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공기] 제66화 - 덜림

제66화 「덜림」

1. 영하 삼십육

「10월 14일. 월요일.」

깊이 칸에 「안 팜」을 적었다. 셋째 날이었다.

재혁은 6시 40분에 기상 쉘터로 갔다. 흰 나무 상자 문을 열고 안에 걸린 온도계를 읽었다.

영하 36도였다.

어제가 영하 38도였고 그제가 영하 41도였다.

재혁은 수첩에 41, 38, 36을 나란히 적었다.

어제 「하루에 3도임. 사흘이면 자 안으로 들어옴」이라고 적어 뒀다. 오늘은 2도였다.

「어제 적은 3도는 점 둘로 그은 줄이었음. 점 둘은 어떤 둘이든 줄이 됨.

셋째 점이 2도임. 줄이 아니었음. 휘었음.

사흘이면 들어온다고 적은 줄을 지움. 지운 까닭을 적음.」

여분 온도계를 들고 활주로로 가서 눈에 1센티미터만 눕혀 묻었다. 십오 분 뒤에 꺼내 읽었다.

영하 42도였다.

차가 6도였다. 어제도 6도였다.

「차 6. 어제도 6. 점 둘임. 같다고 말 안 함.」

아홉 시에 무선을 켰다. 해안 기지에서 바로 응답이 왔다.

“오늘 갑니다.”

재혁은 수첩을 끌어당겼다.

“몇 시입니까.”

“두 시쯤 될 겁니다. 짐은 2,100까지요.”

“2,100입니까.”

“2,100. 그 이상은 안 됩니다. 오늘 바람 방향이 좋아서 그만큼 나왔어요.”

재혁은 반복해 읽어 주고 무선을 껐다.

야장으로 와서 오늘 칸을 폈다. 손이 「옴」 쪽으로 가다가 멈췄다.

「말이 왔음. 편은 안 왔음.

「온다고 함」 칸을 따로 만듦. 「옴」 칸은 비워 둠.

어제는 「안 옴」을 적었음. 그때도 말은 왔음. 말과 일을 한 칸에 적으면 어제 일이 뭐였는지 못 가림.」

그 아래에 한 줄을 더 달았다.

「어제 만든 「저쪽 일」 칸은 오늘 비어 있음. 쓸 일이 없는 칸을 지우지 않음. 지우면 다음에 또 만듦.」

2. 네 칸

은재는 6시 4분에 전실에서 냉동기 기록지를 꺼냈다.

10월 13일 저녁 칸에 제상이 찍혀 있었다.

「오늘은 제상 다음 날임. 제상 다음 날 자. 578에서 599.」

짐작 칸에는 어제저녁에 587을 적어 뒀다.

2호기 증발기 앞에서 손바닥만큼을 10초로 걷어 올려 세었다.

601이었다.

자 위로 두 칸 나갔다.

은재는 종이를 들고 한참 봤다. 그리고 요일 칸을 봤다.

월요일이었다. 어제 만든 칸의 둘째 날이었다.

월요일은 사람이 들어오는 날이었다. 문이 자주 열리고 바깥 습기가 들어와 증발기에 붙었다.

“선생님.”

경옥이 전실 문을 반쯤 열고 섰다.

“제상 다음 날은 수를 아래로 밀어요. 월요일은 위로 밀어요.”

“그래서요.”

“둘이 반대로 가요.”

은재는 종이에 화살표 둘을 그었다. 하나는 아래로, 하나는 위로였다.

“그제가 토요일이었고 제상 다음 날이었어요. 둘 다 아래로 밀었어요. 그래서 못 가렸어요.”

“오늘은요.”

“오늘은 제상이 아래로 밀었는데 수가 위로 나갔어요. 월요일이 더 셌어요.”

경옥이 들어와 문을 닫았다.

“그걸 알면 뭐가 돼요.”

“크기를 견줄 수 있어요. 같은 방향으로만 가는 날들만 모으면 영영 못 견줘요.”

