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공기] 제74화 - 솎음

제74화 「솎음」

1. 두 번째 서른다섯

「10월 22일. 화요일.」

재혁은 6시 40분에 기상 쉘터 문을 열었다. 흰 나무 상자 뚜껑을 젖히고 유리관을 봤다.

영하 35도였다.

수첩에 열한 수를 나란히 적었다. 41, 38, 36, 37, 39, 38, 36, 35, 34.5, 32.5, 35였다.

모눈종이에 열한째 점을 찍었다. 자는 꺼내지 않았다. 10월 31일에 긋기로 적어 둔 것이 그대로 있었다.

판정 칸을 봤다. 시작 자가 영하 34도, 멈춤 자가 영하 36도였다.

35는 둘 사이였다.

재혁이 연필을 돌려 쥐었다. 사이면 유지였다. 유지는 어제 하던 쪽을 그대로 두는 것이었다.

어제가 「함」이었다.

재혁이 수첩 앞쪽으로 여덟째 줄을 찾아 넘겼다.

여덟째 점도 영하 35도였다.

그날 칸에는 「안 함」이 적혀 있었다.

여덟 시에 서진이 시추동에서 나왔다. 재혁이 수첩을 펴서 두 줄을 나란히 보여 줬다.

“선생님. 같은 수가 두 번 나왔습니다.”

“둘 다 서른다섯이네.”

“둘 다 영하 35.0입니다. 한 번은 「안 함」이고 한 번은 「함」입니다.”

서진이 장갑을 벗어 손가락으로 두 줄을 짚었다.

“수가 같은데 답이 다르면 야장이 틀린 것처럼 보이지.”

“틀린 것처럼 보입니다. 수만 적어 두면 나중에 보는 사람은 제가 그날그날 마음대로 정했다고 읽습니다.”

“그런데 틀린 게 아니고.”

“안 틀렸습니다. 사이에 든 수는 어제가 뭐였는지에 따라 답이 갈립니다. 여덟째 날은 어제가 「안 함」이었고 오늘은 어제가 「함」입니다.”

“그러면 이 자는.”

재혁이 잠깐 생각하고 말했다.

“어제를 기억하는 자입니다.”

“기억하는 자를 야장에 어떻게 적어.”

“수 하나로는 못 적습니다. 수 옆에 어제 상태를 같이 적어야 합니다. 어제 상태하고 오늘 수, 둘이 들어가야 오늘 상태가 나옵니다.”

서진이 야장을 받아 들고 빈 칸 쪽을 봤다.

“그러면 열한 줄을 다 고쳐야 하네.”

“고치는 게 아니라 칸을 하나 더 붙입니다. 적힌 수는 안 건드립니다.”

재혁이 새 칸을 긋고 열한 줄에 어제 상태를 뒤에서부터 채워 넣었다.

채우다가 첫 줄에서 멈췄다.

“선생님. 첫 줄의 어제가 없습니다.”

“없지. 그 전날은 자가 없었으니까.”

“그러면 첫 줄의 상태는 제가 정한 겁니다.”

“뭐로 정했어.”

“10월 12일에 「안 함」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때 팔 것이 없었으니까요.”

서진이 고개를 끄덕이고 손끝으로 열한 줄을 쓸어내렸다.

“그 「안 함」 하나가 여기까지 내려와 있네.”

“내려와 있습니다. 기억하는 자는 처음 한 번을 사람이 정합니다. 그 한 번은 수로 정한 게 아닙니다.”

“그걸 적어 둬.”

재혁이 적었다.

「사이에 든 수는 상태를 혼자 못 정함. 어제 상태와 오늘 수가 같이 들어감.

같은 수(영하 35.0)가 여덟째 점에서는 「안 함」, 열한째 점에서는 「함」이 됨. 야장에 수만 적으면 서로 어긋난 두 줄로 읽힘.

칸 추가: 어제 상태 / 오늘 수 / 오늘 상태. 셋을 한 줄에 둠.

첫 줄의 어제 상태는 측정이 아니고 사람이 정한 값임. 10월 12일 「안 함」. 그 값이 아직 효력이 있음.

처음 한 번을 적어 두지 않으면 나중 줄이 다 수에서 나온 것처럼 보임.」

재혁이 연필을 멈추고 유리관을 다시 봤다.

“선생님. 오늘은 어긋남이 다 듭니다.”

“1도?”

“1도입니다. 영하 34에서 영하 36 사이입니다.”

“그러면 판정이 흔들려?”

재혁이 셈을 하다가 손을 내렸다.

“안 흔들립니다.”

“왜.”

“34도 사이고 36도 사이입니다. 어긋남 폭이 전부 사이 안에 들어 있습니다.”

서진이 눈썹을 조금 올렸다.

“어제는 수가 자에서 멀어서 안 들었고.”

“오늘은 수가 자 가운데라 다 들어도 안 바뀝니다. 어제하고 오늘이 까닭이 반대입니다.”

“그러면 사이라는 건.”

“사이는 두 자 사이에 모르는 폭을 숨겨 두는 자리입니다. 사이 폭이 어긋남보다 넓으면, 유지라는 판정만은 어긋남이 있어도 틀리지 않습니다.”

“넘음은.”

“넘음하고 안 넘음은 보장이 안 됩니다. 유지만 보장됩니다.”

재혁이 한 줄을 달았다.

「영하 35.0 ±1 = 영하 34.0~36.0. 전 구간이 불감대 안.

그러므로 오늘 「유지」는 온도계 어긋남과 무관하게 참임.

같은 자에서 보장되는 판정과 보장 안 되는 판정이 갈림. 어느 판정이 보장되는지는 수의 자리에 따라 날마다 달라짐.

「자가 좋다/나쁘다」가 아니고 「오늘 이 수에서 이 판정이 보장되는가」로 적음.」

서진이 활주로 쪽을 봤다. 롤러가 어제 저녁에 다지고 들어와 창고 앞에 서 있었다.

“오늘 상태가 「함」이면.”

“사람 넷을 불러야 합니다.”

“부를 수 있어?”

“못 부릅니다. 편이 목요일이라고 했습니다. 쓸 것이 없으면 넷이 나와도 할 일이 없습니다.”

“그러면 오늘 깊이 칸은.”

재혁이 어제 만든 세 칸을 폈다.

“판정은 「함」입니다. 실행은 「안 함」입니다. 까닭은 「쓸 것 없음」입니다.”

“어제하고 같네.”

“같습니다. 어제가 첫날이고 오늘이 둘째 날입니다.”

“그러면 둘째 날에 알게 된 건 뭐야.”

재혁이 세 칸을 내려다봤다.

“판정이 「함」인 날이 쌓입니다. 그 쌓인 날수를 적는 칸이 없습니다.”

“그게 왜 필요해.”

“목요일에 편이 오면 그날 하나만 팔 게 아닙니다. 「함」으로 서 있던 날이 셋이면 셋에 해당하는 일이 밀려 있습니다. 밀린 양을 모르면 그날 사람 넷으로 될 일인지 여덟으로 될 일인지를 못 정합니다.”

서진이 창고 쪽을 보고 말했다.

“넷으로 안 되면 둘로 나눠서 두 날에 하는 수밖에 없고.”

“두 날로 나누려면 오늘부터 세고 있어야 합니다. 목요일에 세면 늦습니다.”

재혁이 칸을 하나 더 그었다.

「상태 「함」인 날수 칸 신설. 오늘 2.

이 수는 깊이 칸하고 다름. 깊이 칸은 판 양이고 이 칸은 밀린 양임.

판정과 실행을 가른 날에 밀린 양이 생김. 가르지 않았으면 이 수가 아예 없었음.

