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공기] 제80화 - 벌림

제80화 「벌림」

1. 서른둘 여덟

「10월 28일. 월요일.」

재혁은 6시 35분에 기상 쉘터 문을 열었다. 성에가 어제보다 얇았다.

유리관을 봤다.

영하 32.8도였다.

재혁은 눈금을 짚고 다시 읽었다.

32.8이었다.

수첩에 열일곱 수를 나란히 적었다. 41, 38, 36, 37, 39, 38, 36, 35, 34.5, 32.5, 35, 37, 33.5, 35.2, 32.1, 34.6, 32.8이었다.

모눈종이에 열일곱째 점을 찍었다. 어제 점보다 1.8만큼 올라간 자리였다.

어긋남을 넣어 구간을 적었다. 영하 31.8에서 영하 33.8까지였다.

재혁이 시작 자를 짚었다. 영하 34.0이었다.

구간이 자보다 따뜻한 쪽에 다 있었다.

여덟 시에 서진이 들어왔다. 장갑을 벗고 들어왔다.

“올라갔네.”

“1.8도 올라갔습니다. 사이 밖입니다.”

“그럼 오늘은 수가 정하는 거고.”

“정합니다. 상태 「함」입니다. 물려받은 게 아닙니다.”

서진이 수첩을 받았다.

“표는.”

“표가 없습니다. 둘째입니다.”

“26일이 첫째였지.”

“첫째였습니다. 오늘이 둘째입니다.”

재혁이 번진 날수 칸을 폈다. 수에서 번진 날수가 1이었다.

0을 적었다.

“끊겼습니다.”

서진이 종이를 봤다.

“하루 번지고 끊겼네.”

“하루 번지고 끊겼습니다. 사람에서 번진 날수는 어제도 0이었고 오늘도 0입니다.”

재혁이 적다가 손을 멈췄다.

구간의 찬 쪽 끝을 짚었다. 영하 33.8이었다.

자가 영하 34.0이었다.

“선생님. 밖인데 0.2 밖입니다.”

서진이 몸을 숙였다.

“0.2.”

“구간 끝하고 자 사이가 0.2입니다.”

서진이 어제 줄을 넘겼다.

“26일에도 밖이었잖아. 그때는 얼마였어.”

재혁이 셈을 했다.

“32.1이었으니까 구간이 31.1에서 33.1입니다. 자하고 0.9 떨어져 있었습니다.”

“오늘은 0.2고.”

“0.2입니다. 둘 다 밖인데 네 배 넘게 다릅니다.”

서진이 종이에 손을 짚었다.

“밖이면 밖이지.”

재혁이 고개를 저었다.

“밖인 건 같습니다. 그런데 자를 조금만 키우면 오늘은 안이 됩니다.”

“자를 키운다는 게.”

“어긋남을 ±1로 쓰고 있습니다. ±1.2로 쓰면 구간 끝이 34.0에 닿습니다. 닿으면 사이입니다.”

서진이 잠깐 가만히 있었다.

“그러면 오늘 상태를 자가 정한 거야?”

“잰 수하고 자가 같이 정했습니다.”

재혁이 두 줄을 그었다.

“지금까지 「잰 수가 정했다」고 적었습니다. 그게 반만 맞습니다.”

“반이 뭐야.”

“잰 수만으로는 사이인지 밖인지 안 정해집니다. 어긋남 크기가 같이 정합니다.”

서진이 유리관 쪽을 봤다.

“자를 줄이면.”

“사이가 좁아집니다. 사이가 좁아지면 물려받는 날이 줄고 스스로 정하는 날이 늡니다.”

“그러면 자를 줄이는 게 좋은 거네.”

재혁이 연필을 멈췄다.

“좋습니다. 그런데 자를 줄이는 건 수를 더 잘 재는 일입니다. 수를 안 바꾸고 자만 줄이면 밖인 날이 늘어납니다.”

서진이 짧게 웃었다.

“그건 속이는 거지.”

“속이는 겁니다. 그래서 자를 줄인 날짜를 적어야 합니다. 자를 줄이기 전하고 뒤를 같은 칸에 못 넣습니다.”

재혁이 새 칸 하나를 그었다. 「여유」라고 적었다.

“밖인 날마다 자하고 얼마나 떨어졌는지 적겠습니다.”

“그걸 적으면 뭘 알아.”

“겨우 밖인 날이 몇인지 압니다. 겨우 밖인 날은 자가 조금 틀렸으면 안이었던 날입니다.”

재혁이 적었다.

「10월 28일. 영하 32.8. 어긋남 ±1. 구간 영하 31.8~33.8. 시작 자 영하 34.0.

구간 전체가 자보다 따뜻한 쪽에 있음. 사이 밖임. 잰 수와 자가 상태를 정함. 상태 「함」. 표 없음(둘째. 첫째는 10/26). 물려받지 않았음. 수에서 번진 날수 1 → 0. 하루 번지고 끊김. 사람에서 번진 날수 0(어제도 0).

새로 봄: 밖이지만 겨우 밖임. 구간 끝 영하 33.8과 자 영하 34.0 사이가 0.2. 10/26은 같은 「밖」인데 여유가 0.9였음. 둘 다 밖인데 네 배 넘게 다름. 어긋남을 ±1.2로 쓰면 오늘 구간 끝이 자에 닿고 사이가 됨.

그러므로 「잰 수가 정함」은 반만 맞음. 잰 수만으로 사이인지 밖인지 안 정해짐. 어긋남 크기가 같이 정함. 자가 크면 사이가 넓어지고 물려받는 날이 늚. 자를 줄이면 스스로 정하는 날이 늚. 단 자를 줄이는 것은 수를 더 잘 재는 일임. 수를 안 바꾸고 자만 줄이면 밖인 날만 늚. 그러므로 자를 바꾼 날짜를 적고 앞뒤를 같은 칸에 안 넣음.

「여유」 칸을 둠. 밖인 날마다 자와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적음. 겨우 밖인 날은 자가 조금 틀렸으면 안이었던 날임. 밖인 날들을 한 덩이로 보지 않음.」

아홉 시에 재혁이 세 문을 폈다.

날씨 1이었다. 쓸 것 1이었다. 사람 0이었다.

적고 나서 손을 멈췄다.

“선생님. 두 문이 같이 1입니다.”

서진이 돌아봤다.

“어제 그게 아직 없다고 했잖아.”

“없었습니다. 오늘 왔습니다.”

재혁이 세 칸을 짚었다.

“날씨 1, 쓸 것 1입니다. 날씨는 오늘 스스로 정한 1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0이고.”

“사람이 0입니다. 곱이 0입니다.”

서진이 창고 쪽을 봤다. 상자 여덟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두 문이 열린 날에 셋째가 닫혔네.”

“닫혔습니다.”

재혁이 실행 칸에 「안 함」을 적었다. 까닭 칸에 「사람」을 적었다.

“까닭이 이틀 연속 「사람」입니다.”

“그 칸을 그제 만들었지.”

“그제 만들었습니다. 사흘에 값이 둘입니다. 쓸 것 하나, 사람 둘입니다.”

재혁이 밀린 양 칸을 폈다. 2였다.

3을 적었다.

“3입니다. 재고는 8 그대로입니다.”

서진이 책상에 앉았다.

“11월 2일까지 셈해 뒀잖아.”

“8입니다.”

“그러면 앞으로 이레가 다 0인 걸 지금 아는 거네.”

재혁이 연필을 들었다가 내렸다.

“압니다. 그런데 안 적겠습니다.”

서진이 눈썹을 올렸다.

“알면서 안 적어?”

“밀린 양은 적습니다. 셈이니까요. 실행 칸은 그날에 적습니다.”

“같은 거 아냐.”

재혁이 두 칸을 짚었다.

“미리 아는 것하고 미리 적는 것을 가르겠습니다.”

“왜.”

“이레 치 실행 칸을 지금 「안 함」으로 채우면, 그중 하루에 다른 일이 생겨도 적힌 대로 읽습니다.”

서진이 창고 쪽을 봤다.

“사람이 안 오면 할 일이 없는데.”

“편이 일찍 올 수도 있고, 둘이서 할 수 있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적어 두면 그날 안 봅니다.”

재혁이 적었다.

「세 문. 날씨 1(스스로 정한 1) / 쓸 것 1(재고 8) / 사람 0. 곱 0. 실행 「안 함」. 까닭 「사람」.

두 문이 같이 1인 첫날임. 어제까지 없었음. 두 문이 열린 날에 셋째가 닫혔음. 까닭 칸 사흘에 값 둘(10/26 쓸 것 / 10/27 사람 / 10/28 사람). 이틀 연속 「사람」.

㉯ 밀린 양 2 → 3. 재고 8 그대로. 사람 0 둘째 날. 11/2까지 이레가 모두 사람 0임을 지금 앎. 밀린 양이 11/2에 8이 됨.

미리 아는 것과 미리 적는 것을 가름. 밀린 양은 셈이므로 미리 셈해 적음. 실행 칸은 그날에 적음. 까닭: 이레 치를 「안 함」으로 미리 채우면 그중 하루에 다른 일이 생겨도 적힌 대로 읽음. 편이 일찍 올 수 있고 둘이서 되는 일이 생길 수 있음. 적어 두면 그날을 안 봄. 미리 적은 칸은 그날의 눈을 가림.」

열 시에 재혁이 「한 양」 칸을 폈다.

0을 적다가 손을 멈췄다.

“선생님. 이 칸 이름이 틀렸습니다.”

서진이 돌아봤다.

“어제도 0이라고 적었잖아.”

“적었습니다. 그런데 이 칸이 세는 건 토막 수뿐입니다.”

“토막 말고 뭐.”

“오늘 램을 재고 롤러를 돌릴 참입니다. 그게 들어갈 자리가 없습니다.”

서진이 창밖을 봤다.

“그럼 0이 아니네.”

“토막은 0입니다. 한 양은 0이 아닙니다.”

재혁이 칸 머리를 지우고 다시 적었다.

「「한 양」 칸 이름을 「토막 수」로 고침.

까닭: 이 칸이 세는 것은 토막 수뿐임. 롤러·눈굴·막대·폭은 안 들어감. 이름이 「한 양」이면 0인 날이 아무것도 안 한 날로 읽힘. 10/26, 27의 0도 토막 0이었음. 그 두 날에 적은 것이 여섯과 여섯이었음.

이름을 고치면서 앞 줄의 수는 안 고침. 수는 맞았고 이름이 틀렸음. 칸 이름이 틀리면 수가 맞아도 틀리게 읽힘. 틀린 쪽이 수가 아니라 이름일 수 있음. 빈 날 셋째. 이어진 빈 날수 3. 단 「빈 날」은 토막이 없는 날이라고 칸 머리에 적음.」

2. 닷새에 둘

열 시 반에 둘이 자국 밭으로 걸어갔다.

가는 막대 둘부터 쟀다. 서쪽이 427밀리였고 동쪽이 430밀리였다.

“서쪽이 하나, 동쪽이 둘입니다.”

재혁이 아홉 점을 적었다.

「서: 412 / 415 / 417 / 419 / 421 / 422 / 424 / 426 / 427 동: 408 / 410 / 413 / 416 / 419 / 422 / 425 / 428 / 430」

“누적이 서쪽 15, 동쪽 22입니다. 차가 7입니다.”

“어제 6이었지.”

“6이었습니다. 하루 차가 또 1입니다.”

재혁이 하루 차 여덟 값을 적었다.

「+1 / −1 / −1 / −1 / −2 / −1 / −1 / −1」

“평균이 −0.88입니다. 흩어짐이 0.83입니다. 어제 0.90이었습니다.”

“또 줄었네.”

“또 줄었습니다. 값이 하나 늘었는데 흩어짐이 줄었습니다. 같은 수가 또 나왔기 때문입니다.”

재혁이 셈을 했다.

“여덟 날 쌓은 자는 0.83 곱하기 여덟의 제곱근입니다. 2.35입니다. 7 나누기 2.35면 3.0배입니다.”

서진이 쪼그려 앉았다.