은재는 수첩 뒤에 네모 넷을 그렸다. 위아래는 제상 다음 날과 아닌 날, 좌우는 사람 있는 날과 없는 날이었다.

스물다섯 점을 칸마다 세어 넣으니 일곱, 둘, 열하나, 다섯이었다. 오늘 점이 첫째 칸의 여덟째가 되었다.

「네 칸 다 찼음. 그런데 한 칸이 둘임. 찬 것하고 쓸 수 있는 것은 다름.

가장 적은 칸이 「제상 다음 날 + 사람 없는 날」임. 제상은 요일을 안 가려 언제 찰지 모름.

그 칸을 만들어 낼 수 없음. 제상은 기계가 정함. 기다리는 것만 됨.」

은재는 연필을 세웠다가 다시 눕혔다.

“선생님. 한쪽은 제가 움직일 수 있어요.”

“뭘요.”

“문 여는 횟수요. 월요일에 문을 덜 열면 월요일 몫만 떼어 볼 수 있어요.”

경옥이 접시 상자를 내려놓고 은재를 봤다.

“그러면 일은 누가 해요.”

은재는 잠깐 입을 다물었다.

“안 되네요.”

“안 되죠.”

은재는 적었다.

「움직일 수 있는 것하고 움직여도 되는 것은 다름.

움직이면 알 수 있음. 움직이면 일이 안 됨.

그래서 기다림. 기다리는 것을 고른 것이라고 적음. 안 할 수 없어서 기다린 것하고 다름.」

6시 30분에 기록계 두 대를 읽었다.

−0.07이었다. 여덟째 수였다.

「여덟째 −0.07. 세 칸에서 안 바뀜. 판정 날 10/16 그대로. 모레임.」

아홉 시에 승화 3차 셋째 날을 했다. ㄱ에서 걷고, ㄷ을 열고 10초를 세고 닫고, ㄴ은 안 열었다.

사흘 모은 ㄱ 가루를 처음 재는 날이었다. 어제 사흘 합으로 적기로 정해 뒀다.

병을 저울에 올렸다. 가루만 덜어 접시에 옮겨 담고 눈금을 읽었다.

1.0그램이었다.

은재는 손을 멈췄다.

하루치가 0.4쯤이었다. 사흘이면 1.2였다.

“선생님. 0.2가 없어요.”

경옥이 솔을 내려놓았다.

“어디 갔을까요.”

은재는 병을 들어 안쪽을 봤다. 병목 안쪽에 성에가 얇게 끼어 있었다.

“병 속에서 날아갔어요.”

“안에서도 날아가요?”

“여기도 영하 30도인데 얼음은 영하 30도에서도 날아가요. 그래서 2호기 성에를 걷는 거잖아요.”

은재는 병뚜껑을 손에 쥐었다.

“뚜껑을 꽉 닫으면 병 안 공기가 차서 멈춰요. 그런데 사흘 동안 날마다 열어서 넣었어요. 열면 다시 비어요.”

경옥이 병을 받아 돌려 봤다.

“그러면 모아 재는 게 안 되네요.”

“모아 재는 건 모은 게 안 변할 때만 돼요.”

은재는 새 줄을 그었다.

「어제 적은 것을 고침. 어제는 사흘 합으로 적고 하루치는 안 적기로 했음.

어제의 전제가 「모은 것이 안 변함」이었음. 그 전제가 오늘 깨짐.

사흘 합 1.0은 합이 아니고 합의 아래 끝임.

그래서 하루치도 눈금 넷으로 적음. 거친 수가 없는 수보다 나음.

하루 만에 고친 것을 적음. 어제 적을 때는 몰랐음.

0.2가 간 데는 셋임. 병 속에서 날아감. 병 안쪽에 붙음. 저울이 눈금 둘만큼 틀림. 어느 것인지는 안 적음.」

재운 날 칸에 안 잘린 통 377일째, 잘린 통 셋은 열이틀째를 적었다. 사람이 한 일 칸과 방이 한 일 칸은 열하루째였다.