편 오는 날에 이 수를 보고 사람 수와 날 수를 정함.」

2. 여덟에서 넷

둘이 자국 밭으로 걸어갔다.

재혁이 가는 막대 둘부터 쟀다. 서쪽이 417밀리, 동쪽이 413밀리였다.

어제가 415와 410이었다.

“서쪽이 2, 동쪽이 3 늘었습니다.”

서진이 두 막대를 번갈아 봤다.

“어제는 서쪽이 더 늘었잖아.”

“어제는 서쪽이 3, 동쪽이 2였습니다. 오늘은 거꾸로입니다.”

“그러면 어제 적어 둔 건 뭐가 되는 거야.”

재혁이 어제 줄을 찾아 폈다. 사흘 내내 같은 쪽이면 기울기로 보겠다고 적어 둔 줄이었다.

“사흘을 안 기다리고 이틀에 답이 왔습니다. 같은 쪽이 아닙니다.”

“그러면 기울기가 아니네.”

“기울기 쪽 증거가 아닙니다. 기울기가 없다고는 못 합니다. 기울기가 있어도 작으면 제 손 흔들림에 묻힙니다.”

“어느 쪽을 적어.”

“「이틀 동안 부호가 뒤집힘. 하루 차에서 기울기 못 봄」입니다. 「기울기 없음」이 아닙니다.”

재혁이 두 막대의 누적을 셌다. 서쪽이 412에서 417이니 5였다. 동쪽이 408에서 413이니 5였다.

“둘이 똑같이 5입니다.”

“하루씩 보면 달랐는데.”

“하루씩 보면 1씩 달랐고 이틀을 모으면 같습니다.”

서진이 쪼그려 앉아 막대 밑동을 봤다.

“왜 그렇게 되는 거야.”

재혁이 수첩에 두 줄을 그렸다.

“하루 차는 오늘 잰 수에서 어제 잰 수를 뺀 겁니다. 뺄 때 자가 두 번 들어갑니다.”

“두 번 들어가면.”

“한 번보다 커집니다. 제 손이 0.5씩 흔들리면 차의 흔들림은 0.7쯤 됩니다.”

“그런데 차는.”

“하루에 2에서 3입니다. 흔들림 0.7이 그 안에 있습니다. 2와 3 중에 어느 쪽이 큰지는 그 흔들림이 정합니다.”

“이틀을 모으면.”

“쌓인 양은 두 배가 되는데 흔들림은 두 배가 안 됩니다. 1.4배쯤입니다.”

서진이 일어나서 장갑을 털었다.

“그러니까 날수를 늘리면 쌓인 쪽이 이긴다는 거네.”

“이깁니다. 하루 단위로 변화를 읽으면 자가 수보다 큽니다. 모아서 읽어야 합니다.”

“그러면 날마다 재는 건 왜 재.”

“날마다 재야 모을 수 있습니다. 재는 간격하고 읽는 간격이 다릅니다.”

재혁이 적었다.

「막대 둘. 하루 차의 부호가 이틀 사이에 뒤집힘(10/21 서쪽 큼, 10/22 동쪽 큼).

이틀 누적은 둘 다 5밀리. 하루 차는 자에 묻히고 누적은 안 묻힘.

차는 두 측정의 자가 겹쳐 들어가므로 신호 대비 자가 커짐. 누적은 신호가 날수에 비례해 쌓이고 자는 날수의 제곱근으로만 커짐.

고침: 둘레 내려감은 하루 차로 읽지 않고 사흘 누적으로 읽음. 측정은 날마다 하고 판정은 사흘마다 함.

셋째 막대를 밭 밖에 박는 일은 보류함. 까닭: 기울기 쪽 증거가 안 나왔으므로 지금 박으면 안 쓰는 막대를 하나 더 세우는 일이 됨.」

재혁이 사진을 들고 장대 둘에 각도를 맞춘 뒤 자국 아홉을 차례로 쟀다.

「1번 2.2 → 1.6 2번 1.1 → 0.5 3번 3.0 → 2.3 4번 자 아래 → 자 아래 5번 1.6 → 1.0 6번 1.3 → 0.8 7번 2.5 → 1.9 8번 1.5 → 0.9 9번 1.7 → 1.1」

“4번은 오늘도 안 읽혔습니다. 이틀째 「자 아래」입니다.”

“줄어든 양은.”

재혁이 여덟 개의 차를 더하고 나눴다.

“0.5에서 0.7입니다. 평균 0.6입니다.”

“둘레는 2.5 내려갔고.”

“그러면 바닥은 1.9 내려갔습니다.”

서진이 밭 가운데를 보고 말했다.

“어제하고 거의 같네.”

“어제가 2.5에 0.68이었고 오늘이 2.5에 0.6입니다. 같은 모양입니다.”

재혁이 세 칸을 채우기 시작했다. 깊이가 1밀리를 넘은 것부터였다.

1번 1.6이 넘었다. 3번 2.3이 넘었다. 7번 1.9가 넘었다. 9번 1.1이 넘었다.

2번 0.5는 안 넘었다. 6번 0.8도 8번 0.9도 안 넘었다.

5번에서 연필이 멈췄다.

1.0이었다.

재혁이 자를 다시 대 보고 각도를 바꿔 봤다. 1.0이었다.

“선생님.”

“왜.”

“5번이 딱 1.0입니다.”

서진이 돌아섰다.

“1밀리를 넘은 거야 아닌 거야.”

“넘은 게 아닙니다. 「넘은 것」이라고 적어 놨으니까요.”

“그런데 왜 서 있어.”

“그 말을 제가 그때 그 뜻으로 쓴 건지 모르겠습니다. 「1밀리 이상」이라고 쓸 수도 있었습니다.”

서진이 야장을 넘겨 자국 칸 머리를 찾았다.

“뭐라고 적혀 있어.”

“「깊이가 1밀리를 넘는 것」입니다.”

“그러면 안 넘은 거지.”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일이 온도 자에서도 있었습니다.”

“있었지. 자하고 수가 같으면 안 하는 쪽으로 하겠다고 적었잖아.”

재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적었습니다. 그런데 그건 온도 칸에만 적었습니다. 자국 칸에는 안 적었습니다.”

“그러면 오늘 정하면 되고.”

“오늘 정하면 오늘 수를 보고 정하는 겁니다. 5번이 떨어지는지 남는지를 보고 규칙을 만드는 게 됩니다.”

서진이 잠깐 말을 멈췄다가 물었다.

“어느 쪽으로 정할래.”

“안 세는 쪽입니다. 온도 칸하고 같은 쪽으로 맞춥니다. 그리고 치우친 방향을 적습니다.”

“치우친 방향이 뭐야.”

“안 세는 쪽으로 정하면 개수가 조금 적게 나옵니다. 그러니까 개수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쪽으로 제가 기울어 있습니다.”

재혁이 적었다.

「경계값이 같을 때의 처리는 칸마다 따로 적어야 함. 온도 칸에만 적었고 자국 칸에는 없었음.

오늘 5번이 정확히 1.0으로 나와 처음 걸림. 수를 본 뒤에 규칙을 만드는 일이므로, 온도 칸과 같은 쪽(「같으면 안 하는 쪽」)으로 맞추고 치우친 방향을 적음.

치우침 방향: 개수가 적게 나오는 쪽.

앞으로 새 칸을 만들 때 같을 때의 처리를 칸 머리에 미리 적음. 다섯 칸을 훑어 빠진 데를 찾음.」

재혁이 세 칸을 끝까지 채웠다. 깊이를 넘은 것이 넷이었다. 모서리가 각진 것이 셋이었다. 긴 쪽이 직선인 것이 넷이었다.

