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공기] 제79화 - 고임

제79화 「고임」

1. 서른넷 여섯

「10월 27일. 일요일.」

재혁은 6시 40분에 기상 쉘터 문을 열었다. 성에가 어제보다 두꺼웠다.

유리관을 봤다.

영하 34.6도였다.

재혁은 눈금을 손가락으로 짚고 다시 읽었다.

34.6이었다.

수첩에 열여섯 수를 나란히 적었다. 41, 38, 36, 37, 39, 38, 36, 35, 34.5, 32.5, 35, 37, 33.5, 35.2, 32.1, 34.6이었다.

모눈종이에 열여섯째 점을 찍었다. 어제 점보다 2.5만큼 내려간 자리였다.

재혁이 어긋남을 넣어 구간을 적었다. 영하 33.6에서 영하 35.6까지였다.

구간 전체가 사이 안에 있었다.

여덟 시에 서진이 들어왔다. 장갑을 끼고 들어왔다. 벗지 않았다.

“내려갔네.”

“2.5도 내려갔습니다. 사이 안입니다.”

“어제는 밖이었고.”

“어제는 밖이었습니다. 오늘은 안입니다. 그래서 어제를 데려옵니다.”

서진이 수첩을 받았다.

“어제가 함이었지.”

“함이었습니다. 오늘도 함입니다.”

재혁이 상태 칸에 「함」을 적었다.

적고 나서 표 앞에서 손을 멈췄다.

서진이 그 자리를 봤다.

“또 없어?”

“없는 게 아닙니다. 물려받았으니까 빈 별표입니다.”

“그러면 붙여.”

재혁이 연필을 들었다가 다시 내렸다.

“선생님. 빈 별표가 사람이 정한 걸 물려받았다는 뜻입니다.”

“그렇지.”

“어제는 사람이 안 정했습니다. 잰 수가 정했습니다. 그래서 표가 없었습니다.”

서진이 어제 줄을 봤다.

“그걸 물려받으면.”

“사람이 정한 걸 물려받은 게 아닙니다. 수가 정한 걸 물려받은 겁니다.”

“그럼 뭘 붙여.”

재혁이 빈 별표를 그리고 옆에 작게 한 글자를 달았다.

“빈 별표 둘로 가르겠습니다. 사람에서 온 것하고 수에서 온 것입니다.”

서진이 짧게 웃었다.

“표가 넷이 됐네.”

“넷입니다. 꽉 찬 표, 빈 표 둘, 표 없음입니다.”

재혁이 번진 날수 칸을 폈다.

어제 0이었다.

“번진 날수가 1이 됩니다. 그런데 이것도 가릅니다.”

“또 가르나.”

“사람에서 번진 날수하고 수에서 번진 날수입니다. 사람에서 번진 건 0이고 수에서 번진 건 1입니다.”

서진이 책상에 손을 짚었다.

“수에서 번진 게 나은 거야?”

재혁이 잠깐 생각했다.

“뿌리가 사람 손이 아닙니다. 그건 낫습니다. 그런데 번진 건 번진 겁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오늘 잰 34.6이 상태를 안 만들었습니다. 어제가 만든 겁니다. 오늘 수가 한 일은 사이인지 아닌지를 가른 것뿐입니다.”

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에도 그렇게 적었잖아.”

“적었습니다. 그래서 짧게만 적겠습니다.”

재혁이 적었다.

「10월 27일. 영하 34.6. 어긋남 ±1. 구간 영하 33.6~35.6. 구간 전체가 사이 안.

그러므로 어제를 데려옴. 어제 상태 「함」. 오늘 상태 「함」.

어제 상태에 표가 없었음(잰 수가 정한 날). 그것을 물려받았으므로 빈 표를 붙임. 빈 표의 뜻이 「사람이 정한 것을 물려받음」이었으므로 안 맞음. 빈 표를 둘로 가름. ☆사람 = 사람이 정한 것을 물려받음. ☆수 = 잰 수가 정한 것을 물려받음. 표가 넷이 됨. ★ / ☆사람 / ☆수 / 표 없음.

번진 날수도 둘로 가름. 사람에서 번진 날수 0. 수에서 번진 날수 1. 뿌리가 사람 손이 아닌 것은 나음. 그러나 번진 것은 번진 것임. 오늘 잰 34.6은 상태를 안 만들었음. 한 일은 사이인지 아닌지를 가른 것임.」

적고 나서 재혁이 모눈종이를 다시 봤다.

구간 안에 시작 자가 들어 있었다. 영하 34.0이었다.

재혁이 그 자리에 동그라미를 쳤다.

“선생님. 오늘 구간이 시작 자를 품고 있습니다.”

서진이 종이 쪽으로 몸을 숙였다.

“34.0이 33.6하고 35.6 사이에 있다는 거.”

“있습니다. 어제는 구간이 두 자 다 바깥에 있었습니다.”

“그게 뭐가 달라.”

재혁이 새 칸을 하나 그었다.

“자를 품은 날을 따로 세 보겠습니다. 자를 품으면 자를 옮길지 생각할 날입니다.”

재혁이 열여섯 수를 뒤로 짚어 갔다.

34.5가 있었다. 33.5가 있었다.

“셋입니다. 오늘이 셋째입니다.”

서진이 그 셋을 봤다.

“다 물려받은 날이네.”

재혁이 손을 멈췄다.

“다 물려받은 날입니다.”

“그럼 당연한 거 아냐.”

재혁이 연필 끝으로 종이를 두 번 쳤다.

“당연합니다. 자를 품으면 자하고 견줄 수가 없고, 견줄 수가 없으면 사이입니다. 사이면 물려받습니다.”

“그러면 그 칸은.”

“이 칸이 사이 칸 안에 들어 있습니다. 새 칸이 아닙니다.”

재혁이 방금 그은 칸에 줄을 그었다.

“닫겠습니다.”

서진이 짧게 웃었다.

“만들고 지우네.”

“만들어 봐야 알았습니다. 머리로는 안 보였습니다.”

재혁이 적었다.

「「자를 품은 날」 칸을 만들고 같은 날 닫음.

오늘 구간 영하 33.6~35.6이 시작 자 영하 34.0을 품음. 열여섯 날 중 셋째(34.5, 33.5, 34.6). 셋이 다 물려받은 날이었음.

까닭: 자를 품으면 그 자와 견줄 수 없음. 견줄 수 없으면 사이임. 사이면 물려받음. 그러므로 이 칸은 사이 칸 안에 들어 있음. 새 칸이 아님.

만든 날에 닫음. 만들어 보고서야 다른 칸 안에 들어 있는 것을 알았음. 머리로 미리 보이지 않았음. 당연한 것을 적어 보지 않으면 당연한 줄도 모름.

닫은 칸 목록에 적음. 지우지 않음. 만들었다가 닫은 일 자체를 남김.」

아홉 시 십 분에 편이 왔다.

바람이 약해서 소리가 먼저 왔다. 재혁이 밖으로 나갔다.

상자가 내려왔다. 재혁이 세었다. 여덟이었다.

“여덟 날 치입니다.”

서진이 뒤에서 세어 봤다.

“여덟 맞네.”

재혁이 상자를 창고 쪽으로 옮겼다. 어제까지 네모로 눌린 눈이 있던 자리였다.

옮기고 나서 돌아섰다.

넷이 짐을 들고 나와 있었다.

서진이 앞으로 걸어가 하나씩 손을 잡았다.

“고마웠어요.”

넷이 차례로 뭐라고 짧게 말했다. 바람에 반쯤 묻혔다.

재혁은 수첩을 들고 서 있었다.

적을 칸이 없었다.

재혁이 수첩을 주머니에 넣고 나가서 짐 하나를 들어 올려 줬다.

문이 닫혔다. 편이 떴다.

열 시 전에 쉘터로 들어와 재혁이 사람 항을 폈다.

1이었다.

0을 적었다.

“선생님. 오늘부터 사람이 0입니다.”

“쓸 것은 여덟이고.”

“여덟입니다.”

서진이 창고 쪽을 봤다.

“반대가 됐네.”

“반대가 됐습니다. 어제는 날씨가 1이고 쓸 것이 0이었습니다. 오늘은 쓸 것이 1이고 사람이 0입니다.”

“날씨는.”

“오늘 날씨 문은 1입니다. 사이 안이지만 상태가 함이니까요. 다만 물려받은 1입니다.”

재혁이 세 문을 나란히 적었다.

“날씨 1, 쓸 것 1, 사람 0입니다. 곱이 0입니다.”

“또 0이고.”

“또 0입니다. 그런데 0인 문이 어제하고 다릅니다.”

서진이 세 수를 봤다.

“그제는 날씨가 모름이었고, 어제는 쓸 것이 0이었고, 오늘은 사람이 0이네.”

“사흘 동안 0인 자리가 세 번 옮겼습니다.”

“문이 셋인데 사흘 동안 셋이 돌았어.”

재혁이 실행 칸에 「안 함」을 적었다. 까닭 칸에 「사람」을 적었다.

적고 나서 어제 줄을 봤다. 까닭 칸에 「쓸 것」이 적혀 있었다.

“선생님. 이 칸을 어제 만들었습니다.”

“까닭 칸.”

“어제 만들고 「쓸 것」을 적었습니다. 오늘 「사람」을 적습니다. 이틀 만에 값이 둘입니다.”

서진이 두 줄을 번갈아 봤다.

“안 만들었으면.”

“안 만들었으면 두 날이 다 「안 함」으로만 남습니다. 뒤에 보는 사람은 둘을 같은 날로 읽습니다.”

재혁이 밀린 양 칸을 폈다.

어제 1이었다.

2를 적었다.

“2입니다.”

서진이 창고 쪽을 봤다. 상자 여덟이 쌓여 있었다.

“재고가 여덟인데 밀린 양이 2야?”

“그렇습니다.”

“그게 같이 있을 수 있나.”

재혁이 두 칸을 짚었다.

“재고는 있는 것이고 밀린 양은 못 한 날수입니다. 지금까지는 재고가 0일 때 밀렸습니다. 오늘부터는 재고가 차 있는데도 밀립니다.”

“처음이네.”

“처음입니다.”

재혁이 다음 편 날짜를 물었다.

서진이 종이를 꺼내 봤다.

“11월 3일.”

재혁이 손가락으로 날을 세었다.

“오늘부터 11월 2일까지 이레입니다. 그동안 사람이 0입니다.”

“그러면 밀린 양이.”

“하루에 1씩 쌓이면 11월 2일에 8입니다.”

서진이 책상에 앉았다.

“3일에 사람이 들어오면.”

“들어오는지는 모릅니다. 어제 봉함한 종이가 그걸 묻는 종이입니다.”

“오늘 실려 갔고.”

“실려 갔습니다. 답은 다음 편에 옵니다.”

재혁이 연필을 내려놓았다.

“선생님. 그 종이가 늦었습니다.”

“왜.”

“사람이 언제까지 있는지를 물었는데, 묻는 종이가 닿기 전에 사람이 다 나갔습니다.”

서진이 창고 쪽을 봤다.

“답이 올 때는 물은 일이 끝나 있고.”

“끝나 있습니다.”

“그럼 그 종이가 쓸모없나.”

재혁이 고개를 저었다.

“이번 것에는 쓸 데가 없고 다음 것에는 쓸 데가 있습니다. 그런데 보낼 때 그걸 안 적었습니다.”

재혁이 적었다.

「10월 27일. 편 옴. 쓸 것 여덟 날 치 내려옴. 사람 넷 나감. 남는 사람 둘.

사람 항 1 → 0. 세 문: 날씨 1(물려받은 1) / 쓸 것 1 / 사람 0. 곱 0. 실행 「안 함」. 까닭 「사람」.