수송팀 칸에는 월요일이라 다시 물은 것을 적었다.

「월요일. 물었음. 답 「아직」. 지나간 날 스물넷, 물은 날 열일곱.

「아직」은 수가 아님. 수가 아닌 답이 열일곱 번째임. 그것은 수임.」

3. 서른 점 아홉

열 시에 재혁은 적재장으로 갔다.

방수포를 걷어 올리고 위아래 줄에서 기록계 둘을 꺼내 읽었다. 윗줄 최고가 영하 32.1도, 아랫줄이 영하 35.6도였다.

차가 3.5였다. 어제가 3.4였다.

「공기가 2도 올라오고 윗줄도 1.7 올라옴. 기준 영하 20은 안 넘음.」

적재표 셋을 꺼내 놓았다. 2,400, 2,200, 2,000이었다.

조종사가 말한 수는 2,100이었다.

셋 사이였다. 2,000과 2,200 사이였다.

재혁은 어제 적어 둔 줄을 다시 읽었다.

「셋 사이 온도는 아래 것을 씀. 적게 싣는 쪽으로 씀.」

어제는 온도로 고른다고 적었는데 오늘 사이로 온 것은 무게였다.

「사이가 온도로 안 오고 무게로 왔음. 적어 둔 것은 온도 줄임.

고르는 법은 같음. 사이면 아래 것임. 줄을 「온도나 무게가 사이면」으로 고쳐 적음.」

2,000표를 집었다. 1편 412에서 592미터, 상자 쉰아홉, 1,780킬로그램이었다.

2,200표였으면 상자 예순다섯이었다. 여섯 개가 덜 갔다.

“여섯 개는 더 들어갈 것 같은데.”

서진이 와서 종이를 들여다봤다.

“들어가겠지.”

“들어가는데 안 싣습니까.”

“어제 네가 정해 놨잖아.”

재혁은 종이를 접었다.

“어제는 그게 손해 보는 쪽인 줄 몰랐습니다.”

“알았으면 안 정했을 거고.”

서진이 장갑을 벗어 손바닥을 비볐다.

“규칙은 쓸모 있을 때는 아무나 지켜. 쓸모없을 때 지켜야 규칙이야.”

재혁은 야장에 적었다.

「2,100. 셋 사이임. 규칙대로 2,000표를 씀. 상자 쉰아홉. 여섯 개가 덜 감.

덜 간 수를 적어 둠. 다음에 셋이 아니라 다섯 벌을 만들 까닭이 됨.」

서진이 저울을 끌고 왔다. 어망 저울에 밧줄을 걸어 상자를 들어 올려 재는 것이었다.

“열 개만 달아 봐.”

재혁은 줄 앞쪽에서 열 개를 들어 달았다.

29.4, 30.1, 30.6, 31.8, 30.2, 32.1, 30.4, 29.9, 31.5, 33.0이었다.

합이 309.0이었다. 열로 나누니 30.9였다.

재혁은 적재표를 다시 봤다. 표에 쓴 상자 무게는 하나에 30.0이었다. 쉰아홉이면 1,770이고 거기에 썰매와 포장 10을 더해 1,780이었다.

실측으로 셈하면 59 곱하기 30.9는 1,823이었다. 10을 더하면 1,833이었다.

차가 53이었다.

“쉰세 킬로그램 틀렸습니다.”

“하나에 얼마 틀렸는데.”

“0.9입니다.”

서진이 종이를 받아 수들을 짚었다.

“흩어진 건 얼만데.”

재혁은 열 수를 30.9에서 뺀 차를 적어 봤다. 작은 것이 0.3이고 큰 것이 2.1이었다. 어림해 1.1쯤이었다.

“흩어짐이 1.1입니다. 치우침이 0.9입니다.”

“하나만 보면 흩어짐이 더 크네.”

재혁은 연필을 돌렸다가 멈췄다.

“그런데 쉰아홉 개를 더하면 뒤집힙니다. 치우침은 다 같은 방향이라 쉰아홉 번 그대로 쌓입니다. 0.9 곱하기 쉰아홉이 53입니다.”