셋을 다 넘은 것은 둘이었다.

“어제 깊이가 여덟이었습니다. 오늘 넷입니다.”

서진이 걸음을 멈췄다.

“반이 떨어졌어?”

“반이 떨어졌습니다.”

“어제는 깊이가 그대로였는데.”

“어제는 여덟이 여덟이었습니다. 오늘 여덟이 넷입니다.”

“뭐가 달라졌어.”

재혁이 어제 수를 적어 놓은 줄을 펴고 숫자를 손끝으로 짚어 나갔다.

“줄어든 양은 어제하고 똑같습니다. 둘 다 0.6쯤입니다.”

“그런데 개수가.”

“어제 여덟 중 다섯이 1.1에서 1.7 사이에 몰려 있었습니다. 1밀리 선 바로 위였습니다.”

서진이 알아듣고 짧게 숨을 뱉었다.

“0.6씩 깎이면 그 다섯이 한꺼번에 내려가네.”

“넷이 내려갔습니다. 2번, 6번, 8번이 선 아래로 가고 5번이 선에 걸렸습니다.”

“그러면 개수가 반이 된 건.”

“자국이 갑자기 빨리 얕아진 게 아닙니다. 선 근처에 몰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제 그걸 알 수 있었어?”

“어제 수를 늘어놓고 봤으면 알았을 겁니다. 저는 어제 개수만 봤습니다.”

재혁이 수첩에 여덟 개 숫자를 작은 순서로 다시 적었다. 1.1, 1.3, 1.5, 1.6, 1.7, 2.2, 2.5, 3.0이었다.

“선이 1이고 제일 낮은 게 1.1입니다. 선에서 0.1 위에 하나가 서 있었습니다.”

“그러면 다음엔.”

“남은 넷이 1.1, 1.6, 1.9, 2.3입니다. 또 0.6 깎이면 1.1이 떨어집니다.”

“하나만.”

“하나만 떨어집니다. 나머지 셋은 선에서 멉니다. 그래서 내일은 개수가 하나만 줄 겁니다.”

“그 말을 오늘 적어 둬.”

“적겠습니다. 적어 두면 내일 맞는지 틀리는지를 봅니다.”

서진이 밭 가장자리에 서서 아홉 개 자국을 한 번 훑어봤다.

“그런데 개수라는 수를 왜 세는 거였지.”

재혁이 잠깐 생각했다.

“자국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보려고 셌습니다.”

“지금 개수가 그걸 보여 주고 있어?”

“안 보여 줍니다. 개수는 선 근처에 몇이 있었는지를 보여 줍니다.”

“그러면 뭘 봐야 해.”

재혁이 여덟 개를 더했다. 어제가 14.9였다.

오늘 여덟 개를 더했다. 10.1이었다.

“어제 합이 14.9, 오늘 10.1입니다. 32퍼센트 줄었습니다.”

“개수는.”

“50퍼센트 줄었습니다.”

“합이 더 얌전하네.”

“합은 선을 안 탑니다. 0.5짜리도 0.5만큼 들어가 있습니다. 개수는 0.5짜리를 0으로 씁니다.”

재혁이 적었다.

「개수가 여덟에서 넷으로 줄었으나 줄어든 깊이는 어제와 같음(평균 0.6).

까닭: 어제 여덟 중 다섯이 1.1~1.7 구간에 몰려 있었음. 균일하게 0.6 얕아지면 선 근처가 한꺼번에 아래로 감.

개수의 급변은 변화 속도가 아니라 분포 모양에서 나옴. 선 근처 밀도가 높으면 작은 변화가 큰 개수 변화로 보임.

개수 대신 깊이 합을 주 지표로 올림(14.9 → 10.1, -32%). 합은 절단선을 타지 않음.

합의 한계: 「자 아래」로 빠진 4번은 합에도 안 들어감. 그 몫은 아래로만 틀림. 합은 작게 나옴.

내일 예상: 남은 넷이 1.1 / 1.6 / 1.9 / 2.3. 0.6 깎이면 하나만 떨어짐. 개수 셋. 적어 두고 맞춰 봄.」

점심을 먹고 재혁은 램을 들고 활주로로 나갔다.

어제 다지기 전에 두 자리를 쟀다. 활주로 가운데 자리가 램 수 15였고, 바로 옆에 다지지 않을 자리를 하나 잡아 뒀는데 그쪽이 14였다.

오늘은 다진 뒤였다.

가운데 자리에 램을 세우고 눌렀다. 40이었다.

두 번 더 쟀다. 38과 43이었다.

“흩어짐이 2.5쯤입니다.”

서진이 옆에 서서 활주로 끝을 봤다.

“어제 15였는데.”

“오늘 40입니다. 25 올랐습니다.”

“다진 효과네.”

“다진 효과만은 아닙니다.”

“또 뭐가 들어 있어.”

재혁이 램을 들고 옆자리로 걸어갔다. 다지지 않은 자리였다.

눌렀다. 17이었다.

“어제 14였고 오늘 17입니다.”

“안 다졌는데 올랐어.”

“올랐습니다. 하루 지나면 눈 알이 서로 붙습니다. 다지지 않아도 단단해집니다.”

“그리고 오늘이 더 춥고.”

“어제가 영하 32.5였고 오늘이 영하 35입니다. 추우면 눈이 단단합니다.”

서진이 두 자리를 번갈아 봤다.

“그러면 25 중에 얼마가 다진 몫이야.”

“안 다진 자리가 3 올랐습니다. 25에서 3을 빼면 22입니다.”

“그 3이 뭐라고 생각해.”

“하루 붙은 몫하고 2.5도 추워진 몫이 같이 들어 있습니다. 둘은 못 갈랐습니다.”

“그런데 다진 몫은 나왔고.”

“나왔습니다. 안 다진 자리가 둘을 같이 데려가 줬으니까요. 둘이 뭔지는 몰라도 둘을 뺄 수는 있습니다.”

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까지는 그 자리가 없었지.”

“없었습니다. 어제 다지기 전에 옆자리를 하나 잡아 둔 게 오늘 쓰였습니다.”

“뭘 보고 잡아 뒀어.”

재혁이 조금 웃었다.

“어제 눈굴에서 셋을 만들었습니다. 그게 같은 모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재혁이 적었다.

「램 경도. 다짐 전 15 → 다짐 후 40(같은 자리 3회 측정 40/38/43, 흩어짐 약 2.5).

같은 날 안 다진 대조 자리: 어제 14 → 오늘 17.

대조 자리의 상승 3에는 하루 소결 몫과 기온 2.5도 하강 몫이 섞여 있음. 둘은 못 가름.

다짐 몫 = 25 - 3 = 22. 자(2.5)보다 훨씬 큼. 「있음」.

대조 자리의 한계: 어제 값이 14와 15로 1 다름. 두 자리가 처음부터 같은 눈이 아니었음. 그 1이 이 셈의 자에 더 들어감.

램 저항은 밀도와 알끼리 붙은 정도의 합임. 다짐은 밀도를 바로 올리고 붙는 것은 시간이 걸림. 그러므로 「다짐 후 몇 시간 뒤에 쟀는가」를 같이 적음. 오늘 것은 다짐 18시간 후임.

다짐 직후에 재면 끝 강도보다 작게 나옴. 끝 강도를 알고 싶으면 사흘 뒤에 한 점 더 찍음.」

눈굴 쪽으로는 가지 않았다. 10월 27일까지 들어가지 않기로 적어 둔 날이었다.

재혁이 야장에 한 줄만 적었다.

「10월 22일. 눈굴 안 들어감. 안 들어간 날도 적음. 안 들어간 날을 안 적으면 나중에 들어간 날만 보고 간격을 셈.」

3. 일 점 이구

인천 저온시료동은 영하 30도였다.