사흘 동안 0인 문이 셋 다 돌았음. 25일 날씨 모름 / 26일 쓸 것 0 / 27일 사람 0. 문이 셋인데 사흘에 셋이 돌았음. 두 문이 같이 1인 날이 아직 없음.

「안 함의 까닭」 칸을 어제 만들었음. 어제 「쓸 것」, 오늘 「사람」. 이틀에 값이 둘. 안 만들었으면 두 날이 「안 함」으로만 남고 뒤에 보는 사람이 둘을 같은 날로 읽음. 칸을 만든 날에는 그 칸이 쓸모 있는지 몰랐음. 이틀 만에 알았음.

㉯ 밀린 양 1 → 2. 재고 0 → 8. 재고가 차 있는데 밀리는 첫날임. 지금까지 밀린 날은 모두 재고가 0인 날이었음. 재고는 있는 것이고 밀린 양은 못 한 날수임. 두 칸을 같은 날에 같이 올려 적음.

다음 편 11월 3일. 10/27~11/2 이레 동안 사람 0. 하루 1씩 쌓이면 11/2에 밀린 양 8. 사람이 11/3에 들어오는지는 모름. 어제 봉함한 종이가 그것을 묻는 종이임. 오늘 실려 감.

그 종이의 답은 다음 편에 옴. 그때 사람은 이미 다 나가 있음. 그러므로 그 물음은 이번 것에 쓸 데가 없고 다음 것에 쓸 데가 있음. 보낼 때 그것을 안 적었음. 묻는 일에 「답이 닿는 날」을 같이 적음. 닿는 날이 쓸 날보다 늦으면 그 물음은 다음 번을 위한 물음임. 보낼 때 어느 쪽인지 적음.」

재혁이 수첩을 덮다가 다시 폈다.

마지막에 한 줄 더 적었다.

「밀린 양 8을 지울 수 있는지 셈해 봄.

하루에 쓸 수 있는 것이 한 날 치임. 밀린 양을 줄이려면 하루에 두 날 치를 써야 함. 못 함. 한 날 치에 드는 시간이 깊이로 정해져 있고 왕복이 깊이만큼 길어짐. 그러므로 사람이 와도 밀린 양은 줄지 않고 그 자리에 남음.

어제까지 밀린 양은 지울 수 있는 수였음. 열나흘 걸려 1을 지운 적이 있음. 오늘부터 못 지우는 수가 됨. 지울 수 있는 밀림과 못 지우는 밀림을 가름. 같은 칸에 적으면 다음 사람이 8도 지워질 줄 알고 봄.」

2. 엿새 치

열 시 반에 재혁이 혼자 자국 밭으로 걸어갔다.

서진이 뒤에서 따라왔다. 넷이 나간 뒤로 쉘터에 할 일이 없었다.

가는 막대 둘부터 쟀다. 서쪽이 426밀리였고 동쪽이 428밀리였다.

“동쪽이 둘 늘었습니다. 서쪽이 하나 늘었습니다.”

재혁이 여덟 점을 적었다.

「서: 412 / 415 / 417 / 419 / 421 / 422 / 424 / 426 동: 408 / 410 / 413 / 416 / 419 / 422 / 425 / 428」

“누적이 서쪽 14, 동쪽 20입니다. 차가 6입니다.”

“어제 5였지.”

“5였습니다. 하루 차가 또 1입니다.”

재혁이 하루 차 일곱 값을 적었다.

「+1 / −1 / −1 / −1 / −2 / −1 / −1」

“평균이 −0.86입니다. 흩어짐이 0.90입니다. 어제 1.0이었습니다.”

“줄었네.”

“줄었습니다. 값이 하나 늘었는데 흩어짐은 조금 줄었습니다.”

재혁이 셈을 했다.

“일곱 날 쌓은 자는 0.90 곱하기 일곱의 제곱근입니다. 2.4입니다. 6 나누기 2.4면 2.5배입니다.”

서진이 눈 위에 쪼그려 앉았다.

“어제 2.1이었고.”

“2.1이었습니다. 오늘 2.5입니다.”

“필요한 수가 2.6이라고 했잖아.”

재혁이 손을 멈췄다.

“그게 바뀌었습니다.”

서진이 돌아봤다.

“수가 바뀌어?”

“어제 자유도가 다섯이었습니다. 오늘 여섯입니다. 자유도가 여섯이면 스물에 한 번에 2.4쯤 필요합니다.”

“2.6에서 2.4로 내려갔고.”

“내려갔습니다.”

서진이 두 수를 봤다.

“그러면 2.5가 2.4를 넘었네.”

“넘었습니다.”

둘이 잠깐 아무 말도 안 했다.

서진이 먼저 말했다.

“그럼 오늘 본 거야?”

재혁이 고개를 저었다.

“안 봅니다. 판정일이 29일입니다.”

“넘었는데.”

“넘었습니다. 그런데 날마다 보다가 넘는 날에 멈추면 아무것도 아닌 것도 한 번은 넘습니다. 25일에 적어 뒀습니다.”

서진이 수첩을 받아 넘겼다.

“그날도 넘었다고 적혀 있네.”

“그날은 다른 자로 넘었습니다. 오늘은 29일에 쓸 자로 넘었습니다.”

“다르면 더 봐야 하는 거 아냐.”

재혁이 연필 끝으로 종이를 짚었다.

“더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안 봅니다.”

서진이 짧게 웃었다.

재혁이 「넘은 날」 칸에 둘째 줄을 적었다.

적고 나서 손을 멈췄다.

“선생님. 오늘 넘은 까닭을 하나로 적을 수가 없습니다.”

“왜.”

“차가 커진 것도 있고 필요한 수가 내려간 것도 있습니다. 둘이 같이 움직였습니다.”

서진이 수첩 쪽으로 몸을 숙였다.

“어느 쪽이 더 밀었어.”

재혁이 두 줄을 그었다.

“어제 2.1에서 오늘 2.5까지 0.4가 올랐습니다. 필요한 수는 2.6에서 2.4로 0.2가 내려왔습니다. 둘이 다 같은 쪽으로 밀었습니다.”

“하나만으로는.”

“하나만으로는 안 넘습니다. 2.5하고 2.6이면 못 미치고, 2.1하고 2.4면 못 미칩니다.”

재혁이 적었다.

「막대 여덟째 점. 서 426 / 동 428. 누적 서 14 / 동 20. 차 6.

하루 차 일곱 값(+1 −1 −1 −1 −2 −1 −1). 평균 −0.86. 흩어짐 0.90(어제 1.0). 일곱 날 누적 자 = 0.90×√7 = 2.4. 차 6 ÷ 2.4 = 2.5배.

자유도 여섯(어제 다섯). 자유도 여섯에서 스물에 한 번이 되려면 2.4쯤 필요함. 어제 2.6이 필요했음. 날이 하나 늘어 필요한 수가 0.2 내려왔음. 어제 적은 두 이득이 하루 만에 둘 다 보임. ①차가 커짐 ②필요한 수가 내려감.

2.5 > 2.4. 처음 넘음. 판정하지 않음. 판정일 10월 29일 그대로. 까닭: 날마다 보다가 넘는 날에 멈추면 아무것도 아닌 것도 한 번은 넘음(10/25에 적음). 「넘은 날」 칸 둘째 줄. 10/25 것은 다른 자로 넘은 것이고 오늘 것은 29일에 쓸 자로 넘은 것임. 두 줄에 어느 자로 넘었는지를 같이 적음.

넘은 까닭을 하나로 못 적음. 차가 커진 몫 0.4와 필요한 수가 내려온 몫 0.2가 같은 쪽으로 밀었음. 둘 중 하나만으로는 안 넘음(2.5와 2.6이면 못 미치고 2.1과 2.4면 못 미침). 그러므로 「날이 늘어서 넘었다」고도 「차가 커져서 넘었다」고도 적지 않음. 둘을 같이 적음.」

적고 나서 부호 칸을 폈다.

“부호로는 일곱에 여섯입니다.”

“어제 여섯에 다섯이었고.”

“그랬습니다. 일곱에 여섯은 한쪽만 보면 열여섯에 한 번쯤입니다.”

“어제 열에 한 번이었잖아.”

“좋아졌습니다. 그래도 2.5배하고 안 더합니다. 같은 자료입니다.”

재혁이 사진기를 들고 장대 둘에 각도를 맞춘 뒤 자국 아홉을 차례로 봤다.

아무것도 안 읽혔다.

재혁이 3번 자국 앞에서 한참 들여다봤다.

“선생님. 3번이 안 읽힙니다.”

“어제 0.6이었지.”

“0.6이었습니다. 검출 한계가 0.5입니다. 그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서진이 자국 쪽을 봤다.

“없어진 거야?”

재혁이 고개를 저었다.

“없어진 게 아닙니다. 0.5보다 작아진 겁니다.”

“그게 다른가.”

“다릅니다. 0이 됐으면 없어진 거고, 0.5보다 작아진 거면 0.3일 수도 있고 0.1일 수도 있습니다. 제 눈으로는 둘이 같습니다.”

재혁이 깊이 칸을 폈다.

마지막 줄에 적었다.

「깊이 칸 닫음. 끝난 날 10월 27일.

마지막 읽힌 값 3번 0.6(10월 26일). 오늘 아홉 자국 전부 안 읽힘. 「끝남」이 아니라 「안 읽힘으로 끝남」임. 0이 된 것이 아니고 검출 한계 0.5 아래로 내려간 것임. 0.3인지 0.1인지 0인지를 못 가름. 가를 기계가 없음.

깊이 칸은 폭 칸과 안 이음(10/25, 26에 적어 둔 그대로임). 닫은 칸 목록에 적음. 오늘 닫은 칸 둘(자를 품은 날, 깊이). 오늘 연 칸 셋(☆ 갈림, 번진 날수 갈림, 답이 닿는 날).」

적고 나서 재혁이 고개를 들었다.

“선생님. 오늘 칸을 둘 닫고 셋 열었습니다.”

서진이 수첩을 봤다.

“그걸 세고 있었나.”

“오늘부터 셉니다. 칸이 일보다 빨리 늘면 어느 날엔가 칸만 남습니다.”

“일은 오늘 0이고.”

재혁이 손을 멈췄다.

“일은 0입니다.”

재혁이 핀 통을 들고 3번 자국으로 갔다.

나무 핀 둘이 그대로 있었다. 바람 쪽 핀 밑동의 턱이 어제보다 깊었다.

재혁이 자를 핀 바깥에 댔다.

왼쪽이 4밀리였고 오른쪽이 2밀리였다.

“핀 밖이 6입니다. 어제 3이었습니다.”

“핀 사이는.”

“안 잽니다. 52로 못 박았습니다.”

서진이 핀 둘을 봤다.

“그러면 폭이 58이네.”

“58입니다. 어제 55였으니까 차가 3입니다.”

재혁이 1번과 7번으로 걸어갔다.

1번이 50이었다. 어제 47이었다. 7번이 52였다. 어제 50이었다.

“1번이 3이고 7번이 2입니다.”

서진이 따라와 섰다.

“어제는 셋 다 3이었는데.”

“셋 다 3이었습니다. 오늘은 3, 3, 2입니다.”

재혁이 쪼그려 앉아 7번 자국 둘레를 봤다.

“7번만 2입니다. 한 날 자료로는 아무 말도 못 합니다.”

“그래도 적어.”

“적습니다. 셋이 같을 때하고 안 같을 때를 적어 두면 뒤에 셋이 같은 날이 몇인지 셀 수 있습니다.”