“어제 2.5였고.”

“2.5였습니다. 오늘 3.0입니다.”

“필요한 수는.”

재혁이 손을 멈췄다.

“어제 2.4쯤이라고 적었습니다. 오늘도 2.4쯤입니다.”

“그럼 안 내려갔네.”

“내려갔습니다. 적은 자리에서 안 보입니다.”

서진이 돌아봤다.

“무슨 말이야.”

재혁이 종이에 두 수를 적었다.

“자유도 여섯에서 2.45였고 자유도 일곱에서 2.36입니다. 둘을 반올림하면 2.4하고 2.4입니다.”

서진이 두 수를 봤다.

“0.09가 사라졌네.”

“사라졌습니다. 어제 저는 2.6에서 2.4로 내려왔다고 적었습니다. 그건 보였습니다.”

“오늘은.”

“오늘 0.09가 또 내려왔는데 반올림한 자리에서 안 보입니다.”

재혁이 연필 끝으로 종이를 짚었다.

“어제 「필요한 수가 내려왔다」를 이득 하나로 적었습니다. 오늘 그 이득이 반올림에 묻혔습니다.”

서진이 짧게 웃었다.

“적는 자리를 늘려야겠네.”

“소수 둘째 자리까지 적겠습니다. 어제 줄은 안 고치고 옆에 2.45를 달아 두겠습니다.”

재혁이 두 수를 나란히 놓고 봤다.

3.0과 2.36이었다.

“오늘도 넘었습니다. 둘째 날입니다.”

“그럼 오늘도 안 봐?”

“안 봅니다. 판정일이 내일입니다.”

서진이 눈 위를 봤다.

“하루 남았네.”

“하루 남았습니다. 오늘 보면 하루를 아낀 게 아니고 하루를 버리는 겁니다.”

재혁이 부호 칸을 폈다.

“부호로는 여덟에 일곱입니다. 한쪽만 보면 스물여덟에 한 번쯤입니다.”

“어제 열여섯에 한 번이었지.”

“열여섯이었습니다. 좋아졌습니다. 그래도 3.0배하고 안 더합니다. 같은 자료입니다.”

재혁이 적었다.

「막대 아홉째 점. 서 427 / 동 430. 누적 서 15 / 동 22. 차 7.

하루 차 여덟 값(+1 −1 −1 −1 −2 −1 −1 −1). 평균 −0.88. 흩어짐 0.83(어제 0.90). 여덟 날 누적 자 = 0.83×√8 = 2.35. 차 7 ÷ 2.35 = 3.0배(어제 2.5배). 같은 수가 또 나와 흩어짐이 줄었음. 값이 늘어도 흩어짐이 줄 수 있음.

자유도 일곱. 필요한 수 2.36. 어제 자유도 여섯에서 2.45였음. 어제는 「2.6 → 2.4」였으므로 내려온 것이 보였음. 오늘은 2.45 → 2.36이라 반올림한 자리에서 안 보임. 반올림한 자리에서는 내려온 몫이 안 보임. 어제 적은 이득 하나가 오늘 묻혔음. 고침: 필요한 수를 소수 둘째 자리까지 적음. 어제 줄은 안 고치고 옆에 2.45를 달아 둠.

3.0 > 2.36. 「넘은 날」 셋째 줄. 이틀 연속 넘음. 판정하지 않음. 판정일 10월 29일 그대로. 오늘 보면 하루를 아끼는 것이 아니고 하루를 버리는 것임(10/25, 10/27에 적은 그대로).

부호 여덟에 일곱. 한쪽만 보면 스물여덟에 한 번쯤(어제 열여섯에 한 번). 좋아짐. 3.0배와 안 더함. 같은 자료임.」

재혁이 핀 통을 들고 3번 자국으로 갔다.

자를 핀 바깥에 댔다. 왼쪽이 5밀리였고 오른쪽이 3밀리였다.

“핀 밖이 8입니다. 어제 6이었습니다.”

“그러면 60이네.”

“60입니다. 어제 58이었으니까 차가 2입니다.”

재혁이 1번과 7번으로 걸어갔다.

1번이 52였다. 7번이 54였다.

“1번이 2, 7번이 2입니다.”

서진이 따라와 섰다.

“셋 다 2네.”

“셋 다 2입니다. 그제 셋 다 3이었고 어제 3, 3, 2였고 오늘 2, 2, 2입니다.”

“셋이 같은 날이 둘째고.”

“둘째입니다.”

재혁이 세 줄을 적다가 손을 멈췄다.

“선생님. 셋 다 2인데 같은 2가 아닙니다.”

서진이 돌아봤다.

“2가 2지.”

재혁이 세 자국을 차례로 가리켰다.

“3번은 핀을 박았습니다. 자가 0.7입니다. 1번하고 7번은 핀이 없습니다. 자가 1.6입니다.”

“그게 2에 무슨 상관이야.”

“차의 자가 다릅니다. 3번 차 2의 자는 1.0쯤이고, 1번 7번 차 2의 자는 2.3쯤입니다.”

서진이 잠깐 가만히 있었다.

“그러면 3번 2는 뭐가 있는 거고.”

“3번 2는 자보다 큽니다. 1번 7번 2는 자 안입니다.”

재혁이 종이에 세 칸을 나란히 그었다.

“셋이 같은 수로 나오니까 셋에 같은 일이 일어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하나는 본 거고 둘은 못 본 겁니다.”

서진이 짧게 웃었다.

“같은 수가 다른 뜻이네.”

“다른 뜻입니다. 어제는 아래쪽이 다르면 같은 둘이 다른 수라고 적었습니다. 오늘은 자가 다르면 같은 수가 다른 뜻입니다.”

재혁이 3번 핀 밑동을 봤다. 턱이 어제보다 깊었다.

자를 꺼내려다가 넣었다.

“선생님. 안 재겠습니다.”

서진이 돌아봤다.

“어제는 걸린다고 쟀잖아.”

“어제 쟀습니다. 그걸 줄 밖에 적었습니다.”

“오늘도 걸리는데.”

“점검일이 내일입니다. 오늘 또 보고 재면 「보고 잰 날」이 둘이 됩니다.”

서진이 팔짱을 끼었다.

“둘이면 안 되나.”

“줄 밖 칸이 줄보다 길어집니다. 그러면 줄 밖 칸이 줄이 됩니다.”

재혁이 핀에서 손을 뗐다.

“하루 참겠습니다.”

재혁이 적었다.

「폭 넷째 점. 핀 기준 셋째 날.

3번: 핀 사이 52(못 박음) / 핀 밖 왼 5 / 핀 밖 오른 3. 합 60. 어제 58. 차 2. 1번: 52(핀 없음). 어제 50. 차 2. / 7번: 54(핀 없음). 어제 52. 차 2. 하루 차 셋이 모두 2. 「셋이 같은 날」 둘째(10/26, 10/28).

새로 봄: 셋 다 2인데 같은 2가 아님. 3번은 핀 기준이라 한 값의 자 0.7 → 차의 자 0.7×√2 ≈ 1.0. 차 2는 자보다 큼. 1번·7번은 핀이 없어 한 값의 자 1.6 → 차의 자 2.3. 차 2는 자 안임. 그러므로 3번의 2는 본 것이고 1번·7번의 2는 못 본 것임. 셋이 같은 수로 나오면 셋에 같은 일이 일어난 것처럼 보임. 자가 다르면 같은 수가 다른 뜻임. 어제 적은 「아래쪽이 다르면 같은 둘이 다른 수」의 옆칸임. 세 칸에 자를 각각 적어 둠.

핀 밑동 턱이 또 깊음. 오늘 안 잼. 점검일 10/29. 까닭: 어제 보고 재서 줄 밖에 적었음. 오늘 또 보고 재면 「보고 잰 날」이 둘이 됨. 줄 밖 칸이 줄보다 길어지면 줄 밖 칸이 줄이 됨. 하루 참음.」

점심 전에 재혁이 램을 들고 활주로 가장자리로 갔다.

지킨 자리였다. 10월 23일에 첫 점을 찍고 그 뒤로 롤러를 안 돌렸다.

재혁이 램을 세우고 추를 떨어뜨렸다. 네 군데에서 차례로 하고 들어간 깊이를 읽었다.

셈해서 램 수를 적었다.

14였다.

“선생님. 14입니다.”

서진이 따라와 섰다.

“23일에 얼마였어.”

“12였습니다.”

“닷새에 둘 올랐네.”

재혁이 고개를 저었다.

“올랐다고 못 합니다. 램 자가 ±3입니다.”

서진이 눈 위를 봤다.

“2는 자 안이고.”

“자 안입니다. 안 굳었다고도 못 하고 굳었다고도 못 합니다.”

서진이 쪼그려 앉아 눈을 손으로 눌러 봤다.

“닷새를 뒀는데 왜 안 굳어.”

재혁이 램을 눈에 꽂아 세우고 옆에 앉았다.

“추워서입니다.”

“추우면 더 단단해지는 거 아냐.”

“얼음은 단단합니다. 눈은 알끼리 붙어야 단단해집니다.”

“붙는 게 뭐야.”

재혁이 손으로 두 주먹을 맞댔다.

“알 둘이 닿은 자리에 목이 생깁니다. 그 목이 굵어지면서 붙습니다.”

“목이 굵어지는 건.”

“얼음이 조금씩 날아서 목에 가서 앉습니다. 날아가는 양이 온도를 많이 탑니다.”

서진이 하늘을 봤다.

“영하 35도면.”

“거의 안 납니다. 영하 10도쯤이면 며칠이면 붙는데 여기서는 몇 달입니다.”

서진이 손을 털고 일어났다.

“그럼 롤러를 돌려도 안 단단해지네.”

재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롤러는 밀도를 올립니다. 세기는 안 올립니다.”

“밀도하고 세기가 달라?”

“다릅니다. 눌러서 알을 가까이 붙여 놓은 거하고 알이 서로 붙은 거는 다릅니다.”

서진이 롤러 쪽을 봤다.

“그러면 돌리는 게 쓸모없나.”

“쓸모가 있습니다. 누르면 알이 깨져서 작은 알이 많이 생깁니다. 작은 알은 닿는 자리가 많아서 더 빨리 붙습니다.”

“그럼 돌리고 기다려야 하는 거고.”

“돌리고 기다려야 합니다. 그런데 기다리는 날수를 온도가 정합니다. 제가 못 정합니다.”

서진이 눈 위를 둘러봤다.

“그러면 오늘 돌려?”

재혁이 지킨 자리를 봤다.

가로로 열 발짝쯤 되는 자리였다.

“돌리면 지킨 자리가 없어집니다. 안 돌리면 돌린 자리하고 견줄 게 없습니다.”

“둘 다 해야 하는 거네.”

“둘 다 해야 합니다. 그래서 자리를 반으로 벌리겠습니다.”

재혁이 자리 가운데에 막대로 선을 그었다.

“이쪽 반은 계속 안 돌립니다. 저쪽 반은 오늘부터 돌립니다.”

서진이 선을 봤다.

“떨어뜨려 놓는 게 낫지 않아? 섞일 텐데.”

재혁이 고개를 저었다.

“붙여야 합니다.”

“왜.”

“떨어뜨리면 자리 차가 들어옵니다. 눈이 쌓인 양도 다르고 바람 맞은 쪽도 다릅니다.”

“붙이면.”

“붙이면 자리 차가 작습니다. 그런데 롤러가 지나갈 때 경계가 눌립니다.”

재혁이 선 양쪽으로 한 자쯤을 더 그었다.

“그러니까 사이에 한 자를 비우겠습니다. 아무 쪽도 아닌 자리입니다.”

서진이 세 칸을 봤다.

“비운 자리는 뭐야.”

“아무것도 아닙니다. 안 재고 안 돌립니다. 거기 자료는 없습니다.”

재혁이 램을 뽑았다. 눈에 구멍이 남았다.

서진이 그 구멍을 봤다.

“이 자리는 또 못 재네.”

“못 잽니다. 재면 부서집니다.”