경옥은 9시에 들어가 통 번호를 확인했다. 안 잘린 통은 385일째였다. 잘린 통은 스무날째였다.

은재가 선반 앞에 섰다.

“오늘 1-ㄴ입니다. 1번을 가운데, 2번을 오른쪽, 3번을 왼쪽입니다.”

“두 바퀴 첫날이지.”

“첫날입니다. 그런데 배치는 10월 19일하고 같습니다.”

경옥이 선반을 봤다.

“한 바퀴가 돌았으니 돌아온 거네.”

“돌아왔습니다. 같은 통이 같은 자리에 두 번째로 왔습니다.”

은재가 통 셋을 옮겨 놓고 저울 앞에 섰다. 어제 수를 적은 종이는 주머니에 넣은 채였다.

가운데가 0.48이었다. 오른쪽이 0.39였다. 왼쪽이 0.42였다.

은재가 셋을 더했다.

1.29였다.

“1.29입니다.”

“어제가 1.33이었고.”

“그 전 사흘이 1.31이었습니다.”

경옥이 종이 끝을 잡았다.

“흩어지기 시작했네.”

“흩어졌습니다. 1.31, 1.31, 1.31, 1.33, 1.29입니다. 합의 자가 0.035니까 ±0.07 안에서 움직이는 게 보통입니다.”

“그러면 ②는.”

은재가 계산기를 들었다가 내려놨다.

“약해졌습니다. 그런데 오늘 끝내지 않겠습니다.”

“왜.”

“닷새라고 적어 뒀습니다.”

경옥이 고개를 돌려 은재를 봤다.

“이틀로 됐다고 하면 뭐가 달라져.”

“이틀에 끝낸 까닭이 「수가 흩어졌기 때문」이 됩니다. 수를 보고 멈추는 겁니다.”

“그게 왜 안 돼.”

은재가 종이에 숫자를 몇 개 적었다.

“닷새를 보면서 마음에 드는 날에 멈출 수 있으면, 닷새 중에 어딘가는 꼭 마음에 드는 날이 있습니다. 그러면 닷새를 본 게 아니라 다섯 번 기회를 쓴 겁니다.”

“기회를 쓰면.”

“우연히 그렇게 보일 확률이 올라갑니다. 다섯 번 들여다보면 한 번쯤은 흩어진 척하는 날이 나옵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어제 그거 적었잖아. 들여다보는 거하고 판정하는 게 다르다고.”

“적었습니다. 그게 다른 방에서 또 나왔습니다.”

은재가 적었다.

「10월 22일. 안 보고 읽은 둘째 날. 합 1.29.

1.31 / 1.31 / 1.31 / 1.33 / 1.29. 사흘 연속 동일이 깨지고 두 점이 자 안에서 흩어짐.

②(끌어당김) 쪽 증거가 약해졌으나 오늘 판정하지 않음. 닷새라고 사전 기재했음.

중간에 보고 멈추면 멈춘 까닭이 값이 됨. 닷새 중 멈추고 싶은 날이 반드시 하나는 나옴.

중간 수는 운영 점검으로만 적고 판정 칸에 안 적음. 닷새의 첫날이 10/21이므로 판정일은 10월 25일.」

경옥이 선반 가운데를 턱으로 가리켰다.

“오늘 같은 배치가 두 번째라고 했지.”

“두 번째입니다.”

“그러면 뭐가 되는 거야.”

은재가 10월 19일 줄을 꺼내 나란히 놓았다. 0.50, 0.37, 0.44였다.

오늘이 0.48, 0.39, 0.42였다.

“같은 통, 같은 자리에서 두 번 쟀습니다. 차가 마이너스 0.02, 플러스 0.02, 마이너스 0.02입니다.”

“그 셋으로 뭘 해.”

“남은 흔들림을 여기서 직접 구할 수 있습니다. 어제는 저울에서 빌려 온 0.02를 썼습니다.”

“구해 봐.”

은재가 계산기를 두드렸다.

“세 차의 흩어짐이 0.023입니다. 한 번 잰 것의 흩어짐으로 고치면 0.016쯤입니다.”

“빌려 온 게 0.02였고.”

“0.02였습니다. 비슷합니다.”

경옥이 장갑 낀 손을 비볐다.

“그러면 빌려 온 게 맞았다는 거네.”

“맞았던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세 점이라 자가 아직 큽니다.”

“세 차에 든 게 흔들림만이야?”

은재가 손을 멈췄다.

“아닙니다. 사흘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승화가 더 됐으니 날 몫이 들어 있습니다.”

“그러면.”

“세 차의 평균이 마이너스 0.007입니다. 거의 0입니다. 사흘 날 몫이 작다는 뜻입니다.”

“작으면 안 빼도 되고.”

“빼지 않고 적습니다. 다만 평균을 빼지 않았다고 적어 둡니다.”

은재가 적었다.

「두 바퀴 첫날(1-ㄴ / 2-ㄷ / 3-ㄱ) = 10/19와 같은 배치. 같은 통-자리 짝의 두 번째 측정.

차: -0.02 / +0.02 / -0.02. 세 차의 SD 0.023 → 단일 측정 SD 약 0.016.

저울에서 따로 구한 0.02와 비슷함. 빌려 온 자가 이 방에서도 통하는 쪽으로 기울어짐. 다만 자유도 2.

세 차의 평균 -0.007 = 사흘 날 몫. 작음. 빼지 않고 그대로 둠(안 뺐다는 것을 적음).

10/24에 두 바퀴가 끝나면 짝이 여섯이 됨. 그때 자유도 5로 다시 구함. 오늘 수는 고치지 않음.」

경옥이 선반 앞으로 걸어가 실 세 가닥을 봤다. 어제 매달아 둔 것이었다.

“어제는 가운데만 흔들렸어.”

“흔들렸습니다. 그런데 어제 하나를 못 봤습니다.”

“뭘.”

“실이 셋인데 셋이 같은 실이 아닙니다. 길이도 조금 다르고 무게도 다릅니다.”

경옥이 가운데 실을 손끝으로 건드렸다.

“가운데 실이 제일 가벼울 수도 있고.”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바람이 아니라 실이 흔들린 겁니다.”

“그걸 어떻게 가려.”

은재가 세 실을 풀어서 한 칸씩 옮겨 달았다. 가운데 것을 왼쪽으로, 왼쪽 것을 오른쪽으로, 오른쪽 것을 가운데로 옮겼다.

둘이 20분을 기다렸다.

가운데만 흔들렸다.

“실을 바꿨는데 가운데가 흔들립니다.”

“그러면 실이 아니네.”

“실이 아닙니다. 자리입니다.”

경옥이 팔짱을 끼고 웃었다.

“통 돌린 거랑 똑같이 했네.”

“똑같이 했습니다. 통을 돌릴 때 쓴 생각이 실에도 들어갔습니다.”

은재가 사진기를 가져와 세 실을 옆에서 찍었다. 각도기를 눈금만 쓰려고 종이에 그려 놓고 사진 위에 대 봤다.

“가운데가 8도쯤 기울었습니다. 양쪽은 0에서 1도입니다.”

“수가 나왔네.”

“거친 수입니다. 제 각도 읽기가 ±3도쯤 틀립니다.”

“8에 3이면 꽤 큰데.”

은재가 계산기를 들었다.

“그런데 각을 바람 세기로 고치면 틀리는 폭이 줄어듭니다.”

“줄어?”

“실을 미는 힘은 바람 세기의 제곱을 탑니다. 각이 작을 때 각은 그 힘에 거의 그대로 비례합니다.”

