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공기] 제38화 - 비켜섬

제38화 「비켜섬」
1. 634미터
월요일 아침 여덟 시에 첫 토막이 올라왔다.
628에서 631, 631에서 634. 두 토막이었다. 캠프 철수까지 25일, 새 날로는 열이레째였다.
내려가는 데 23분, 올라오는 데 22분. 스물이레째였다.
토막 길이는 2.95미터와 2.95미터. 사흘째 같은 자리였다. 재혁은 적고 아무 말도 붙이지 않았다.
케이블 눈금 96.00미터, 코어 길이 누계 94.48미터. 차이는 1.52미터였다.
“오늘 0.10입니다. 열여섯 점째요.”
“가운데는.”
“짝수라 둘이에요. 여덟째하고 아홉째.”
재혁이 열여섯 개를 작은 것부터 늘어놓았다. 0.06 하나, 0.08 둘, 0.09 넷, 0.10 여섯, 0.11 둘, 0.12 하나. 여덟째도 아홉째도 0.10이었다.
“둘 다 0.10이에요. 사이가 없어요.”
“둘이 다르면 사이고 둘이 같으면 자리야. 하나로 세.”
「가운데: 0.10(16점). 가운데 둘이 같아 하나로 셈.」
흩어짐은 0.10에서 쟀다. 0.04, 0.04, 0.04, 0.01 넷, 0 여섯, 0.01 둘, 0.02. 합 0.16. 열여섯으로 나누니 0.010이었다.
“0.010이요. 한 눈금 내려갔어요.”
“안 읽어.”
“엿새 만에 처음 움직인 건데요.”
“30점에 봐. 그때까지는 내려간 것도 올라간 것도 안 읽어. 그대로인 것도.”
「흩어짐: 0.010(16점).」 옆에 아무 말도 안 붙였다. 30점까지 열넷이 남아 있었다.
케이블 늘어남 후보에 날짜 하나. 본부 회신 뒤로는 아무것도 안 왔다. 안 온 것은 적을 데가 없었다.
“모레 청소예요.”
“응.”
“9월 18일. 넷째 번요.”
“준비는 네가 해.”
재혁이 연필을 놓았다.
“훑개도요?”
“훑개도. 젖은 무게도, 항량도. 바닥에서 올라온 건 날짜 없는 합계 칸. 그건 그대로.”
재혁은 그것까지 적고 다음 토막을 내리러 갔다. 다음 청소일까지 이틀이었다.
2. 598그램
인천은 저온시료동 349일째였다. 첫 절단까지 16일. 한 대 운용 스무하루째. 이호기 단독 −30.0.
월요일 아침 여섯 시에 경옥이 먼저 들어왔고, 여섯 시 오 분에 은재가 들어왔다.
가을 표 열여덟째 줄에 어제 것을 옮겨 적었다. 쌓은 시간 13시간, 바깥 21.5도, 문 한 번, 반출입 없음, 습도 「안 잼」, 관측소 값 70퍼센트. 일곱째 칸에 「6시 20분. 주걱. 통. 9분.」, 옆 칸에 「경옥」, 여덟째 칸에 「6시간」. 왼쪽 표시는 엿새째였다.
은재가 장갑을 꼈다.
“오늘은 제가 하죠.”
“네. 저는 사무실에 있을게요.”
은재가 장갑을 끼다 말았다.
“전실에 안 계세요?”
“안 있을게요.”
“왜요.”
“토요일에 은재 씨는 혼자였어요. 오늘 은재 씨 값은 토요일 것하고 맞대는 거예요. 사람이 같은 첫 값이니까요. 그런데 오늘 제가 전실에 서 있으면 사람이 같은 게 아니에요.”
“저는 같은데요.”
“손은 같아요. 옆이 달라요.”
은재는 장갑을 마저 꼈다.
“옆에 계시면 제 손이 달라져요?”
“몰라요. 달라질 수도 있고 안 달라질 수도 있어요. 모르니까 없애요.”
“적으면 안 돼요? 「옆에 있던 사람」 칸을 하나 더 만들어서요.”