“흩어진 건.”

“흩어짐은 방향이 섞입니다. 어떤 건 무겁고 어떤 건 가벼워서 서로 덜어 냅니다. 쉰아홉 번이 아니라 쉰아홉의 뿌리만큼 쌓입니다. 일곱 하고 조금이니까 9쯤입니다.”

서진이 종이를 돌려줬다.

“53하고 9네.”

“하나에서는 1.1이 0.9보다 컸는데 합에서는 53이 9보다 여섯 배 큽니다.”

재혁은 야장을 펴고 오래 적었다.

「상자 하나 실측 평균 30.9. 표에 쓴 수 30.0. 치우침 0.9. 흩어짐 1.1.

하나를 보면 흩어짐이 큼. 쉰아홉을 더하면 치우침이 큼.

까닭: 치우침은 수만큼 쌓이고 흩어짐은 수의 뿌리만큼 쌓임.

하나에서 작은 틀림이 합에서 제일 큰 틀림이 됨. 하나만 보고 어느 쪽을 고칠지 정하면 틀린 것을 고침.

고칠 것은 흩어짐이 아니고 30.0임.

평균을 열 개로 구했으므로 평균이 0.35쯤 흔들림. 쉰아홉을 곱하면 21임.

53이 아니고 32에서 74 사이임. 한 줄로 안 적고 사이로 적음.」

재혁은 세 벌 표에 실측으로 셈한 수를 옆에 병기했다. 일흔둘이 2,225, 예순다섯이 2,009, 쉰아홉이 1,833이었다. 셋 다 한계 안이었지만 여유가 쉰에서 예순쯤씩 줄었다.

「어제 여유를 안 적었으면 오늘 줄어든 것을 못 봤음. 여유는 안 쓰는 수처럼 보였음.

표를 안 고침. 옆에 병기함. 고치면 어제 어떻게 셈했는지가 없어짐.」

4. 아홉 점 여덟

정한은 7시에 험을 쟀다.

59.98이었다. 열한째 점이었다.

요일 칸에 월요일을 적었다. 어제가 일요일 60.00이었다.

「일요일 60.00. 월요일 59.98. 점 둘임.

요일이 일곱이고 점이 열하나임. 요일마다 하나나 둘임. 요일을 못 봄.

요일 칸을 만든 것은 보려고 만든 것이 아님. 안 섞이게 만든 것임.」

온도계 둘을 읽었다. 방 가운데 20.1도, 모터 옆 22.4도였다. 차가 2.3이었다.

종이에 차가 셋이 되었다. 2.4, 2.1, 2.3이었다.

정한은 셋을 나란히 놓고 봤다.

둘일 때는 내려가는 줄이었다. 셋이 되니 내려갔다 올라왔다.

「점 둘은 줄이었음. 셋이 되니 줄이 아님.

이제 아는 것: 차가 2.1에서 2.4 사이에서 흔들림. 하루 폭이 0.3쯤.

모르는 것: 어느 쪽으로 가는지. 가는지 안 가는지.

0.3보다 작은 변화는 이 셋으로는 못 봄.」

정한은 창밖을 봤다. 어제 내려가 있던 아래층 가게 셔터가 올라가 있었다.

연필을 들었다가 놓았다.

「셔터하고 험을 한 줄에 적고 싶었음. 안 적음.

험은 나라 전체 전기가 만듦. 가게 하나가 나라 전기를 안 움직임.

셔터를 보는 까닭은 창에서 보이기 때문임. 보이는 것으로 설명하게 됨.」

여덟 시 십 분에 짐작 칸을 폈다. 오늘 보온고를 몇 시에 열지였다.

「2시 50분」이라고 적었다.

손은 2시 52분에 갔다.

차가 +2분이었다. 열째 점이었다.

정한은 열 점을 종이 한 줄에 늘어놓았다.

−18, +25, +6, −8, +3, −9, +6, +14, −7, +2였다.