“그러면.”

“각이 제곱을 타니까 바람으로 고치면 제곱근이 됩니다. 각이 40퍼센트 틀리면 바람은 20퍼센트쯤 틀립니다.”

경옥이 세 실을 다시 봤다.

“그래도 수는 하나뿐이고.”

“하나뿐입니다. 그리고 실이 바람 말고 다른 것에도 흔들립니다. 문을 열면 흔들리고 제가 지나가도 흔들립니다.”

“그러면 뭐로 써.”

“순서로 씁니다. 가운데가 양쪽보다 세다는 것까지 씁니다. 몇 배인지는 안 씁니다.”

은재가 적었다.

「실 세 가닥을 한 칸씩 돌려 달았음. 여전히 가운데만 흔들림 → 실 개체 몫 배제.

사진으로 기운 각을 읽음: 가운데 약 8도, 양쪽 0~1도. 각 읽기 자 ±3도.

항력은 풍속의 제곱에 비례하고 작은 각에서 각은 항력에 거의 비례함. 따라서 각의 상대오차는 풍속으로 옮길 때 절반으로 줄어듦.

그래도 쓰는 것은 순서까지만. 가운데 > 양쪽. 배수는 안 적음.

까닭: 실은 송풍 말고 문 여닫음·사람 지나감에도 흔들림. 20분 중 언제 흔들렸는지는 안 남음.

자리 몫 0.113의 까닭을 「공기 흐름 쪽」으로 한 칸 더 기울임. 정하는 줄은 아직 아님.」

칸마다 자를 적는 일은 이레째였다. 사람과 방을 따로 적는 칸은 열아흐레째였고 「봄」도 열아흐레째였다.

4. 이름 하나

열한 시에 은재가 새 시험 종이를 가지고 왔다. 일곱째 날이었다. 뒷면은 경옥이 적었고 사흘째였다.

은재가 앞면을 적고 나서 짐작 봉투를 꺼냈다. 둘째 장이었다.

연필을 들었다가 멈췄다.

“선생님.”

“왜.”

“짐작을 적는 순서가 걸립니다.”

경옥이 봉투를 봤다.

“어제는 수 읽기 전에 적었지.”

“전에 적었습니다. 그런데 적어 놓고 저울 앞에 서면 제가 적은 쪽으로 손이 갑니다.”

“읽은 다음에 적으면.”

“그건 짐작이 아닙니다. 답을 보고 적는 겁니다.”

“둘 다 안 되네.”

“둘 다 안 됩니다.”

경옥이 선반에 기대섰다.

“그래서.”

은재가 봉투를 책상에 놓고 종이를 두 장 꺼냈다.

“둘로 나누겠습니다.”

“둘로.”

“하나는 규칙이 적는 짐작입니다. 방 온도가 어제보다 높으면 「큼」, 낮으면 「작음」입니다. 제가 고르는 게 아니고 수를 보고 셈만 합니다.”

“또 하나는.”

“제가 느낌으로 적는 짐작입니다. 아무 근거 없이도 적습니다.”

경옥이 두 장을 번갈아 봤다.

“둘이 뭐가 달라.”

“30일에 뜯어서 둘을 따로 세어 봅니다. 규칙 짐작이 열에 여섯 맞고 제 짐작이 열에 여섯 맞으면, 제가 쓰고 있는 건 규칙만큼입니다.”

“네 짐작이 더 맞으면.”

“규칙 밖에서 뭘 더 쓰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게 새는 몫입니다.”

경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세는 게 아니고 뺄 게 있어야 한다는 거네.”

“뺄 게 있어야 합니다. 그냥 세면 제 짐작이 여섯 맞은 게 많이 맞은 건지 적게 맞은 건지를 모릅니다.”

은재가 두 장을 적고 봉투에 넣었다.

「10월 22일.

규칙 짐작: 방 온도 영하 30.0. 어제 영하 30.1. 낮음 → 「작음」. 느낌 짐작: 「작음」. 까닭 안 적음.

둘을 따로 세어 30일에 비교함. 느낌 쪽이 규칙 쪽보다 더 맞은 몫이 새는 몫임.

규칙 짐작은 사람이 안 고름. 고르지 않는 쪽을 기준선으로 둠.

기준선 없이 적중률만 세면 그 수를 읽을 데가 없음.」

경옥이 봉투 겉에 날짜를 적고 셋을 나란히 세워 뒀다.

“봉투가 자꾸 느네.”

“짐작 봉투가 날마다 한 장씩 늘어납니다. 봉투는 셋이고 장이 늘어납니다.”

“뜯는 날은.”

“뒷면하고 사전등록 사본은 30일입니다. 짐작도 같은 날입니다. 하나만 먼저 안 뜯습니다.”

열한 시 반에 은재가 수송팀에 전화를 걸었다.

오늘은 쪽을 묻는 전화가 아니었다.

“어제 전화 받으신 분 성함을 좀 알 수 있을까요.”

잠깐 기다리는 소리가 났다.

끊고 나서 은재가 수첩을 폈다.

“어제 받은 사람은 김 주임이라고 합니다. 금요일에 받은 사람은 박 선생님이었습니다.”

경옥이 종이 쪽으로 몸을 돌렸다.

“다른 사람이네.”

“다릅니다. 그러면 두 사람이 한 번씩 말한 겁니다.”

“어제 네가 두 사람 쪽이 더 세다고 했잖아.”

“했습니다. 그런데 조건을 붙였습니다.”

“뭐였어.”

“둘이 서로 안 맞춰 봤을 때만 셉니다.”

경옥이 전화기를 봤다.

“그걸 물었어?”

“물었습니다.”

은재가 수첩을 내려다봤다.

“주간 회의에서 공유된 내용이라고 합니다.”

경옥이 잠깐 아무 말도 안 했다.

“같은 데서 들었네.”

“같은 자리에서 같은 말을 듣고 나왔습니다. 두 입에서 나왔지만 입이 둘일 뿐입니다.”

“그러면 두 번이 아니라.”

“한 번입니다. 수로는 둘인데 뜻으로는 하나입니다.”

경옥이 짧게 웃었다.

“그러면 쪽이 하나 줄었네.”

“줄었습니다. 금요일하고 어제를 묶어서 한 번으로 셉니다.”

“물어보고 늘어난 게 아니라 줄었어.”

“줄었습니다. 물어보기 전에는 둘로 세고 있었습니다.”

은재가 적었다.

「수송팀 「말한 사람」 칸.

금요일 = 박. 어제 = 김. 다른 사람임.

출처를 물음: 주간 회의에서 공유된 내용. 두 사람이 같은 자리에서 같은 말을 듣고 나옴.

따라서 서로 독립이 아님. 두 번을 한 번으로 셈.

같은 말이 여러 입에서 나올 때, 입의 수가 아니라 출처의 수를 셈. 출처를 안 물으면 입의 수가 그대로 수가 됨.

오늘 알게 된 이름은 「나중에 물어 알게 된 칸」에 적음. 어제 칸은 비워 둔 채로 둠.

앞으로는 받을 때 바로 묻고 출처까지 같이 물음.」

“지나간 날은.”

“서른셋입니다. 물은 날은 스물셋입니다.”

“오늘은 안 물었고.”

“안 물었습니다. 이름만 물었습니다. 통화한 날하고 쪽을 물은 날을 가릅니다.”

5. 오늘까지

오정한의 작업실은 스무 평이었다.

아침 아홉 시에 험을 쟀다. 열아홉째 점이었다. 짧게 잰 아침 칸이 60.01이었고 열 분 동안 잰 칸이 59.999였다.

방 온도와 모터 온도의 차는 열한째 점이었다. 0.15였다.