“적을 수 있는 건 적어요. 없앨 수 있는 건 없애요. 없앨 수 있는 걸 적어 두는 건 반만 한 거예요.”
경옥은 사무실 문을 닫았다.
은재는 혼자 전실에 섰다. 토요일에는 혼자인 것이 그냥 혼자였는데, 오늘 혼자인 것은 누가 비켜서서 만든 혼자였다. 같은 혼자인지는 나중에 물을 것이었다.
여섯 시 제상이 끝나고 20분 뒤에 앞판을 열었다. 주걱을 댔다.
토요일에는 12분이 걸렸고 그중 5분은 정하느라 걸린 것이었다. 오늘은 정할 것이 없었다. 방 것이었다. 7분쯤에 가운데가 드러났고, 한 번 더 긁고 그쳤다. 8분이었다.
전실로 나와 초시계를 눌렀다. 내려놓으면서.
6초에 597. 9초에 598. 10초.
「걷은 물: 598그램(24시간치). 10초. 내려놓은 순간부터. 걷은 사람 은재. 8분. 전실에 나 혼자. 선생님은 사무실.」
토요일 값을 봤다. 612. 같은 사람, 같은 10초, 같은 24시간치, 같은 혼자.
14그램.
은재는 그 밑에 어제 것도 봤다. 587. 25.
「612와 맞댐. 같은 사람, 다른 날. 차 14. 사람 고정 첫 값.」
그리고 손이 잠깐 멈췄다. 25에서 14를 빼면 11이었다. 사람하고 날이 25, 날만이 14, 그러면 사람은 11. 그렇게 되는 것인가.
은재는 그 셈을 안 적었다. 대신 적었다.
「25 − 14 = 11은 안 함. 이유는 선생님께 물을 것.」
사무실 문을 열었다. 경옥은 벽 종이를 보고 있었다.
“598이에요.”
“네.”
“토요일보다 14 적어요.”
“네.”
“25에서 14를 빼면 사람이 11인가요.”
경옥이 돌아섰다.
“그 셈은 날이 하나의 값일 때 돼요. 날이 매일 같은 만큼만 흔들면요. 그런데 날은 매일 다른 값이에요. 토요일하고 월요일 사이의 날하고, 토요일하고 일요일 사이의 날은 다른 날이에요.”
“그럼 14는 뭐예요.”
“날 하나예요. 하나로는 날이 얼마나 흔드는지 몰라요. 다섯 개쯤 쌓이면 폭이 나와요. 그 폭 안에 25가 들어가면 사람은 안 보이는 거예요. 안 들어가면 그때 뭐가 있는 거고요.”
“오늘은요.”
“오늘은 첫 점이에요. 첫 점은 폭이 없어요.”
「14 = 날 하나. 폭 없음. 다섯 점까지 셈만.」
수송팀 회신은 없었다. 월요일은 오는 날이었다. 은재가 「아직」 밑에 적었다. 「월요일. 오는 날. 안 옴.」 어제 「그래도 하루」였던 것이 오늘은 그냥 하루였다.
3. 동전까지
정한의 손이 선반 셋째 칸으로 간 것은 열 시 삼십오 분이었다.
여섯 점째였다. 25분씩. 다섯 개의 차가 다 같은 방향일 확률은 서른둘에 하나였다.
정한은 「늦어짐」을 언제 적을지 정하려다가 연필을 멈췄다. 지금 정하면 여섯 점을 보고 정하는 것이었다.
「9월 16일. 안 봄. 손은 감. 10시 35분. 여섯째. 「늦어짐」을 언제 적을지는 판독일(9/20)에 정함. 오늘 정하면 오늘 값 보고 정하는 것.」
다섯째 릴의 종이는 1.0이었다. 넷째였다. 「A-D 1.0. 통 값 넷째.」
그다음에 어제 것을 펼쳤다. 동규의 「36」이 있었다. 자기 장력계는 38.5를 41로 읽고 동규 것은 36으로 읽었다. 같은 「40」이 두 방에서 다른 힘이었다.
밤새 생각한 것이 둘이었다. 하나는 「40」을 「35」로 옮겨 적어 동규에게 주는 것. 다른 하나는 절차서에 「동전 다섯 개 = 38.5」를 넣는 것.
