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공기] 제56화 - 뚫음

제56화 「뚫음」
1. 십 미터
「10월 4일. 금요일. 깊이 724 → 730 예정. 철수까지 이레.」
7시 35분에 드릴을 내려보냈다. 조립체는 184킬로그램이었다. 바늘이 내려앉은 것은 8시 9분이었고 34분이 걸렸다. 어제보다 2분 길었다.
깎기는 8시 48분에 끝났다. 걸린 무게는 154에서 170 사이였다.
윈치를 되감아 드릴을 온전히 매달고, 재혁은 초침을 보며 두 번 읽었다.
10초에 727.10이었다. 30초에 727.12였다.
차는 0.02였다. 사흘째 같았다.
코어 누계를 더해서 케이블 눈금과의 차를 냈다. 0.11이었다.
어제 적어 둔 새 줄을 펴서 첫 점을 적으려다가 재혁은 연필을 세웠다.
물음은 적혀 있었다. 등호도 적혀 있었다. 점 수도 적혀 있었다.
점을 어떻게 내는지는 적혀 있지 않았다.
재혁은 야장을 뒤로 넘겨 옛 서른 점을 봤다. 서른 점은 서른 날이었다. 하루에 한 점이었고, 그게 규칙이라서 그랬던 게 아니라 하루에 한 토막을 재니까 그렇게 된 것이었다.
그러면 점의 간격은 하루였다.
재혁은 그 아래 깊이를 봤다. 550, 556, 562, 568… 6미터씩이었다. 그것도 규칙이 아니었다. 하루에 6미터를 파니까 6미터였다.
작년 기록에는 하루 8미터인 날들이 있었다. 더 얕았을 때는 12미터였다.
재혁은 적었다.
「물음이 깊이에 대한 물음임. 점 간격이 날이면 깊이가 들쭉날쭉해짐. 하루 진척이 바뀌면 간격도 바뀜.
날은 내가 일한 단위임. 미터는 물음의 단위임.
점 간격을 미터로 함. 10미터마다 한 점. 첫 점 730.」
적고 나서 세어 봤다. 이레에 6미터씩이면 42미터였다. 730에서 772까지였다. 10미터마다면 730, 740, 750, 760, 770 — 다섯 점이었다.
날로 세면 일곱 점이었고 미터로 세면 다섯 점이었다.
「미터로 세면 점이 줄어듦. 날로 세면 점이 많고 물음에 안 맞음.
많은 쪽을 버림.」
727.12는 적되 점으로 세지 않았다. 730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오늘 값 있음. 점 아님. 값은 적고 점은 안 셈. 둘이 다름.」
부족분은 오늘 두 토막에서 0.11이 나와 누계 7.84가 되었다. 헛돎은 2번 드릴에서 한 번, 1.6초였다.
본부 회신은 아직이었다. 어제 저녁 편으로 보냈으니 오늘 아침 편에 올 수도 있었고 안 올 수도 있었다.
2. 삼백예순일곱
은재는 6시 11분에 방에 들어갔다.
톱을 안 돌리는 날이었고 문도 적게 여는 날이었다. 경옥이 어제 저녁에 그렇게 적어 놓았다. 「10/4 = 방을 가만히 두는 날.」
접시를 들고 서서 손바닥만큼을 짐작했다.
「600.」
10초로 걷어서 올렸다.
자는 595부터 613까지였다. 안이었다.
「10월 4일. 열여섯째 점. 596. 짐작 600. 차 4 아래. 자 안. 시각 6시 11분 — 앞 열네 점과 같음.」
기록계 두 대는 6시 반에 읽었다. 차가 −0.04였다. 어제 −0.05, 그제 −0.07이었다. 부호는 넷 다 같았고 크기가 줄고 있었다.
은재는 어제 쪼갠 「일한 날」 칸을 펴고 오늘 것을 적으려다가 또 멈췄다.
“선생님.”
“네.”
“오늘은 톱도 안 돌고 문도 거의 안 열어요.”
“그래요.”
“그러면 「톱 돈 날」도 아니고 「문만 연 날」도 아니에요.”
경옥이 선반 쪽에서 돌아봤다.
“셋째 칸 만들까요.”
“만들면요. 「아무것도 안 한 날」이라고요?”