“그럼 다음에는 옆에서 재고.”

“옆에서 잽니다. 그러면 날 차에 자리 차가 섞입니다.”

재혁이 구멍 옆을 손으로 짚었다.

“램은 날 차하고 자리 차를 못 가릅니다. 가를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뭘 아는 거야.”

재혁이 잠깐 생각했다.

“자리 하나에 여러 군데를 찍어서 자리 차를 먼저 재겠습니다. 오늘 네 군데 찍었습니다. 흩어짐이 ±3입니다.”

“그게 자리 차고.”

“자리 차하고 재는 차가 섞인 겁니다. 둘을 또 못 가릅니다. 그래도 둘이 섞인 자를 알면 날 차를 그 자하고 견줄 수 있습니다.”

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2는 3 안이고.”

“3 안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무 말도 안 합니다.”

재혁이 적었다.

「램 둘째 점. 10/23 첫 점 12. 오늘 14. 네 군데 찍어 셈. 흩어짐 ±3. 닷새에 2 올랐음. 자 안임. 굳었다고도 안 굳었다고도 안 함.

왜 안 굳는지: 눈은 알끼리 닿은 자리에 목이 생겨 굵어지면서 단단해짐. 목을 굵게 하는 것은 얼음이 조금씩 날아 목에 앉는 것임. 날아가는 양이 온도를 많이 탐. 영하 35도에서는 거의 안 남. 영하 10도쯤에서 며칠 걸리는 일이 여기서는 몇 달임.

그러므로 롤러는 밀도를 올리고 세기는 안 올림. 밀도와 세기를 가름. 눌러서 알을 가까이 둔 것과 알이 서로 붙은 것은 다름. 누르면 알이 깨져 작은 알이 많이 생기고 닿는 자리가 늘어 붙는 것이 빨라짐. 그러므로 롤러는 기다리는 날수를 줄이는 일임. 날수를 정하는 것은 온도이며 사람이 못 정함.

자리를 반으로 벌림. 한쪽은 계속 안 돌림. 다른 쪽은 오늘부터 돌림. 붙여서 벌림. 떨어뜨리면 자리 차(쌓인 양·바람 쪽)가 들어옴. 붙이면 자리 차가 작음. 붙이면 롤러가 지나갈 때 경계가 눌리므로 사이에 한 자를 비움. 비운 자리는 안 재고 안 돌림. 아무 쪽도 아닌 자리임. 그 자리에서 나오는 자료는 없음. 자리를 벌릴 때 셋이 생김: 지킨 쪽 / 돌린 쪽 / 아무 쪽도 아닌 쪽.

램은 자리를 부숨. 같은 자리를 두 번 못 잼. 다음 점은 옆에서 잼. 그러므로 램에서는 날 차와 자리 차가 늘 같이 옴. 가를 수 없음. 대신 한 날에 여러 군데를 찍어 자리 차와 재는 차가 섞인 자를 뽑음(±3). 그 둘도 못 가름. 그래도 섞인 자를 알면 날 차를 그 자와 견줄 수 있음. 오늘 차 2는 그 자 안임. 아무 말도 안 함.」

램을 치우고 재혁이 가는 막대로 표면 고도를 쟀다.

가장자리가 22였고 가운데 대조 자리가 21이었다.

“차가 1입니다. 다섯째 값입니다.”

“1, 1, 2, 0, 1이네.”

“그렇습니다. 평균이 1.0입니다. 어제도 1.0이었습니다.”

재혁이 셈을 했다.

“한 값의 자가 2.0이니까 평균의 자가 0.89입니다. 1.1배입니다.”

서진이 돌아봤다.

“평균이 그대로인데 배수가 올라갔네.”

“올라갔습니다. 어제 1.0이었고 오늘 1.1입니다.”

“평균이 안 변했는데 왜 올라가.”

재혁이 두 수를 적었다.

“값이 하나 늘어서 평균의 자가 줄었습니다. 1.0에서 0.89로 줄었습니다.”

서진이 종이를 봤다.

“그럼 새로 안 게 없는 거 아냐?”

재혁이 고개를 저었다.

“새로 안 게 있습니다. 같은 1.0인데 날이 하나 더 그랬습니다.”

“그게 아는 거야?”

“아는 겁니다. 평균이 커진 것하고는 다릅니다. 평균이 커지면 일이 커진 거고, 자가 줄면 제가 더 믿는 겁니다.”

재혁이 두 칸을 그었다.

“둘을 섞어 적으면 배수가 오른 걸 보고 일이 커진 줄 압니다.”

재혁이 적었다.

「가장자리 다섯째 값. 가장자리 22 / 가운데 21. 차 1. 다섯 값 1 / 1 / 2 / 0 / 1.

평균 1.0(어제도 1.0). 한 값의 자 2.0(읽기 자). 평균의 자 2.0÷√5 = 0.89(어제 1.00). 배수 1.1(어제 1.0). 못 가름. 판정일 11월 5일 그대로. 자유도 안 적음(자가 읽기 자에서 옴).

새로 봄: 평균이 그대로인데 배수가 올랐음. 값이 하나 늘어 평균의 자가 줄었기 때문임. 새로 안 것이 없는 것이 아님. 같은 1.0인데 날이 하나 더 그랬음. 단 「평균이 커진 것」과 「자가 줄어든 것」은 다름. 평균이 커지면 일이 커진 것이고 자가 줄면 내가 더 믿는 것임. 배수 한 칸에만 적으면 배수가 오른 것을 보고 일이 커진 줄 읽음. 두 칸으로 나눠 적음.

눈굴 안 들어감. 안 들어간 첫날. ㄴ 중간 읽기 10/30(읽기만, 리셋 안 함). ㄴ 값 11/2. 롤러 반쪽 돌림. 안 돌린 날 넷에서 끊김. 돌린 자리 반. 토막 0.」

3. 셋에 한 번씩

인천 저온시료동은 영하 30도였다.

경옥은 9시에 들어가 통 번호를 확인했다. 안 잘린 통은 391일째였다. 잘린 통은 스무엿새째였다.

은재가 봉투 둘을 꺼냈다.

첫 봉투에서 쪽지를 뽑았다. 2-1-3이었다.

둘째 봉투에서 뽑았다. 3이었다.

“3번을 선생님이 읽으십니다.”

은재가 2번을 올렸다. 0.45였다. 적어서 접었다.

1번을 올렸다. 0.46이었다. 적어서 접었다.

3번 차례에 은재가 뒤로 물러섰다. 경옥이 통을 올리고 저울을 읽었다.

0.42였다.

경옥이 적어서 접었다.

“내 건 오늘 보지.”

“보십니다. 평소가 0.44쯤입니다.”

경옥이 수를 봤다.

“0.42면.”

“0.02 차입니다. 하루 수의 자가 0.031이니까 안 벗어났습니다. 다시 안 잽니다.”

경옥이 종이 셋을 봉투에 넣고 날짜를 적었다. 11월 1일이었다.

은재가 수첩을 폈다. 적다가 손을 멈췄다.

“선생님. 사흘 동안 선생님이 읽으신 통이 2번, 1번, 3번입니다.”

경옥이 돌아봤다.

“셋이 다 달랐네.”

“다 달랐습니다. 사흘에 통 셋을 한 번씩 읽으셨습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제비가 잘 뽑혔네.”

은재가 고개를 저었다.

“제비가 그렇게 한 게 아닙니다. 그냥 그렇게 된 겁니다.”

“같은 거 아냐?”

“다릅니다. 내일부터 사흘은 1번만 세 번 나올 수도 있습니다.”

경옥이 저울 쪽을 봤다.

“그러면 1번만 그날 잡히고 나머지는 안 잡히고.”

“안 잡힙니다. 통마다 그날 잡히는 횟수가 치우칩니다.”

은재가 종이에 세 칸을 그었다.

“그래서 고르게 만들고 싶습니다.”

“고르게 하면 되지.”

“고르게 하려면 순서를 정해야 합니다. 1번, 2번, 3번 차례로 돌리면 됩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게 해.”

은재가 연필을 내려놨다.

“그러면 제가 내일 누가 읽을지를 압니다.”

경옥이 손을 멈췄다.

“알면 안 되는 거였지.”

“알면 안 됩니다. 제가 읽을 차례인 걸 전날 알면 그날 통을 미리 봐 둘 수도 있고, 선생님 차례인 걸 알면 제가 그 통을 안 건드리게 됩니다.”

경옥이 선반에 기댔다.

“그러면 제비는 치우칠 수 있고 차례는 미리 알려지고.”

“그렇습니다. 둘 중 하나를 버려야 합니다.”

둘이 잠깐 아무 말도 안 했다.

은재가 먼저 말했다.

“반쯤 되는 법이 있습니다.”

“반쯤.”

“날 여섯을 한 묶음으로 묶겠습니다. 묶음 안에 통 셋이 두 번씩 들어가게 하고, 여섯 날의 순서는 제비로 뽑습니다.”

경옥이 종이 쪽으로 왔다.

“그러면 여섯 날이 지나면 통마다 두 번이 되고.”

“됩니다. 치우침이 묶음 안에서 막힙니다.”

“미리는 모르고.”

은재가 손을 멈췄다.

“다섯째 날까지는 모릅니다. 여섯째 날은 압니다.”

경옥이 고개를 기울였다.

“왜.”

“앞에 다섯이 나오면 남은 하나가 뭔지 셈으로 나옵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마지막은 못 가리네.”

“못 가립니다. 여섯 중 하나입니다. 사흘 묶음이면 셋 중 하나고, 여섯이면 여섯 중 하나입니다.”

“묶음을 길게 하면 줄어드네.”

“줄어듭니다. 그런데 묶음이 길면 치우침을 막는 데도 오래 걸립니다.”

은재가 두 줄을 그었다.

“묶음을 아홉으로 하면 아홉 중 하나만 알려집니다. 대신 아홉 날이 지나야 고르게 됩니다.”

경옥이 선반 쪽을 봤다.

“여섯으로 해.”

“여섯으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여섯째 날에는 「미리 앎」을 적겠습니다.”

“적으면 뭐가 달라져.”

은재가 연필을 들었다.

“안 달라집니다. 그날 수를 빼고 셀지는 나중에 정합니다. 지금 정하면 제가 고르는 게 됩니다.”

은재가 종이 한 장을 새로 꺼냈다. 「못 막은 것」이라고 칸 머리에 적었다.

첫 줄에 적었다.

「여섯째 날은 누가 읽을지 미리 알려짐. 묶음 무작위의 마지막 칸은 못 가림.」

은재가 적었다.

「10월 28일. 새 설계 셋째 날. 봉투 둘. 순서 2-1-3. 경옥이 읽을 통 3번. 2번 0.45(은재) / 1번 0.46(은재) / 3번 0.42(경옥). 셋을 봉투에 넣음. 합 안 셈. 개봉 11/1(경옥만). 경옥이 읽은 3번 0.42만 그날 봄. 평소 0.44쯤. 차 0.02. 자 0.031 안. 다시 안 잼.

사흘(10/26·27·28) 동안 경옥이 읽은 통이 2번·1번·3번으로 다 달랐음. 이것은 제비가 한 일이 아니고 그냥 그렇게 된 것임. 다음 사흘은 또 모름. 고르게 나온 것을 설계의 공으로 적지 않음. 우연히 고른 것과 고르게 만든 것을 가름.

고르게 만드는 법은 차례로 돌리는 것임. 그러면 내가 다음 날 누가 읽을지 미리 앎. 미리 알면 내 차례인 날에 통을 미리 봐 둘 수 있고, 남 차례인 날에 그 통을 안 건드리게 됨. 그러므로 고르게 만드는 법은 미리 알게 하고, 미리 모르게 하는 법은 고르지 않게 함. 둘을 같이 가질 수 없음.