재혁이 핀 사이 턱을 손끝으로 짚었다.

“선생님. 이게 어제보다 깊습니다.”

서진이 고개를 숙였다.

“핀이 기울겠네.”

“기울면 52가 안 맞습니다. 못 박은 게 움직이는 겁니다.”

“그럼 재 봐.”

재혁이 손을 멈췄다.

“재는 날이 29일입니다. 사흘에 한 번으로 적어 뒀습니다.”

“지금 보고 걸리는데 29일까지 기다려?”

재혁이 셋째 핀 쪽을 봤다.

한참 가만히 있다가 자를 꺼냈다.

셋째 핀에서 왼쪽 핀까지 86이었다. 오른쪽 핀까지 137이었다.

“어제 86하고 138이었습니다. 오른쪽이 1 줄었습니다.”

“움직인 거야?”

“읽기 자가 ±1입니다. 1은 자 안입니다. 거의 안 움직였다는 것만 압니다.”

서진이 수첩 쪽을 봤다.

“그럼 적으면 되지.”

재혁이 줄 아래에 칸을 하나 그어 그 밖에 적었다.

“줄에는 안 넣겠습니다.”

“왜.”

“제가 턱을 보고 재러 간 겁니다. 날이 돼서 잰 게 아닙니다.”

서진이 팔짱을 끼었다.

“재면 아는 건 똑같잖아.”

재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는 건 똑같습니다. 세는 데만 못 씁니다.”

“그게 왜 달라.”

“보고 재면 보고 잰 날만 줄에 들어옵니다. 사흘에 한 번 자리에는 아무 날이나 들어오고요. 그 둘을 섞으면 줄이 걸리는 날 쪽으로 쏠립니다.”

서진이 잠깐 가만히 있었다.

“그러면 오늘 잰 건 어디다 써.”

“아는 데 씁니다. 오늘 핀이 거의 안 움직였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58을 믿습니다.”

재혁이 적었다.

「폭 셋째 점. 핀 기준 둘째 날.

3번: 핀 사이 52(못 박음, 안 잼) / 핀 밖 왼쪽 4 / 핀 밖 오른쪽 2. 합 58. 어제 55. 차 3. 1번: 50(핀 없음). 어제 47. 차 3. 7번: 52(핀 없음). 어제 50. 차 2.

어제는 셋 다 3이었고 오늘은 3, 3, 2임. 한 날 자료로 아무 말도 안 함. 「셋이 같은 날」과 「안 같은 날」을 적어 둠. 뒤에 같은 날이 몇인지 셀 수 있게 함.

핀 밑동 턱이 어제보다 깊음. 못 박은 52가 움직일 수 있음. 셋째 핀 점검일은 10/29(사흘에 한 번). 오늘 잼. 셋째 핀 ↔ 왼쪽 86(어제 86) / ↔ 오른쪽 137(어제 138). 차 1은 읽기 자 ±1 안임. 거의 안 움직였음.

이 수를 줄에 안 넣음. 줄 밖 칸에 적음. 까닭: 턱을 보고 재러 간 것이므로 「보고 잰 날」임. 「날이 돼서 잰 날」과 섞으면 줄이 걸리는 날 쪽으로 쏠림. 10/29에 다시 잼. 그 수를 줄에 넣음.

아는 데 쓰는 수와 세는 데 쓰는 수를 가름. 오늘 잰 수로 핀이 거의 안 움직였음을 알았고 그래서 오늘 58을 믿음. 그 일에는 씀. 세는 데는 안 씀. 못 쓰는 수가 쓸모없는 수는 아님. 쓸 자리가 하나뿐인 수임.」

점심 전에 재혁이 활주로 가장자리로 나갔다.

램은 안 들었다. 다음 점은 내일이었다.

가는 막대로 표면 고도를 쟀다. 가장자리가 21이었고 가운데 대조 자리가 21이었다.

“차가 0입니다.”

서진이 따라와 섰다.

“처음이네.”

“처음입니다. 세 날이 1, 1, 2였고 오늘이 0입니다.”

재혁이 네 값을 적고 셈을 했다.

“평균이 1.0입니다. 한 값의 자가 2.0이니까 평균의 자가 1.0입니다. 1.0배입니다.”

“어제 1.1이었잖아.”

“1.1이었고 오늘 1.0입니다. 내려갔습니다.”

서진이 두 수를 봤다.

“막대 쪽은 자유도를 적는다면서 여기는 안 적어?”

재혁이 고개를 저었다.

“여기는 안 적습니다.”

“왜 달라.”

“자가 오는 데가 다릅니다. 막대 쪽은 자를 자료에서 뽑았습니다. 여기는 자에서 왔습니다.”

“자에서 온 자.”

“읽는 자가 정해져 있어서 2.0입니다. 자료를 더 모아도 2.0입니다. 안 흔들립니다.”

“그러면 자유도가.”

“자유도를 쓸 일이 없습니다. 흔들리는 자를 쓸 때만 적습니다.”

재혁이 부호 칸을 폈다.

손을 멈췄다.

“선생님. 부호 쪽이 막혔습니다.”

서진이 돌아봤다.

“또 뭐야.”

“0은 부호가 없습니다.”

“없네.”

“셋에 셋이었고 오늘 하나가 0입니다. 0을 버리면 셋에 셋이고, 반으로 나누면 셋에 셋 반입니다. 어느 쪽인지 정해 둔 게 없습니다.”

서진이 눈 위를 봤다.

“그럼 어떻게 해.”

재혁이 종이를 덮었다.

“안 합니다.”

“안 해?”

“어제 크기로 세기로 정해 뒀습니다. 부호 쪽은 옆 칸에 적어만 둡니다. 판정에 안 씁니다.”

서진이 짧게 웃었다.

“그래서 막혀도 상관이 없네.”

“상관이 없습니다. 어제 정해 둔 덕을 오늘 봤습니다.”

재혁이 적었다.

「가장자리 자리 넷째 값. 가장자리 21 / 가운데 21. 차 0. 네 날 차 1 / 1 / 2 / 0.

크기로 셈: 평균 1.0. 한 값의 자 2.0(읽기 자에서 옴). 평균의 자 2.0÷√4 = 1.0. 1.0배. 못 가름. 어제 1.1배. 오늘 1.0배. 내려감.

여기는 자유도를 안 적음. 까닭: 자가 자료에서 안 왔음. 읽는 자에서 왔으므로 안 흔들림. 막대 쪽은 자를 자료에서 뽑았으므로 흔들림. 그래서 거기만 자유도를 적음. 같은 모양의 셈인데 자가 오는 데가 다르면 적는 것이 다름. 자가 어디서 왔는지를 칸 머리에 적어 둠.

부호 쪽에 0이 나옴. 0은 부호가 없음. 버릴지 반으로 나눌지 정해 둔 것이 없으므로 셈이 막힘. 그런데 10/26에 「크기로 셈」을 정해 두었으므로 이 막힘이 판정에 안 들어옴. 미리 정해 둔 덕을 본 첫날임. 미리 정하지 않았으면 오늘 0을 보고 정하게 됨. 판정일 11월 5일 그대로.」

열한 시 반에 재혁이 혼자 눈굴로 내려갔다.

엿새 만이었다. 21일에 들어갔고 그 뒤로 안 들어갔다.

기록계를 꺼내 읽었다. 엿새 치 최고가 영하 42.4도였다.

재혁이 들어온 시각을 적고 기록계를 리셋했다.

올라와서 서진에게 말했다.

“엿새 치 최고가 영하 42.4입니다.”

“지난번이 43.6이었지.”

“43.6이었습니다. 1.2도 높습니다.”

서진이 눈굴 입구 쪽을 봤다.

“올라갔네.”

재혁이 고개를 저었다.

“못 견줍니다.”

“왜.”

“지난번은 사흘 치 최고고 오늘은 엿새 치 최고입니다.”

서진이 눈썹을 올렸다.

“그게 다르나.”

재혁이 눈 위에 두 줄을 그었다.

“창이 길면 최고가 올라갑니다. 엿새 안에는 따뜻한 날이 들 기회가 두 배입니다.”

“따뜻한 날이 없어도?”

“없어도 올라갑니다. 오르내리는 것만 있어도 길게 보면 제일 높은 데가 더 높습니다.”

서진이 잠깐 가만히 있었다.

“그러면 1.2도가 아무것도 아니네.”

“아무것도 아닐 수 있습니다. 창 길이만으로도 그쯤 나옵니다.”

재혁이 수첩을 폈다.

“선생님. 설계에 이게 적혀 있습니다. ㄴ하고 ㄷ만 견주라고요.”

“ㄱ은 빼고.”

“ㄱ은 창이 사흘이라 빼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방금 ㄱ하고 견줬습니다.”

서진이 짧게 웃었다.

“적어 놓고 안 지켰네.”

“적어 놓고 안 지켰습니다. 숫자가 둘 있으면 견주고 싶어집니다.”

재혁이 ㄴ 날짜를 셈했다.

“ㄴ은 엿새 동안 두 번 들어가는 겁니다. 오늘 리셋했으니까 30일에 읽기만 하고, 11월 2일에 읽고 리셋합니다.”

“그러면 ㄴ 값이 2일에 나오고.”

“나옵니다. ㄴ에서 ㄷ을 빼면 사람 몫입니다.”

재혁이 손을 멈췄다.

“선생님. 하나 더 있습니다.”

“또.”

“오늘 저는 혼자 들어가서 4분 있었습니다. 21일에는 둘이 들어가서 7분 있었습니다.”

서진이 입구 쪽을 봤다.

“사람 수가 다르네.”

“다릅니다. 입실 한 번이라고 적었는데 한 번이 같은 양이 아닙니다. 사람 하나가 백 와트쯤입니다.”

“그럼 ㄴ하고 ㄷ도.”

“ㄴ하고 ㄷ도 사람 몫이 같아야 견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들어갈 때 사람 수하고 머문 분을 적습니다.”

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것에는 21일 몫이 들어 있고.”

재혁이 잠깐 생각했다.

“들어 있습니다. 창 머리에 둘이 7분 있었습니다. 그게 엿새로 퍼집니다.”

“퍼지면 작아지나.”

“작아집니다. 창이 짧으면 크게 보이고 길면 묻힙니다.”

서진이 두 수를 봤다.

“그러면 사흘 창인 ㄱ에서 사람 몫이 더 크게 보였어야 하잖아.”

“그렇습니다.”

“그런데 ㄱ이 더 추웠네.”

재혁이 손을 멈췄다.

“그렇습니다. 창 길이는 오늘 것을 올리는 쪽이고 사람 몫은 그때 것을 올리는 쪽입니다. 둘이 반대 방향입니다.”

“섞여 있네.”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수로는 아무 말도 안 합니다.”

재혁이 눈굴 벽 쪽을 돌아봤다. 벽에 층 선이 희게 겹쳐 있었다.

“벽은 안 깎았습니다.”

“깎는 날이 따로 있나.”

“따로 둡니다. 벽은 깎아야 보이고 깎으면 본 자리가 없어집니다.”

서진이 벽 쪽을 봤다.

“핀하고 반대네.”

재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핀은 자리를 못 박았습니다. 벽은 못 박을 수가 없습니다. 날마다 옆으로 옮겨 가며 봐야 합니다.”

“그러면 차가.”

“자리 차인지 날 차인지를 못 가릅니다. 그래서 벽 쪽 자에는 자리 차를 넣어야 합니다. 자가 큽니다.”

재혁이 적었다.

「눈굴 ㄷ. 간격 엿새, 입실 한 번. 엿새 치 최고 영하 42.4. 리셋함. 입실 기록: 혼자, 4분. 지난 리셋(10/21, ㄱ)은 둘, 7분.