쿼츠 데크는 오늘 돌려줘야 했다.

정한은 할 일 목록을 펴고 어제 만든 두 칸을 봤다. 「오늘까지만 할 수 있는 일」 칸이 맨 앞에 있었다.

어제 그 칸에 넣은 것은 다 했다. 릴 넷의 험을 쟀고 자도 같은 기계로 구했다.

정한은 칸을 손끝으로 눌러 놓고 한참 앉아 있었다.

그러고 연필을 들어 한 줄을 더 적었다.

「다음 기계에서 이 기계 수를 쓸 수 있나.」

정한은 수첩을 덮고 선반에서 시험 테이프 둘을 꺼냈다. 어제 쓴 것이었다. 아세테이트 쪽이 더하기 0.45퍼센트였고 폴리에스터 쪽이 빼기 0.09퍼센트였다.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했다.

정한은 아세테이트 쪽을 밀어 놓고 폴리에스터 쪽을 집었다.

「기계가 바뀌면 전에 적은 수와 다음에 적을 수를 이을 고리가 필요함. 같은 것을 두 기계에서 재면 두 기계의 차가 나옴.

이을 것은 변하지 않는 것이어야 함. 아세테이트는 줄어듦. 폴리에스터는 거의 안 줄어듦.

어제 적었음: 어떤 성질은 늙고 어떤 성질은 안 늙음. 안 늙는 쪽으로 기준을 고름.

고름: 폴리에스터 시험 테이프를 기준으로 봉해 둠.」

정한은 폴리에스터 테이프를 쿼츠 데크에 걸고 같은 구간을 다섯 번 쟀다.

59.95, 59.93, 59.96, 59.94, 59.95였다.

평균이 59.946이었다. 흩어짐이 0.012였다.

어제 이 테이프에 붙여 둔 수가 빼기 0.09퍼센트였다. 60에 그 몫을 먹이면 59.946이었다.

같은 수가 같은 기계에서 다시 나왔다.

정한은 수를 적고 테이프를 봉투에 넣었다. 봉투 겉에 한 줄을 적었다.

「다음 기계가 오면 제일 먼저 이것을 잰다. 다른 일보다 먼저.」

적고 나서 봉투를 내려다보다가 수첩을 다시 폈다.

「다섯 번 쟀음. 다섯 번 걸고 다섯 번 돌렸음.

기준도 걸면 늘어나고 돌리면 닳음. 기준을 쓰는 일이 기준을 바꿈.

봉투 겉에 돌린 횟수를 적음. 오늘까지 5.

다음 기계에서 두 번 재면 7이 됨. 7과 5를 비교하는 것임을 적어 둠.

기준을 아끼면 자가 커지고 많이 쓰면 기준이 변함. 가운데를 사람이 골라야 함. 고름: 기계마다 다섯 번.」

정한은 데크에서 릴을 내리고 헤드를 닦고 상자에 넣었다.

상자를 현관에 내놓고 들어와 앉았다.

점심 뒤에 정한은 수첩을 조명 밑에 놓았다. 압흔 판독 셋째 날이었다.

어제 표시해 둔 깊은 자리를 다시 봤다. 숫자였다. 날짜 넷과 번호 둘이었다.

번호 둘을 읽었다. 하나는 이관 목록에 있는 번호였다. 다른 하나는 없었다.

정한은 목록을 세 번 훑었다. 없었다.

연필을 들었다가 내려놨다.

없는 번호가 어느 장에서 눌린 것인지를 몰랐다.

정한은 빈 수첩을 꺼냈다. 새것이었다.

첫 장에 숫자 다섯 개를 또박또박 눌러 썼다. 그러고 장을 넘겨 둘째 장과 셋째 장과 넷째 장의 뒷면을 조명 밑에 놓고 봤다.

둘째 장 뒷면에는 잘 보였다. 셋째 장 뒷면에는 아주 흐렸다. 넷째 장 뒷면에는 없었다.

정한이 적었다.

「시험: 새 수첩에 또박또박 눌러 쓰고 뒷장을 봄.

한 장 뒤: 잘 남음. 두 장 뒤: 아주 흐림. 세 장 뒤: 없음.

그러므로 깊게 남은 압흔은 바로 앞장의 것으로 봄.

제한: 시험 종이는 새 종이임. 지금 수첩은 오래된 종이고 더 눌림. 조건이 다름.

조건이 다른 데서 구한 수를 가져다 쓴 것임. 쓰되 그렇게 썼다고 적음.」

정한은 수첩으로 돌아가 날짜 넷과 번호 둘을 같은 장의 것으로 묶었다.

날짜 중 가장 늦은 것이 번호 옆에 있었다.

목록에 없는 번호 하나가 그 날짜에 붙었다.

정한이 세 줄을 적었다.

「목록에 없는 릴 번호 하나가 뒷장에 눌려 있음.

읽는 법 셋. ①이관을 이미 해서 목록에서 지웠음. ②가져오지 않았음. ③내가 숫자를 잘못 읽었음.

셋 중 어느 것인지 오늘 모름. 셋을 다 적음.

③을 먼저 지움: 같은 숫자를 다른 방향 빛으로 두 번 더 읽음. 같게 읽히면 ③이 약해짐.

①을 다음에 지움: 이관한 것의 목록이 따로 있음. 거기를 봄.

②가 남으면 찾아야 함. 마감이 27일임.」

정한은 빛을 두 방향에서 넣어 같은 숫자를 다시 읽었다. 두 번 다 같게 읽혔다.

그 줄 아래에 짧게 적었다.

「③ 약해짐. ①과 ②가 남음.」

이관 마감은 10월 27일이었고 닷새가 남았다.

「안 지나감」은 열나흘째였다. 창밖 셔터를 안 적은 날이 아흐레째였고 안 보는 날이 열이틀째였다.

짐작 칸은 열여덟째였다. 다음 판단은 11월 14일이었다.

6. 스물둘과 열다섯

화요일이었다.

하람은 열 시에 어머니 집에 들어가 처음 세 마디를 적었다. 열이틀째였다.

「①비 안 오냐 ②밥은 ③오늘 무슨 날이냐」

세 번째를 적고 하람이 연필을 멈췄다가 그냥 적었다.

말 아닌 것 칸은 열사흘째였다. 창 쪽을 세 번 봤고 손을 두 번 비볐다.

핀 칸은 열다섯째 점이었다. 다섯이었다.

하람은 식탁에 차량 일지를 펴 놓고 달력을 옆에 놓았다.

서른여섯 줄의 날짜를 하나씩 달력에 찍었다.

찍고 나서 요일을 봤다. 토요일과 일요일에 찍힌 것이 없었다.

하람이 8월 1일부터 10월 18일까지 날을 셌다. 일흔아홉 날이었다.

토요일과 일요일을 셌다. 스물두 날이었다.

평일이 쉰일곱 날이었다.

그중에 쉬는 날을 찾았다. 광복절과 개천절과 한글날이 다 평일에 걸렸고 추석 연휴 중 평일이 사흘이었다.

평일 쉬는 날이 여섯이었다.

쉰일곱에서 여섯을 빼면 쉰하나였다.

하람이 서른여섯을 뺐다.

열다섯이었다.

하람이 연필 끝을 종이에 대고 한참 있었다.

「어제 줄 없는 날이 마흔셋이었다.

오늘 열다섯이 되었다.

줄어든 스물여덟 날은 새로 알게 된 것이 아니다. 달력에 이미 있던 것이다.

여태 나는 일지만 보고 있었다. 일지에 없는 날을 다 모르는 날로 두고 있었다.