반쯤 되는 법: 날 여섯을 한 묶음으로 묶고 묶음 안에 통 셋이 두 번씩 들어가게 함. 여섯 날의 순서는 제비로 뽑음. 여섯 날이 지나면 통마다 두 번이 되어 치우침이 묶음 안에서 막힘. 다섯째 날까지는 모르고 여섯째 날은 셈으로 알려짐. 묶음이 길수록 알려지는 비율이 줄고(여섯 중 하나 / 아홉 중 하나) 대신 고르게 되는 데 날이 더 듦. 여섯으로 정함. 여섯째 날에 「미리 앎」을 적음. 그날 수를 셈에서 뺄지는 지금 안 정함. 지금 정하면 내가 고르는 것이 됨.

「못 막은 것」 칸을 둠. 첫 줄: 묶음 무작위의 마지막 칸은 못 가림.」

열 시에 은재가 빈 통을 꺼냈다.

내일과 모레 할 일을 종이에 적어 두려다가 손을 멈췄다.

경옥이 돌아봤다.

“왜.”

“선생님. 빈 통으로 읽는 몫을 재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어제 빈 통이 셋째라고 했잖아.”

“빈 통이 셋째인 건 승화가 없어서입니다. 그 조건은 맞습니다.”

은재가 저울을 봤다.

“다른 조건이 하나 더 있습니다.”

경옥이 선반에 기댔다.

“뭐.”

“무게입니다. 빈 통이 든 통보다 가볍습니다.”

“가벼우면.”

“저울은 무게가 다르면 흔들리는 양도 다릅니다. 가벼운 데서 잰 읽는 몫을 무거운 데에 그냥 못 씁니다.”

경옥이 저울 쪽으로 왔다.

“그럼 든 통으로 재야 하잖아.”

“든 통으로 재면 승화가 섞입니다. 그게 어제 뺀 겁니다.”

둘이 잠깐 가만히 있었다.

경옥이 먼저 말했다.

“무게를 맞추면 되지.”

은재가 고개를 들었다.

“빈 통에 쇠를 올리겠습니다. 든 통하고 같은 무게가 되게요.”

“쇠는 승화 안 하고.”

“안 합니다. 그러면 조건 둘을 다 맞춥니다.”

은재가 적다가 다시 멈췄다.

“선생님. 어제 제가 빈 통을 셋째로 삼으면서 조건을 하나만 봤습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하루 만에 하나 더 나왔네.”

“나왔습니다. 셋째가 되려면 재는 것 말고 다른 건 다 같아야 합니다. 어제는 승화만 봤습니다.”

은재가 적었다.

「저울 자 쪼개기 예정 고침.

어제 10/29(읽는 몫)·10/30(올리는 몫)을 빈 통으로 하기로 적었음. 빈 통이 셋째인 까닭은 승화할 것이 없기 때문임. 그 조건은 맞음. 그런데 빈 통은 든 통보다 가벼움. 저울은 무게에 따라 흔들리는 양이 다름. 가벼운 데서 잰 읽는 몫을 무거운 데에 그대로 못 씀.

고침: 빈 통에 쇠를 올려 든 통과 무게를 맞춤. 쇠는 승화하지 않음. 그러면 조건 둘(승화 없음 / 무게 같음)을 다 맞춤.

어제 셋째를 세울 때 조건을 하나만 봤음. 셋째가 되려면 재려는 것 하나만 다르고 나머지는 다 같아야 함. 그러므로 셋째를 세울 때 「무엇이 다른가」가 아니라 「무엇이 같아야 하는가」를 먼저 적음. 다른 것은 하나라서 금방 보이고 같아야 하는 것은 여럿이라 빠짐.

10/29 한 번 올려 연달아 다섯 번 읽음(읽는 몫). 10/30 다섯 번 올리고 내리며 잼(올리는 몫). 둘 다 쇠 올린 빈 통으로 함. 같은 것을 든 통으로 재면 그 차가 승화 몫임.」

4. 칸마다 하나

열한 시에 둘이 선반 끝으로 갔다.

은재가 돌림표를 꺼냈다. 어제 수를 보기 전에 적어 둔 것이었다.

표대로 실 셋을 옮겨 걸었다. 왼쪽에 매듭 하나, 가운데에 매듭 셋, 오른쪽에 매듭 둘이었다.

사진기를 들고 옆에서 찍었다. 종이 각도기를 사진 위에 댔다.

“왼쪽 2도, 가운데 3도, 오른쪽 1도입니다.”

경옥이 세 실을 봤다.

“가운데가 1등이네.”

“1등입니다. 매듭 셋입니다.”

은재가 네모 아홉을 그린 종이를 꺼냈다.

어제까지 일곱 칸이 차 있었다.

점 셋을 찍었다. 둘이 새 칸이었고 하나는 이미 찬 칸이었다.

“아홉이 다 찼습니다.”

경옥이 종이를 봤다.

“다 찼네. 그럼 오늘 가르는 거지.”

은재가 손을 멈췄다.

“못 가릅니다.”

경옥이 돌아봤다.

“어제 아홉 칸 다 차면 뗀다며.”

“적었습니다. 그게 틀렸습니다.”

은재가 네모 아홉을 짚었다.

“칸마다 하나씩입니다. 한 칸만 둘입니다.”

“하나면 왜 안 돼.”

은재가 두 줄을 그었다.

“한 칸에 하나뿐이면 그 칸 안에서 흔들림을 못 뽑습니다.”

경옥이 고개를 기울였다.

“흔들림이 뭔데.”

“같은 실을 같은 자리에 두 번 걸었을 때 수가 얼마나 다른지입니다. 그게 있어야 자리 차가 큰지 작은지를 견줍니다.”

경옥이 종이를 봤다.

“한 번씩만 했으니까 모른다는 거고.”

“모릅니다. 아홉 칸이 다 찬 건 빈 칸이 없어진 겁니다. 셀 수 있게 된 게 아닙니다.”

은재가 연필로 아홉 칸 둘레를 돌았다.

“방격은 자리하고 실이 붙어 다니는 걸 떼 놓는 일입니다. 떼 놓는 것까지는 됐습니다.”

“떼 놨으면 보여야지.”

“떼 놔야 볼 수 있는 거지 떼 놨다고 보이는 건 아닙니다. 보려면 같은 걸 여러 번 해야 합니다.”

경옥이 팔짱을 끼었다.

“그럼 한 바퀴 더 돌려.”

“돌리겠습니다. 29일부터 31일까지입니다. 판정일을 11월 1일로 옮기겠습니다.”

은재가 1등 기록을 폈다.

“다섯 번입니다. 자리로는 가운데 넷, 왼쪽 하나, 오른쪽 없습니다.”

경옥이 수를 봤다.

“가운데가 넷이네.”

“넷입니다. 한쪽만 보면 스물둘에 한 번쯤입니다. 어제 아홉에 한 번이었습니다.”

“좋아졌네.”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실로 보면 다릅니다.”

은재가 세 수를 적었다.

“매듭 하나가 둘, 매듭 둘이 하나, 매듭 셋이 둘입니다.”

경옥이 세 수를 봤다.

“실 쪽은 안 쏠렸네.”

“안 쏠렸습니다. 그러면 자리 쪽이라는 말이 됩니다.”

“그럼 가른 거 아냐?”

은재가 고개를 저었다.

“다섯 번입니다. 다섯 번으로는 안 갈립니다. 어제 넷으로 못 갈랐고 오늘 다섯으로도 못 갈랐습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하나 늘었는데.”

“하나 늘면 조금 좋아집니다. 어제 적었습니다. 많이 나빠지는 건 어긋날 때고요.”

은재가 오른쪽 칸을 짚었다.

“오른쪽이 다섯 번 다 0입니다.”

“그것도 뭔가 있는 거 아냐.”

은재가 셈을 했다.

“한쪽이 다섯 번 내리 안 나올 확률이 일곱에 한 번쯤입니다. 약합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운데 넷보다 약하네.”

“약합니다. 같은 자료에서 나온 두 말이라 더하지도 않습니다.”

은재가 돌림표 쪽을 봤다.

적다가 손을 멈췄다.

“선생님. 오늘 매듭 하나가 이틀 연속 왼쪽이었습니다.”

경옥이 돌아봤다.

“그게 왜.”

“돌림표를 제비로 짰습니다. 그래서 같은 자리에 같은 실이 두 번 걸렸습니다.”

“그럼 칸이 안 차겠네.”

“오늘 셋 중 하나가 이미 찬 칸이었습니다. 제비로 돌리면 아홉 칸을 채우는 데 날이 더 듭니다.”

경옥이 선반 쪽을 봤다.

“차례로 돌리면 사흘에 꽉 차고.”

“꽉 찹니다. 그런데 다음 날 배치를 제가 압니다.”

경옥이 손을 멈췄다.

“아까 통하고 똑같은 얘기네.”

은재가 연필을 내려놨다.

“똑같습니다. 오늘 같은 꼴의 막힘이 두 번 나왔습니다.”

“그럼 종이가 잘못된 게 아니고.”

“종이가 아닙니다. 고르게 만드는 일하고 미리 모르게 하는 일이 서로를 막는 겁니다. 설계 자리에서 만나는 막힘입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실 쪽도 묶음으로 하면 되지.”

“됩니다. 사흘을 한 묶음으로 묶고 묶음 안에서 배치 셋을 제비로 뽑겠습니다. 그러면 사흘에 아홉 칸이 찹니다.”

“마지막 날은 또 알려지고.”

“알려집니다.”

은재가 「못 막은 것」 종이를 꺼냈다.

둘째 줄을 적었다.

「실 배치도 묶음 마지막 날은 알려짐. 알려져도 사진으로 재므로 당김이 작을 것 같으나, 각도기를 대는 것도 사람이므로 작다고 적지 않음.」

은재가 적었다.

「실 일곱째 점. 돌림 셋째 날. 왼쪽 매듭 하나 2도 / 가운데 매듭 셋 3도 / 오른쪽 매듭 둘 1도. 읽기 자 ±3도. 1등 가운데(매듭 셋).

네모 아홉 칸이 다 참(어제 일곱 + 오늘 둘). 오늘 셋 중 하나는 이미 찬 칸이었음.

어제 「아홉 칸이 다 차면 자리 셋과 실 셋을 뗀다」고 적었음. 그것이 틀렸음. 칸마다 하나씩이면 그 칸 안에서 흔들림을 못 뽑음. 흔들림이 없으면 자리 차가 큰지 작은지를 견줄 자가 없음. 아홉 칸이 다 찬 것은 빈 칸이 없어진 것이지 셀 수 있게 된 것이 아님. 방격은 자리와 실이 붙어 다니는 것을 떼 놓는 설계임. 떼 놔야 볼 수 있는 것이지 떼 놨다고 보이는 것이 아님. 보려면 같은 것을 여러 번 해야 함. 둘째 바퀴 10/29~31. 판정일 10/28 → 11/1로 옮김.

1등 기록 다섯 번. 자리: 가운데 넷 / 왼쪽 하나 / 오른쪽 없음. 가운데 넷은 한쪽만 보면 스물둘에 한 번쯤(어제 아홉에 한 번). 좋아짐. 실: 매듭 하나 둘 / 매듭 둘 하나 / 매듭 셋 둘. 실 쪽은 안 쏠려 보임. 그렇다고 자리 쪽이라고 적지 않음. 다섯 번으로는 안 갈림. 오른쪽이 다섯 번 다 0인 것은 일곱에 한 번쯤임. 약함. 가운데 넷과 안 더함. 같은 자료임.

오늘 매듭 하나가 이틀 연속 왼쪽이었음. 돌림표를 제비로 짰기 때문임. 제비로 돌리면 칸이 고르게 안 차고 아홉 칸을 채우는 데 날이 더 듦. 차례로 돌리면 사흘에 꽉 차나 다음 날 배치를 미리 알게 됨. 통 뽑기와 같은 꼴의 막힘임. 한 날에 같은 꼴이 둘 나왔음. 같은 꼴이 둘이면 종이 탓이 아니고 설계 탓임. 고르게 만드는 일과 미리 모르게 하는 일이 서로를 막음. 고침: 사흘을 한 묶음으로 묶고 묶음 안에서 배치 셋을 제비로 뽑음. 사흘에 아홉 칸이 참. 묶음 마지막 날은 알려짐. 「못 막은 것」 둘째 줄.」

열한 시 반에 은재가 짐작 봉투를 꺼냈다. 맹검 열셋째 날이었다.