지난 ㄱ(사흘 치 최고 영하 43.6)과 직접 못 견줌. 창 길이가 다름. 최고값은 창이 길면 올라감. 엿새 창에는 따뜻한 날이 들 기회가 사흘 창의 두 배임. 따뜻한 날이 없어도 오르내리는 것만 있으면 긴 창의 최고가 더 높음. 1.2도 차는 창 길이만으로도 그쯤 나올 수 있음.

설계에 ㄴ·ㄷ만 견주라고 적혀 있었음. 적어 놓고 ㄱ과 견줬음. 숫자가 둘 있으면 견주게 됨. 견주면 안 되는 쌍을 칸 머리에 적어 둠. 적는 자리를 설계 종이가 아니라 수 적는 종이 쪽으로 옮김.

ㄴ 일정: 오늘 리셋 → 10/30 읽기만(리셋 안 함) → 11/2 읽고 리셋. ㄴ 값은 11/2에 나옴. ㄴ − ㄷ = 사람 몫.

새로 봄: 「입실 한 번」이 같은 양이 아님. 사람 수와 머문 분이 다름(사람 하나 백 와트쯤). 그러므로 ㄴ과 ㄷ도 사람 몫이 같아야 견줄 수 있음. 오늘부터 사람 수와 분을 적음.

창 머리의 입실은 창 길이로 퍼짐. 창이 짧으면 크게 보이고 길면 묻힘. 그러면 ㄱ에서 사람 몫이 더 크게 보였어야 하는데 ㄱ이 더 추웠음. 창 길이는 오늘 것을 올리는 쪽이고 사람 몫은 그때 것을 올리는 쪽임. 둘이 반대 방향으로 섞여 있음. 오늘 수로 아무 말도 안 함.

벽은 안 깎음. 깎는 날을 따로 둠. 벽은 깎아야 보이고 깎으면 본 자리가 없어짐. 핀은 자리를 못 박았고 벽은 못 박을 수 없음. 날마다 옆으로 옮겨 가며 봄. 그러므로 벽 쪽 차는 자리 차인지 날 차인지 못 가름. 벽 쪽 자에 자리 차를 넣음. 자가 큼.」

오후에 재혁이 롤러 앞을 지나갔다. 손을 안 댔다.

「10월 27일. 실행 「안 함」. 까닭 「사람」. 한 양 없음.

롤러 안 돌림. 까닭: 램 자리를 지켜야 함(다음 점 10/28). 안 돌린 날 넷째. 눈굴 들어감(ㄷ). 안 들어간 날 엿새 뒤의 첫 입실임.

오늘 한 양 0. 오늘 적은 것 여섯. 닫은 칸 둘. 연 칸 셋. 한 양 칸과 적은 것 칸을 따로 둠(10/26에 둠). 한 양으로만 세면 오늘도 빈 날임. 빈 날이 이틀 이어짐. 이어진 빈 날수 칸을 둠. 2.」

3. 영 점 사사

인천 저온시료동은 영하 30도였다.

경옥은 9시에 들어가 통 번호를 확인했다. 안 잘린 통은 390일째였다. 잘린 통은 스무닷새째였다.

은재가 책상에 제비 봉투 둘을 꺼냈다.

“오늘은 봉투가 둘입니다.”

경옥이 장갑을 벗었다.

“둘이야?”

“순서 뽑는 봉투하고, 선생님이 읽을 통을 뽑는 봉투입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그러기로 했지.”

은재가 첫 봉투에서 쪽지를 뽑았다. 3-1-2였다.

둘째 봉투에서 뽑았다. 1이었다.

“1번을 선생님이 읽으십니다.”

은재가 3번을 올렸다. 0.41이었다.

적어서 접고 경옥에게 줬다.

1번 차례에 은재가 뒤로 물러섰다. 경옥이 통을 올리고 저울을 읽었다.

0.44였다.

경옥이 종이에 적어서 접었다. 은재는 보지 않았다.

은재가 2번을 올렸다. 0.47이었다.

적어서 접고 줬다.

경옥이 종이 셋을 모아 봉투에 넣었다. 날짜를 적었다.

“11월 1일에 열어.”

“이레 뒤입니다.”

경옥이 자기가 읽은 종이 한 장은 따로 폈다.

“내 건 오늘 보기로 했지.”

“보십니다. 평소보다 많이 벗어나면 그 통을 다시 잽니다.”

경옥이 0.44를 봤다.

“평소가 얼마야.”

“하루 한 통이 0.44쯤입니다.”

“그럼 안 벗어났네.”

“안 벗어났습니다. 다시 안 잽니다.”

은재가 수첩을 폈다. 적으려다가 손을 멈췄다.

“선생님.”

“왜.”

“제가 두 수를 압니다. 0.41하고 0.47입니다. 합이 0.88입니다.”

경옥이 봉투를 들었다.

“셋째는 모르지.”

“오늘은 모릅니다.”

은재가 봉투를 봤다.

“그런데 11월 1일에 이걸 열면 합이 나옵니다.”

경옥이 손을 멈췄다.

“합에서 네 두 개를 빼면.”

“셋째가 나옵니다.”

둘이 잠깐 아무 말도 안 했다.

경옥이 봉투를 책상에 내려놓았다.

“가린 게 이레짜리였네.”

“이레짜리였습니다. 어제 가리기로만 적고 언제까지 가릴지를 안 적었습니다.”

경옥이 선반에 기댔다.

“이레 뒤에 알면 나쁜 거야?”

은재가 잠깐 생각했다.

“재는 날에 모르면 그날 당김은 안 생깁니다. 그건 됩니다.”

“그럼 됐지.”

“그 뒤가 남습니다. 이레 치를 한꺼번에 알면 다음 이레에 쓸 틀이 생깁니다. 셋째 수가 대개 얼마쯤인지를 알게 되니까요.”

경옥이 고개를 기울였다.

“그럼 영영 안 알려 줘?”

“그러면 제가 제 일의 결과를 못 봅니다. 셈을 제가 합니다.”

둘이 또 잠깐 가만히 있었다.

경옥이 먼저 말했다.

“봉투를 내가 열면 되잖아.”

은재가 경옥을 봤다.

“선생님이 여시고.”

“내가 열어서 합을 내 수첩에 적고, 너한테는 안이냐 밖이냐만 말해 주면 돼.”

은재가 연필을 들었다.

“두 글자만 받습니다.”

“두 글자면 네 두 개로 셋째를 역산 못 하지.”

은재가 셈을 해 봤다.

“폭 안쪽으로만 압니다. 수로는 모릅니다. 흐려진 채로 풀립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가린 게 흐려진 채로 풀리네.”

은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가림이 완전히 풀리거나 완전히 안 풀리는 게 아니었습니다. 흐려진 채로도 풀릴 수 있습니다.”

“낱값은 언제 봐.”

“판정일에 둘이 같이 봅니다. 한 달 뒤입니다. 그때는 다 잰 뒤라서 당김이 갈 데가 없습니다.”

경옥이 봉투에 날짜를 하나 더 적었다.

은재가 손을 멈췄다.

“선생님. 안하고 밖을 가르는 자리를 지금 정해야 합니다.”

“지금.”

“그날 선생님이 합을 보고 정하면 선생님이 고르는 겁니다.”

경옥이 연필을 받았다.

“얼마로 해.”

은재가 셈을 했다.

“평균에서 0.06까지를 안으로 하겠습니다. 하루 수의 자가 0.031이니까 그 두 배가 0.062입니다.”

경옥이 종이에 0.06을 적었다.

은재가 적었다.

「10월 27일. 새 설계 둘째 날. 봉투 둘(순서 봉투 / 경옥이 읽을 통 봉투). 순서 3-1-2. 경옥이 읽을 통 1번. 3번 0.41(은재) / 1번 0.44(경옥) / 2번 0.47(은재). 셋을 봉투에 넣음. 합 안 셈.

경옥이 읽은 1번 0.44만 그날 봄. 하루 한 통 평소 0.44쯤. 안 벗어남. 다시 안 잼. 그날 잡히는 잘못은 셋 중 하나뿐임. 나머지 둘은 이레 뒤에도 못 잡음. 삼분의 일임.

새로 봄: 은재가 두 수(0.41, 0.47)를 알므로 합 0.88을 앎. 11월 1일에 봉투를 열어 합을 보면 셋째를 역산할 수 있음. 그러므로 어제의 가림은 이레짜리였음. 어제 적은 것에 「언제까지 가릴지」가 없었음. 가림에 날짜가 안 붙어 있었음.

재는 날에 모르면 그날 당김은 안 생김. 그러나 이레 치를 한꺼번에 알면 다음 이레에 쓸 틀이 생김. 영영 안 알려 주면 은재가 자기 일의 결과를 못 봄(셈을 은재가 함).

고침: 11월 1일에 봉투를 여는 사람은 경옥. 합은 경옥 수첩에만 적음. 은재에게는 「안」/「밖」 두 글자만 말함. 두 글자로는 셋째를 수로 역산할 수 없고 폭 안쪽으로만 앎. 낱값과 합은 한 달 뒤 판정일에 둘이 같이 폄. 그때는 다 잰 뒤이므로 당김이 갈 데가 없음.

가림은 영원히가 아니고 날까지임. 가림에 날짜를 붙임. 가림이 완전히 풀리거나 완전히 안 풀리는 것이 아니고 흐려진 채로 풀릴 수 있음.

안/밖을 가르는 자리를 오늘 정함: 평균에서 ±0.06. 하루 수(합)의 자 0.031의 두 배가 0.062이므로 0.06으로 적음. 그날 보고 정하면 경옥이 고르는 것이 되므로 미리 적음.

구 설계 넷(10/21~24) / 새 설계 둘(10/26, 27). 섞지 않음. 새 설계 둘로는 자를 못 뽑음.」

열 시에 은재가 빈 통 하나를 꺼냈다.

저울 흩어짐을 재는 날이었다. 열 점을 더 모으기로 한 날이었다.

은재가 빈 통을 열 번 올리고 내렸다. 그때마다 읽고 적었다.

열 수를 나란히 놓고 흩어짐을 뽑았다.

“0.008입니다.”

경옥이 종이 쪽으로 왔다.

“작네.”

“작습니다. 하루 수의 자가 0.031이었습니다.”

은재가 두 수를 나란히 적었다.

“한 번 재는 데 0.008입니다. 하루 수는 셋을 더한 것이니까 저울 몫이 0.014입니다.”

“나머지는.”

은재가 셈을 했다.

“0.028입니다. 제곱해서 빼고 다시 뿌리를 뽑으면 그쯤 나옵니다.”

경옥이 저울을 봤다.

“그러면 저울은 거의 안 흔들린 거야?”

“거의 안 흔들렸습니다. 큰 몫이 저울 밖에 있습니다.”

“저울을 좋은 걸로 바꾸면.”

은재가 고개를 저었다.

“0.031이 0.028로밖에 안 줄어듭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바꿀 돈으로 아무것도 못 사네.”

“못 삽니다. 어디를 고쳐야 하는지가 저울이 아니었습니다.”

경옥이 선반 쪽을 봤다.

“그럼 어디야.”

은재가 세 가지를 적었다.

“통을 올리고 내리는 동안에 승화하는 몫, 방 온도, 읽는 몫입니다. 셋이 섞여서 0.028입니다.”

“그걸 또 쪼개나.”

“쪼개야 어디를 고치는지 압니다. 그런데 쪼갠 조각마다 따로 재는 날이 필요합니다.”

은재가 날짜 둘을 적었다.