은재가 연필로 그 자리를 짚었다.
“그런데 방은 일하고 있어요. 냉동기는 돌고 있고요.”
경옥이 잠깐 가만히 있다가 걸어왔다.
“쪼개지 마세요.”
”…”
“칸은 쪼개다 보면 어느 날 다른 칸이 돼요. 오늘이 그 날이에요.”
경옥이 가로줄을 지우고 세로줄을 그었다.
「사람이 한 일 / 방이 한 일.」
“톱 돈 것도 사람이 한 거고요. 문 연 것도 사람이 한 거예요. 냉동기 돈 건 방이 한 거예요.”
“그러면 오늘은요.”
“사람 쪽은 비고 방 쪽은 차요.”
은재가 그걸 적고 나서 고개를 들었다.
“비는 날도 적어요?”
“적어요. 비었다고 적어요. 안 적으면 그날이 없어져요.”
재운 날 칸에는 둘을 따로 적었다. 안 잘린 통은 367일째였고, 잘린 통 세 개는 이틀째였다.
은재는 선반에서 통 하나를 꺼내 뚜껑을 열어 봤다. 뚜껑 안쪽에 성에가 끼어 있었다. 얇은 서릿발이 고르게 돋아 있었다.
“선생님, 이게요.”
경옥이 들여다봤다.
“얼음이 간 거예요.”
“녹았어요?”
“안 녹았어요. 영하 삼십도에서도 얼음은 조금씩 날아가요. 날아가서 제일 찬 데 가서 붙어요.”
“뚜껑이 제일 차요?”
“뚜껑이 제일 차요. 쇠고 얇으니까요.”
은재는 코어를 봤다. 겉면이 어제보다 조금 희게 떠 있는 것 같았는데 어제 본 것과 견줄 사진이 없었다.
“그러면 코어는 마르는 거예요?”
“겉이 말라요. 안은 안 말라요.”
“무게는요.”
“안 줄어요. 통이 닫혀 있으니까요. 통 안에서 자리만 옮긴 거예요.”
은재는 연필을 세웠다.
「가만히 둔 날에도 옮겨 간 것이 있음. 통 밖으로는 안 나감. 통 안에서 옮겨 감. 무게로는 안 보임.
없어진 게 아니고 옮긴 것임.」
은재가 뚜껑 성에를 유산지 한 장에 긁어 받아 저울에 올렸다. 눈금이 안 움직였다.
저울은 0.1그램 눈금이었다.
“안 움직여요.”
“0.1보다 작은 거예요.”
“그러면 얼마예요.”
“몰라요. 0.1보다 작다는 것만 알아요.”
은재가 적었다.
「뚜껑 성에 무게: 모름. 저울 눈금 0.1g 미만. 0보다 크고 0.1보다 작음. 그 사이는 못 가름.
적을 것: 있음. 못 잼.」
수송팀 칸에는 「금요일. 아직.」이라고 적었다. 기다린 날 열나흘째였다.
3. 종이 한 장
아홉 시에 경옥이 유산지 상자를 꺼내 왔다.
어제 만든 규칙을 쓸 날은 아니었다. 다음 절단일은 아직 멀었다.
“선생님, 오늘 자르는 거 없는데요.”
“해 봐요.”
“뭘요.”
“안 자르고 해 봐요.”
경옥이 빈 트레이를 작업대에 올리고 유산지를 깔았다. 깔기 전에 종이 한 귀에 연필로 적었다. 「시험. 통 없음. 10/4.」
“가루가 없는데 해 봐도 되나요.”
“가루는 있어요.”
경옥이 구석에서 폐기용 통을 가져왔다. 값을 못 내는 파편 얼음이 들어 있었다. 더미 통에 넣는 그 얼음이었다.
쇠줄로 파편을 긁어 가루를 조금 냈다. 톱은 안 돌렸다.
“이걸로 해요?”
“버릴 거니까 해 봐도 돼요.”
가루를 종이 위에 모으고 네 귀를 접었다.
접은 자리가 갈라졌다.
경옥이 종이를 들어 햇빛 대신 작업등에 비춰 봤다. 접힌 선이 하얗게 터져 있었고 두 군데는 끊어져 있었다.
“찢어졌어요.”
“딱딱해졌어요. 종이도 영하에서는 딱딱해져요.”