새 종이였다. 「큼」 「작음」 「모름」 셋에 확신 칸이 붙어 있었다.

은재가 느낌 종이를 먼저 들었다.

선반 쪽을 봤다. 한참 들고 있었다.

경옥이 돌아봤다.

“또 안 떠올라?”

“안 떠오릅니다.”

은재가 「모름」에 표시했다.

확신 칸에 손을 대려다가 멈췄다.

“선생님. 모름에는 확신을 못 적겠습니다.”

경옥이 종이 쪽으로 왔다.

“왜.”

“확신은 제가 적은 쪽을 얼마나 믿는지입니다. 모름은 적은 쪽이 없습니다.”

“모른다는 걸 얼마나 확신하느냐는 다른 말이고.”

“다른 말입니다. 그걸 세면 셋째 칸이 생깁니다.”

은재가 확신 칸을 비우고 옆에 적었다.

「모름에는 확신 안 붙임.」

그다음에 규칙 종이를 들었다. 어제까지 내려온 흐름대로 「작음」을 적었다.

둘을 접고 온도계를 봤다.

영하 30.9였다. 어제가 영하 30.4였다.

“내려갔습니다. 규칙이 맞았습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느낌은 모름이고.”

“모름입니다. 이 장은 느낌 쪽으로 셀 수 없습니다. 모름 횟수 하나입니다.”

은재가 두 장을 봉투에 넣다가 손을 멈췄다.

“선생님.”

“또 뭐.”

“30일에 이 봉투를 뜯을 때 제가 답을 다 알고 있습니다.”

경옥이 선반에 기댔다.

“오늘도 온도계를 봤으니까.”

“봤습니다. 날마다 봅니다. 봉인은 제가 나중에 못 고치게 하는 겁니다.”

“그건 되잖아.”

“됩니다. 그런데 세는 걸 막지는 못합니다.”

경옥이 고개를 기울였다.

“세는 거야 수대로 세는 거지.”

은재가 두 줄을 그었다.

“같은 장을 보고도 「이건 맞은 걸로 치자」 하는 자리가 있습니다. 느낌이 모름인 장을 뺄지 넣을지 같은 겁니다.”

“그걸 네가 정하고.”

“제가 정합니다. 답을 알고서 정합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남이 세면 되는데 둘뿐이네.”

“둘뿐입니다. 선생님도 온도계를 보십니다.”

은재가 「못 막은 것」 종이를 꺼냈다.

셋째 줄을 적었다.

「뜯는 날에 세는 사람이 답을 이미 앎. 봉인은 소급 고침을 막고 세는 자리의 치우침은 못 막음. 셋째가 없음.」

적고 나서 은재가 그 아래에 한 줄 더 달았다.

「막는 대신 셈 규칙을 지금 적어 둠. 모름인 장은 느낌 쪽에서 뺌. 뺀 수를 따로 적음. 30일 전에 적었음.」

경옥이 그 줄을 봤다.

“못 막으면 미리 정하네.”

“미리 정합니다. 미리 정한 건 자유롭지 않습니다. 자유롭지 않은 게 낫습니다.”

은재가 적었다.

「맹검 열셋째. 새 종이 첫날(칸 셋 + 확신 1~3). 느낌 「모름」(첫 모름). 확신 안 적음. 규칙 「작음」. 둘 다 온도계 보기 전에 적고 접음. 온도계 영하 30.9(어제 영하 30.4). 내려감. 규칙 맞음. 느낌은 셀 수 없음. 모름 횟수 1.

모름에는 확신을 안 붙임. 확신은 적은 쪽을 얼마나 믿는지이며 모름은 적은 쪽이 없음. 「모른다는 것을 얼마나 확신하는가」는 다른 말이고 그것을 세면 칸이 또 하나 생김. 안 세움.

새로 봄: 30일에 뜯을 때 세는 사람이 답을 이미 알고 있음. 날마다 온도계를 보기 때문임. 봉인이 막는 것은 적은 뒤에 고치는 일임. 세는 자리에서 치우치는 것은 안 막음. 둘뿐이므로 셋째에게 세게 할 수 없음. 경옥도 온도계를 봄. 「못 막은 것」 셋째 줄.

막는 대신 셈 규칙을 미리 적어 둠: 모름인 장은 느낌 쪽에서 뺌. 뺀 수를 따로 적음. 미리 정하면 그날 자유롭지 않음. 자유롭지 않은 것이 나음. 10/30에 예정대로 뜯음. 두 칸으로 셈(전 10장 / 후 3장).」

점심 전에 은재가 전화를 걸었다. 운행일지 셋째 묶음이었다.

제비 순서에서 다섯 날이었다. 10월 2일, 10일, 13일, 18일, 21일이었다.

다섯 날 다 답이 왔다.

은재가 적다가 손을 멈췄다.

“선생님. 「안 함」이 하나인데 10일입니다.”

경옥이 돌아봤다.

“그게 왜.”

“10일이 목요일입니다.”

은재가 앞 묶음을 폈다.

“「안 함」이 셋입니다. 3일, 24일, 10일입니다.”

“다 목요일이야?”

은재가 요일을 적었다.

“3일 목요일, 24일 목요일, 10일 목요일입니다.”

둘이 잠깐 아무 말도 안 했다.

경옥이 먼저 말했다.

“셋이 다 목요일이네.”

“셋이 다 목요일입니다. 「운행」 열은 목요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경옥이 선반에 기댔다.

“그러면 다 안 물어도 되겠네.”

은재가 고개를 저었다.

“요일로 거의 알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찾는 건 요일에서 벗어난 날입니다.”

“벗어난 날.”

“목요일인데 운행한 날이나 목요일이 아닌데 안 한 날입니다. 그게 있는지 없는지는 다 물어야 압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남은 날 중에 목요일부터 물어.”

은재가 손을 멈췄다.

“남은 날에 목요일이 없습니다.”

경옥이 돌아봤다.

“없어?”

은재가 달력을 폈다.

“1일부터 24일까지 목요일이 넷입니다. 3일, 10일, 17일, 24일입니다.”

“넷이 다 뽑혔네.”

“넷이 다 뽑혔습니다. 셋은 답을 받았고 하나는 못 물었습니다.”

경옥이 손을 멈췄다.

“못 물은 게 17일이야?”

“17일입니다. 목요일입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하필.”

은재가 수첩을 짚었다.

“남은 열하나를 다 물어도 목요일은 하나도 안 늘어납니다. 늘어나는 건 다른 요일뿐입니다.”

경옥이 고개를 기울였다.

“전수인데 안 느는 데가 있네.”

“있습니다. 전수는 모집단을 다 본다는 거지 칸마다 많이 본다는 게 아닙니다.”

은재가 두 칸을 그었다.

“요일로 나누면 칸마다 서넛입니다. 다 물어도 서넛입니다.”

경옥이 선반 쪽을 봤다.

“그럼 목요일 얘기는 셋으로 하는 거고.”

“셋입니다.”

은재가 셈을 했다.

“물은 날이 열셋이고 그중 목요일이 셋입니다. 「안 함」도 셋입니다. 그 셋이 목요일 셋하고 딱 맞았습니다.”

“그게 얼마나 드문 거야.”

“열셋에서 아무 셋이나 골랐을 때 목요일 셋하고 맞을 건 이백여든여섯에 한 번입니다.”

경옥이 고개를 들었다.

“드무네.”

은재가 손을 멈췄다.

“그만큼은 아닙니다.”

“왜.”

“제가 목요일을 보고 나서 목요일로 셌습니다.”

경옥이 돌아봤다.

“그게 왜 달라.”

은재가 요일 일곱을 적었다.

“월요일에 몰렸어도 보였을 거고 수요일에 몰렸어도 보였을 겁니다. 어느 요일이든 몰렸으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면.”

“일곱 배쯤 흔합니다. 마흔에 한 번쯤이 됩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이백여든여섯이 마흔이 됐네.”

“됐습니다. 보고 나서 고른 자리는 그만큼 깎아야 합니다. 안 깎으면 드문 걸 찾은 게 아니라 제가 고른 걸 센 겁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마흔에 한 번은 드문 거야?”

은재가 잠깐 생각했다.

“드문 쪽입니다. 그런데 셋으로는 그게 끝입니다.”

경옥이 종이를 봤다.

“더 모을 데가 없고.”

“10월에는 없습니다. 9월을 보면 늘어납니다. 그런데 9월은 제가 뽑은 모집단이 아닙니다.”

은재가 손을 멈췄다.

“지금 9월을 끌어오면 수가 모자라서 끌어온 게 됩니다. 수를 보고 모집단을 넓히면 넓힌 쪽으로 맞춰집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10월을 끝내고 정해.”

“끝내고 정하겠습니다. 넓힐지 말지를 지금 적어 두겠습니다. 끝난 뒤에 보고 정하면 제가 고르는 게 됩니다.”

은재가 뽑힌 날의 요일을 세어 봤다.

“선생님. 뽑힌 날이 열다섯인데 목요일 넷이 다 들어 있습니다.”

“많이 뽑혔네.”

“스무나흘 중에 열다섯을 뽑았으니까 한 날이 뽑힐 확률이 다섯에 셋쯤입니다. 넷이 다 뽑힐 건 여덟에 한 번쯤입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이상한 건 아니고.”

“이상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통 쪽하고 같은 말이 또 나옵니다.”

“뭐가.”

은재가 두 줄을 그었다.

“열다섯은 큰 수라서 제비가 고르게 뽑습니다. 그런데 요일로 나누면 칸마다 서넛입니다.”

경옥이 고개를 들었다.

“나누면 다시 작아지네.”

“작아집니다. 고르다는 건 나누기 전의 말입니다. 나누면 칸마다 다시 안 고릅니다.”

은재가 적었다.

「운행일지 전수 셋째 묶음. 제비 순서에서 다섯 날(10/2, 10, 13, 18, 21). 답 다섯: 운행 / 안 함 / 운행 / 운행 / 운행. 누적: 물은 날 열셋. 운행 열. 안 함 셋. 못 물음 둘(10/5, 17). 남은 열하나.

새로 봄: 「안 함」 셋이 10/3(목), 10/24(목), 10/10(목)으로 모두 목요일임. 「운행」 열에는 목요일이 하나도 없음. 「안 함」이 날이 아니라 요일에 딸려 있을 수 있음.

그래도 전수를 멈추지 않음. 찾는 것은 요일에서 벗어난 날임. 목요일인데 운행한 날, 목요일이 아닌데 안 한 날이 있는지 없는지는 다 물어야 앎.

10/1~24에 목요일이 넷(3, 10, 17, 24)이고 넷이 다 뽑혀 있음. 셋은 답을 받았고 하나(10/17)는 못 물은 날임. 남은 열하나에 목요일이 없음. 그러므로 남은 열하나를 다 물어도 목요일은 안 늘어남. 늘어나는 것은 다른 요일뿐임. 전수는 모집단을 다 본다는 것이지 칸마다 많이 본다는 것이 아님. 요일로 나누면 칸마다 서넛이고 전수를 끝내도 서넛임. 작은 칸은 끝까지 작음. 「전수를 끝내도 안 느는 칸」을 칸 머리에 적어 둠.

물은 날 열셋 중 목요일 셋. 「안 함」도 셋. 그 셋이 목요일 셋과 딱 맞음. 열셋에서 아무 셋이나 고를 때 목요일 셋과 맞을 것은 이백여든여섯에 한 번임. 그러나 요일을 보고 나서 그 요일로 셌음. 어느 요일에 몰렸어도 눈에 들어왔음. 요일이 일곱이므로 일곱 배쯤 흔함. 마흔에 한 번쯤이 됨. 보고 나서 고른 자리는 그만큼 깎아 적음. 안 깎으면 드문 것을 찾은 것이 아니고 내가 고른 것을 센 것임. 드문 쪽이기는 함. 그러나 셋으로는 그것이 끝임. 9월을 끌어오면 수가 늘지만 내가 뽑은 모집단이 아님. 수가 모자라서 모집단을 넓히면 넓힌 쪽으로 맞춰짐. 10월을 끝낸 뒤에 정하기로 하고 그것을 지금 적음. 끝난 뒤에 보고 정하면 내가 고르는 것이 됨.