달력은 아무것도 재지 않았는데 모르는 칸을 스물여덟 줄였다.」

하람은 거기서 한 줄을 띄우고 다시 적었다.

「단 이것은 차가 주말과 쉬는 날에 안 다닌다는 가정 위에 있다.

서른여섯 줄에 주말이 하나도 없는 것은 그 가정의 증거다. 그런데 같은 것이 다른 것의 증거도 된다. 주말에는 차가 다녀도 일지를 안 쓸 수 있다.

둘을 가르려면 일지 바깥에서 물어야 한다.」

열한 시에 하람이 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차량이 주말에도 운행하나요.”

“평일만 운행합니다. 토요일에도 안 나갑니다.”

하람이 두 번째를 물었다.

“그러면 평일 중에 차가 안 나간 날 목록이 있나요.”

잠깐 조용했다.

“그런 목록은 따로 없습니다. 운행이 기본이라서요.”

“안 나간 날은 어디에 적히나요.”

“안 적힙니다. 기사님이 정비 갔으면 정비소 쪽에 전표가 있을 거예요.”

하람이 전표 사본을 받을 수 있는지 물었다. 센터가 아니라 정비 업체 쪽이라 거기로 물어야 한다고 했다.

하람이 끊고 적었다.

「주말 미운행 확인됨. 가정이 선다. 열다섯이 상한이 된다.

열다섯 중에 차가 안 나간 날이 몇인지는 센터에 없다. 운행이 기본값이라 안 나간 날을 적는 칸이 없다.

기본값은 안 적힌다. 예외만 적힌다. 그래서 기본값이 깨진 날은 어느 칸에도 안 들어간다.

적히는 데: 정비 업체 전표. 센터 밖이다. 물을 데를 적는다.

열다섯은 「어머니가 안 나가신 날」이 아니다. 「줄이 없는 평일 운행일」이다. 둘 사이에 차가 안 나간 날이 들어 있다.」

하람은 그다음에 비고란을 봤다.

센터에 다시 전화를 걸어 비고를 어떤 때 적는지 물었다.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적으시라고 합니다.”

“특별한 일이라는 게 예를 들면요.”

“부축이 필요하셨거나, 많이 기다리셨거나, 안 나오셔서 돌아간 경우요.”

하람이 끊고 서른여섯 줄의 비고를 다시 읽었다.

첫 서명 쪽은 비고가 둘이었고 둘 다 「부축함」이었다.

두 번째 서명 쪽은 아홉이었고 셋이 다 섞여 있었다.

하람이 적었다.

「센터가 준 기준은 셋이다. 한 사람은 그 셋 중 하나만 쓰고 한 사람은 셋을 다 쓴다.

기준이 글로 있어도 적는 사람이 좁게 쓰거나 넓게 쓴다. 적힌 수는 일이 아니라 사람을 재고 있다.

그러므로 두 사람의 비고를 한 칸에 더하지 않는다.

한 사람 안에서만 본다. 사람을 바꿀 수 없으면 사람 안에서 본다.」

하람은 두 번째 서명 쪽 열여섯 줄만 떼어 월별로 셌다.

9월 12일부터 9월 30일까지가 여덟 줄이었고 비고가 넷이었다. 10월이 여덟 줄이었고 비고가 다섯이었다.

하람이 계산기를 들었다.

0.5와 0.625였다.

자를 어림해 봤다. 여덟 줄에서 나오는 비율의 흔들림이 0.17쯤이었다. 두 달 차의 자는 0.25쯤이었다.

차가 0.125였다.

「차 0.125, 자 0.25. 못 본다.

사람 안에서 보기로 하면서 줄이 서른여섯에서 열여섯으로 줄었다. 줄이 줄면 자가 커진다.

어제 어머니 수에서 점 하나를 내고 치우침을 막았다. 오늘 또 점을 내고 치우침을 막았다.

두 번 다 공짜가 아니었다. 막는 데는 점을 낸다.

그러면 점을 얼마나 낼 수 있는지가 먼저다. 열여섯 줄에서 0.125를 보려면 줄이 더 있어야 한다.

열여섯 줄은 다음 달에도 열여섯 줄쯤 늘어난다. 11월 말이면 서른둘이 된다. 그때 다시 본다.

그 전에는 「늘었다」고 적지 않는다.」

한 시에 하람은 시 공보 공고 목록을 열었다. 무연고 사망 공고가 날짜순으로 올라와 있었다.

정숙의 이름을 찾았다. 없었다.

하람이 손을 멈추고 창밖을 봤다.

그러고 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공고는 돌아가신 뒤에 바로 올라가나요.”

“바로는 아니에요. 연고자를 찾는 기간이 있어요.”

“얼마나요.”

“사안마다 달라요. 몇 주 걸리기도 하고 몇 달 걸리기도 합니다.”

하람이 수화기를 조금 내렸다가 다시 들었다.

“그러면 지금 목록에 없는 게 꼭 연고자가 확인됐다는 뜻은 아니네요.”

“아직 안 올라간 것일 수도 있어요.”

하람이 끊고 어제 적어 둔 줄을 찾아 폈다. 「공고에 이름이 없으면 연고자가 확인된 것이다」라고 적어 둔 줄이었다.

하람은 그 줄을 지우지 않고 밑에 달았다.

「어제 줄에 빠진 것이 있다.

반드시 적히는 칸이라도 늦게 적힌다. 늦는 폭을 모르면 빈 것이 아무 뜻도 없다.

늦는 폭이 몇 주에서 몇 달이다. 그러면 지금 비어 있는 것은 두 가지다. ①연고자가 확인됐다. ②아직 수색 기간이다.

둘을 가르려면 돌아가신 날을 알아야 한다. 그걸 모른다.

그러므로 공보로 10월 안에 답을 얻는 길은 막혔다. 열린 길로 적어 둔 것을 반쯤 닫는다.

막힌 줄 옆에 「언제 다시 열리는지」를 적는다. 공보는 내년 초에 다시 본다.」

한 시 반에 하람은 센터조 이름 셋을 적어 둔 쪽을 덮었다. 세척 이틀째였다. 10월 27일까지 아무 데서도 안 꺼내기로 한 이름들이었다.

오늘 전화를 세 번 했고 세 번 다 그 이름이 입에 걸렸다가 안 나갔다.

하람이 짧게 적었다.

「세척은 안 묻는 것보다 안 꺼내는 것이 어렵다. 묻지 않는 것은 한 번 참으면 되고 꺼내지 않는 것은 말할 때마다 참는다.

오늘 세 번 걸렸다. 걸린 횟수를 적는다. 참은 것도 일이다.」

세 시에 하람은 제비 봉투에서 여섯째 블록 아홉째 장을 뽑아 접은 채로 수첩에 끼웠다.

조사표를 낸 뒤 이레째였다. 「안 옴」이 열네 줄이 되었다. 통보를 물을 날은 10월 29일이었다.

본 것 없는 짐작 칸은 열여섯째였다. 좁게 적기는 아흐레째였고, 좁은 것만 열이 되는 날은 내일이었다.

옆집 쪽지는 10월 24일이었다.

정숙의 유족 줄 옆에 기한이 적혀 있었다. 10월이었고 여드레가 남았다.

버스에서 하람은 차량 일지를 무릎에 올려놓고 열다섯이라고 적은 데를 봤다.

열다섯 중에 어머니가 안 나가신 날이 몇인지는 거기 없었다. 차가 안 나간 날과 어머니가 안 나가신 날이 같은 빈칸에 들어 있었다.

하람이 마지막 줄을 적었다.

「모르는 칸이 마흔셋에서 열다섯으로 줄었다. 줄인 것은 달력이다.

달력은 어머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그런데 모르는 칸을 스물여덟 줄였다.

