 칸 나누기를 좋은 일로만 적었는데 그 반대쪽이 그날 나왔다. 그래도 나누어야 했다. 섞으면 틀린 말을 했다. 할 일은 나눌 것을 미리 정하고 그만큼 모으는 것이었다. 몇 장이 필요한지를 셈해 보니 두 할 나은 것을 보려면 스물다섯 장이었고 한 할이면 백 장이었다. 열세 장으로는 세 할 넘게 나아야 보였고 그만큼을 기대한 적이 없었다. 열세 장은 처음부터 모자랐다. 모자란 줄 모르고 열세 날을 적었다. 봉투는 한 번만 뜯을 수 있었다. 뜯기 전의 사람과 뜯은 뒤의 사람이 달랐으므로 새 봉투는 다른 칸이었고, 뜯는 날을 날짜가 아니라 장수로 미리 정하고 봉투를 남의 손에 맡겼다. 자기가 들고 있으면 자기가 뜯었다. 결과를 보고 규칙을 고치지 않았다. 고치면 고친 규칙이 그 결과를 보고 만든 것이 되었다.

처음 센 수가 제일 셌다. 수를 더할 때마다 약해져 이백여든여섯이 마흔이 되고 스물넷이 되고 열셋이 되었다.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모양을 처음 봤을 때 자료가 제일 적었고 적은 자료에서는 센 모양이 잘 나왔다. 셋이 다 같은 요일일 일은 흔하고 서른이 다 같은 요일일 일은 드물었다. 눈에 띄려면 세어야 했으므로 고른 것은 그때 제일 세 보인 모양이었고, 제일 세 보인 것을 고르면 그 뒤로는 약해지는 쪽으로만 갔다. 그러므로 모양을 찾은 자료로 드문 정도를 세면 안 되고 찾은 뒤에 더한 자료로 세어야 했다. 시험에서는 한 번에 한 번 깨졌다. 한 번으로는 못 세었으나 깨진 것은 깨진 것이었다. 넷 중 셋과 넷 중 셋이 같은 수로 나왔는데 같은 넷이 아니었다. 하나는 그 요일 넷이고 하나는 안 한 날 넷이었다. 수가 같으면 한 줄로 적었을 때 더 섞였다.

칸이 서른넷이 되었고 적는 데 걸린 시간이 재는 데 걸린 시간을 처음 넘었다. 칸이 늘면 적는 시간이 늘고 적는 시간이 재는 시간을 넘으면 칸이 자료를 밀어냈다. 칸 수가 틀린 양이라는 것은 맞았으나, 틀린 것을 다 찾아 놓고 아무것도 못 재면 그다음에는 틀릴 일도 없었다. 그래서 칸을 열 때 닫는 날이나 닫는 조건을 같이 적기로 했다. 서른네 칸 중 닫는 날이 적힌 칸은 여섯이었고 나머지 스물여덟은 끝이 없었다. 끝이 없는 칸은 줄어들지 않았고, 그것이 몇 개인지가 그날 처음 보였다.

셈한 수와 짐작한 수가 한 줄에 섞여 있었다. 섞어 적으면 전부가 셈한 수처럼 보였다. 짐작한 수 옆에 점을 찍기로 했다. 짐작한 수 하나는 바로 앞 장에 그 일을 한 날의 수가 적혀 있는데도 짐작으로 적은 것이었다. 종이를 안 본 것이 아니고 종이보다 자기 생각이 먼저 나온 것이었다.

마감까지 세 시간이 걸렸고 셈한 것은 두 시간 반이었다. 넘고도 들어간 것은 마감이 날 단위여서였다. 여유 0인 계획이 들어간 것은 계획이 좋아서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 마감 날짜 자체가 잰 것이 아니라 들은 것이었다. 「쯤」이 붙어 온 말에서 「쯤」을 떼고 적었으므로 마감도 며칠 어긋날 수 있었고 어긋나는 방향은 몰랐다. 방향을 알면 한쪽으로 몰아 쓸 수 있으나 모를 때는 둘 중 나쁜 쪽을 썼다. 들은 날짜와 잰 날짜를 가르고 들은 날짜에서는 「쯤」을 지우지 않기로 했다.