뽑힌 날 열다섯 중 목요일 넷(모집단 목요일 전부). 한 날이 뽑힐 확률이 다섯에 셋쯤이므로 넷이 다 뽑힐 것은 여덟에 한 번쯤임. 이상하지 않음. 열다섯은 큰 수여서 제비가 고르게 뽑음. 그러나 요일로 나누면 칸마다 서넛이 됨. 고르다는 것은 나누기 전의 말임. 나누면 칸마다 다시 안 고름. 통 쪽에서 「셋이라 제비가 아무것도 안 해 줌」을 적었음. 같은 말이 나눈 칸에서 또 나옴. 「요일」 칸을 둠.」

점심 뒤에 은재가 칸 머리 종이를 세었다.

어제 스물셋이었다.

“셋 늘고 하나 닫았습니다. 스물다섯입니다.”

경옥이 종이 쪽으로 왔다.

“뭐가 늘었어.”

“못 막은 것, 요일, 둘째 바퀴입니다.”

“닫은 건.”

“통마다 읽힌 횟수를 세던 칸입니다. 묶음으로 보장하니까 셀 일이 없어졌습니다.”

경옥이 선반 쪽을 봤다.

“사흘에 몇 늘었어.”

은재가 셈을 했다.

“사흘에 열 늘고 셋 닫았습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어제 가리려고 만든 칸이 제일 빨리 는다고 했지.”

은재가 손을 멈췄다.

“오늘은 좀 다릅니다.”

“뭐가.”

“오늘 늘어난 셋 중 하나가 「못 막은 것」입니다. 가리려고 만든 게 아니라 못 가린 걸 적는 칸입니다.”

경옥이 고개를 기울였다.

“가리면 칸이 늘고 못 가려도 칸이 느네.”

“늡니다. 줄어드는 길이 없습니다.”

경옥이 팔짱을 끼었다.

“그럼 적지 말까.”

은재가 고개를 저었다.

“적습니다. 칸이 느는 건 적는 사람이 힘든 일이고, 안 적는 건 뒤에 보는 사람이 틀리는 일입니다.”

은재가 적었다.

「칸 수 셈 셋째 날. 칸 머리 종이 스물다섯(어제 스물셋). 늘어난 셋: 못 막은 것 / 요일 / 둘째 바퀴. 닫은 하나: 통마다 읽힌 횟수(묶음이 보장하므로 셀 일 없음). 사흘에 열 늘고 셋 닫음.

어제 「가리려고 만든 칸이 제일 빨리 늚」을 적었음. 오늘 그 옆칸이 하나 생김. 「못 막은 것」은 가리려고 만든 칸이 아니고 못 가린 것을 적는 칸임. 가리면 칸이 늘고 못 가려도 칸이 늚. 줄어드는 길이 없음. 그래도 적음. 칸이 느는 것은 적는 사람이 힘든 일이고 안 적는 것은 뒤에 보는 사람이 틀리는 일임. 오늘 「못 막은 것」에 세 줄이 들어갔음. 하루에 셋임. 늘어난 칸 하나가 하루에 세 줄을 받았음.

칸마다 자를 적는 일 열사흘째. 사람과 방을 따로 적는 칸 스무닷새째. 「봄」도 스무닷새째. 안 잘린 통 391일째. 잘린 통 스무엿새째.」

5. 셋 중 셋

오정한의 작업실은 스무 평이었다.

아침 아홉 시에 정한은 수첩을 펴고 험 칸 앞에 앉았다.

「기계 없음, 여섯째.」

방 온도와 모터 온도의 차 칸에도 같은 것을 적고 「여섯째」를 달았다.

오른쪽 선반에 둘이 남아 있었다. 2번과 3번이었다.

정한은 2번을 내려 받침대에 올렸다.

어제 옆면을 봤을 때 선이 없던 것이었다.

플랜지를 끼우고 테이프 끝을 걸었다. 돌렸다.

십오 분쯤 지나서 걸렸다.

정한은 기계를 세우고 받침대를 돌려 그 자리를 봤다.

이음 자리였다. 옆면에서 안 보이던 자리였다.

감긴 안쪽이었다.

정한은 수첩을 폈다.

「10/9 2번. 옆면에 선 없었음. 돌려 보니 이음 하나 있음. 감긴 안쪽이었음.

그러므로 10/9 묶음은 「셋 중 둘」이 아니고 「셋 중 셋」임. 어제 적은 「적어도 둘」이 하루 만에 셋이 됨.

아래쪽 값은 올라갈 수는 있어도 내려갈 수는 없음. 어제 「둘」이라고 적은 것이 오늘 「셋」이 되었고 「하나」가 되지는 않음. 고쳐지는 방향이 정해진 수는 고쳐도 틀린 적이 없음. 그것이 「적어도」를 붙이는 값임.」

정한은 그 아래에 한 줄 더 적었다.

「옆면으로 못 보는 자리가 어디인지: 감긴 안쪽과 이음 테이프가 얇은 자리임. 그러므로 옆면으로 센 수는 늘 적게 나옴. 치우치는 방향을 앎.

방향을 알면 보정할 수 있을 것 같으나 못 함. 보정하려면 이음이 테이프 길이에 고르게 있어야 함. 이음은 끊긴 데에 생기고, 끊기는 자리는 많이 돌린 데와 얇아진 데임. 고르지 않음. 방향은 알고 크기는 모름. 「보정 안 함」을 적음. 방향만 아는 것도 쓸 데가 있음. 옆면 수를 다른 묶음과 견줄 때 둘 다 적게 나온 수라는 것을 앎.」

정한은 이음 자리를 조명 아래로 가져왔다.

접착이 삭아서 한쪽이 들려 있었다. 어제 1번에서 본 것보다 심했다.

손가락으로 눌러 가며 지나가게 했다. 오십 분이 걸렸다.

지나가는 동안 소리를 들었다. 그 자리에서 소리가 한 번 멀어졌다.

0.6초쯤이었다.

정한은 기계를 세우고 그 자리를 다시 돌렸다. 같은 데서 같은 것이 났다.

끊긴 것은 아니었다. 소리가 남아 있었고 높은 쪽이 빠져 있었다.

정한은 수첩에 적었다.

「이음 자리에서 0.6초. 끊김 아님. 높은 쪽이 빠짐.

까닭: 이음 자리는 테이프가 두 겹이라 두꺼움. 두꺼운 데가 헤드에서 조금 뜸. 뜨면 높은 쪽부터 먼저 떨어짐. 낮은 쪽은 좀 떠도 붙어 옴. 들린 쪽이 있으면 더 뜸. 그래서 1번보다 심함.

파일 안에서는 소리가 이어져 있음. 들으면 끊긴 데가 없음. 그러나 그 0.6초는 다른 소리임. 파일로는 그 말을 못 함. 「옆에 종이가 있어야 하는 파일」 표에 적음. 둘째 날 한 줄. 적는 말: 「이음 자리. 0.6초. 고역 빠짐. 원본 그대로임.」」

정한은 이음 테이프를 봤다.

새것으로 갈면 다음에는 안 들릴 자리였다.

한참 보다가 갈지 않았다.

수첩에 적었다.

「이음 테이프 안 갊. 눌러 지나가게만 함.

갈면 그 0.6초가 좋아짐. 좋아진 것은 원본이 아님. 옮겨 놓아도 원본은 안 버림. 원본을 고쳐서 옮기면 버린 것과 같음.

대가: 들린 쪽을 눌러 한 번 지나갔으므로 다음에 돌릴 때 떨어질 수 있음. 그러면 이 릴은 한 번만 돌릴 수 있는 릴임. 오늘 돌린 것이 그 한 번이었음. 「한 번만 돌릴 수 있는 것」 칸을 둠. 거기 든 것은 처음에 다 해야 함. 그런데 처음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름. 그래서 처음에 다 할 수 없음. 할 수 있는 것은 한 번 돌릴 때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받아 두는 것임. 오늘 96킬로 24비트로 받았고 소리 나는 동안 기계 소리도 같이 들어갔음. 안 지움.」

옮기는 데 두 시간 오십 분이 걸렸다. 열두 시 십 분에 끝났다.

정한이 적었다.

「10/9 2번 끝냄. 이음 자리 하나(옆면에 안 보였음). 두 시간 오십 분. 이음 자리에 오십 분. 어제 1번 두 시간 반, 이음 자리 하나에 사십 분. 같은 하나인데 십 분 더 걸렸음. 이음 자리 하나에 삼십오십 분으로 폭을 넓혀 적음. 어제 「삼십사십」이라고 적은 줄에 오늘 수를 더함.

남은 하나: 3번(옆면에 선 둘). 10/29에 둠. 마감 10/30.」

점심 뒤에 정한은 선반 앞에 서서 3번을 봤다.

옆면에 선이 둘이었다. 2번에서 안 보이던 것이 하나 나왔으므로 3번도 셋일 수 있었다.

정한은 셈을 했다.

이음 자리 셋이면 이음에만 두 시간 반이었다. 옮기는 데 두 시간이었다. 합하면 네 시간 반이었다.

하루에 안 끝날 수 있었다.

정한은 수첩을 폈다.

「10/30을 비워 둔 까닭을 어제 적었음: 옆면에 안 보이는 이음이 나올 수 있어서임. 오늘 2번에서 실제로 나왔음. 비워 둔 것이 맞았음.

그런데 비워 둔 날을 쓰게 되면 그날 뒤에 비운 날이 없음. 마감이 10/30임. 구운 날부터 삼 주임.

마감을 못 미루는 까닭: 구워서 물러진 것이 돌아오면 가소제가 다시 배어 나옴. 구운 뒤 몇 주 안에 되돌아감. 날짜가 사람이 정한 것이 아니고 물건이 정한 것임. 사람이 정한 날짜는 미룰 수 있고 물건이 정한 날짜는 못 미룸. 두 가지 마감을 가름.

그러므로 29·30에 3번을 함. 여유 0. 30일에 안 끝나면 어디까지 옮겼는지를 적고 멈춤. 중간까지 옮긴 것도 옮긴 것임. 끝까지 못 했다고 안 한 것이 아님. 끊긴 자리의 분과 초를 적음. 다음 사람이 거기서부터 함. 다만 이 릴은 한 번만 돌릴 수 있으므로 다음 사람이 그 자리부터 돌리면 앞쪽을 다시 지나감. 그러면 앞쪽이 또 한 번 돌아감. 그것을 적어 둠. 적어 두면 다음 사람이 알고 함.」

세 시에 정한은 이관 파일 목록을 폈다.

「옆에 종이가 있어야 하는 파일」 표에 오늘 하나를 적었다. 둘째 날이었다.

압흔 칸을 폈다. 「아직 아님, 둘째 날」이라고 적었다.

세 번째 파일은 어제 보냈다. 회신이 11월 1일쯤이었다. 오늘은 아무것도 안 왔다.

정한은 그 칸에 「안 옴」을 안 적었다. 「아직 아님」을 적었다.

짐작 칸은 스물넷째였다. 다음 판단이 11월 14일이었다.

「안 지나감」은 스무째였다. 안 보는 날이 열여드레째였고 창밖 셔터를 안 적은 날이 열닷새째였다.

정한은 마지막 줄을 적었다.

「오늘 한 일: 2번 옮김. 어제 적은 아래쪽 값이 하루 만에 올라감.

어제는 옆면만 보고 「셋 중 둘」이라고 적었고 오늘 돌려서 「셋 중 셋」이 됐음. 옆면을 본 것이 쓸모없었던 것은 아님. 옆면을 보고 날을 사흘로 잡았고 그 사흘이 맞았음. 아래쪽 값으로 날을 잡으면 날이 모자라지 않음. 참값으로 잡으면 모자람.