“29일에 한 번 올려서 연달아 다섯 번 읽겠습니다. 그게 읽는 몫입니다.”

“30일에는.”

“다섯 번 올리고 내리면서 재겠습니다. 그게 올리는 몫입니다. 읽는 몫을 빼면 올리는 데서 생기는 것만 남습니다.”

경옥이 선반 쪽을 봤다.

“올릴 때마다 승화하잖아.”

은재가 손을 멈췄다.

“그래서 빈 통으로 합니다.”

“빈 통.”

“빈 통은 승화할 게 없습니다. 빈 통으로 올리는 몫을 재고, 든 통으로 같은 걸 재면 그 차가 승화 몫입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빈 통이 셋째네.”

은재가 연필을 멈췄다.

“그렇습니다. 빈 통이 셋째입니다.”

은재가 적었다.

「저울 흩어짐 열 점 추가. 빈 통 하나를 열 번 올리고 내려 잼. 한 번 재는 흩어짐 0.008. 사람이 읽어서 설계를 타는 수가 아님. 구 설계 칸과 새 설계 칸에 다 쓸 수 있음(어제 적어 둔 그대로).

하루 수는 셋을 더한 것이므로 저울 몫은 0.008×√3 = 0.014임. 하루 수의 자 0.031. 제곱해서 빼고 뿌리를 뽑으면 나머지 0.028. 그러므로 자의 큰 몫이 저울 밖에 있음. 저울을 바꾸면 0.031이 0.028로만 내려감.

나머지 0.028에 섞여 있는 것 셋: 올리고 내리는 동안의 승화 / 방 온도 / 읽는 몫. 쪼개야 어디를 고칠지 앎. 쪼갠 조각마다 따로 재는 날이 필요함.

10/29: 한 번 올려 연달아 다섯 번 읽음 → 읽는 몫. 10/30: 다섯 번 올리고 내리며 잼 → 올리는 몫(읽는 몫을 뺌). 둘 다 빈 통으로 함. 빈 통은 승화할 것이 없음. 같은 것을 든 통으로 재면 그 차가 승화 몫임. 빈 통이 셋째 노릇을 함.

자를 쪼개면 어디를 고쳐야 하는지 보임. 안 쪼개면 자를 전부 저울 탓으로 봄.」

4. 아홉에 한 번

열한 시에 둘이 선반 끝으로 갔다.

은재가 돌림표를 꺼냈다. 어제 수를 보기 전에 적어 종이 뒤에 붙여 둔 것이었다.

표대로 실 셋을 옮겨 걸었다.

사진기를 들고 옆에서 찍었다. 종이 각도기를 사진 위에 댔다.

은재가 손을 멈췄다.

“왼쪽이 3도입니다.”

경옥이 세 실을 봤다.

“가운데는.”

“가운데가 2도입니다. 오른쪽이 1도입니다.”

경옥이 고개를 들었다.

“가운데가 아니네.”

“아닙니다. 다섯 번 내리 가운데였는데 오늘 왼쪽입니다.”

은재가 네모 아홉을 그린 종이를 꺼냈다.

세 칸에 점을 찍었다. 일곱 칸이 찼다.

“일곱입니다. 내일 아홉이 다 찹니다.”

경옥이 각도기를 내려놓았다.

“그럼 셈은 어떻게 돼.”

은재가 셈을 했다.

“1등 기록이 네 번입니다. 앞의 사흘을 한 번으로 묶었고, 어제 한 번, 오늘 한 번입니다. 그중 가운데가 셋이고 왼쪽이 하나입니다.”

“어제는 셋에 셋이었잖아.”

“셋에 셋이었습니다. 스물일곱에 한 번이었습니다.”

“오늘은.”

“네 번 중에 셋입니다. 한쪽만 보면 아홉에 한 번쯤입니다.”

경옥이 손을 멈췄다.

“나빠졌네.”

“나빠졌습니다. 어제 스물일곱에 한 번이었고 오늘 아홉에 한 번입니다.”

경옥이 종이를 봤다.

“하나 어긋났는데 그렇게 물러나나.”

은재가 두 수를 적었다.

“네 번 다 가운데였으면 여든하나에 한 번이었습니다. 하나 어긋나서 아홉에 한 번이 됐습니다.”

“많이 물러나네.”

“많이 물러납니다. 맞는 날이 하나 늘면 조금 좋아지고 어긋나는 날이 하나 생기면 많이 나빠집니다.”

경옥이 세 실을 다시 봤다.

“그런데 오늘 왼쪽에 걸린 게.”

은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앞의 사흘 동안 가운데에 있던 실입니다.”

경옥이 왼쪽 실을 봤다.

“자리를 옮겼는데도 1등이네.”

“1등입니다. 그러면 자리가 아니고 실일 수 있습니다.”

“그럼 어제까지 센 건.”

은재가 손을 멈췄다.

“자리 쏠림으로 셌습니다. 실 쏠림이면 셈이 다릅니다.”

경옥이 팔짱을 끼었다.

“돌리자마자 어긋났네.”

“돌리자마자 어긋났습니다. 돌리기 전에는 자리하고 실이 붙어 있어서 안 보였습니다.”

은재가 네모 아홉을 짚었다.

“내일 아홉 칸이 다 차면 자리 셋하고 실 셋을 따로 뗍니다. 오늘 것만으로는 한 날입니다.”

은재가 적었다.

「실 여섯째 점. 돌림 둘째 날. 왼쪽 3 / 가운데 2 / 오른쪽 1. 읽기 자 ±3도. 1등이 왼쪽. 다섯 번 내리 가운데였다가 처음 어긋남.

1등 기록 네 번(앞 사흘 묶어 한 번, 어제, 오늘). 가운데 셋 / 왼쪽 하나. 한쪽만 보면 아홉에 한 번쯤. 어제 스물일곱에 한 번. 나빠짐. 네 번 다 가운데였으면 여든하나에 한 번이었음. 맞는 날이 하나 늘면 조금 좋아지고 어긋나는 날이 하나 생기면 많이 나빠짐. 두 쪽이 안 대칭임.

오늘 왼쪽에 걸린 실이 앞의 사흘 동안 가운데에 있던 실임. 자리를 옮겼는데 1등임. 그러면 쏠림이 자리에 있지 않고 실에 있을 수 있음. 어제까지는 자리 쏠림으로 셌음. 실 쏠림이면 셈이 달라짐. 돌리기 전에는 자리와 실이 붙어 있어서 안 보였음. 돌리자 둘째 날에 어긋남. 한 날 자료임. 내일 아홉 칸이 다 차면 자리 셋과 실 셋을 따로 뗌. 판정일 10월 28일.

아홉 칸 중 일곱 찼음. 돌림표는 오늘도 수 보기 전에 적어 종이 뒤에 붙임.」

열한 시 반에 은재가 짐작 봉투를 꺼냈다. 맹검 열두째 날이었다.

느낌 짐작 종이를 먼저 들었다.

선반 쪽을 봤다.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가 꺼냈다.

한참 들고 있었다.

경옥이 돌아봤다.

“안 적어?”

은재가 연필을 든 채로 서 있었다.

“안 떠오릅니다.”

“어제는 금방 적었잖아.”

“어제도 금방 적은 게 아니었습니다. 어제가 첫 장이었는데 그때도 한참 있었습니다.”

“그 전에는.”

은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전에는 온도계를 보고 적었습니다. 보면 금방 떠오릅니다.”

경옥이 선반에 기댔다.

“그럼 지금은.”

“모르겠습니다.”

은재가 종이를 봤다.

종이에 「큼」과 「작음」 두 칸이 있었다. 셋째 칸은 없었다.

은재가 「작음」에 표시하고 접었다.

그다음에 온도계를 봤다. 영하 30.4였다. 어제가 영하 29.9였다.

“내려갔습니다. 규칙으로는 「작음」입니다.”

“또 같네.”

“또 같습니다.”

은재가 두 장을 봉투에 넣다가 손을 멈췄다.

“선생님. 제가 모르는데 적었습니다.”

경옥이 돌아봤다.

“방금 작음이라고 했잖아.”

“적었습니다. 떠올라서 적은 게 아니고 종이에 칸이 둘이라서 적었습니다.”

경옥이 종이 쪽을 봤다.

“모름 칸이 없네.”

“없습니다. 둘만 받게 생긴 종이입니다. 그러면 모름이 안 남습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종이가 답을 만들었네.”

은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종이 모양이 답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제가 적은 줄 알았습니다.”

경옥이 팔짱을 끼었다.

“모름 칸을 두면.”

“두면 맞춘 비율을 어떻게 세는지가 걸립니다.”

“어떻게 세.”

은재가 두 줄을 그었다.

“모름을 뺀 수로 셉니다. 그리고 모름 횟수를 따로 적습니다.”

“모름이 많으면.”

“모름이 많으면 센 수가 적어집니다. 그게 맞습니다. 모르는 날을 억지로 채워서 세면 센 수만 많습니다.”

은재가 종이 모양을 고쳐 그렸다. 칸이 셋이 되었다. 옆에 작은 칸을 하나 더 두고 1, 2, 3을 적었다.

“확신 세기도 같이 적겠습니다. 셋이면 떠올라서 적은 거고 하나면 억지로 적은 겁니다.”

경옥이 어제 장을 가리켰다.

“어제 건 어떻게 해.”

은재가 손을 멈췄다.

“어제 건 비워 둡니다.”

“기억 안 나?”

“기억으로 적으면 안 됩니다. 지금 적으면 오늘 생각이 들어갑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 적는 게 적는 거구나.”

“비워 둔 걸 적습니다. 「확신 안 적음」으로요.”

은재가 적었다.

「10월 27일. 맹검 열두째. 느낌 짐작 먼저 적음(「작음」). 그다음 온도계 봄. 영하 30.4(어제 영하 29.9). 규칙 짐작 「작음」. 같은 장. 둘째 장임.

새로 봄: 느낌이 안 떠올랐는데 적었음. 종이에 「큼」과 「작음」 두 칸만 있어서 둘 중 하나를 적었음. 둘만 받게 생긴 종이는 모름을 안 남김. 종이 모양이 답을 만들었음. 어제까지는 온도계를 먼저 봐서 금방 떠올랐음. 순서를 고치자 안 떠오르는 날이 보였음. 고치면 가려졌던 것이 하나 나옴. 고친 것이 또 하나를 보여 줌.

고침: 느낌 쪽에 「모름」 칸을 둠. 칸이 셋이 됨. 셀 때는 모름을 뺀 수로 셈. 모름 횟수를 따로 적음. 모름이 많으면 센 수가 적어짐. 그것이 맞음. 억지로 채워서 세면 센 수만 많아짐.

확신 세기 칸을 둠(1~3). 셋은 떠올라서 적음. 하나는 억지로 적음. 어제 장(첫 장)의 확신은 비워 둠. 기억으로 적으면 오늘 생각이 들어감. 비워 둔 것을 적음: 「확신 안 적음」. 소급해서 적지 않음.

10/30에 예정대로 뜯음. 두 칸으로 셈(전 10장 / 후 2장). 후 칸 안에 확신 유무를 같이 적음. 규칙은 안 바꿈. 종이 모양만 바꿈. 바꾼 것이 규칙인지 순서인지 종이인지를 적어 둠.」

점심 전에 은재가 전화를 걸었다. 운행일지 둘째 묶음이었다.

어제 적어 둔 제비 순서에서 다섯 날이었다. 10월 1일, 5일, 11일, 17일, 24일이었다.

은재가 날짜를 차례로 불렀다.

셋은 답이 왔다. 둘은 답이 안 왔다.

끊고 나서 은재가 수첩을 폈다.