더해 보니 +14였고 열로 나누니 +1.4였다.

정한은 그 수를 적고 한참 봤다. 그리고 부호를 떼고 다시 더했다.

합이 98이었고 열로 나누니 9.8이었다.

「두 수가 나옴. +1.4는 치우침이고 9.8은 흩어짐임.

평균만 보면 내가 1분 반쯤 틀리는 사람으로 보임. 한 번을 보면 열 분쯤 틀림.

평균이 0에 가까운 것은 잘 맞춘 것이 아님. 양쪽으로 똑같이 틀려서 서로 덜어 낸 것임.」

정한은 밑에 줄을 하나 더 그었다.

「치우침을 말해도 되는지를 봄.

흩어짐 9.8을 열의 뿌리로 나누면 3.1임. 치우침 1.4는 3.1보다 작음.

그래서 「치우침 없음」이 아니고 「3보다 작음」으로 적음. 둘이 다른 말임.

말할 수 있는 것: 한 번에 열 분쯤 틀림. 그것도 8에서 12쯤임.

말할 수 없는 것: 빠른 쪽인지 느린 쪽인지.

열 점 채웠다고 다 말하는 것이 아님.」

아홉 시 반에 수화기를 들었다. 어제 일요일이라 못 하고 할 날을 오늘로 옮겨 둔 전화였다.

10월 18일에 쓸 다른 기계 한 자리였다.

저쪽은 있다고 했다. 정한이 모델을 묻자 자기 작업실에 있는 것과 같은 모델이었다. 같은 해에 같은 집에서 산 것이었다.

「다른 기계가 필요했음. 같은 기계임.

같은 기계는 같은 버릇을 가짐. 헤드 모양이 같고 늙는 방향이 같음.

둘이 같게 나와도 맞는 것이 아님. 틀림이 같은 것임.

벌 수는 둘인데 뜬 자리 수는 하나임.」

정한은 수첩 뒤를 넘겨 다른 번호를 찾았다. 세 번째 집에서 다른 모델이 나왔다.

속도가 다를 것이었다. 험을 한 시간 재서 보정해야 했다.

「다른 모델임. 수가 달라질 것임.

수가 달라지는 것이 싫어서 같은 모델을 쓰면 틀림이 같아짐.

달라지는 쪽을 고름. 다르면 다름을 봄. 같으면 아무것도 안 봄.

빌리는 날 10/17. 쓰는 날 10/18. 어제 분모에 안 넣은 하루는 저쪽 쉬는 날이었음.」

면봉 병에는 통과가 없었다. 「안 지나감」 엿새째였다. 본물건은 보온고에 그대로 있었고 안 보는 날 칸에 1을 적었다. 넷째였고 이관 마감까지 열사흘이었다.

5. 여섯째 자리

하람은 8시 반에 센터 차에 미강을 태웠다. 아홉 시부터 열한 시까지였다.

간 날 칸에 합 예순다섯, 연달아 여덟을 적었다.

제비 통에는 여섯 장이 들어 있었다. 여섯째 블록 첫 장이었고, 다섯째에서 끊고 남은 한 장은 다음 블록에 섞기로 어제 정해 뒀다.

흔들어서 한 장을 꺼냈다.

「자리」였다.

열 시에 센터 사무실에서 출석부를 받았다. 어제 가방에 미리 넣어 둔 종이는 받아 올 서류 목록이었다.

넉 달치였다. 복사본 다섯 장이었다.

하람은 복도 의자에 앉아 수첩의 센터 줄과 맞춰 봤다.

하람의 줄에는 안 간 날에 「안 감」을 안 적고 비워 둔 칸이 여럿 있었다. 출석부에는 그 날들이 다 적혀 있었다.

「내 줄에 빈 칸이 있음. 출석부가 그 칸을 채움.

내 기억으로 채우면 안 됨. 지금 아는 것으로 앞을 고치면 앞이 오늘이 됨.

그런데 이것은 내가 묻기 전부터 적히고 있던 것임. 채워도 됨.