정한은 둘 다 안 했다.
「35」로 옮기면 동규 장력계 값이 되었다. 동규가 다음에 다른 장력계를 쓰면 또 옮겨야 했다. 「38.5」를 넣어도 마찬가지였다. 38.5는 그램이고 그램은 자가 있어야 읽는 것이었다. 어느 쪽이든 절차서에 장력계 하나가 들어앉아 있었다. 자기 것이거나 동규 것이거나.
장력계를 절차서에서 빼야 했다.
정한은 절차서 넷째 줄을 새로 썼다.
「낮춘 통로의 텐션: 오백 원 동전 다섯 개를 걸었을 때 그 방 장력계가 가리키는 눈금. 그 눈금에 맞춤. 숫자는 장력계마다 다름. 동전은 같음.」
읽어 보니 숫자가 없었다. 동전 다섯 개만 있었다.
「내 장력계에서는 41. 동규 장력계에서는 36. 절차서에는 둘 다 안 적음. 절차서는 동전까지만.」
어제의 「약 40」은 안 고쳤다. 옆에 붙였다. 「9월 16일부터 절차서는 동전으로 적음. 40은 내 장력계 값. 옆에 둠. 안 지움.」
동규는 열한 시에 전화를 했다.
“제 절차서에는 35라고 적을까요, 36이라고 적을까요.”
“숫자 안 적습니다.”
“네?”
“동전 다섯 개라고 적습니다. 다섯 개 걸고 그쪽 장력계가 가리키는 데 맞추세요. 그쪽 장력계면 36이겠지요. 그런데 36은 절차서에 안 들어갑니다.”
동규가 잠깐 있었다.
“숫자가 없으면 절차가 됩니까.”
“숫자는 그 방 장력계가 냅니다. 절차는 동전까지만 합니다.”
“그러면 선생님 장력계는요.”
“제 방에 있습니다. 절차서에서는 비켜섰습니다.”
“장력계 없이 텐션을 적은 절차서는 처음 봅니다.”
“장력계가 있는 절차서는 그 장력계가 있는 방에서만 절차서입니다. 방을 건너가려면 자가 비켜서야 합니다.”
전화를 끊고 정한은 넷째 줄을 사진으로 찍어 보냈다. 이번에는 붙인 말이 없었다.
「조명 생각: 오전 9시. 일곱째. 어제 11시 30분에서 21시간 반.」 셋째 릴에 날짜 하나. 다섯째 릴은 폐테이프 통과 열두 번째. 본물건은 통 안이었다.
4. 두 시간
월요일은 서른여덟째였다.
순서는 열한째 날이었다. 바늘, 또렷하셨던 것, 최영숙, 실 양, 실패.
종이컵에 남은 넉 장에서 하나를 꺼냈다. 실 양. 하람은 「길게: 실 양.」이라고 적고 잠깐 봤다. 오늘 길게 적을 줄이 실 양이었다. 센터는 다섯 줄 어디에도 없었다. 센터는 줄이 아니었다. 이력 줄에 적는 것이었다.
여덟 시 오십 분에 들어갔다.
냉장고에 「오늘: 일요일.」이 있었다. 하람은 「오늘: 월요일.」로 바꿨다. 어제는 두 시까지 어제 것이었다. 오늘은 여덟 시 오십 분부터 월요일이었다. 「쪽지: 8시 50분에 바꿈. 아침에 오는 날은 아침에 바뀜.」
어머니는 부엌 의자에 앉아 있었다. 하람은 어머니 앞에 섰다.
“어머니, 지금 나가요. 센터요. 두 시간이요. 저랑 같이요.”
9월 5일에 적은 두 번 중 둘째 번이었다.
“응.”
어머니가 일어나서 현관으로 갔다. 의자 등받이에서 카디건을 집어 입었다. 이름표가 안쪽으로 들어갔다. 하람은 손을 대지 않았다.