“선생님. 둘을 못 물었습니다.”

경옥이 돌아봤다.

“안 알려 줘?”

“그게 아닙니다. 그 두 날 담당자가 바뀌어서 지금 있는 사람이 모릅니다.”

“그럼 끊긴 거야?”

은재가 고개를 저었다.

“끊긴 게 아닙니다. 구멍입니다.”

경옥이 종이 쪽으로 왔다.

“구멍하고 끊김이 달라?”

“다릅니다. 끊기면 뒤가 다 없고, 구멍은 가운데가 비고 뒤가 있습니다.”

은재가 다섯 자리 중 둘에 빗금을 쳤다.

“비워 두겠습니다. 뒤로 미루면 자리가 바뀝니다.”

“그럼 그 둘은 영영 안 묻나.”

“전수가 끝난 뒤에 다시 묶어서 묻겠습니다. 그런데 같은 칸에 안 넣습니다.”

경옥이 고개를 기울였다.

“왜.”

“다른 날에 받은 답입니다. 그 사이에 사람이 더 잊습니다.”

은재가 「두 번째 물음」 칸을 하나 그었다.

적다가 손을 멈췄다.

“선생님. 하나 더 적어야 합니다.”

“뭐.”

“못 물은 까닭을 적겠습니다.”

경옥이 선반에 기댔다.

“담당자가 바뀐 거라고 아까 말했잖아.”

“말만 하고 안 적으면 구멍이 치우쳤는지 모릅니다.”

“치우친다는 게.”

은재가 두 줄을 그었다.

“담당자가 바뀐 건 아무 날에나 생깁니다. 그러면 구멍이 고르게 뚫립니다.”

“다른 경우는.”

“오래된 날은 기록이 없어서 모른다면, 구멍이 앞쪽에만 뚫립니다. 그러면 남은 자료가 뒤쪽으로 쏠립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까닭이 날짜를 타는지 보는 거구나.”

“탑니다. 까닭을 안 적으면 구멍 개수만 남습니다. 개수로는 치우쳤는지 못 봅니다.”

은재가 적었다.

「운행일지 전수 둘째 묶음. 제비 순서에서 다섯 날(10/1, 5, 11, 17, 24). 답 셋: 운행 / 운행 / 안 함. 못 물음 둘(10/5, 17 — 담당자 교체로 지금 있는 사람이 모름).

누적: 물은 날 여덟. 운행 여섯. 안 함 둘. 못 물음 둘.

구멍과 끊김을 가름. 끊기면 뒤가 다 없음. 구멍은 가운데가 비고 뒤가 있음. 오늘은 구멍임. 못 물은 자리는 비워 둠. 뒤로 미루면 제비 순서가 바뀜. 전수가 끝난 뒤에 못 물은 것만 다시 묶어 물음. 「두 번째 물음」 칸으로 따로 셈. 까닭: 다른 날에 받은 답임. 그 사이에 사람이 더 잊음. 같은 칸에 넣으면 잊은 몫이 섞임.

못 물은 까닭을 적음. 까닭이 날짜를 타는지가 중요함. 담당자 교체는 아무 날에나 생기므로 구멍이 고르게 뚫림. 「오래된 날은 기록이 없음」이면 구멍이 앞쪽에만 뚫리고 남은 자료가 뒤쪽으로 쏠림. 까닭을 안 적으면 구멍 개수만 남음. 개수로는 치우쳤는지 못 봄.

여덟 날 중 여섯이면 폭이 아직 넓음. 스무나흘을 다 물은 뒤에 셈. 중간에 셈하지 않음.」

점심 뒤에 은재가 칸 머리 종이를 폈다.

칸 수를 세었다. 어제 스물이었다.

세고 나서 손을 멈췄다.

“선생님. 오늘 넷 늘고 하나 닫았습니다.”

경옥이 종이 쪽으로 왔다.

“스물셋이네.”

“스물셋입니다.”

“어제도 셋 늘었다며.”

“어제 셋 늘고 하나 닫았습니다. 이틀에 일곱 늘고 둘 닫았습니다.”

경옥이 선반 쪽을 봤다.

“늘어난 게 뭐야.”

은재가 넷을 짚었다.

“가림 날짜 칸, 느낌 모름 칸, 두 번째 물음 칸, 자 쪼개는 칸입니다.”

“닫은 건.”

“합을 그날 세는 칸입니다. 봉투로 옮겨 갔습니다.”

은재가 넷을 다시 봤다.

“선생님. 늘어난 넷 중에 셋이 같은 데서 나왔습니다.”

경옥이 돌아봤다.

“어디.”

“가리는 일하고 따로 세는 일입니다. 가리려고 만든 칸이 제일 빨리 늡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가리는 게 일을 늘리네.”

“일은 안 늘립니다. 칸만 늘립니다. 오늘 한 일은 수 셋 읽은 거하고 열 번 잰 거하고 각도 셋하고 전화 한 번입니다.”

“어제하고 같네.”

“거의 같습니다. 칸은 일곱 늘었습니다.”

은재가 적었다.

「칸 수 셈 둘째 날. 칸 머리 종이 스물셋(어제 스물). 늘어난 칸 넷: 가림 날짜, 느낌 모름, 두 번째 물음, 자 쪼갬. 닫은 칸 하나: 합을 그날 세는 칸(봉투로 옮겨 감).

이틀에 일곱 늘고 둘 닫음. 닫는 쪽이 느림. 늘어난 넷 중 셋이 「가리는 일」과 「따로 세는 일」에서 나옴. 가리려고 만든 칸이 제일 빨리 늚. 가리는 일은 칸을 늘리고 일은 안 늘림.

오늘 한 일: 수 셋 읽음, 빈 통 열 번 잼, 각도 셋 읽음, 전화 한 번. 어제와 거의 같음. 닫은 칸 목록을 따로 둠. 닫은 칸을 지우지 않음.

칸마다 자를 적는 일 열이틀째. 사람과 방을 따로 적는 칸 스무나흘째. 「봄」도 스무나흘째. 안 잘린 통 390일째. 잘린 통 스무닷새째.」

5. 셋에 둘

오정한의 작업실은 스무 평이었다.

아침 아홉 시에 정한은 수첩을 펴고 험 칸 앞에 앉았다.

「기계 없음, 다섯째.」

방 온도와 모터 온도의 차 칸에도 같은 것을 적고 「다섯째」를 달았다.

적고 나서 선반을 봤다. 왼쪽이 비어 있었다.

오늘이 마감일이었다. 어제 끝냈다.

정한은 수첩에 한 줄 적었다.

「마감일에 할 일이 없음. 하루 앞서 끝냈으므로 오늘이 빈 날임.」

적고 나서 오른쪽 선반으로 갔다. 10월 9일에 구운 셋이 있었다. 마감이 10월 30일이었다.

정한은 셋을 차례로 내려 받침대에 올렸다. 돌리지 않았다. 조명을 낮추고 옆면에 눈을 가까이 댔다.

1번 옆면에 가는 선 하나가 있었다.

2번에는 없었다.

3번 옆면에 가는 선 둘이 있었다.

정한은 셋을 제자리에 올리고 수첩을 폈다.

「10/9에 구운 셋. 옆면 봄. 1번 선 하나 / 2번 없음 / 3번 선 둘. 셋 중 둘에 이음 자리가 있음.

어제 10/6에 구운 다섯은 다섯 중 하나였음. 비율이 다름. 10/6 것은 한 사람에게서 온 것이고 10/9 것은 다른 데서 온 것임. 묶음이 다르면 비율도 다름. 두 묶음을 섞어 비율을 내지 않음. 「묶음」 칸을 둠. 어제 「다섯 중 하나」라고 적은 줄에 묶음을 적어 둠. 안 적으면 다음 사람이 여덟 중 셋으로 셈.」

정한은 그 아래에 한 줄 더 적었다.

「「셋 중 둘」은 「적어도 둘」임.

이음 테이프가 얇은 자리와 감긴 안쪽에 든 자리는 옆면으로 안 보임. 그러므로 옆면으로 본 수는 있는 수의 아래쪽 값임.

어제 「다섯 중 하나」는 다섯을 다 돌려 본 뒤의 수이므로 참값임. 아래쪽 값과 참값을 같은 칸에 넣지 않음. 옆면으로 본 수에는 「적어도」를 붙여 적음. 어제 적은 「옆면은 미리 봄」에 이 말이 빠져 있었음.」

정한은 수첩을 덮다가 다시 폈다.

어제 적은 줄이 있었다. 남은 하루를 10월 9일 것에 미리 쓰지 않는다는 줄이었다.

정한은 그 줄을 한참 봤다.

적어도 둘에 이음 자리가 있었다. 어제 하루가 이음 자리 셋에 갔다.

정한이 셈을 했다. 셋에 사흘이었다.

28일, 29일, 30일이었다. 여유가 없었다.

정한은 어제 줄 아래에 새 줄을 달았다.

「어제 적은 「미리 쓰지 않음」을 오늘 고침.

어제는 하루가 남았고 10/9 것에 걸리는 시간을 몰랐음. 모를 때의 말이었음. 오늘 옆면을 보고 적어도 둘에 이음 자리가 있는 것을 알았음. 제일 오래 걸린 릴로 잡으면 셋에 사흘임. 10/28·29·30. 여유가 없음.

그러므로 오늘 시작함. 바뀐 것은 마음이 아니고 안 것임. 어제 줄에 전제가 빠져 있었음. 「걸리는 시간을 모를 때」임. 전제를 안 달아 두면 다음 날 그 줄이 틀린 줄이 됨. 줄을 지우지 않고 전제를 달아 둠.」

정한은 1번을 내려 받침대에 올렸다. 선 하나가 있던 것이었다.

돌렸다. 가운데쯤에서 걸렸다.

이음 자리였다. 접착이 삭아서 한쪽이 들려 있었다.

정한은 손으로 눌러 가며 지나가게 했다. 사십 분쯤 걸렸다.

옮기는 데 두 시간 반이 걸렸다. 열한 시 반에 끝났다.

정한이 적었다.

「10/9 1번 끝냄. 이음 자리 하나. 두 시간 반. 이음 자리에 사십 분. 어제 다섯째 릴은 이음 자리가 없어서 두 시간이었음. 이음 자리 하나에 삼십 분~사십 분으로 적어 둠.

남은 둘: 2번(옆면에 없음) / 3번(옆면에 둘). 10/28·29에 둠. 30일을 비워 둠. 비워 두는 까닭: 옆면에 안 보이는 이음이 나올 수 있음. 아래쪽 값으로 날을 잡았으므로 하루를 비움.」

점심 뒤에 정한은 세 번째 파일을 꺼냈다.

어제 다시 보내기로 적어 둔 것이었다. 같은 매체로, 그 하나만 보내기로 적혀 있었다.

정한은 매체를 꺼내 파일을 담았다.

담고 나서 종이를 꺼냈다. 한 줄 적다가 손을 멈췄다.

「같은 파일입니다」라고 적을지 안 적을지가 적혀 있지 않았다.

정한은 연필을 놓고 수첩을 폈다.

「안 적고 보내면: 다시 센 수가 맞으면 ①길에서 상함, 또 틀리면 ③저쪽 셈임. 가름이 깨끗함. 적고 보내면: 저쪽이 조심해서 셈. 맞아도 「조심해서 맞음」인지 「이번엔 길이 안 상함」인지 모름. 그러므로 가르기 좋은 쪽은 안 적는 쪽임.」

정한은 그 줄을 보고 한참 앉아 있었다.

그러고 종이에 적었다.

「앞에 보낸 것과 같은 파일입니다.」

적고 봉투에 넣었다.