“어제는 괜찮았는데요.”
“어제는 상자에서 꺼내 바로 안 접었어요. 상자가 바깥에 있었어요.”
경옥이 한 장을 더 꺼내 10분쯤 작업대에 두었다가 접었다. 더 잘 갈라졌다.
세 번 중 두 번이 갈라졌다.
은재는 갈라진 데로 가루가 새는지 봤다. 새고 있었다.
“접지 말아야겠어요.”
“접지 말아요. 들어요.”
경옥이 네 귀를 집게 네 개로 집어 들어 올렸다. 주머니처럼 되었다.
“이대로 병에 넣어요?”
경옥이 시료병을 들어 아가리에 대 봤다. 들어가지 않았다.
“병이 좁네요.”
“병이 좁아요.”
경옥이 선반에서 아가리 넓은 알루미늄 통을 꺼냈다. 그건 들어갔다.
“병 말고 이걸 써요. 라벨 자리는 뚜껑에 붙여요.”
은재가 종이를 털어 봤다. 가루가 종이 결에 붙어서 다 안 떨어졌다.
“붙어요.”
“붙어요. 마른 가루는 종이에 들러붙어요. 차면 더 붙어요.”
“붓으로요?”
“붓은 붓이 가져가요.”
은재는 한참 보다가 적었다.
「종이에 남는 몫 있음. 털어도 다 안 떨어짐. 붓으로 쓸면 붓이 가져감.
남는 몫이 어느 통 것인지는 앎. 얼마인지는 모름. 옮기는 데마다 몫이 남음.
규칙 고침: ①유산지는 상자에서 꺼내 바로 깔기(두면 더 딱딱해짐) ②접지 말고 집게 넷으로 들기 ③병 대신 아가리 넓은 통 ④종이째 넣고 종이도 시료로 셈.」
경옥이 ④번 줄을 두 번 읽었다.
“이게 제일 중요해요.”
“종이도 시료로 센다는 거요?”
“종이에 붙은 걸 못 떼면 종이가 시료예요. 떼려고 하면 그만큼 없어져요.”
경옥이 장갑을 벗으면서 한마디 더 했다.
“규칙은 빈 걸로 해 봐야 해요.”
”…”
“물건 들어온 다음에 해 보면, 해 보는 데 그날 걸 써요. 그날 건 한 번뿐이에요.”
4. 빛
하람은 아침에 제비를 뽑았다. 셋째 블록 다섯째 장이었다. 「빛」이었다.
블록이 끝났다. 다음 장이 없었다.
금요일 낮에 어머니 집에 갔다. 쉰여섯째였다.
냉장고에 종이 두 장이 8시 반 것으로 붙어 있었다. 열하루째였다.
미강은 미싱 앞에 앉아 계셨다. 감색 천에 단추가 셋 달려 있었다. 구멍은 어제 그대로 셋이었다.
“달아 보셨네요.”
“달아 봤어.”
“어때요.”
미강이 천을 들어 올려 여며 보셨다.
“셋째가 좁아.”
하람이 자를 가져다 댔다. 분필 표시는 32밀리 간격으로 넷이 찍혀 있었다. 뚫린 구멍 셋 사이는 29와 31이었다.
첫 구멍에서 셋째 구멍까지가 60이었다. 분필로는 64여야 했다.
“4밀리 들어왔네요.”
“들어왔어.”
“그러면 넷째는요.”
미강이 송곳을 들어 분필 자리보다 안쪽을 짚으셨다.
“여기.”
“분필 자리가 아니고요?”
“분필 자리에 뚫으면 넷째 사이가 36이 돼. 넷째만 넓어.”
”…”
“셋이 좁은데 넷째가 넓으면 틀린 게 보여. 넷째도 좁으면 안 보여.”
하람은 한참 그 자리를 봤다.
“그건 고친 게 아니잖아요.”
“구멍은 못 고쳐.”
미강이 송곳을 돌려 넣으셨다. 구멍이 하나 더 생겼다.
“앞의 셋은 못 고쳐. 넷째만 고를 수 있어.”
“고르게만 하는 건데요.”
“입을 거야.”
미강이 천을 털어 무릎에 놓으셨다.
“보는 거 아니고 입는 거야.”