채운 줄에 「출석부에서 베낌」을 붙임.」

넉 달치를 베껴 넣다가 하람은 아래에서 위로 거꾸로 읽어 한 번 더 맞췄다. 날짜만 보면 눈이 줄을 넘어가지 않았다.

한 군데가 달랐다.

9월 17일이었다. 출석부에는 온 것으로 되어 있고 하람의 줄에는 「안 감」이 적혀 있었다.

「둘이 다름. 다름만 앎.

어느 쪽이 맞는지는 이 둘로는 안 나옴. 셋째가 있어야 함.

셋째로 쓸 것: 차량 일지. 있는지 모름. 물을 날 10/21.

내 줄을 안 고침. 출석부를 안 고침. 옆에 다르다고 적음.」

출석부에는 칸이 하나 더 있었다. 「조퇴」였다. 하람의 줄에는 간 날과 일찍 돌아온 날이 같은 칸에 들어 있었다.

「남의 칸이 내 칸보다 넓었음. 조퇴 칸을 만들어 베껴 넣음. 넉 달치 중 셋이었음.

넉 달 앞은 출석부가 없음. 못 채운다고 적음.」

열한 시에 미강을 데리고 나오다가 하람은 사무실 옆 선반을 봤다.

분실물 바구니가 있었다. 비닐 지퍼 봉지 몇 개와 모자, 장갑 한 짝이 담겨 있었다.

그중에 양말 한 짝이 있었다. 회색 바탕에 발목에 줄이 둘 들어간 것이었다.

하람은 그것을 들어 직원에게 보였다.

“지난주 목요일 체조 시간에 나왔어요. 신발 벗고 하시니까 가끔 그래요.”

하람은 양말을 받아 주머니에 넣고 복도에 서서 수첩을 폈다.

어제 다섯 자리를 정해 놓고 찾았다. 보자기 안, 옷장 둘째 칸, 세탁기, 빨래 바구니, 침대 밑이었다.

다섯 자리에 없었고 그대로 적었다.

「다섯 자리에 없음」이라고 적은 것은 맞았다.

「다섯 자리에 없었음. 맞았음.

여섯째 자리가 있었음. 집이 아니었음. 자리 목록에 집 밖이 없었음.

「다섯 자리에 없음」은 참이었고 「없음」은 거짓이었음. 둘을 한 말로 쓰면 안 됨.

목록은 내가 아는 데까지만 있음. 없음의 크기는 목록의 크기임.

「못 찾음」에서 「찾음」으로 옮김. 자리 목록에 「센터」를 넣음. 하루 두 시간이 자리임.

오늘 제비가 「자리」였음. 길게 적을 줄이 먼저 정해져 있었고 적을 것이 나중에 왔음.」

집에 들어가서 처음 세 마디를 받아 적었다. 넷째 날이었다.

“양말 찾았나.”

“찾았어요. 센터에 있었어요.”

“거기 있을 줄 알았다.”

하람은 셋째 마디를 적고 밑에 작게 달았다.

「셋째 마디를 어제는 안 하셨음. 어제는 「니가 봐라」였음.

「알았다」가 어제 알았다는 뜻인지 지금 아는 뜻인지 못 가름. 안 묻음. 물으면 답이 생김.」

「말 아닌 것」 칸에 닷새째를 적었다. 먼저가 하나, 같이가 둘, 나중이 0, 말 없음이 하나였다.

핀 칸에는 일곱째 점으로 5를 적었다. 방향이 여섯이었고 오늘도 아무 말 안 했다. 최영숙은 부탁하지 않았는데 센터 차 시간에 맞춰 현관 신발을 내놓아 주셨고 56차였다. 전화 줄은 여섯째 날 0이었다.

본 것 없는 짐작은 여덟째 점이었다. 어제는 「보자기를 더 싸시거나 푸실 것」으로 넓이가 둘이었다.

오늘은 좁게 적었다. 「미싱 위 할 것이 어제보다 줄어 있을 것」이었고 넓이가 하나였다.