「적고 보냄. 가르기 좋은 쪽을 버렸음.

까닭: 안 적고 보내는 것은 저쪽이 두 번째인 줄 모르게 하는 것임. 숨기는 일임. 가르기 좋은 쪽과 적어도 되는 쪽이 다를 때 적어도 되는 쪽을 고름. 고르고 나서 잃은 가름을 적음. 잃은 것을 안 적으면 나중에 가름이 깨끗한 줄 알고 봄.

얻는 것 하나: 적고 보내면 축이 바뀜. 조심해서 맞으면 사람 손 쪽이고 조심해도 틀리면 기계나 매체 쪽임. ①/③을 가르는 축에서 「사람 손 / 기계·매체」를 가르는 축으로 바뀜. 다른 가름을 하나 얻음. 축이 바뀐 것을 적어 둠. 안 적으면 ①/③을 가른 줄 알고 봄.

보냄 10/27. 같은 매체. 그 하나만. 지난번 회신이 닷새 걸렸으므로 답은 11월 1일쯤. 그 사이 내 쪽 원본을 안 건드림. 건드리면 ②가 다시 살아남.」

정한은 봉투를 들고 일어나려다가 다시 앉았다.

어제 적은 줄이 떠올랐다. 셋째가 있을 때만 어느 쪽이 맞는지를 안다는 줄이었다.

정한은 그 줄을 찾아 폈다.

셋째를 찾아봤다. 그 파일을 줄 수 있는 데가 둘뿐이었다.

정한이 그 아래에 적었다.

「①/③을 가를 셋째를 찾아봄. 없음. 그 파일을 줄 수 있는 데가 둘뿐임.

어제는 셋째가 있었음. 내 쪽 원본이었음. 그것으로 ②를 지웠음. 오늘 찾는 셋째는 다른 받는 쪽임. ①/③을 가르는 셋째임. 없음.

같은 「셋째」라는 말이 두 가지 일에 쓰였음. 그러므로 어제 만든 칸에 한 줄을 더 적음: 「무엇을 가르는 셋째인지」. 셋째가 있는지를 물을 때 무엇을 가르는 셋째인지를 같이 물음. 안 물으면 하나가 있다고 다 있는 줄 알게 됨. ②는 가렸고 ①/③은 못 가렸음.」

세 시에 정한은 이관 파일 목록을 폈다.

어제 적어 둔 표를 만들었다. 「옆에 종이가 있어야 하는 파일」 표였다.

오늘 이관분에서 둘이 있었다. 하나는 0.04초가 없는 자리가 적힌 파일이었고 하나는 보정 전과 후가 갈린 파일이었다.

둘을 표에 적고 파일 이름을 종이 쪽에도 같게 적었다.

적고 나서 정한은 지난 목록을 들었다.

몇 장 넘기다가 내려놓았다.

「지난 이관분에도 옆에 종이가 있어야 하는 파일이 있었음. 표가 없었으므로 이미 떨어졌을 수 있음.

소급해서 보려면 지난 목록을 다 뒤져야 함. 몇 달 치임. 오늘 못 함. 그러므로 지난 것에는 「확인 안 함」을 적음. 「없음」이라고 적지 않음. 어제 릴 옆면에서 「안 봤음」과 「보고 없음」을 가른 것과 같은 모양임.

표는 10/27부터임. 표에 시작 날짜를 적음. 시작 날짜를 안 적으면 다음 사람이 표 밖에 있는 것을 「없는 것」으로 읽음.」

정한은 수첩을 덮고 압흔 칸을 폈다.

9월 22일 것을 어제 두 쪽에 보냈다. 오늘이 보낸 다음 날이었다.

「안 옴」을 세기 시작하는 날은 10월 31일이었다.

정한은 칸에 적었다.

「아직 아님, 첫날.」

적고 나서 한 줄 달았다.

「비워 두지 않음. 「아직 아님」을 적음. 비워 두면 안 센 날인지 세다가 빠뜨린 날인지 모름.」

정한은 짐작 칸을 폈다. 스물셋째였다. 다음 판단은 11월 14일이었다.

「안 지나감」은 열아흐레째였다. 안 보는 날이 열이레째였고 창밖 셔터를 안 적은 날이 열나흘째였다.

정한은 마지막 줄에 오늘 한 일을 적었다.

「오늘 한 일: 마감일에 할 일이 없어서 다음 묶음을 당겨 시작함.

어제는 당기지 않기로 적었고 오늘은 당김. 어제 줄이 틀린 것이 아니고 어제 몰랐던 것이 오늘 알려진 것임. 옆면을 본 것이 그 차이임. 보는 데 십 분 걸렸고 그것으로 날 사흘이 정해졌음.

선반 왼쪽이 비었고 오른쪽에 둘이 남았음. 칸은 셋이 열려 있음. 선반이 비는 것과 칸이 비는 것을 가름(어제 적음). 오늘은 선반이 반쯤 찼고 칸은 그대로임.」

6. 열이레와 열엿새

일요일이었다.

하람은 집에 있었다. 가는 날이 아니었다.

아침에 식탁에 종이들을 폈다. 처음 세 마디 종이가 맨 위에 있었다.

적을 것이 없었다.

하람은 한참 보다가 그 자리에 적었다.

「안 간 날.」

비워 두지 않았다.

적고 나서 하람이 날수 칸을 봤다. 어제 열엿새라고 적혀 있었다.

하람이 연필을 들었다.

「처음 세 마디. 오늘 점이 안 생긴다. 안 간 날이다.

빈칸으로 두지 않고 「안 간 날」을 적는다. 비워 두면 뺀 날인지 없던 날인지 모른다.

날수를 둘로 가른다. 「지난 날」 열이레. 「적힌 날」 열엿새.

남극 쪽은 날마다 재고 나는 가는 날만 잰다. 같은 종이에 두 가지 날수가 있다. 둘을 하나로 적으면 열이레 중 두 날이라고 쓰게 되는데, 열엿새 중 두 날이다. 아래쪽이 다르면 같은 둘이 다른 수다.」

「말 아닌 것」 칸에도 같은 것을 적었다. 창 쪽을 본 횟수와 손을 비빈 횟수가 비었다.

핀 칸을 폈다. 열아홉째 점에서 멈춰 있었다.

하람이 그 자리에 적었다.

「핀 칸. 스무째 점은 오늘이 아니다. 28일이다.

어제 종이에 「핀 스무째 점」이라고 적어 두었다. 날이 올 줄 알고 적었다. 적어 둔 다음 날이 안 가는 날이었다. 점이 안 생겼다.

앞으로 다음 점을 적을 때 날짜를 같이 적는다. 「스무째 점」만 적으면 다음 날 생기는 줄 안다.」

하람이 좁게 적기 종이를 꺼냈다. 넷째 줄이었다.

세 줄 아래에 적었다.

「넷째 줄: 셋째 마디는 내가 무엇을 타고 왔는지를 묻는다.

나온 데: 열엿새 중 아홉. 겹치는 줄: 없다.」

적고 나서 하람이 네 줄을 나란히 놓고 봤다.

한참 보다가 연필을 내려놨다.

다시 들었다.

「네 줄을 다 적힌 자료를 보고 적었다.

첫 줄은 열셋에 아홉을 보고 적었다. 셋째 줄은 열엿새에 열하나를 보고 적었다. 넷째 줄은 열엿새에 아홉을 보고 적었다.

그 수로 그 줄을 셀 수 없다. 줄이 그 수에서 나왔다. 자료를 보고 줄을 적으면 그 자료에서는 반드시 맞는다. 맞을 줄만 적었기 때문이다.

셀 수 있는 것은 줄을 적은 날 뒤의 날뿐이다.

첫 줄을 적은 날이 24일이다. 그 뒤로 간 날이 26일 하루다. 넷째 줄은 오늘 적었다. 그 뒤로 간 날이 아직 없다.

판정일이 11월 2일이다. 그때까지 가는 날이 28일과 11월 1일 둘이다. 그러면 11월 2일에 줄마다 센 날이 둘 안쪽이다. 아무것도 못 센다.」

하람이 판정일 종이를 꺼냈다.

11월 2일 밑에 두 줄을 그었다.

「판정일을 둘로 나눈다.

11월 2일: 줄을 고르는 일만 한다. 겹치는 줄을 묶고 좁은 줄을 고른다. 센 날을 안 본다. 12월 1일: 센 날로 가린다. 그때까지 가는 날이 여덟쯤 된다.

줄마다 셋을 적는다. 「적은 날」 / 「적은 날 앞의 날수」 / 「적은 날 뒤의 날수」.

앞의 날수는 줄이 나온 데다. 뒤의 날수는 셀 수 있는 날이다. 어제까지 적은 「열셋에 아홉」 같은 수는 앞의 날수다. 맞춘 수가 아니다. 칸 이름을 고친다. 「맞은 날」이 아니고 「나온 데」다.

고치니까 셀 수 있는 날이 거의 없어졌다. 어제까지는 네 줄에 다 수가 붙어 있었다. 수가 붙어 있는 것과 센 것이 다르다.」

열한 시에 하람이 센터 쪽 종이를 폈다.

세척 마감일이 오늘이었다. 여드레째였다.

하람은 전화를 걸어 봤다. 안 받았다.

일요일이었다.

하람이 종이를 봤다. 마감일이 쉬는 날일 때 어떻게 되는지가 적혀 있지 않았다.

하람이 28일 종이를 꺼냈다.

어제 셋으로 줄여 둔 것이었다. 번호가 1, 2, 3으로 매겨져 있었다.

하람이 넷째를 적었다.

「4. 기한이 쉬는 날이면 기한이 다음 날로 가나.

어제 넷에서 셋으로 줄였다. 하루 만에 다시 넷이다.

줄일 때 뺀 것은 「기한 뒤에 무엇이 안 되는지」였다. 센터 쪽에서 물어서 알았으니까 뺐다. 오늘 생긴 것은 「기한이 쉬는 날이면 어떻게 되는지」다.

같은 기한에서 두 가지가 나왔다. 하나를 지우면 다른 하나가 생긴다. 물을 것은 줄어들지 않는다. 줄이는 속도보다 생기는 속도가 빠르다.

그래서 줄인 일이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줄이지 않았으면 오늘 다섯이다. 줄여도 안 줄어드는 것과 줄이지 않는 것은 다르다.

순서를 다시 맨다. 1번은 그 자리에서만 들을 수 있는 것이다. 4번은 종이로도 알 수 있는 것이므로 뒤에 둔다. 그러면 못 물을 쪽에 가장 가깝다. 못 물으면 「못 물은 것」 칸에 적고 넘긴 횟수를 적는다.」

하람이 조사표 칸을 폈다. 열이틀째였다. 「안 옴」이 열아홉 줄이 되었다.

통보를 물을 날은 10월 29일이었다.

옆집 쪽지는 셋째 날이었다. 셈을 시작하는 날이 10월 30일이었다. 하람이 「아직 아님, 셋째 날」이라고 적었다.

제비 봉투에서 여섯째 블록 열넷째 장을 뽑아 접은 채로 수첩에 끼웠다.

차량 일지를 폈다. 9월 2일 한 줄이 남아 있었다. 닫는 날이 11월 2일이었다.

하람이 그 줄에 손을 대고 지나갔다. 아무것도 안 적었다.

저녁 일곱 시에 하람이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세 번 가고 받았다.

“응.”

“저예요.”

“밥은.”

“먹었어요.”

“내일 오냐.”

하람이 수첩을 당겨 왔다.

“가요.”

“오면 장에 가자.”

“가요. 몇 시에 나가실 거예요.”

“열 시.”