「고지 둘째 번 9시. 「응.」 카디건 어머니가 직접. 현관 의자에서.」
가방은 하람 것이었다. 물병, 손수건, 그리고 열두 줄이 든 봉투. 어머니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카디건 주머니에 손이 들어가 있었다.
센터까지는 걸어서 15분이었다. 어머니는 하람의 반걸음 앞에서 걸었다. 「반걸음 앞. 길 아심.」
담당자는 사십 대 여자였다. 하람은 봉투를 건넸다.
“열두 줄이에요. 오늘 이 자리에서 보실 수 있는 것만 적었어요.”
담당자가 봉투를 열고 읽었다. 읽는 동안 하람은 아무 말도 안 했다.
“어머니 평소에는 어떠세요? 집에서요.”
“거기 적은 게 다예요.”
“보호자분이 아시는 게 더 있으실 텐데요.”
“제가 아는 건 안 적었어요. 그건 제가 옆에서 본 거예요. 선생님은 옆에 저 없이 보시니까요.”
담당자가 종이를 다시 봤다.
“첫날이시니까 보호자분은 30분쯤 계시다 가셔도 되고, 두 시간 다 계셔도 돼요.”
탁자 셋에 사람이 여덟쯤 있었다. 창가에 빈 의자가 하나 있었고, 어머니는 그 의자를 보고 있었다.
“저는 나가 있을게요.”
“괜찮으시겠어요?”
“제가 여기 있으면 어머니는 저를 봐요. 그러면 선생님이 보시는 게 어머니가 아니라 저 옆의 어머니예요.”
하람은 어머니에게 갔다.
“저 밖에 있을게요. 열한 시에 와요.”
어머니가 창가 의자에 앉으면서 말했다.
“여기 네 자리 없어. 가.”
하람은 갔다.
길 건너 김밥집 창가에 앉았다. 아홉 시 이십오 분이었다. 수첩을 폈다.
「9시 20분부터 11시까지 어머니를 안 봄. 이 두 시간은 내 수첩에 빈칸. 빈칸은 센터 종이에 있음. 두 종이가 같은 시간을 적지 않음.」
그리고 하나 더.
「열두 줄: 넘어감. 센터 것. 읽으셨는지는 모름. 받으신 것만 봄.」
두 시간 동안 하람은 실 양 줄을 길게 적었다. 흰 실 그대로, 검정 그대로. 길게 적을 것이 없어서 「없음」을 길게 적었다.
열한 시에 갔다.
어머니는 창가 의자에 그대로 있었다. 옆자리 여자하고 무슨 말을 하고 있었다. 하람이 문가에 서자 어머니가 하람을 봤고, 말을 그쳤다.
담당자가 종이 한 장을 줬다. 주간 일정표였다. 월요일, 목요일, 아홉 시부터 열한 시.
“잘 계셨어요. 옆 어르신하고 말씀도 하시고요.”
「담당자 말: 「잘 계셨음.」 물어서 나온 것 아님. 무슨 뜻인지는 모름.」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는 또 반걸음 앞이었다.
“가 봤어.”
“네.”
하람은 그다음을 안 물었다. 물으면 대답이 물은 쪽으로 온다.
집 골목에 들어서서 어머니가 말했다.
“창가 자리더라.”
“네.”
“다음에도 그 자리야?”
하람은 걸음이 잠깐 늦었다.
“물어볼게요.”
“응.”
그게 답이었다. 간다는 말은 없었다. 안 간다는 말도 없었다. 다음이 있었다.
「「가 보고 말할게」의 답: 「다음에도 그 자리야?」 물으신 것. 간다는 말 안 하심. 다음이 있음. 자리를 물으심.」
집에 들어가서 어머니는 카디건을 벗어 현관 의자 등받이에 걸었다. 나간 자리였다.
「카디건: 현관 의자. 돌아온 자리 = 나간 자리. 미싱 옆으로 안 감.」
일정표는 냉장고에 붙였다. 「월요일 아침 9시」 종이 옆이었다. 오후에 어머니가 「월요일에 뭐라고」를 안 물었다. 「물으심: 오늘 0. 월요일이 지나감.」
여섯 시 반쯤 냉장고에서 일정표가 없어졌다. 하람은 찾지 않았다. 일곱 시에 다시 있었다.