제일 위험한 구간이 제일 마지막에 왔다. 감긴 지름이 작아지면 같은 회전에 지나가는 길이가 줄고 장력이 커졌으므로, 끝 쪽 몇 분이 늘어나기 제일 쉬운 자리였다. 구간이 위험한 때와 사람이 지친 때가 같이 왔다. 장력을 그대로 두면 테이프가 변하고 손으로 받치면 속도가 흔들렸는데, 앞의 것은 되돌릴 수 없고 뒤의 것은 나중에 잴 수 있었다. 되돌릴 수 있는 쪽을 골랐다. 고르기 전에 그 구간에 잴 거리가 있는지를 먼저 보았다. 봐야 고른 것이 되었다. 길이로는 끝까지 받았고 높이로는 덜 받았다. 받은 것과 옮긴 것은 달랐다. 옮긴 것에는 옮긴 사람이 만든 자리가 여덟 들어 있었고 그것을 적은 종이가 아홉 줄이었다. 파일은 사본 셋이고 종이는 한 장이었으므로 종이를 두 장 더 만들어 같이 넣었다.

끝을 남이 준 칸과 자기가 정한 칸이 달랐다. 남이 준 끝은 그날 저쪽이 움직이고 자기가 정한 끝은 그날 자기가 움직였다. 그러니 자기가 정한 끝에는 그날 할 일을 같이 적어야 했다. 안 적으면 그날이 와도 아무것도 안 일어나고 줄만 하나 늘었다. 그리고 받은 기한조차 나가는 날의 기한이고 오는 날의 기한이 아니었다. 들은 말을 그대로 적어 두었더니 하루 뒤에 그것이 갈렸다. 말을 줄여 적으면 그 안에 든 갈림이 같이 없어지고, 줄일 때 무엇이 없어지는지는 줄일 때 모르는 것이었다.

네 번째 울림에서 받으셨다. 깨진 것으로 적으려다 멈춘 것은 세는 법을 정해 두지 않았기 때문이고, 더 큰 것은 세고 있던 소리가 저쪽에서 울린 벨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중간에서 따로 만들어진 소리였으므로 같은 수인지 알 수 없었다. 날은 셀 수 있었고 양을 셀 수 없었다. 셀 수 있는 날수를 묻는 것으로는 그것이 걸리지 않았다. 무엇을 세는지를 따로 물어야 했다. 직접 본 것과 거쳐 온 것을 가르는 칸을 두었다. 그 줄은 어머니에 대한 줄이 아니고 자기 전화기에 대한 줄이 되었다.

어제 비어 있던 칸이 오늘 채워졌다. 빠진 것은 없는 것이 아니었다. 안 하신 것이었고 못 하신 것이 아니었다. 빈 칸을 없음으로 적지 않아서 채울 수 있었다. 때가 틀린 방향이 두 번 다 같은 쪽이었다. 지난 일도 올 일도 오늘 쪽으로 왔다. 둘로는 아무 말도 못 했다. 방향이 둘뿐이면 두 번이 같을 일은 둘에 한 번이었고 다섯이 같아야 열여섯에 한 번이었다. 방향을 세는 칸을 두었다. 여태 맞음과 틀림만 세었고 어느 쪽으로 틀렸는지는 세지 않았다. 흔들리는 것과 치우친 것을 가르려면 방향을 세야 했다.

같은 날을 어제는 날짜로 말하고 오늘은 요일로 말했다. 같은 것을 두 번 다른 말로 말하면 어느 말이 남았는지 알 수 없었다. 다음부터 같은 말로 말하기로 했다. 한 번 건드리면 그다음 전부에 한 줄씩 늘었다.

적기 전에 멈춘 일이 하루에 두 번 있었다. 한 번은 어제 박아 둔 날짜가 멈춰 세웠고 한 번은 그날의 수가 멈춰 세웠다. 재는 사람이 그 자리에 있어야 재는 것이 있고, 그 자리에 가면 재려는 일이 안 일어났다.

밖에서는 기준 하나가 1밀리 내려앉았는데 그 1밀리가 읽기 자 안이라 못 가름이었고 그래도 적혔다. 확인하려고 들어간 3분이 확인하려던 기록에 적혔다. 지킨 반과 돌린 반 사이에 비워 둔 한 자는 오늘도 아무 쪽도 아니었다. 상자 여덟은 그대로 쌓여 있었고 밀린 양이 다섯이 되었다. 선반 하나가 비었고 다른 선반 하나는 처음부터 비어 있었다. 그 아래 깊은 데 갇힌 공기는 같은 자리에서 세 번 읽어도 같은 수가 나왔고, 그것이 그 공기가 안 움직였다는 뜻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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