하람이 끊고 앉아서 세 마디를 적었다.

「①응 ②밥은 ③내일 오냐」

적고 나서 처음 세 마디 종이 쪽을 봤다.

하람이 그 종이를 덮고 새 종이를 꺼냈다.

「전화 칸을 새로 둔다. 문 칸에 넣지 않는다.

둘째가 「밥은」이다. 문에서도 둘째가 거의 「밥은」이었다. 그래도 같은 칸에 안 넣는다. 자리가 다르면 마디가 다르다.

문에서는 셋째가 그날 일이었다. 「차 가져왔냐」 「추우냐」 「비 오냐」였다. 전화에서는 셋째가 다음 날 일이었다. 「내일 오냐」였다.

문을 열 때는 내가 와 있고 전화로는 내가 안 와 있다. 와 있는 사람에게는 그날을 묻고 안 와 있는 사람에게는 다음 날을 묻는다. 한 줄로 적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자료가 하나다. 적어만 둔다.

전화 칸에는 날수 셈을 안 붙인다. 전화는 주에 몇 번인지 정해져 있지 않다. 내가 걸고 싶을 때 건다.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날수를 세면 센 날이 내 마음대로 늘어난다.

셀 수 있는 칸과 적기만 하는 칸을 가른다. 칸 머리에 어느 쪽인지 적는다. 적기만 하는 칸이라고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거기서 줄이 나올 수 있다. 다만 그 줄을 그 칸으로는 셀 수 없다.」

적고 나서 하람이 28일 종이를 다시 꺼냈다.

열 시에 나간다고 했다. 물을 것이 넷이었다.

하람이 그 아래에 적었다.

「내일 할 일이 하나 생겼다. 열 시에 나간다.

물을 것 넷을 다 못 물 것 같다. 「못 물은 것」 칸이 내일 쓰일 것 같다. 쓰일 것 같은 칸을 미리 만들어 둔 것이 오늘까지는 쓸모가 없었다.」

밤에 하람이 오늘 적은 종이들을 모아 세어 봤다.

여덟 장이었다.

하람이 마지막 줄을 적었다.

「안 간 날인데 적은 것이 간 날보다 많다.

자료는 안 생겼다. 처음 세 마디도 없고 말 아닌 것도 없고 핀 점도 없다. 생긴 자료는 전화 한 번이다.

늘어난 것 중에 셋이 세는 법을 고친 것이고 하나가 새 자료다. 세는 법은 자료가 없는 날에도 고칠 수 있다. 자료는 가야 생긴다.

그러면 안 가는 날에 세는 법만 늘어난다. 고칠 것이 많으면 안 가는 날이 바빠진다. 바쁜 것과 아는 것을 가른다.

내일 간다. 열 시에 장에 간다.」


사이 안으로 돌아오는 날이 왔다. 수가 두 자에서 멀어지지 못했으므로 오늘 적힌 글자는 어제에서 왔다. 어제 글자에는 표가 없었다. 사람이 정한 것이 아니고 잰 수가 정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물려받았으니 빈 표를 붙여야 했는데, 빈 표의 뜻이 사람에게서 물려받았다는 것이어서 맞지 않았다. 그래서 빈 표를 둘로 갈랐고 표가 넷이 되었다. 뿌리가 사람 손이 아닌 것은 나았으나 번진 것은 번진 것이었다.

구간이 자를 품는 날이 있었다. 품으면 그 자와 견줄 수 없고 견줄 수 없으면 사이였으므로, 그 칸은 만들어 보니 다른 칸 안에 들어 있었다. 만든 날에 닫았다. 당연한 것을 적어 보지 않으면 당연한 줄도 몰랐다.

문이 셋인데 사흘 동안 영인 문이 셋 다 돌았다. 첫날은 날씨가 모름이었고 다음 날은 쓸 것이 영이었고 오늘은 사람이 영이었다. 두 문이 같이 하나인 날은 아직 없었다. 쓸 것은 여덟 날 치가 쌓였고 그것을 쓸 손이 이레 동안 없었다. 있는 것이 차 있는데 못 한 날수가 같이 늘어나는 첫날이었다. 어제까지 못 한 날수는 지울 수 있는 수였고 오늘부터 못 지우는 수가 되었다. 하루에 쓸 수 있는 것이 하루치뿐이었기 때문이다. 묻는 종이는 그날 떠났고 답은 사람이 다 나간 뒤에 닿을 것이었다. 그래서 묻는 일에 답이 닿는 날을 적게 되었다. 닿는 날이 쓸 날보다 늦으면 그 물음은 이번을 위한 것이 아니고 다음 번을 위한 것이었다.

넘지 못하던 수가 넘었다. 차가 커진 몫과 필요한 수가 내려온 몫이 같은 쪽으로 밀었고, 둘 중 하나만으로는 안 넘었다. 그러므로 넘은 까닭을 하나로 적을 수 없었다. 넘은 날에 보지 않았다. 날마다 보다가 넘는 날에 멈추면 아무것도 아닌 것도 한 번은 넘기 때문이었다. 자가 자료에서 온 셈에는 자유도를 적었고 자가 자에서 온 셈에는 적지 않았다. 같은 모양의 셈이라도 자가 어디서 왔는지에 따라 적는 것이 달랐다. 방향으로 세는 쪽에 영이 나와 셈이 막혔으나, 크기로 세기로 미리 정해 두었으므로 그 막힘이 판정에 들어오지 않았다. 미리 정해 둔 것이 그날 하나를 공짜로 넘겨 주었다.

못 박은 것이 움직일 듯한 날에, 날이 아닌데 재러 갔다. 잰 수를 줄에 넣지 않고 줄 밖에 적었다. 보고 잰 날만 줄에 들어오면 줄이 걸리는 날 쪽으로 쏠렸기 때문이다. 그 수로 오늘 수를 믿기로 했으나 세는 데는 쓰지 않았다. 아는 데 쓰는 수와 세는 데 쓰는 수가 달랐다. 못 쓰는 수가 쓸모없는 수는 아니었고 쓸 자리가 하나뿐인 수였다.

창이 길면 가장 높은 데가 더 높아졌다. 따뜻한 날이 없어도 오르내리는 것만 있으면 그렇게 되었다. 그러므로 창이 다른 두 수를 견줄 수 없었는데, 견주지 말라고 적어 둔 종이가 설계 쪽에 있고 수를 적는 종이 쪽에는 없었다. 숫자가 둘 있으면 견주게 되었다. 한 번 들어간 것이 같은 양이 아니라는 것도 그날 알았다. 사람 수와 머문 분이 달랐고, 창 머리의 사람 몫은 창 길이로 퍼져서 짧은 창에서 크게 보이고 긴 창에서 묻혔다. 창 길이와 사람 몫이 반대 방향으로 섞여 있었으므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벽은 깎아야 보이고 깎으면 본 자리가 없어졌다. 자리를 못 박을 수 있는 것과 못 박을 수 없는 것이 있었고, 못 박을 수 없는 쪽에서는 자리 차를 자에 넣어야 했다.

가림에는 날짜가 있어야 했다. 두 수를 아는 사람이 이레 뒤에 합을 보면 셋째를 되찾았으므로, 전날의 가림은 하루짜리가 아니고 이레짜리였다. 수를 그대로 돌려주지 않고 안이냐 밖이냐 두 글자만 돌려주기로 했다. 가림이 완전히 풀리거나 완전히 안 풀리는 것이 아니고 흐려진 채로 풀릴 수 있었다. 안과 밖을 가르는 자리는 그날 보고 정하면 정하는 사람이 고르는 것이 되므로 미리 적었다.

자를 쪼개 보니 큰 몫이 저울 밖에 있었다. 저울을 바꾸면 거의 줄지 않았다. 어디를 고쳐야 하는지는 쪼개야 보였고, 쪼갠 조각마다 따로 재는 날이 필요했다. 아무것도 들지 않은 통이 셋째 노릇을 했다. 들지 않았으므로 줄어들 것이 없었고, 줄어들 것이 없는 것과 있는 것의 차가 줄어든 몫이었다.

맞는 날이 하나 늘면 조금 좋아지고 어긋나는 날이 하나 생기면 많이 나빠졌다. 돌리기 전에는 자리와 실이 붙어 있어서 쏠림이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았고, 돌리자 둘째 날에 어긋났다. 자리를 옮긴 것이 그대로 1등이면 쏠림이 자리에 없었다.

칸이 둘뿐인 종이는 모름을 남기지 않았다. 떠오르지 않았는데도 둘 중 하나를 적게 되었고, 적은 사람은 자기가 적은 줄 알았다. 종이 모양이 답을 만들었다. 칸을 셋으로 늘리자 셀 수 있는 장이 또 줄었다. 고칠 때마다 셀 것이 줄었고 줄어든 것이 맞았다. 앞의 장에는 소급해서 적지 않고 안 적은 것을 적었다.

구멍과 끊김은 달랐다. 끊기면 뒤가 다 없고 구멍은 가운데가 비고 뒤가 있었다. 구멍이 치우쳤는지는 개수로 알 수 없고 까닭으로만 알 수 있었다. 까닭이 날짜를 타지 않으면 고르게 뚫리고 날짜를 타면 한쪽에 몰렸다.

가리려고 만든 칸이 가장 빨리 늘었다. 가리는 일은 칸을 늘리고 일은 늘리지 않았다. 닫는 쪽은 느렸다. 묶음이 다르면 비율도 달랐고, 옆면으로 본 수는 있는 수의 아래쪽 값이었다. 아래쪽 값과 참값을 같은 칸에 넣으면 다음 사람이 둘을 더해서 셌다. 전제를 달아 두지 않은 줄은 다음 날 틀린 줄이 되었다. 줄을 지우지 않고 전제를 달았다.

가르기 좋은 쪽과 적어도 되는 쪽이 다를 때 적어도 되는 쪽을 골랐고, 고르고 나서 잃은 가름을 적었다. 축이 바뀐 것을 적지 않으면 하지 않은 가름을 한 줄 알고 보게 되었다. 같은 말이 두 가지 일에 쓰였으므로, 셋째가 있는지를 물을 때 무엇을 가르는 셋째인지를 같이 물었다. 하나가 있다고 다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자료를 보고 적은 줄은 그 자료에서 반드시 맞았다. 맞을 줄만 적었기 때문이다. 셀 수 있는 것은 줄을 적은 날 뒤의 날뿐이었고, 세어 보니 거의 없었다. 수가 붙어 있는 것과 센 것이 달랐다. 그래서 고르는 날과 세는 날을 따로 두었다. 하나를 지우면 다른 하나가 생겨서 물을 것은 줄어들지 않았으나, 줄여도 안 줄어드는 것과 줄이지 않는 것은 달랐다.

안 간 날에는 자료가 생기지 않고 세는 법만 늘었다. 빈칸으로 두지 않고 안 간 날이라고 적었다. 날마다 재는 쪽과 가는 날만 재는 쪽이 같은 종이에 있었으므로 지난 날과 적힌 날을 갈라 적었다. 아래쪽이 다르면 같은 둘이 다른 수였다.

밖에서는 상자 여덟이 창고 옆에 쌓였고 그것을 열 손이 이레 동안 없었다. 가는 막대 둘의 차가 처음으로 미리 적어 둔 자리를 넘었으나 그날 보지 않았고, 아홉 자국 중 아무것도 읽히지 않아서 칸 하나가 닫혔다. 자국은 없어진 것이 아니고 보이지 않을 만큼 작아진 것이었다. 그 아래 깊은 데 갇힌 공기는 오늘 적힌 어느 숫자보다 오래되었고 자기를 감싸고 있던 얼음보다는 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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