선반 오른쪽에 하나 남음. 칸은 넷이 열려 있음.」

6. 넷 중 둘

월요일이었다.

하람은 여덟 시 반에 어머니 집에 갔다.

문을 열었다.

“왔냐.”

“네.”

“밥은.”

“먹었어요.”

“장에 가자.”

하람은 신을 벗으면서 세 마디를 적었다.

「①왔냐 ②밥은 ③장에 가자」

적고 나서 손을 멈췄다.

식탁에 앉아 종이를 폈다.

「처음 세 마디. 적힌 날 열일곱째. 지난 날 열여드레.

셋째가 「장에 가자」다. 그날 일이다. 문에서는 셋째가 그날 일이라고 어제 적었다. 하루 만에 맞았다. 그런데 못 쓴다.

어제 저녁에 내가 전화를 걸었고, 거기서 어머니가 「오면 장에 가자」고 하셨다. 오늘 셋째 마디는 어제 정한 일이다.

그러면 오늘 셋째가 「그날 일이라서」 나온 것인지 「어제 정해서」 나온 것인지 못 가른다. 내가 건 전화가 오늘 자료를 만들었다.

이 칸은 내가 안 건드리는 칸이었다. 묻지 않고 적기만 하는 칸이었다. 전화는 적는 일이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이었는데 그게 이 칸에 들어왔다.

내가 하는 일과 내가 적는 일이 같은 자료를 만든다. 그러므로 전화를 건 다음 날에는 셋째 마디 옆에 「전날 전화」를 적는다. 지우지는 않는다. 자료는 자료다. 다만 혼자 나온 것이 아니라고 적는다.」

하람이 좁게 적기 종이를 꺼냈다. 다섯째 줄이었다.

어머니는 부엌에서 주전자를 올리고 계셨다.

하람이 그 쪽을 한 번 보고 적었다.

「다섯째 줄: 어머니는 내가 적는 것을 안 보신다.

나온 데: 열여섯 중 열여섯. 겹치는 줄: 없다. 적은 날 10/28. 적은 날 앞의 날수 열여섯. 적은 날 뒤의 날수 0.

열여섯 날 동안 한 번도 안 보셨다. 다섯 줄 중에 앞 날수가 제일 센 줄이다. 센 줄이라고 더 믿지 않는다. 앞 날수는 나온 데지 맞춘 수가 아니다.」

열 시에 둘이 나갔다.

어머니가 앞서 걸으셨다. 하람은 반 걸음 뒤에서 따라갔다.

길을 안 물으셨다. 골목 셋을 돌고 큰길을 건넜다. 한 번도 멈추지 않으셨다.

장에서 어머니가 콩나물 값을 들으시고 바로 거스름돈을 말씀하셨다. 맞았다.

두부를 사고 파를 사셨다. 파는 묶음이 큰 걸 고르시고 반을 덜어 달라고 하셨다.

돌아올 때 하람이 말했다.

“엄마, 저쪽으로 가요. 저기 새로 생긴 길.”

어머니가 멈추셨다.

한참 서 계셨다.

“그리로 가면 어디로 나오는데.”

“똑같이 나와요. 조금 더 빨라요.”

어머니가 왔던 길 쪽을 보셨다.

“이리로 가자.”

“네.”

둘이 왔던 길로 돌아왔다. 골목 셋을 거꾸로 돌았다.

하람은 아무 말도 안 했다.

집에 와서 파를 다듬으면서 하람이 적었다.

「장. 열 시에 나가서 열한 시 사십 분에 들어왔다.

가는 길에 한 번도 안 멈추셨다. 골목 셋과 큰길이다. 길을 안 물으셨다. 콩나물 값 거스름돈을 바로 말씀하셨고 맞았다. 파 묶음을 보시고 큰 걸 골라 반을 덜어 달라고 하셨다. 값으로 고르신 것이다.

돌아올 때 다른 길을 말했더니 멈추셨다. 어디로 나오는지를 물으셨다. 똑같이 나온다고 했는데 왔던 길로 가자고 하셨다.

몸이 아는 길은 남아 있다. 새 길은 안 만들어진다. 되는 길이 하나뿐인 것과 길을 아는 것은 다르다. 오늘은 하나뿐인 쪽이 잘 되는 날이었다.

고쳐 드리지 않았다. 왔던 길로 왔다. 1분 더 걸렸다. 고치는 것은 새 길을 하나 더 만드는 일인데 그게 안 만들어진다. 고쳐도 다음에 또 멈추신다. 그러면 고치는 일은 그날 1분을 아끼고 멈추는 일을 한 번 더 만든다.

셈을 적어 둔다. 아낀 것 1분. 만든 것 한 번. 적어 두면 다음에 고르기 쉽다.」

오후 한 시에 어머니가 반짇고리를 꺼내셨다.

소매가 터진 데를 꿰매신다고 하셨다.

하람은 맞은편에 앉아서 봤다.

어머니가 시침핀을 꽂으셨다. 하람이 셌다.

넷이었다.

수첩에 스무째 점을 적었다.

어머니가 고개를 드셨다.

“뭘 적냐.”

하람이 손을 멈췄다.

“핀이요.”

“핀이 뭐.”

“몇 개 꽂으시나 세요.”

어머니가 소매를 보셨다.

“그런 걸 왜 세.”

하람이 수첩을 덮지 않았다.

“그냥요. 적어 두면 나중에 봐요.”

어머니가 다시 바늘을 드셨다.

“세지 마라. 신경 쓰인다.”

“네.”

하람은 수첩을 접어 무릎에 놓았다.

어머니가 꿰매시는 동안 아무것도 안 적었다.

저녁에 집에 와서 하람이 그 자리를 폈다.

「핀 스무째 점. 넷이다.

세는 것을 보셨다. 뭘 적느냐고 물으셨고 사실대로 말했다. 세지 말라고 하셨다.

스무째 점은 들키기 전에 꽂으신 핀이다. 그러니까 안 들킨 점이다. 열아홉까지와 스무째까지가 한 묶음이다. 스물한째부터는 다른 것이다.

앞으로 꽂으시는 핀은 내가 센다는 걸 아시는 상태에서 꽂으신 핀이다. 더 꽂으실 수도 있고 덜 꽂으실 수도 있다. 어느 쪽인지는 모른다.

모르게 하는 일은 한 번 깨지면 돌아가지 않는다. 깨진 날 앞의 자료는 그대로 쓸 수 있고 뒤의 자료는 다른 칸이다. 자료를 버리지 않는다. 칸을 나눈다. 「안 들킨 점 스물」 / 「들킨 점」.

그리고 세지 말라고 하셨으니 안 셀 수도 있다. 안 세면 칸이 거기서 끝난다. 끝나는 것도 적는다. 「세지 말라고 하셔서 멈춤」이다.

오늘은 멈췄다. 다음에 어떻게 할지는 오늘 안 정한다. 오늘 정하면 들킨 날의 마음으로 정하는 것이다. 11월 1일에 정한다.」

하람이 아침에 적어 둔 좁게 적기 종이를 꺼냈다.

다섯째 줄 옆이 비어 있었다.

하람이 그 자리에 적었다.

「다섯째 줄은 오늘 아침에 적었다. 「어머니는 내가 적는 것을 안 보신다」였다. 적은 날 10/28. 앞 날수 열여섯 중 열여섯. 뒤 날수 0.

열여섯 날 동안 한 번도 안 보셨다. 그래서 이 줄을 적었다. 적은 날 오후에 깨졌다. 뒤 날수가 0인 채로 깨졌다.

앞이 다 맞는 줄이 뒤에서 한 번에 깨진다. 앞 날수가 많은 것은 그 줄이 그 자료에서 맞는다는 말이지 다음 날에 맞는다는 말이 아니다. 열여섯 중 열여섯은 가장 세 보이는 수인데 셀 수 있는 날이 0인 것은 다른 줄과 같다.

줄을 지우지 않는다. 옆에 적는다. 「적은 날 오후에 깨짐.」 깨진 날이 줄을 적은 날과 같은 날인 것을 적어 둔다. 이런 줄이 몇인지 센다. 적은 날에 깨진 줄은 셀 수 있는 날이 하루도 없이 끝난 줄이다.」

오후 두 시에 하람이 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받았다.

물을 것이 넷이었다. 어제 번호를 매겨 뒀다.

1번을 물었다. 세척이 끝났는지였다.

끝났다고 했다. 금요일에 했다고 했다.

하람이 날짜를 적었다.

“마감이 일요일이었는데요.”

“마감은 평일 기준으로 잡습니다. 주말이 끼면 그 앞 평일까지예요.”

하람이 손을 멈췄다.

2번을 물었다. 다음 차례가 언제인지였다. 답을 받아 적었다.

3번을 물었다. 비용 쪽이었다.

“그건 저희 쪽이 아니고 지원팀이라서요. 번호 알려 드릴게요.”

하람이 번호를 적었다.

4번을 물으려는데 상대가 말했다.

“죄송한데 제가 지금 나가 봐야 해서요.”

“네. 다음에 여쭐게요.”

끊고 나서 하람이 종이를 폈다.

넷 중 셋을 입 밖에 냈고 답을 받은 것은 둘이었다.

적다가 손을 멈췄다.

4번이 「기한이 쉬는 날이면 어떻게 되는지」였다.

1번 답에 그게 들어 있었다.

하람이 한참 앉아 있었다.

「센터 전화. 오후 두 시. 물을 것 넷 중 셋을 입 밖에 냈고 답을 받은 것은 둘이다.

1번 물음: 세척 끝났는지. 답: 끝남. 금요일에 함. 2번 물음: 다음 차례. 답 받음. 3번 물었으나 답 못 받음. 까닭 「다른 데」. 지원팀 번호를 받았다. 물을 데가 바뀐 것이다. 4번 못 물음. 까닭 「시간」. 상대가 나가야 했다. 넘긴 횟수 1.

못 물은 까닭이 둘 다 다르다. 「다른 데」와 「시간」은 섞으면 안 된다. 「다른 데」는 다시 걸면 답이 나오고 「시간」은 다시 걸어도 또 밀릴 수 있다. 밀리는 쪽은 늘 뒤 번호다. 뒤 번호에 둔 것이 못 물을 쪽에 가깝다고 어제 적었다. 맞았다.

그런데 4번 답이 1번 답 안에 있었다. 마감은 평일 기준이고 주말이 끼면 그 앞 평일까지라고 했다. 그게 4번 물음의 답이다.

번호를 매길 때 넷이 서로 다른 것인지만 봤다. 답이 겹치는지는 안 봤다. 물음 넷이 서로 독립이 아니었다.

「겹치는 물음」 칸을 둔다. 어제 줄 쪽에 「겹치는 줄」 칸을 뒀다. 같은 것이 물음 쪽으로 왔다. 겹치는 물음을 따로 세지 않으면 「답 받은 것 둘」이 되는데, 답으로는 넷 중 셋이다. 물은 수와 답을 받은 수가 다르다. 두 칸으로 적는다.

순서를 다시 맨다. 남은 것은 3번과, 4번은 받았으므로 닫는다. 닫을 때 「물어서 닫음」이 아니라 「다른 답 안에서 받음」이라고 적는다. 다음에 비슷한 일이 있을 때 어느 쪽인지 알 수 있게 한다.」

저녁에 하람이 「말 아닌 것」 칸을 폈다. 열아홉째였다.

창 쪽을 두 번 보셨고 손을 한 번 비비셨다.

적다가 손을 멈췄다.

「말 아닌 것 열아홉째. 창 두 번, 손 한 번.

오늘 열 시부터 열한 시 사십 분까지 밖에 있었다. 그동안은 못 셌다. 앞의 열여덟 날은 다 집 안에서만 센 날이다.

같은 「하루」인데 센 시간이 다르다. 어제 지난 날과 적힌 날을 갈랐다. 오늘은 적힌 날 안에서 또 갈린다. 날 안에 또 아래쪽이 있다. 센 시간을 날마다 적는다.