미싱 위는 어제와 같았다. 틀렸다.

「틀림. 넓이 하나.

어제는 넓어서 맞았고 아무것도 안 알았음. 오늘은 좁아서 틀렸고 하나를 알았음.

안 줄었음. 어제 아침부터 안 하신 일이 하나 있음.

틀린 줄이 맞은 줄보다 쓸모 있음. 좁게 적는 쪽으로 계속함.」

조사표는 내일이었다. 가방에 넣어 둔 것을 한 번 더 확인했다.

6. 쉰아홉

두 시 십 분에 소리가 먼저 왔다.

재혁이 적재장에서 고개를 들었을 때 스키 달린 비행기가 활주로 끝에서 눈을 날리며 들어오고 있었다.

세우고 문을 열자 조종사가 내려와 손목시계를 가리켰다.

“한 시간 오십 분입니다. 그 뒤엔 뜹니다.”

재혁은 적재 도면을 펼쳐 보였다. 2,000표였고 상자 쉰아홉이었다.

브리틀존이 시작되는 550미터부터 592미터까지가 문 쪽이었다.

“먼저 내릴 겁니다. 나중에 싣습니다.”

네 사람이 썰매로 옮기고 둘이 안에서 받았다. 재혁은 번호를 불렀고 서진이 받아 적었다.

반쯤 실었을 때 서진이 재혁을 불렀다.

“번호 순서 그대로 가고 있어?”

“가고 있습니다.”

“급하면 바꾸게 돼. 바꾸면 도면이 거짓이 돼.”

재혁은 손을 멈추고 실린 번호를 처음부터 읽어 확인했다. 한 번도 안 바뀌었다.

“안 바뀌었습니다. 확인한 시각을 적겠습니다.”

한 시간 사십 분에 다 실었다.

문을 닫기 전에 재혁은 기록계 둘을 들고 섰다.

하나는 가는 상자에 넣어야 했고 하나는 남는 줄에 둬야 했다.

가는 쪽에 넣으면 상자와 함께 인천까지 갔다. 돌아오지 않았다.

“하나 넣습니다.”

“남는 줄은.”

재혁은 야장을 봤다.

“사람이 읽습니다. 하루 두 번입니다.”

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같은 수는 아니지.”

“같은 수가 아닙니다.”

재혁은 적었다.

「기록계 하나 보냄. 가는 동안의 온도를 아는 것이 그 기록계가 할 일임.

남는 줄은 사람이 읽음. 아침 일곱 시, 저녁 여섯 시.

기계는 안 볼 때도 최고를 잡고 사람은 본 때만 잡음. 밤에 가장 더워졌으면 못 봄.

최고 칸에 「없음」을 안 적음. 「안 잼」으로 적음. 10/14부터 남은 줄의 최고는 수가 아님.」

문이 닫히고 네 시에 떴다. 재혁은 활주로 끝까지 눈으로 따라가다가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봤다.

적재장에 돌아오니 줄이 하나 비어 있었다. 눈 위에 네모난 자리가 쉰아홉 개 찍혀 있었다.

남은 줄은 쉰아홉 개였다.

조종사가 떠나기 전에 물어 둔 것이 있었다.

“다음은 언제입니까.”

“사흘은 못 옵니다. 그 뒤는 모르겠어요.”

재혁은 어제 적은 줄을 폈다.

「하루면 밖이 낫고 열흘이면 눈굴이 나음. 닷새를 미리 정함. 닷새 넘으면 눈굴.

되돌리는 값: 드는 횟수 백열여덟 번 둘, 사람 둘.」

상자가 쉰아홉이 되었다. 드는 횟수가 쉰아홉 번 둘이었다.

값이 반이 되었다.

재혁은 한참 앉아 있다가 적었다.

「되돌리는 값이 반이 됨.

어제 닷새로 정한 것은 값이 백열여덟 번 둘일 때 정한 것임.

값이 반이면 문턱도 내려감. 닷새가 아니고 사흘쯤임.