오후 세 시쯤 창의 빛이 돌아갔다. 미싱 턱 위가 그늘로 들어가면서 분필 표시가 안 보였다. 하람이 자를 대 보려다가 눈을 가까이 가져갔다.
미강이 천을 창 쪽으로 돌려 잡으셨다.
“이쪽으로 봐야 보여.”
하람은 수첩을 펴고 오래 적었다.
「10월 4일. 「빛」 장.
오후 3시에 미싱 턱이 그늘. 분필 표시 안 보임. 어머니는 천을 창 쪽으로 돌려 잡으심.
구멍 사이 29·31. 첫 구멍에서 셋째까지 60 (분필로는 64). 4밀리 들어옴.
이유 후보 둘: ①자리를 잘못 보심 ②빛 때문에 분필이 안 보이셨음.
못 가름. 둘 다 적음.
넷째 구멍은 분필 자리가 아니고 좁은 쪽에 뚫으심. 「셋이 좁은데 넷째가 넓으면 틀린 게 보여. 넷째도 좁으면 안 보여.」
고르게 만든 것임. 고친 것 아님. 어머니는 그걸 아시고 하심.」
최영숙이 지나갔다. 마흔일곱 번째였다.
손잡이는 스물여섯째였다. 잡으셨다. 바늘 6은 열이틀째였고 실패 11은 열여드레째였다.
짐작은 오늘 넷이었고 본 것이 없는 짐작은 둘이었다.
「본 것 없는 짐작 넷째 점. 1 → 2 → 1 → 2.
방향 못 말함. 폭도 안 좁아짐. 네 점인데 두 수만 나옴.」
저녁에 집에 와서 하람은 새 제비를 썼다. 넷째 블록 다섯 장이었다.
쓰기 전에 지금까지 뽑힌 열다섯 장을 늘어놓고 봤다.
소리, 손, 천, 자리, 빛. 그 앞 블록도 그랬고 그 앞도 그랬다.
전부 있는 것이었다. 보이거나 들리거나 만져지는 것이었다.
「열다섯 장이 다 있는 것임. 없는 것을 적는 장이 한 장도 없었음.
제비가 고른 게 아니고 내가 고른 데서 뽑은 것임. 고른 데에 없는 것은 안 뽑힘.
넷째 블록: 없는 것 / 불 / 물 / 바닥 / 냄새.」
5. 한 시간
정한은 아침에 점을 넷 냈다.
2번 조각은 나흘 값이 0.07이었다. 3번은 사흘 0.09, 4번은 이틀 0.14, 5번은 하루 0.16이었다.
6번 조각을 새로 걸었다. 뗀 직후가 0.33, 30분이 0.21이었다.
정한은 네 줄을 적고 나서 표 넷을 나란히 놓았다.
하루 값이 둘 있었다. 0.17과 0.16이었다. 이틀 값도 둘이었다. 0.13과 0.14였다. 사흘 값은 0.08과 0.09였다.
차가 전부 0.01이었다.
「같은 날수의 값이 조각마다 다름. 차 0.01.
조각이 달라서인지, 내 자가 0.01쯤 흔들려서인지 모름.
같은 조각을 두 번 재서 산포를 먼저 구해야 함. 안 했음. 못 가름. 둘 다 적음.」
그다음에 벽에서 「굽기 전에 해 놓을 것」 종이를 떼어 왔다. 어제 적은 6번 줄을 했다.
테이프에 흰 표시 테이프를 붙여 1미터를 재어 놓았다. 강철 자로 쟀고 자는 작업실에 있었다.
데크를 켜고 10분을 기다렸다가 흘려보내며 스톱워치를 눌렀다.
5.3초였다.
19센티미터로 1미터면 5.25초였다. 비슷했다.
정한은 다섯 번 더 쟀다. 5.1, 5.5, 5.2, 5.4, 5.3이 나왔다.
폭이 0.4초였다.
0.4를 5.3으로 나누면 7.5퍼센트였다. 그가 보려던 것은 0.1퍼센트였다.
「자가 일흔 배쯤 거침. 손가락이 눌리는 때가 0.2초쯤임. 1미터는 5초라서 0.2초가 통째로 들어감.
기계 밖에 있는 자인데 거침. 안 지워지는 대신 굵음.」
길게 재면 가늘어졌다. 한 시간을 흘려보내면 0.2초는 0.006퍼센트가 되었다.