오늘 센 시간은 다섯 시간 반이고 앞의 날들은 일곱 시간쯤이다. 창 두 번은 다섯 시간 반에 두 번이다. 일곱 시간에 두 번과 같은 수가 아니다. 앞의 열여덟 날에는 센 시간이 안 적혀 있다. 지금 적을 수 없다. 「안 적음」으로 둔다.」

하람이 조사표 칸을 폈다. 열사흘째였다. 「안 옴」이 스무 줄이 되었다.

통보를 물을 날은 10월 29일이었다. 내일이었다.

옆집 쪽지는 넷째 날이었다. 셈을 시작하는 날이 10월 30일이었다. 「아직 아님, 넷째 날」이라고 적었다.

제비 봉투에서 여섯째 블록 열다섯째 장을 뽑아 접은 채로 수첩에 끼웠다.

차량 일지를 폈다. 9월 2일 한 줄이 남아 있었다. 닫는 날이 11월 2일이었다.

전화 칸을 폈다. 오늘은 비어 있었다.

하람이 「거는 날 아님」을 적었다.

「전화 칸 둘째 줄. 오늘은 안 걸었다. 만났으니까 안 걸었다. 빈칸으로 두지 않고 「거는 날 아님」을 적는다. 어제 만든 칸이 하루 만에 「해당 없음」을 받았다.

거는 날과 가는 날이 겹치지 않는다. 가면 안 걸고 안 가면 건다. 그러면 전화 칸과 문 칸은 서로 다른 날의 자료다. 같은 날에 둘 다 있는 날은 없다. 둘을 견줄 수는 있지만 같은 날 안에서 견주는 것이 아니다. 칸 머리에 적는다.」

밤에 하람이 오늘 적은 종이를 모아 세어 봤다.

아홉 장이었다.

하람이 마지막 줄을 적었다.

「간 날이다. 자료가 생겼고 세는 법도 늘었다. 어제는 세는 법만 늘었다.

늘어난 세는 법 중에 셋이 내가 한 일 때문에 생겼다. 전화를 걸어서 셋째 마디가 바뀌었고, 세다가 들켜서 핀 칸이 갈렸고, 밖에 나가서 센 시간이 줄었다.

적기만 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오늘 자료를 세 번 건드렸다. 건드린 것이 나쁜 일은 아니다. 전화는 걸어야 하고 장에는 가야 한다. 다만 건드린 것을 적는다. 적어 두면 건드린 자리가 보인다.

다음에 가는 날은 11월 1일이다.」


사이 밖으로 나오는 날이 왔으나 겨우 밖이었다. 구간 끝과 자 사이가 0.2였고, 자를 조금만 크게 잡았으면 그날도 안이었다. 그러므로 잰 수가 혼자 상태를 정한 것이 아니고 어긋남 크기가 같이 정한 것이었다. 자가 크면 사이가 넓어지고 물려받는 날이 많아지므로, 자를 줄이는 일은 스스로 정하는 날을 늘리는 일이었다. 다만 수를 더 잘 재지 않고 자만 줄이면 그것은 속이는 일이었다. 밖인 날들을 한 덩이로 보지 않기 위해 얼마나 밖인지를 적는 칸이 하나 생겼다.

두 문이 같이 열린 날이 처음 왔고 그날 셋째 문이 닫혀 있었다. 앞으로 이레가 모두 닫힌 날인 것을 그날 알았으나 적지는 않았다. 셈은 미리 할 수 있고 그날의 칸은 그날에 적는 것이었다. 미리 적은 칸은 그날의 눈을 가렸다. 한 양을 세던 칸이 세고 있던 것은 토막 수뿐이었으므로 이름을 고쳤다. 수는 맞았고 이름이 틀렸다. 칸 이름이 틀리면 맞은 수가 틀리게 읽혔다.

필요한 수가 또 한 번 내려왔는데 반올림한 자리에서 보이지 않았다. 어제는 보였고 오늘은 묻혔다. 적는 자리를 한 칸 늘리자 묻혔던 몫이 돌아왔다. 세 자국에서 같은 수 2가 나왔으나 같은 2가 아니었다. 하나는 자보다 크고 둘은 자 안이었다. 아래쪽이 다르면 같은 둘이 다른 수였고, 자가 다르면 같은 수가 다른 뜻이었다. 걸리는 것이 또 보였으나 점검일이 하루 뒤여서 참았다. 줄 밖 칸이 줄보다 길어지면 줄 밖 칸이 줄이 되기 때문이었다.

닷새를 지킨 자리는 거의 굳지 않았다. 눈은 알끼리 닿은 자리에 목이 생겨 굵어지면서 단단해지는데, 목을 굵게 하는 것이 얼음이 조금씩 날아 거기 앉는 일이고 그 양이 온도를 크게 탔다. 그러므로 누르는 일은 밀도를 올리고 세기는 못 올렸다. 누르면 알이 깨져 작은 알이 많아지고 닿는 자리가 늘어 붙는 것이 빨라졌으므로, 누르는 일은 기다리는 날수를 줄이는 일이었다. 날수를 정하는 것은 온도였고 사람이 아니었다. 지키는 일과 하는 일이 같은 자리를 다투었으므로 자리를 반으로 벌렸다. 떨어뜨리면 자리 차가 들어오고 붙이면 경계가 섞였으므로, 붙여서 벌리고 사이에 한 자를 비웠다. 비운 자리는 아무 쪽도 아닌 자리여서 거기서는 자료가 나오지 않았다. 재는 일이 자리를 부수면 같은 자리를 두 번 못 재고, 그러면 날 차와 자리 차가 늘 같이 왔다. 가를 수 없을 때는 섞인 자를 뽑아 그 자와 견주었다.

평균이 그대로인데 배수가 올랐다. 값이 하나 늘어 자가 줄었기 때문이었다. 새로 안 것이 없는 것은 아니었고, 다만 일이 커진 것과 내가 더 믿게 된 것은 다른 일이었다.

고르게 만드는 법은 차례로 돌리는 것이고 차례는 미리 알려졌다. 미리 모르게 하는 법은 제비이고 제비는 치우쳤다. 둘을 같이 가질 수 없었으므로 묶음을 만들어 묶음 안에서 제비를 뽑았다. 그러면 묶음이 끝날 때 고르게 되고 마지막 칸 하나는 셈으로 알려졌다. 묶음이 길수록 알려지는 비율이 줄고 고르게 되는 데 날이 더 들었다. 같은 꼴의 막힘이 한 날에 두 번 나왔고, 두 번 나오면 그것은 종이 탓이 아니라 설계 자리에서 만나는 막힘이었다. 그래서 못 막은 것을 적는 칸이 생겼고 그 칸이 하루에 세 줄을 받았다. 가리려고 만든 칸도 늘고 못 가린 것을 적는 칸도 늘었다. 줄어드는 길은 없었다. 그래도 적었다. 칸이 느는 것은 적는 사람이 힘든 일이고 안 적는 것은 뒤에 보는 사람이 틀리는 일이었다.

아홉 칸이 다 찼는데 아무것도 세지 못했다. 칸마다 하나씩이면 그 칸 안에서 흔들림을 못 뽑고, 흔들림이 없으면 견줄 자가 없었다. 칸이 다 찬 것은 빈 칸이 없어진 것이지 셀 수 있게 된 것이 아니었다. 방격은 붙어 다니는 둘을 떼 놓는 설계였고, 떼 놓아야 볼 수 있는 것이지 떼 놓았다고 보이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한 바퀴를 더 돌리기로 하고 판정일을 미뤘다.

셋째를 세울 때 무엇이 다른지만 봤고 무엇이 같아야 하는지를 안 봤다. 다른 것은 하나뿐이어서 금방 보였고 같아야 하는 것은 여럿이어서 빠졌다. 빈 통은 승화할 것이 없어 셋째가 되었으나 든 통보다 가벼웠고, 저울은 무게에 따라 다르게 흔들렸다. 쇠를 올려 무게를 맞추자 조건 둘이 맞았다.

봉인이 막는 것은 적은 뒤에 고치는 일이었고 세는 자리에서 치우치는 일은 막지 못했다. 둘뿐이어서 셋째에게 세게 할 수 없었으므로, 막는 대신 셈하는 규칙을 미리 적었다. 미리 정하면 그날 자유롭지 않았고 자유롭지 않은 것이 나았다.

안 한 날 셋이 모두 같은 요일이었다. 그 셋이 딱 맞을 일은 이백여든여섯에 한 번이었으나, 요일을 보고 나서 그 요일로 센 것이어서 일곱 배쯤 깎아야 했다. 어느 요일에 몰렸어도 눈에 들어왔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보고 나서 고른 자리를 안 깎으면 드문 것을 찾은 것이 아니라 고른 것을 센 것이 되었다. 그 요일이 모집단에 넷뿐이었고 넷이 다 뽑혀 있었으므로, 남은 날을 다 물어도 그 칸은 더 늘지 않았다. 전수는 모집단을 다 본다는 뜻이지 칸마다 많이 본다는 뜻이 아니었다. 큰 수에서는 제비가 고르게 뽑았으나 나누면 칸마다 다시 작아졌다. 고르다는 것은 나누기 전의 말이었다.

옆면으로 안 보이던 이음이 감긴 안쪽에서 나왔고, 어제의 「적어도 둘」이 하루 만에 「셋 중 셋」이 되었다. 아래쪽 값은 올라갈 수는 있어도 내려갈 수 없었으므로 고쳐도 틀린 적이 없는 수였다. 치우치는 방향은 알았으나 크기는 몰랐고, 알 수 있는 것만 적었다. 두꺼운 자리가 헤드에서 뜨면 높은 쪽부터 먼저 떨어졌고, 파일 안에서는 소리가 이어져 있어서 그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옆에 종이를 두었다. 갈면 좋아질 자리를 안 갈았다. 좋아진 것은 원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신 그 릴은 한 번만 돌릴 수 있는 릴이 되었고, 한 번만 할 수 있는 일은 처음에 다 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 할 수 있는 일은 한 번 돌릴 때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받아 두는 것뿐이었다. 사람이 정한 날짜는 미룰 수 있고 물건이 정한 날짜는 미룰 수 없었다.

몸이 아는 길은 남아 있었고 새 길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되는 길이 하나뿐인 것과 길을 아는 것은 달랐다. 고치면 그날 1분을 아끼고 멈추는 일을 한 번 더 만들었으므로, 아낀 것과 만든 것을 같이 적었다.

열엿새 동안 한 번도 깨지지 않은 줄이 적은 날 오후에 깨졌다. 앞 날수가 많다는 것은 그 줄이 그 자료에서 맞는다는 말이지 다음 날에 맞는다는 말이 아니었다. 모르게 하는 일은 한 번 깨지면 돌아가지 않았고, 깨진 날 앞의 자료는 그대로 쓸 수 있고 뒤의 자료는 다른 칸이었다. 자료를 버리지 않고 칸을 나누었다.

물음 넷 중 셋을 입 밖에 냈고 답을 받은 것은 둘이었는데, 하나의 답 안에 다른 하나의 답이 들어 있어서 받은 것은 셋이었다. 물음들이 서로 독립이 아니었다. 물은 수와 답을 받은 수가 달랐으므로 두 칸으로 적었다. 같은 「하루」인데 센 시간이 달랐고, 날 안에 또 아래쪽이 있었다.

적기만 하는 사람인 줄 알았던 사람이 하루에 자료를 세 번 건드렸다. 전화를 걸어야 했고 장에는 가야 했다. 건드린 것이 나쁜 일은 아니었고, 다만 건드린 자리를 적어 두면 그 자리가 보였다.

밖에서는 지킨 자리가 반으로 갈리고 그 사이에 아무 쪽도 아닌 한 자가 남았다. 상자 여덟은 그대로 쌓여 있었고 그것을 열 손은 아직 오지 않았다. 그 아래 깊은 데 갇힌 공기는 오늘 적힌 어느 숫자보다 오래되었고 자기를 감싸고 있던 얼음보다는 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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