저쪽이 사흘은 못 오고 그 뒤는 모른다고 함. 사흘 아래가 아님. 눈굴로 넣음.

값이 변해서 바꾸는 것하고 마음이 변해서 바꾸는 것은 다름. 할 날 10/15 아침.」

여섯 시에 남은 줄의 기록계를 손으로 읽었다. 영하 34.9도였다.

최고 칸은 비워 두고 읽은 시각을 적었다.

서진은 오늘 야장 얘기를 두 번 했다. 「안 들은 날」 칸에 합 열둘, 연달아 0을 적었다. 엿새째였다.

「봄」 칸에 1을 적어 열하루째에 누계 아홉이 되었고, 「안 함」 줄은 누계 열하나가 되었다.

「기다린 날」 칸을 폈다.

「분모 둘. 안 온 날 하나. 온 날 하나.

어제 안 왔고 오늘 왔음. 둘로는 아무것도 모름.

「못 오는 날」 칸은 0임. 이틀 다 조건이 맞았음.」

재혁은 야장을 덮고 적재장 쪽을 봤다. 줄 하나에 방수포가 덮여 있었고 그 옆에 네모난 자리들이 그대로 찍혀 있었다. 바람이 약해서 메워지지 않았다.

떠난 상자 쉰아홉 개 안에는 412미터에서 592미터까지의 얼음이 들어 있었다. 그 안의 공기는 상자보다 오래되었고 자기를 감싸고 있던 얼음보다는 젊었다.

남은 쉰아홉 개는 내일 아침 눈 밑으로 들어갈 것이었다. 뜰 날은 사흘 뒤부터 모르는 것이었다.


하나에서 작은 틀림이 합에서 제일 큰 틀림이 되었다. 상자 하나로 보면 흩어짐 1.1이 치우침 0.9보다 컸는데, 쉰아홉 개를 더하자 치우침 53이 흩어짐 9보다 여섯 배가 되었다. 치우침은 수만큼 쌓이고 흩어짐은 수의 뿌리만큼 쌓이기 때문이었다. 하나만 보고 고칠 것을 정하면 틀린 것을 고치게 되었다.

같은 셈이 다른 책상에서 한 번 더 나왔다. 짐작 열 점의 평균은 1분 반이었고 한 번의 틀림은 열 분이었다. 평균이 0에 가까운 것은 잘 맞춘 것이 아니라 양쪽으로 똑같이 틀려 서로 덜어 낸 것이었다. 그 1분 반은 말할 수 없는 수였으므로 「없음」이 아니라 「3보다 작음」으로 적혔다.

점 둘은 어떤 둘이든 줄이 되었다. 온도는 3도씩 오르다가 2도가 되었고 온도계 둘의 차는 내려가다가 올라왔다. 셋째 점이 오기 전에 그은 줄은 지웠다.

반대로 가는 둘은 가를 수 있었고 같은 방향으로 가는 둘은 가를 수 없었다. 제상이 아래로 밀고 월요일이 위로 미는 날에만 어느 쪽이 센지가 보였다. 한쪽을 손으로 움직이면 더 빨리 알 수 있었지만 그러면 일이 되지 않았다. 움직일 수 있는 것과 움직여도 되는 것은 달랐다.

모아 재는 것은 모은 것이 변하지 않을 때만 되었다. 사흘 모은 가루가 1.0이었고 하루치 셋을 더하면 1.2였으므로, 그 수는 합이 아니라 합의 아래 끝이었다. 어제 정한 것을 하루 만에 고쳤고, 어제 적을 때는 몰랐다고 적었다.

없음의 크기는 목록의 크기였다. 양말은 다섯 자리에 없다는 말이 참이었고 없다는 말이 거짓이었다. 여섯째 자리는 집 밖에 있었다. 되돌리는 값이 반이 되자 고른 것도 바뀌었다. 문턱은 값에 매여 있었고, 값이 변해서 바꾸는 것은 마음이 변해서 바꾸는 것과 달랐다.

쉰아홉 개가 갔다. 쉰아홉 개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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