재지 않고 줄일 수 있는 칸이 있었다. 여태 그걸 다 재야 하는 칸으로 두고 있었다.

남은 열다섯은 재야 한다. 재는 데가 센터 밖이다.」


같은 수가 두 번 나왔는데 한 번은 안 함이고 한 번은 함이었다. 사이에 든 수는 상태를 혼자 정하지 못하고 어제 상태를 데려와야 했으므로, 야장에 수만 적어 두면 두 줄이 서로 어긋난 것처럼 읽혔다. 그래서 어제 상태와 오늘 수와 오늘 상태를 한 줄에 같이 두었다. 거꾸로 채워 올라가다 첫 줄에서 멈췄다. 첫 줄의 어제는 측정이 아니라 사람이 정한 값이었고, 열흘 전에 한 번 정한 그 값이 아직 열한째 줄까지 내려와 있었다. 기억하는 자는 처음 한 번을 사람이 정하고, 그 한 번을 적어 두지 않으면 나중 줄이 모두 수에서 나온 것처럼 보였다.

어긋남이 판정에 드는 날과 안 드는 날이 하루 사이에 뒤집혔다. 어제는 수가 자에서 멀어 어긋남이 안 들었고 오늘은 수가 자 가운데라 다 들어도 결정이 안 바뀌었다. 같은 자에서 보장되는 판정과 보장되지 않는 판정이 갈렸다. 넘음과 안 넘음은 보장되지 않았고 유지만 보장되었다.

판정과 실행을 가르자 둘째 날에 밀린 양이라는 수가 생겼다. 그 수를 세고 있지 않으면 편이 오는 날에 사람 수와 날 수를 정할 수 없었다. 가르지 않았으면 그 수는 아예 없었다.

하루 차의 부호가 이틀 사이에 뒤집히고 이틀 누적은 같았다. 차는 두 측정의 자가 겹쳐 들어가 커지고 누적은 신호가 날수만큼 쌓이고 자는 제곱근으로만 커졌다. 그래서 재는 간격과 읽는 간격을 떼어 놓았다. 날마다 재야 모을 수 있었고, 모아서 읽어야 자에 안 묻혔다.

자국은 어제와 똑같은 양만큼 얕아졌는데 개수는 반이 되었다. 어제 여덟 중 다섯이 선 바로 위에 몰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개수의 급변은 변화가 빨라졌기 때문이 아니라 선 근처에 몰려 있었기 때문이었고, 그것은 자국의 성질이 아니라 분포의 모양이었다. 줄인 것은 자국이 아니라 세는 규칙이었다. 그래서 개수를 내리고 깊이 합을 올렸다. 합은 선을 타지 않았고 0.5짜리를 0으로 쓰지 않았다. 다만 자 아래로 빠진 것은 합에도 들어가지 않았으므로 합은 언제나 작은 쪽으로 틀렸다.

하나가 정확히 선 위에 앉았다. 그 처리를 적어 둔 칸은 온도 칸이었고 자국 칸에는 없었다. 오늘 정하면 수를 보고 규칙을 만드는 일이었으므로, 다른 칸과 같은 쪽으로 맞추고 어느 쪽으로 기울었는지를 적었다. 규칙은 칸마다 따로 있어야 했고, 한 칸에 적어 둔 것이 다른 칸에 가 있지 않았다.

안 다진 자리를 하루 먼저 잡아 두었기 때문에 다진 몫이 나왔다. 하루 붙은 몫과 2.5도 추워진 몫은 못 갈랐지만 둘을 같이 뺄 수는 있었다. 무엇인지 모르는 것을 그대로 묶어서 빼는 자리가 대조였다. 다만 두 자리는 처음부터 1만큼 달랐고 그 1이 셈의 자에 들어갔다.

실을 한 칸씩 돌려 달았더니 여전히 가운데만 흔들렸다. 통을 돌릴 때 쓴 생각이 실에 그대로 들어갔다. 사진으로 각을 재자 수가 생겼지만 쓰는 것은 순서까지였다. 각이 제곱을 타기 때문에 읽기 오차의 절반만 세기로 옮겨 갔는데, 그래도 실은 바람 말고 다른 것에도 흔들렸고 20분 중 언제 흔들렸는지가 남지 않았다.

흩어지기 시작한 것을 보고도 이틀에 끝내지 않았다. 닷새 중 멈추고 싶은 날은 반드시 하나는 나오고, 그날에 멈추면 멈춘 까닭이 값이 되었다. 같은 배치가 두 번째로 돌아온 날에 남은 흔들림을 제 자리에서 처음 구했고, 빌려 온 자와 비슷했다. 비슷하다는 것은 빌려 온 자가 맞았다는 뜻이 아니고 맞은 쪽으로 기울었다는 뜻이었다.

짐작을 먼저 적으면 짐작이 손을 끌고 나중에 적으면 짐작이 아니었다. 그래서 사람이 고르지 않는 규칙 짐작을 하나 더 두고, 느낌 짐작이 규칙보다 더 맞은 몫만 샌 몫으로 세기로 했다. 기준선 없이 적중률만 세면 그 수를 읽을 데가 없었다.

같은 말이 두 입에서 나왔는데 한 자리에서 나온 말이었다. 물어보기 전에는 둘로 세고 있었고 물어보고 나서 하나가 되었다. 물어서 수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줄었다. 입의 수가 아니라 출처의 수를 세야 했고, 출처를 안 물으면 입의 수가 그대로 수가 되었다.

기계가 나가기 전에 이을 고리를 만들었다. 이을 것은 변하지 않는 쪽으로 골랐다. 그런데 기준도 걸면 늘어나고 돌리면 닳았으므로 봉투 겉에 돌린 횟수를 적었다. 기준을 아끼면 자가 커지고 많이 쓰면 기준이 변했다. 가운데는 사람이 골라야 했다.

뒷장의 압흔이 몇 장 전의 것인지를 새 수첩으로 시험해 가렸다. 한 장 뒤는 남고 세 장 뒤는 없었다. 그러나 시험한 종이는 새 종이였고 읽으려는 종이는 오래된 종이였다. 조건이 다른 데서 구한 수를 가져다 썼고, 그렇게 썼다는 것을 적었다. 목록에 없는 번호 하나가 남았다. 잘못 읽은 쪽은 두 방향 빛으로 지웠고, 이미 보낸 것인지 안 가져온 것인지는 남았다.

달력은 아무것도 재지 않았는데 모르는 칸을 스물여덟 줄였다. 재지 않고 줄일 수 있는 칸이 있었고, 그것을 다 재야 하는 칸으로 두고 있었다. 기본값은 적히지 않고 예외만 적히므로 기본값이 깨진 날은 어느 칸에도 들어가지 않았다. 적힌 비고는 일이 아니라 적는 사람을 재고 있었고, 사람을 바꿀 수 없으면 사람 안에서 보는 수밖에 없었다. 사람 안으로 들어가자 줄이 반으로 줄고 자가 커졌다. 치우침을 막는 데는 두 번 다 점을 냈다.

반드시 적히는 칸이라도 늦게 적혔다. 늦는 폭을 모르면 빈 것이 아무 뜻도 없었으므로 어제 열렸다고 적은 길을 반쯤 닫고, 언제 다시 열리는지를 옆에 적었다.

밖에서는 자국 여덟이 둘레와 함께 아래로 내려가며 똑같이 얕아지고 있었고, 그중 넷이 오늘 선 아래로 내려갔다. 선은 사람이 그었다. 그 아래 얼음 속 공기는 오늘 적힌 어느 숫자보다 오래되었고 자기를 감싸고 있던 얼음보다는 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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