돌아가는 길에 받은 최영숙의 종이는 스물아홉 번째였다.
「월요일. 6시 15분 문 한 번. 계단 참. 손잡이 잡으셨음. / 맑음 / 새것 / 슬리퍼 / 손에 든 것: 종이 한 장.」
손잡이는 여드레째였다. 손에 든 것은 종이 한 장. 하람은 냉장고를 다시 봤다. 일정표는 거기 있었다. 나갔다가 돌아온 것이었다. 세면 같았다.
5. 11밀리
남극은 점심 뒤에 사진부터 봤다.
628-631의 아래끝이 5밀리, 631-634의 위끝이 6밀리. 합 11밀리였다.
“11이요. 여덟 점째입니다.”
「짝 표기 여덟째: 11. 선 15 밑. 어제 10과 안 묶음.」
여덟 점의 가운데를 잡았다. 작은 것부터 10, 10, 10, 11, 11, 11, 12, 13. 넷째 11, 다섯째 11.
“여기도 둘이 같아요. 아침에 벌어짐도 그랬는데.”
“오늘은 둘 다 사이가 없네.”
거리는 1, 1, 1, 0, 0, 0, 1, 2. 합 6, 여덟으로 나누니 0.75밀리였다.
“눈금 밑이에요.”
“그렇지.”
헛돎은 닷새째였다. 첫 토막 0회, 둘째 토막 1회 2.2초. 누른 사람 재혁.
부족분은 열일곱 점째였다. 마른 15.20과 15.23, 합해서 30.43킬로그램. 계산치와의 차이 0.77. 쏠림 뺀 값 플러스 0.06.
「안 봄. 이레째.」
입도는 열넷째 날이었다. 세 종을 20분에 끝냈다.
오후 네 시에 재혁이 청소일 준비 종이를 들고 왔다. 훑개, 젖은 무게, 항량, 액 비율, 날짜 없는 합계 칸. 지난 세 번을 그대로 옮긴 것이었다.
“이대로 하면 되죠.”
“돼.”
“선생님은 어디 계실 거예요.”
“숙소.”
재혁이 종이를 내렸다.
“시추동에 안 계세요?”
“저울 옆에 안 서.”
“왜요.”
“지난 세 번 다 내가 옆에 있었어. 첫 번째는 내가 달았고, 두 번째하고 세 번째는 네가 달고 내가 봤어. 네가 눈금 읽을 때 내 얼굴을 봐.”
”…봤어요.”
“그럼 그 값에 내가 반 눈금쯤 들어 있어. 어느 쪽으로 들어 있는지는 몰라. 모르니까 없애.”
“적어 두면 안 돼요? 「옆에 선생님」이라고요.”
“없앨 수 있는 걸 적어 두는 건 반이야. 없앨 수 없는 걸 적는 거야.”
재혁은 그것을 종이 맨 밑에 적었다. 「저울 옆: 재혁 혼자. 서진 숙소.」
“그런데 선생님은 값이 궁금하지 않으세요.”
“궁금해. 그래서 이거.”
서진이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봉해져 있었다.
“뭐예요.”
“내가 생각하는 모레 값. 젖은 것, 항량, 비율. 오늘 적었어. 모레 네 값이 나온 다음에 열어.”
“맞으면요.”
“맞으면 내 짐작이 맞은 거고, 틀리면 내 짐작이 틀린 거야. 어느 쪽이든 네 값은 안 움직여. 내 짐작은 봉투 안에 있고 네 값은 저울에 있으니까.”
재혁이 봉투를 받았다.
“봉투 안에 있으면 짐작이고, 옆에 서 있으면요.”
“옆에 서 있으면 값이 돼. 반 눈금쯤.”
재혁은 봉투를 야장 뒤에 끼웠다. 모레 열 것이었다.
6. 셋 다 혼자
오후 세 시에 경옥은 사무실에서 벽 종이 열째 장을 보고 있었다.
은재가 들어왔다. 노트를 들고 있었다.
“아침에 적다 만 게 있어요.”
“뭐예요.”