그러려면 흘려보낸 길이를 알아야 했다. 릴 한 통을 다 흘려보내는 수밖에 없었다.
상자에 2400피트라고 적혀 있었다. 730미터쯤이었다.
정한은 상자를 다시 선반에 올려놓았다. 상자에 적힌 값을 잰 값으로 옮겨 적는 것은 지난달에 안 하기로 적어 둔 것이었다.
그러면 길이를 재야 했다. 1미터 자로 재려면 730번쯤 놓아야 했다.
「1미터를 일곱백서른 번 놓으면 자의 오차가 일곱백서른 번 들어감.
길게 재면 시계가 가늘어지고 자가 굵어짐. 둘을 같이 가늘게 못 함.」
정한은 스톱워치를 내려놓고 험으로 돌아갔다.
이번에는 사이를 줄였다. 1분만 녹음하고 바로 되감아 바로 재생했다.
켠 지 10분에 59.96이었다. 30분에 59.98이었다. 한 시간에 60.00이었다.
정한은 그 세 수를 보고 한참 앉아 있었다.
「사이를 1분으로 줄였는데도 10분 때는 안 맞았음. 한 시간 때는 맞았음.
데워지는 동안에는 때마다의 수임. 데워진 다음에는 한 수임.
교정은 켠 지 한 시간 뒤에 함. 그 한 시간은 일이 아니고 기다림임.
칸 이름 고침: 「켠 지 얼마 뒤」 → 「데워졌는지」. 한 시간 전 값은 적되 교정에 안 씀.」
달력에 10월 6일 동그라미가 있었다. 본물건은 오늘로 열하루째였고 이틀 남았다.
굽는 날 아침에 데크를 켜고 한 시간을 기다렸다 교정하고 나서 굽기로 적었다.
짐작 칸에는 여덟째 점이 왔다. 8시 15분에 「11시 10분」이라고 적었고 손은 11시 28분에 갔다.
차가 +18분이었다. 방법 B로 여섯 점이 되어 +30, −75, +12, −12, −3, +18이었다.
폭은 30, 75, 12, 12, 3, 18이었다. 여섯 점이었다.
정한은 「여섯 점까지 셈」이라고 적어 둔 줄을 펴 봤다.
여섯이라는 수는 적혀 있었다. 여섯 점에서 무엇을 보면 좁아진 것으로 하는지는 적혀 있지 않았다.
정한은 연필을 놓고 한참 있다가 적었다.
「판정 안 함. 수만 정해 놓고 등호를 안 정해 놨음. 지금 정하면 여섯 점을 다 보고 정하는 것임.
여섯 점 그대로 둠. 물음과 등호를 먼저 적고 점 0부터 새 줄.
물음: 짐작의 폭이 날이 갈수록 좁아지는가. 등호: 앞 다섯과 뒤 다섯의 평균 차가 10분 이상이면 좁아진 것으로 봄. 미만이면 모름. 점은 열.
점 내는 법: 아침에 적고 그날 안에 봄. 하루 한 점. 방법 B만.」
안 보는 날 넷째였다. 다음 판독은 10월 10일이었다.
6. 안 함
세 시에 서진이 시추동에 들어왔다.
재혁의 책상 앞에 서서 야장을 손으로 끌어다 봤다. 새 줄 쪽이었다. 한참 보고 나서 연필을 들어 한 줄을 적고 야장을 제자리에 밀어 놓고 나갔다.
「미터 쪽 맞음. 다음 사람 케이블은 10미터가 아닐 수도 있음. 간격은 미터로 하고 수는 다음 사람이 정하게 적을 것. — 한」
말은 없었다. 안 듣는 날 아홉째였다.
재혁은 그 줄대로 인계서를 고쳤다.
「7-5. 점 간격은 미터로 함. 몇 미터인지는 다음 사람이 자기 케이블로 정함. 하루 진척의 두 배쯤이 적당하다고 봄(근거 없음. 짐작이라 적음).」
그다음에 「받은 줄」 쪽을 펴서 종이 점을 셋으로 올렸다.
「받은 줄(종이): 셋째 점. 받은 줄(말): 한 점 그대로.」
세 점이 되자 보려던 것이 보였다. 세 점이 다 같은 종류였다.
9월 30일 것은 「받았음」이었다. 10월 3일 것은 「물음은 칸이 없어도 보냄」이었다. 오늘 것은 「미터 쪽 맞음」이었다.
재혁은 세 점을 손가락으로 짚어 가며 두 번 세었다.
「세 점 중 답은 한 점임. 오늘 것만 답임. 앞의 둘은 받았다는 표시임.
「받았음」과 「답」을 한 줄로 셌음. 두 가지임.
가름: 받았음 = 셋. 답 = 하나. 답 쪽은 점 하나라 줄 아님.」
적고 나서 어제 만든 「봄」 칸을 펴 봤다. 만든 다음 처음 쓰는 날이었다.
오늘 서진을 세 번 봤다. 아침 식당에서 한 번, 윈치에서 한 번, 책상 앞에서 한 번이었다.
적을 것은 하나였다. 연필을 들어 한 줄 적고 나간 것이었다.
식당에서는 커피를 따라 들고 나갔고 윈치에서는 케이블을 훑고 있었다. 둘 다 아무것도 안 했다.
「「봄」 칸 처음 쓰는 날. 모자란 데 있음.
오늘 세 번 봤는데 적힌 건 한 번임. 나머지 둘은 아무것도 안 하신 것임. 안 한 것은 「봄」에 안 적힘.
그런데 오늘 제일 많이 본 것은 안 하시는 것이었음.
줄 하나 더 만듦: 「안 함」. 적되 분모에는 안 넣음.」
본부 회신은 저녁 편에도 안 왔다.
재혁은 다음 청소일 칸을 봤다. 10월 8일이었고 무게 둘, 152와 184를 매단다고 적혀 있었다. 「기다림」 칸 열흘 치는 10월 10일이었다.
열 시에 야장을 덮었다.
캠프 철수까지 이레였다.
어제 물음을 먼저 적었는데, 오늘 첫 점을 내려고 보니 점을 어떻게 내는지가 없었다. 먼저 적어 놓은 것도 처음 쓰는 날에 모자랐다. 먼저 적는 일은 한 번으로 안 끝났다.
날은 일한 단위였고 미터는 물음의 단위였다. 간격을 물음에 맞추면 점이 줄었다. 많은 쪽을 버렸다.
정한도 수만 정해 놓고 등호를 안 정해 놓았다. 여섯 점을 다 보고 나서 등호를 정하면 그건 점이 정하는 등호였다. 그래서 여섯 점을 그대로 두고 점을 0에서 다시 시작했다. 어제 재혁이 한 것과 같았고, 둘은 서로 몰랐다.
경옥은 자르지 않는 날에 규칙을 해 봤다. 버리기로 한 얼음으로 했다. 종이가 갈라지는 것은 빈 것으로 해 보니 알아졌고, 가루가 종이에 붙어 안 떨어지는 것은 가루를 올려 봐야 알아졌다. 그래서 버릴 것이 있어야 해 볼 수 있었다.
규칙은 빈 것으로 해 봐야 했다. 물건이 들어온 다음에 해 보면 해 보는 데 그날 것을 썼고, 그날 것은 한 번뿐이었다.
미강은 셋을 달아 보고 넷째를 뚫으셨다. 달아 보니 셋이 다 좁았다. 앞의 셋은 못 고치셨고 넷째만 고르게 하셨다. 틀린 것을 고르게 하면 틀린 게 안 보였다. 그건 고친 것이 아니었고 어머니는 그걸 아시고 하셨다.
입을 것이었다. 보는 것이 아니었다.
가만히 둔 방에서도 얼음은 조금씩 옮겨 갔다. 통 밖으로는 안 나가고 통 안에서 제일 찬 데로 가서 붙었다. 무게로는 안 보였다. 없어진 것이 아니고 옮긴 것이었다.
사람 쪽이 빈 날에도 방 쪽은 찼다.
제비 열다섯 장은 전부 있는 것이었다. 없는 것을 적은 장이 한 장도 없었다. 제비가 고른 것이 아니고, 고른 데에서 뽑은 것이었다.
데워지는 동안에는 때마다의 수였고, 데워진 다음에는 한 수였다. 그 한 시간은 일이 아니었다.
기다린 다음에 재는 것이었다.