“토요일 혼자하고 오늘 혼자요. 토요일에는 그냥 혼자였어요. 오늘은 선생님이 비켜서서 만든 혼자예요. 같은 혼자예요?”
경옥이 벽에서 눈을 뗐다.
“같은 혼자예요.”
“만든 건데요.”
“토요일 것도 만든 거예요. 제가 안 온 거니까요. 당번을 그렇게 짠 거예요. 오늘은 제가 와서 안 간 거고요. 전실에 은재 씨만 있었다는 건 같아요. 거기까지가 값이에요. 왜 혼자였는지는 값이 아니에요.”
은재가 앉았다.
“그럼 선생님 일요일 값도요.”
“저도 혼자였어요.”
“셋 다 혼자네요.”
“셋 다 혼자예요. 혼자인 걸 맞춘 거예요. 값을 맞춘 게 아니고요.”
은재가 노트를 폈다. 598, 612, 587이 세 줄로 있었다.
“그러면 25는 이제 어떻게 돼요.”
“그대로예요. 587하고 612 사이에 묶여 있어요.”
“14가 나왔는데도요.”
“14는 은재 씨 줄에 첫 점이에요. 25하고 나란히 두는 거예요. 견주는 건 폭이 나온 다음이에요.”
“폭이 나오면 25가 풀려요?”
“안 풀려요. 25가 폭 안에 들어가면 25는 아무것도 아닌 게 되고, 밖에 있으면 뭐가 있는 게 돼요. 어느 쪽이든 25는 그 자리에 있어요. 풀리는 게 아니라 뭔지 알게 되는 거예요.”
은재는 그것을 적었다.
「25는 안 풀림. 폭이 나오면 뭔지 알게 됨. 자리는 그대로.」
“어제 걷은 사람 칸은 나중에 떼려고 이름을 붙여 두는 거라고 하셨잖아요.”
“네.”
“오늘은 이름을 안 붙이고 없애셨어요.”
“없앨 수 있는 건 없애요. 못 없애는 건 이름을 붙여요. 사람은 못 없애요. 누가 걷어야 하니까요. 옆은 없앨 수 있어요. 안 서 있으면 돼요.”
“둘이 다른 거예요?”
“순서예요. 없앨 수 있나 먼저 봐요. 없앨 수 있으면 없애요. 없앨 수 없으면 그때 이름을 붙여요. 없앨 수 있는 걸 이름 붙여 두면 나중에 그 이름을 떼느라 또 일이에요.”
수송팀 「아직」 밑에 은재가 아침에 적은 줄이 있었다. 「월요일. 오는 날. 안 옴.」 경옥은 아무것도 안 붙였다.
12월 심의 둘은 벽에 나란히 있었다. 그것도 그대로였다.
은재가 일어서다가 물었다.
“내일도 사무실에 계세요?”
“내일도요. 다섯 점까지. 그 뒤는 그때 정해요.”
“그건 값 보고 정하는 거 아니에요?”
“다섯 점까지는 오늘 정했잖아요. 그 뒤를 안 정한 거지, 여기까지를 안 정한 게 아니에요.”
「다섯 점까지: 오늘 정함. 그 뒤: 안 정함.」
그날 네 사람이 한 번씩 비켜섰다.
경옥은 전실에서 사무실로 비켜섰고, 정한은 절차서에서 자기 장력계를 비켜세웠고, 서진은 모레 저울 옆에서 숙소로 비켜서기로 했고, 하람은 창가 의자 옆에서 길 건너로 비켜섰다.
옆에 있으면 옆에 있는 것이 값에 들어간다. 어느 쪽으로 들어가는지는 모른다. 모르니까 없앤다.
적을 수 있는 것은 적고, 없앨 수 있는 것은 없앤다. 없앨 수 있는 것을 적어 두는 것은 반만 한 것이다. 없앨 수 없는 것에만 이름을 붙인다.
비켜서는 것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봉투 안에 있고, 사무실에 있고, 길 건너에 있다. 두 시간 뒤에 같은 자리로 돌아온다.
비켜선 동안의 값이 그 사람 것이 된다.
그리고 돌아온 자리는 나간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